지난번에도 적었지만 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재의 신봉자이고, 그 중에서도 주식회사는 정말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멋진 시스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주식회사 시스템의 기초는 투명한 회계다. 복식 부기에 근간한 정확한 회계 처리는 그 자체로 비리를 허용치 않는다. 원칙에 맞게 제대로 운영한다면 절대적으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용되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물론 매출 인식, 재고 자산 평가 등에서의 유연성은 허용될 수 있으나 역시 다른 전문가가 투명하게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다)
평사원에서 일약 대기업의 CEO까지 올라갔다는 그 분의 행보는 어떠했는가? 그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정착을 하기 이전의 혼란기에 미성숙한 자본 시장의 각종 빈틈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분이다. 그 경력과 재력을 바탕으로 공직에 올라선 이후에도,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더 많은 부를, 개인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가족 명의로 분산해서, 축적하는데 여념이 없으셨다. 그 능력의 뛰어남 - 엄청난 욕심과 그를 뒷받침한 추진력 및 교활함 -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분이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우리나라 권력의 최정점에 오르신다면 어떻게 될까? 단언컨데 지금 대선 후보로 떠 오르고 있는 분들 중에서, 엊그제 이 분에게 간발의 차로 고배를 드신 죽은 독재자의 따님을 포함해서, 만약 대통령이 될 경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해악을 끼칠 분은 바로 이 자칭 '경제 대통령 감'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굳이 대운하가 아니더라도, 이분의 경제살리기는 온통 땅파고 산깎는 얘기 뿐이다. 여러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21세기입니다.
그건 그렇고
문국현 사장이
문국현, 친환경 CEO 접고 대권도전
문국현 평화시장서 첫 대선행보
나는 통신/IT 바닥에서 10년 정도 일하다가 작년에 잠깐 대기업 기획실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다시 솔잎 먹으러 돌아왔지만) 채 일년이 못되는 기간이었고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어서 차마 내 경력의 일부라고 말하기가 곤란하긴 하지만, 나름대로는 국내 대기업의 최상층 부에서 돌아가는 의사 결정 과정의 일부를 먼발치나마 볼 수 있었고,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의 기업 경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그전에는 외국기업 아니면 외국에서 사업하는 국내 기업에서만 일해 왔었다)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문국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현실 경영에서 정말로 독보적인 존재다. 평사원으로 출발하여 대기업 수장에 오른 것으로 모자라 글로벌 기업의 아/태 지역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그의 고속 승진도, 개인적인 능력의 차원에서, 놀랍지만, 그 기간 동안 - IMF 광풍이 불던 기간이다 - 매출 천억대 기업을 1조원 기업으로 키우면서도 직원을 자르지 않고 오히려 복지를 늘리고, 기업 경영과 별도로 활발하게 사회 사업을 하면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경제 모델에 대한 자신의 비젼을 설파하고 다닌 사람이다. (이 양반에 대한 칭찬은 여기서 길게 적을 필요 없다고 본다)
조금만 더 적자면...
문국현 사장은 어제 사표를 내고 (킴벌리 클라크 정도 되는 글로벌 기업의 아태 지역 총괄 사장이 사임을 하게 되면 SEC - 미국증권감독원 - 에 공시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MB를 "영혼이 부패한 경제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멋지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의 경제 발전"을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평화시장을 방문해서 전태일 열사의 누나를 만난다.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문국현 사장이 정말로 대통령이 될지, 아니 그전에 범여권 후보로서 대선 본선에 나설 수나 있을지, 아직으로선 미지수다. 그의 지지율은 1%도 안되고,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가 누군지조차 모르고 있다. 진대제 정도 되는 거물도 대선은 고사하고 지방 선거에서조차 (그것도 김문수 같은 저질에게 밀려서) 실패했는데 과연...? 하지만 나는 그가, 어떤 자리에서건 자칭 "경제대통령 감"을 만나 모두가 잘 살게 되는 경제라는 것이 결코 땅파고 건물 올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진정 사람을 위한 경제 발전이 어떤 것이라는 걸 한수 가르쳐 줬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그걸 보고, 진정 어떤 형태의 경제 발전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이게 얼마만인가 이게.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