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안이 워낙에 위중한데다 ('경제대통령'을 모토로 삼는 인간이 자본주의의 근간인 주식회사 시스템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건 아무리 우리 유권자들의 눈과 귀와 양심이 병들었다 해도 그냥 넘기기 힘든 건이다) 그가 스스로 6~7년 전 언론인터뷰에서 자랑하고 다닌 바와 같이(주요 보수 언론매체에 인터넷 투자 자문회사를 세워 새로운 사업에 뛰어 들었다고 얘기하고 다님) 명명백백한 증거들이 하도 발에 차이다보니, 지난 여름 한나라당 당내 경선 당시의 박근혜 전대표 세력도 그러하거니와 지금의 범여권도 그렇고, 이거 하나 만으로도 이명박 후보는 절대 완주 불가, 라고 방심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어쩌랴. 최소한의 앞뒤 관계는 파악할 수 있는 논리력과 인터넷 검색 정도의 정보력과 고교 사탐 정도의 경제 지식과 중학생 정도의 사리판단력만 있어도 눈에 뻔히 보이는 증거들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고등 교육을 받았다는 검사들과 소위 일등을 부르짖는 메이저 언론사들의 썩어 문드러진 눈과 귀에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을. 이회창 후보께서는 스스로 법조인 출신인지라 일찌감치 이를 간파하셨는지 "BBK고 뭐고 간에 이미 드러난 비리 만으로도 이명박 후보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고 다니셨지만 눈치도 없는 범여권에서 끊임없이 BBK만 갖고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이명박 후보의 수많은 위장시리즈와 비리선물세트는 그냥 묻혀 가는 거다.
여기서 잠깐. 아니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초에 '검사와의 대화'니 뭐니 해서 검사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했었지만 그래도 대통령이고 청와댄데, 법무장관 인사권은 청와대가 갖고 있고 검사 인사권은 법무장관이 갖고 있는 건데 왜 이렇게 사사건건 검사들은 여권에 이토록 불리한 건이라면 죽어라고 붙들고 늘어지면서 야당에 불리한 건은 대충 쉬쉬 덮어 가며 수사를 하는 걸까...?
최근의 건으로 신정아-변양균 사건도 그렇고 부산지검의 김상진 로비 사건 및 이에 관련된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 건만 해도 그렇다. 청와대 및 여권에 불리한 수사 내용들은 사안의 경중에 관련없이 자극적인 내용들을 중심으로 언론에 솔솔 흘러나와 이 천하의 썩어빠진 정권을 만든 반면 분명히 연루된 한나라당 측 인사들에 관련된 내용은 수사 막판에 가서 언론들의 관심이 다 사그러들때 쯤이야 슬그머니 끼어 있곤 하지 않았던가? 언론들이 워낙에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청와대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예를 들어 영부인 20촌) 누드 사진이 됐건 뭐가 됐건 대문짝 만하게 싣는 습성이 있다보니 그렇기야 하겠지만서도, 그들도 가급적이면 소재가 제공될 때 더 즐겨 물고 늘어지기는 하는데 말이다. (물론 정 소재가 떨어지면 있는 사실 없는 사실 마구잡이로 조합해서 소설을 쓰는 짓도 주저치 않는다. 다만 소재가 있을 경우 보도자료 보고 베끼면 되지만 소재가 없으면 상상력을 발휘해서 소설을 써야 하니 그게 짜증이 날뿐) 결국 검찰이 계속 언론에게 소재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권에 불리한 것으로만.
그보다 더 최근의 것으로는 소위 삼성의 "당선 축하금"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엊그제 뉴스에 나온 바로는 사실 이 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당선 직후 대선 자금 특검(소위 1/10 발언으로 물의가 됐던)에서도 수사를 했으나 무혐의 처리 되었었고, 이후에도 두번이나 더 검찰에서 별도로 수사를 했으나 역시 별다른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드는 생각이 아니 도대체 현 정권의 지존에 관련된 수사를 안팎으로 세번이나 반복해서 하다니 도대체 이 검찰은 뭘 그렇게 타는 목마름으로 열심히 갈구했던 걸까, 하는 거였다. 한번해서 안된걸 나중에 또하고 그래도 안 나오니 다시 긁어 모아서 또하고... 이 집요한 수사 의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쨌거나 아무리 봐도 이 정권의 검찰은 범여권은 고사하거니와 절대 청와대 편이 아니라는 거다.
이제 예정된 김경준 씨 기소와 BBK 중간 수사 발표가 고작 하루 이틀 정도를 남겨 두고 있는데, 이미 각 당은 후속 조치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측에서는 이미 사건 종결이라며 큰소리를 치고 있고, 범여권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아직 검찰 발표가 난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은 이미 결과를 예측한 듯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범여권의 기대대로라면 그리고 건전한 상식의 판단에 의하면, 본 사건에서 이명박 후보는 피의자 신분이다. 최소한 피의자의 혐의를 받고 있는 신분이다. 내가 죄를 지은 적이 없는데 검찰에서 내가 죄가 있다는 식으로 수사를 몰고 가면 당연히 나는 누명을 벗기 위해 수사에 협조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찰에 출두를 하거나 검찰의 소환에 응해야 한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검찰은 한번도 이명박 후보를 소환하지 않았다. 이는 즉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전혀 혐의를 두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만약 전혀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의 혐의를 암시하는 듯한 발표를 한다면 이건 더 문제다. 한나라당에서 "민란 수준의" 지랄 발광을 해댈 사안인 것이다.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미 이명박 후보의 집권을 예측하고 줄서기를 시작했다는 억측도 나오기 시작한다. 지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김홍일 차장검사는 다음 정권에서 검사장 순번인데 혹은 잘만 하면 검찰총장도 노려볼만한 짬밥인데 굳이 무리해서 수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다.
굳이 떡찰이라는 신조어로 검찰을 비하하고 싶지는 않으나,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즉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수호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국회 홈페이지를 뒤져 찾아낸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력 사항을 적어 보았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화려한 경력들을 갖추신 분들이나 여기서는 당선 이전의 법조계 활동 위주로 적은 거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나라당 의원 128명 중 법조계 출신이 29명(즉 4명 중 한명은 사시 출신)이고 이중 15명이 검사 출신이다. 즉 한나라당 의원 9명 중 한명은 검사라는 얘기다.
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타 정당에는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다. 변호사만 몇명 있을 뿐이다.
아시다시피 검찰 조직은 자기보다 사시 아래 기가 상사로 부임하면 윗기는 다 옷을 벗고 변호사 개업할 정도로 위계 질서와 패거리 의식이 강한 집단이다. 법과 질서는 그 다음이다. 검찰의 각종 요직이란 요직은 다 거친 이들이 포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인 만큼 검찰과의 공조(?)는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 이들이 선후배 간의 격의없는(?) 대화에서 한두 마디 씩 흘려주는 수사 정보 중 입맛에 맛는 것들만 언론에 조금씩 흘려 주는 것 만으로도 한나라당은 5년 동안 충분히 청와대와 여권을 엿먹이고 뒤흔드는 것이 가능했을 거라는 정도의 추론은 그리 복잡한 고도의 논리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을 것이다.
| 이름 | 구분 | 경력 | 소위 |
| 고조흥 | 검사 | 서울,대구,광주,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 | 국방위원회 |
| 권영세 | 검사 | 수원·춘천·서울지검 검사 |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정보위원회 |
| 김기춘 | 검사 | 대구지/고검장,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 행정자치위원회, 정보위원회 |
| 김재경 | 검사 |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 건설교통위원회 |
| 김재원 | 검사 |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 행정자치위원회 |
| 박세환 | 검사 | 서울 · 춘천 · 의정부 지청 검사 |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
| 박희태 | 검사 | 춘천·대전·부산지검, 부산고검 검사장 | 통일외교통상위원회 |
| 안상수 | 검사 | 전주, 대구, 마산, 서울, 춘천지방검찰청 검사 | 국회운영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정보위원회 |
| 원희룡 | 검사 | 서울·여주·부산지검 검사 | 산업자원위원회 |
| 장윤석 | 검사 |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부 검찰국장 | 문화관광위원회 |
| 정종복 | 검사 | 서울지검 검사 | 문화관광위원회 |
| 정형근 | 검사 | 서울고검검사, 국가안전기획부제1차장 | 보건복지위원회, 정보위원회 |
| 주성영 | 검사 | 대구 고등검찰청 부장검사 |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
| 최병국 | 검사 | 대검 공안·중수부장 인천·전주지검 검사장 | 법제사법위원회 |
| 홍준표 | 검사 |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 | 환경노동위원회 |
| 김정훈 | 변호사 | 부산광역시 고문변호사 | 국회운영위원회, 정무위원회 |
| 박승환 | 변호사 | 민변 부산/경남지부 회장 | 건설교통위원회 |
| 엄호성 | 변호사 | 서울중부경찰서장,변호사, | 재정경제위원회 |
| 유기준 | 변호사 | 중소벤처기업 고문 변호사 | 행정자치위원회 |
| 이명규 | 변호사 | 변호사 | 산업자원위원회 |
| 이인기 | 변호사 | 변호사 대구수성경찰서 수사과장 | 건설교통위원회 |
| 김기현 | 판사 | 대구, 울산지방법원판사. | 행정자치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
| 김명주 | 판사 |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창원지방법원판사 | 법제사법위원회 |
| 나경원 | 판사 | 서울행정법원 판사 | 법제사법위원회 |
| 김학원 | 판사 | 서울 남·북부지원 등 판사 | 문화관광위원회 |
| 이주영 | 판사 | 서울고등법원 판사 | 법제사법위원회 |
| 주호영 | 판사 |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 교육위원회 |
| 진영 | 판사 |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 통일외교통상위원회 |
| 황우여 | 판사 |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 정무위원회 |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