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맛기행② 둘쨋날 : 순천

Travelog 2007/12/22 13:44 posted by 빈센트

남도 맛기행 둘쨋날 - 아침일찍 숙소를 나와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선암사 가는 길에 있는 "진일기사식당"이 순천에서 싸고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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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옆에 조그맣게 "언는 옷쑈이" (어서 오세요)라고, 구수한 남도 사투리가 적혀 있습니다.

돼지두루치기 1인분 5천원... 이 푸짐한 한상이 단돈 만원입니다. 두껍게 썬 돼지고기의 맛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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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햇볕이 짱짱한, 제가 좋아하는 전형적인 겨울 아침 날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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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입구 주차장 매점에는 산행을 나온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난롯불을 쬐고 계셨습니다. 비교적 젊은 축인 저희 부부에게 관심도 많이 보이시고... 난롯불에 굽던 고구마도 주시더군요. 어찌나 맛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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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길목에 재밌게 생긴 장승들이 있더군요. 이게 웬 스머프야 했는데 18세기 것이라고 합니다. 조상님들의 센스와 유머 감각이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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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입구의 승선교입니다. 승선교 아치를 통해 암자를 바라 봐야 정말 멋진 사진이 나오는데 그러려면 화면 왼쪽 아래 붉은 점퍼 입으신 분처럼 개울로 내려 가야 하는지라... 아내가 말려서 못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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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경내의 모습들입니다. 이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한옥의 '선'이라는 것에 슬슬 감이 잡혀 가면서, 비슷해 보이는 일본이나 중국의 건축물에 비해서 우리의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조금씩 알아 가는 느낌입니다. 오죽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이 끝나는 가을에는 아예 북촌 한옥마을로 이사를 갈 방법까지 궁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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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도 스카이라이프를 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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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이 그리 크지 않고 대신 작은 암자가 여러 채인데, 다들 나름의 운치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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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화장실인 선암사 뒷간입니다. 지은지 백년 정도 되었다는데, 간지가 장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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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도 깨끗합니다. 아래가 깊어서 그런지 분명히 사용한 흔적은 있는데 냄새가 안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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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언덕에 걸쳐 있는 구조... 이 그럴싸한 건물이 뒷간이라고 누가 생각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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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를 나와 버스를 타고 순천 시내로 돌아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찾은 곳은 순천에서도 가장 맛있는 한정식집이라는 대원식당.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남도 쪽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꼭 들르곤 하던 곳이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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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한옥은 아니지만 오래된 냄새가 풀풀 나는 집의 구비구비를 돌아 뒷방으로 안내해 줍니다. 남도에서 한정식을 드셔 본 적이 있는 분은 알겠지만, 빈방에 앉아 구들장에 엉덩이 지지며 기다리고 있으면 음식을 상째로 가져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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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요. 아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오빠 사진 다 찍었어? 이제 먹어도 돼? 라며 보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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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다 이성을 잃고 한참 정신없이 먹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깨끗이 비운 밥공기 2개가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아니 이거 어떻게 된거야. 내밥 누가 다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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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저녁에 먹은 회에 딸려온 꼬막이, 제가 먹어 본 단품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고 적었었는데, 한상 차림으로 따지면 정말 이날 순천 대원식당에서 먹은 점심상이 최고의 성찬이었습니다. 아 그때 생각이 나면서 다시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하네요.

이제 저녁을 먹으러 다시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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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2 13:44 2007/12/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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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리야 at 2007/12/24 13:03

    아..올해 또 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는데..아쉽게 되었네요..봄에 남도는 더 감칠맛납니다. 우리 그때 또 시도해봐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24 14:36

      그러게 말야 우리끼리 목포 가서 낙지나 먹고 와야지 뭐~ 약속 펑크낸 인간들 씹으면서~

  2. Commented by 최미정 at 2007/12/24 15:14

    ㅋㅋ 언능오쑈이~~는 언능이 빨리라는 뜻이고 오쑈이는 오라는 말입니다..
    빨리 오라는 이야기 이지요....
    ㅋㅋ
    순천 시청 근처에 금빈회관이라는 한정식 집이 있습니다.
    떡갈비로 엄청 유명한 집입니다.. 이집도 한상차림 식당입니다.
    다음에 다시 또 순천에 들르신다면.. 금빈회관도 괜찮을 듯...ㅋㅋ
    저두 지금은 화성에 있지만... 가끔 여수 집에 내려가면
    식구들과 들르는 곳이지요..
    답답한 회사 생활에 눈이 피로했는데.. 덕분에
    고향 구경 실컷하고 갑니다...메리 크리스마스....^^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24 15:37

      오오 금빈회관 꼭 기억하겠습니다 하지만 대원식당에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지라... 다시 순천 가면 갈등하게 되겠는걸요.

      여수도 가보고 싶은데 이때는 일정상 할 수없이... 다음번 남도 여행 때는 강진, 담양, 여수를 꼭 넣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