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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많은 추천을 받고 댓글도 많이 달리고 한걸 보면, 확실히 개발자 혹은 IT 관련 산업 종사자가 많을 블로고스피어에서 많은 공감을 얻을 만한 내용인가 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빠, 아빠는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해요?"라는 질문에 '개발자'가 하는 답변이다.
"삽질을 하지"
자신이 삽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왜 내가 삽질을 하고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지식이 모자라서? 방법론이 잘못돼서? ...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십중팔구 PM이 무능해서 혹은 customer requirement가 너무 자주 바뀌어서, 라고 생각이 들텐데, 과연 그러한지 좀더 생각해 보라. 정말로 그러하다면, 첫째 내가 앞으로 개발자로서의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될 PM과 customer들이 과연 현재의 그들보다 나을지 둘째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건지, 한번 더 곰곰히 생각해 보기 바란다. PM이나 customer가 나에게 삽질을 하라고 시킨 건지, 그들은 나더러 개발을 하라고 했는데 내가 삽질을 하고 있는 건지 말이다.
"회의도 하고 영업도 뛰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회의를 통해 내가 하는 일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파악해 보고,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생각되면 자신의 의견도 개진해 봐라. 그렇지 않으면 백날 시키는 일만 처리하는, parameter를 줘서 call하면 return 값을 돌려주는, 자신이 짠 function이나 object/class와 다를 바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영업도 마찬가지다. 개발자인 내가 왜 고객을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직접 고객을 만나 얘기를 들은 개발자/엔지니어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엔지니어는 마인드가 달라진다. 고객이(시장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도대체 뭘 개발하겠다는 건가. 설마 "코드 한줄도 못 짜는 무식한" 영업이나 기획이 고객의(시장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해 줄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접대도 하고 고객전화도 받고"
마찬가지다. 고객과 직접 술도 마시고 하며 인간적으로 친해 지기도 하고, 고객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 하는지 직접 알 수 있는 기회다. 만화에는 고객이 '창이 안열려'라고 물으니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클릭해'라고 말하는 개발자가 등장하는데, 자신에게는(자신과 같은 부류의 소위 컴터 전문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인터페이스가 실 사용자인 고객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졌겠구나, 생각한다면, 다음번에는 좀더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유 나한텐 이렇게 쉬운걸 못하니 이런 무식하고 짜증나는 customer가 어딨어 라고만 생각한다면 백날 그 자리.
"공부하면 일 안한다고 지랄하고 공부 안하면 무식하다고 지랄하고"
(자칭) 개발자들은 자신들 외의 직종은 공부를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굳이 학습조직을 들추지 않더라도, 현대 사회의 어느 조직이든 어느 구성원이든 공부를 안하면 도태되게 마련이다. 고로 이런 고민은 개발자 뿐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공유하는 부분이니 굳이 개발자의 처지에 한정할 필요 없다.
결론은 "아빠, 아빠 정말 개발자 맞어?"라는 물음에 "그러니까 너도 한때 호기심으로 이 바닥에 발 들여 놓지 마"라고 맺고 있다. 내가 보기엔 위와 같은 상황에 이런 식으로 짜증 섞인 대처밖에 못한다면 좋은 개발자는 절대 될 수 없다. 그러니 그럴 거라면 "한때 호기심으로 이 바닥에 발 들여 놓지" 않는게 좋다. 그러나 그런 태도를 가지고는 무슨 일을 해도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ps. 그림을 그린 원게시자는 그냥 피곤하고 짜증나는 어느 날의 일상에서 받은 느낌을 표현할 것일텐데, 적다 보니 결과적으로 질타하는 글처럼 되어 버린 감이 있네. 그런건 절대 아니고 그의 기분에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길래(본인도 놀란 듯하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포스팅해 본다. 원게시자는 그림 재능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있으니, 분명 좋은 개발자 내지는 뭐가 되더라도 되시리라고 본다.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