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Culture Club'


73 POSTS

  1. 2010/02/16 왜 대한민국에서는 계급투표가 안되는가 by vincent (1)
  2. 2010/02/08 [책광고 릴레이] 삼성을 생각한다 by vincent (5)
  3. 2010/02/03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나라...? by vincent (9)
  4. 2010/01/15 전여옥 의원 표절 판결 by vincent (4)
  5. 2010/01/06 위대한 (혹은 작지만 소중한) 유산 by vincent (8)
  6. 2010/01/03 어느밤 잠들기 전, 아내와의 짧은 대화 by vincent (8)
  7. 2009/07/18 급작스런 블로그 방문자 폭증 by vincent (4)
  8. 2009/06/20 Th [θ 번데기] 발음 제대로 하기 by vincent (2)
  9. 2009/04/16 원숭이 땅콩: 급여 수준과 직원 수준의 상관 관계는...? by vincent (2)
  10. 2009/03/29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2] by vincent (7)
  11. 2009/03/29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1] by vincent
  12. 2009/02/06 간결하고 힘찬 영어 쓰기 by vincent (8)
  13. 2008/12/03 행복한 조개: happy as a clam by vincent (12)
  14. 2008/11/12 신중현, 신대철(시나위), 신윤철/석철(서울전자음악단) 공연 - 콘서트 '미인' by vincent
  15. 2008/10/17 제 글이 종이 신문에 실렸(었)습니다 by vincent
  16. 2008/10/12 영어 몰입교육 과연 필요한가 by vincent (2)
  17. 2008/09/28 이태리가 패션 산업의 강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 by vincent (2)
  18. 2008/09/28 권상우 손태영 결혼과 선거법 by vincent (1)
  19. 2008/09/06 정우성 알고 보니 개념 배우 by vincent (3)
  20. 2008/08/06 죽음으로 이룩한 펑크의 전설, 28년 만에 완성되다 by vincent
  21. 2008/06/18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by vincent (3)
  22. 2008/06/04 골목길 by vincent (3)
  23. 2008/06/03 Life will find a way by vincent
  24. 2008/05/12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by vincent
  25. 2008/05/03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by vincent (1)
  26. 2008/05/02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얘기치 못한 1박 by vincent
  27. 2008/05/02 신혼여행 Day 0: Prologue by vincent
  28. 2008/02/27 도서관과 노숙인 - 내가 블로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by vincent (6)
  29. 2008/02/25 공각기동대 by vincent (2)
  30. 2008/02/19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by vincent (2)
먼저 좀 읽어 주시고.


"누구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한다. 이기적인 동기, 그게 바로 현실정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쇠락하고 있는 건 이들에게 아무런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 100%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상당 수준 수긍은 간다. 그동안 '가난한 사람들이 왜 부자들을 위하는 정당에 투표하는가?'에 대해 이렇네 저렇네 많은 해석이 있어왔지만, 일단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는'(최소한 그렇다고 주장하거나 인식되어지는) 정당들이 저런 정도 수준에 이르지조차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계급적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 구조가 정립되고 나서야 왜 계급 투표가 안 되는지를 설명할텐데 그게 안된 상태에서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분석해 봐야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리가 없다.

문제는 '이기적인 동기'라는게(이는 곧 '합리적인 개인 rational individual'과 동의어이다) 아담스미스 이래로 경제학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사회과학의 기본 분석틀 중 하나인데도 (물론 전부는 아니다) 불구하고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이를 겉으로 대놓고 드러내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진보정당들이 자신들의 지지기반으로 여겨지는 계급의 '이기적인 동기'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프로파갠더/아젠다 化할 수 있을지에 그들과 해당 계급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까나.

Posted by vincent

2010/02/16 04:32 2010/02/1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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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elix 2010/03/02 14:37 # M/D Reply Permalink

    오랜만입니다. 일전에 리를 통해서 소식들었어요. 뵌지 오래 됐네요. 알려주신 사이트 엄청 도움 되고 있습니다. 몇 글자 적었다가 지워버렸습니다. 마음 산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오래 전에 잠시 스쳐갔던 파리는 두고 두고 기억나는 곳입니다. 부디 그곳에서 기쁘고 행복하시길. 가까운 시일 내에 들릴 기회가 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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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광고 릴레이]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이, 삼성의 조직적인 압력인지 아니면 혹은 사실 언론이라고 말하기조차 우리말글이 부끄럽기만한 대한민국 언론사들의 자발적인 굴종인지, 하여간 신간서평은 고사하거니와 광고 게재자체도 거부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일이 백주대낮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2010년 (21세기도 10년이나 지났단 말이다!!!)의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인지 심히 의심스러운데, 하여간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한 홍보를 통해 다행히도 책은 열심히 잘 팔려나가고 있어 어느새 5판 5만쇄를 찍어내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고.

아쉽게도 정작 나는 해외에 체류 중이라 이 책을 당장 사볼 수는 없으나 (해외배송이라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배송료가 책값의 몇배인지라...) 많은 분들이 읽어보실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나마 되고 싶어 책광고 릴레이에 참여하고자 한다.


지난 번에 댓글을 통해 오해를 산 적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성을 대하는 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법인체로서의 삼성과 자연인으로서의 오너 일가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을 비난하는 사람이건 옹호하는 사람이건 마찬가지일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건희 회장보다는 삼성이, 삼성보다는 대한민국이 중요했다"라는 책속 문장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가령 알라딘의 이 책 소개란에 달려 있는 40자평 중에는 "삼성이 무너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와 위상을 생각해보셨나요?"라는 글이 달려 있다. 기본적으로 비문이긴 하지만 하여간 순수한 마음으로(즉 글쓴이가 진심으로 저렇게 생각하고) 썼다는 가정하에 보자면, 이런 생각은 말하자면 내가 사는 고장의 시장 내지는 군수가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데 혹은 명백히 잘못된 (혹은 시장 개인의 이득에 부당하게 관여된) 정책을 추진하여 세금을 낭비하려고 하는데, 이를 비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애향심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건 그렇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교보문고로 연결되도록 해 두었는데... 이 책에 [교보추천] 딱지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솔직히 약간 놀랐다. 사실 이 정도의 이슈를 다루는 책이라면 저 딱지가 붙는게 당연하긴 하지만. 하긴 교보문고는 대한민국의 자칭 언론들처럼 광고로 먹고 사는 기업도 아니고, 잘 팔리고 내용 있는 책이면 추천한다. 더구나 상세 이미지로 책속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서평도 꽤나 자세하다. 더구나 경제/경영 란에 가보면 첫 페이지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주류 언론에 의해 철저하게 배척 당하고 있음에도 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라고 하니 뭐 너무나도 당연한 거겠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이 어처구니 없이 무시 당하는 2010년의 대한민국이다 보니 이런 것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Posted by vincent

2010/02/08 00:44 2010/02/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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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Tracked from 김재호의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2010/02/14 08:50 Delete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원래 이런 종류의 책들은 집근처 도서관에 신청한 뒤에 빌려서 보는 편인데, 다른 블로그들에 쓰여진 리뷰들을 읽다보니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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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10/02/09 23:37 # M/D Reply Permalink

    제가 선물로 하나 보내드릴테니 주소 한번 불러보세요~~ 저도 샀거든요.^^ 재밌다는 평가들이 정말 많아서요.

    1. vincent 2010/02/16 04:22 # M/D Permalink

      이왕 보내는 김에 다른 것들이랑 같이... 목록 좀 챙겨보게 쫌 기다려봐봐.

  2. K군 2010/02/12 10:32 # M/D Reply Permalink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형수님이랑 떡국이라도 꼭 드세요~ ^^

    1. vincent 2010/02/16 04:23 # M/D Permalink

      그래도 명절이라고 챙기는 건 너밖에 없구나 :) 너도 가족들 모두 건강히 복된 새해 맞기를~

  3. 김형교 2010/03/01 12:45 # M/D Reply Permalink

    전 이책의 마지막 구절이 가슴에 와 닿더군요.

    - 나는 삼성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는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이책을 썼다.-

    김용철 변호사를 배신자라 칭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건희를 배신한 것은 맞지만, 고백한 내용을 통해 삼성이 투명해 진다면, 이건희를 뺀 나머지 삼성구성원 들에게는 좋은 일이니 배신이 아니며, 또한 국가 차원에서도 비자금을 통해 빼 돌려진 세금이 제대로 걷혀 제대로 쓰인다면 국민에게도 좋은 일이니 국민을 배신한 것도 아닙니다.

    배신자라 칭하는 분들께 고합니다. 혹시, 이건희와 이재용을 잘 아시는지? 아니면 그들에게 콩꼬물이라도 얻어드시는 분들인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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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로 대한민국에 하도 황당한 사건/상황들이 많이 벌어지는 관계로, 한동안 국내 뉴스는 잘 안보고 살려고 노력해 왔었는데... 우연찮게도 새로 도입될 예정인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뀐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건 뭐 어안이 벙벙해서 도대체가 할 말을 못 찾겠다.

"고교 국사가 선택이라니…잘못 생각하는 것"
[열린세상] 국사가 선택인가/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사 선택과목 지정, 누리꾼도 강한 반발

자국의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나라라니... 도대체가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발상인데, 그런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또 있나 정말로, 정말로 궁금하다. 친구들에게 물어 보고 싶기는 하지만 창피해서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다.

Posted by vincent

2010/02/03 00:00 2010/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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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10/02/03 01:52 # M/D Reply Permalink

    저도 몰랐던 깜놀 뉴스군요. 세상에 국사가 선택과목이라니. 우리나라 근대사를 추하게 만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그런가보군요. 자신들의 과오를 후세에 알리고 싶지 않을수도 있고... 언제나 열받고 짜증나는 2MB입니다. (아참 근데 twitter 안하세요?^^)

    1. vincent 2010/02/16 04:20 # M/D Permalink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부실하면 안에서보다 밖에서 국내 소식을 더 잘 알겠니... Twitter는 계정은 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있다

  2. 의리 2010/02/03 03:44 # M/D Reply Permalink

    온고지신이란 단어는 잊혀져 가겠군요.

    1. vincent 2010/02/16 04:20 # M/D Permalink

      벌써 까많게 있고 있던 단어인데 생각나게 만들어 주시네요... 온고지신의 의미는 유럽에 오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3. HanQ 2010/02/03 08:50 # M/D Reply Permalink

    마침 오늘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9-41호 소책자가 배부되어서 이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살펴보니 '국사'라는 이름을 갖는 과목은 아예 없고 대신 '한국사'라는 과목이 있네. 내가 삐딱한 건지 영 이 과목 이름이 자꾸만 걸리네... '국사'라면 우리 나라의 역사지만 '한국사'라면 '한국'의 역사 아닌가? 그래봐야 교과서 나오면 단군 이전부터 똑같이 기록되었겠지만 뉘앙스가 정말 맘에 안든다. 무슨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기엔 '저들'을 너무 높이 평가하는 것 같고, 그저 '저들'의 아무 생각없음이 한심할 따름이다
    개정된 교육과정에 의하면 고등학생에게는 '필수'과목이 따로 없다. 다만 교과를 네 개 영역(기초-국영수, 탐구-사회(역사·도덕 포함)/과학, 체육·예술-음미체, 생활·교양-기술가정/제2외국어/한문/교양)으로 나누고 다시 교과군으로 나누어 각 교과군과 교과 영역별 최소 이수단위수를 제한하고 있다.(1단위는 일주일에 한 시간(50분)을 한 학기(17주)동안 이수하는 수업량임, 각 과목의 기본 단위수는 5이고 ±1 가능함) 한국사는 탐구영역의 사회교과군으로 분류되는데 사회교과군의 최소이수단위는 15단위, 탐구영역은 35단위이므로 흔히 말하는 '이과' 학생들이라면 '*사회,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정치, 경제, 사회문화, *한국사'(책에 나와있는 순서 그대로 적었음. 맨 뒤에 있구나-_-;) 중에서 세 과목만 선택을 하게될 것이 뻔하다. 과목명에 *표시가 된 것은 예전에 '필수 과목'이었던 것들이었는데 '교과별 학습의 위계를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과목은4단위 범위 내에서 증감하여 운영할 수 있다' 라고 나와있다. 참 무책임하고 불분명한 지침이다.
    아무튼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거의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하여 운영할 것으로 짐작은 되나, 어떤 또라이 같은 재단 또는 교장이 있다면 장담할 수 없다는 게지. 뭐 한국인끼리라면 니가 챙피할 게 뭐 있다고... 궁금한 게 있으면 내게물어봐라. 아는 범위까지는 얘기해 줄 수 있다.

    1. vincent 2010/02/16 04:21 # M/D Permalink

      자세한 해설에 감사합니다 한선생님. 내가 챙피하다고 한건 외국인 친구들한테 물어보기가 그렇다는 거지...

  4. ㄱㄱㅇ 2010/02/04 23:43 # M/D Reply Permalink

    이명박 정부의 일본 따라하기는 정말 대책없다.

    1. vincent 2010/02/16 04:22 # M/D Permalink

      '무작정 따라하기'로 보인다

  5. 씨벌넘의 쪽바리들 2010/03/02 10:53 # M/D Reply Permalink

    쪽빠리가 대통령질 하고있으니원.
    나라가 개판이 되가는군.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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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의원 표절 판결

오늘의 전여옥 의원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90년대 초의 대형 베스트셀러 (거의 20년 전이로군요) "일본은 없다"가, 사실은 친구의 원고를 훔쳐서 출판한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있었다. 그리고 결국 법원에서 이를 사실로 판정한 모양이다.


기사 내용 중, 한때 전여옥 의원의 친구였다던 유재순 씨와 함께, 전여옥 의원에게 명예 훼손으로 소송을 당했던 모 기자의 글 일부분이 인상적이다.
" ... 유재순 대표만큼은 아니겠지만 나 역시 전여옥 의원이 정기적으로 꿈에 나타나는 등 상당히 참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니 ..."
읽다보니 내가 다 식은 땀이 날 지경이다. 전여옥 의원이 꿈에, 그것도 정기적으로 나타났다니, 그 정신적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겠는지 나같은 범부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 틀림없다. 당사자 분께 심심한 위로를 표하며, 부디 민사 소송에서 승리하셔서 거액의 배상을 받아내시길 빈다.

그건 그렇고 말 나온 김에 "일본은 없다"라는 책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간단히 적자면, 이 책의 저자가 누구건 간에 상당히 비뚤어진 마음의 소유자일 거라는 것이, 20년 전에 처음 읽었을 때부터의 계속 되어 온 나의 생각이다. 그때 당시야 전여옥이란 이름은 듣보잡이었으니까 내가 딱히 편견을 가질 이유도 없었으니, 순전히 책 내용 자체로부터 얻어진 결론이었을 게다. 자극적인 문장과 소재를 사용해서 읽기 지루하지 않게 잘 씌어진 책이긴 했으나,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이 "이 책에 언급된 일본인들이 자신의 호의가 이런 식으로 왜곡되어져 해석되고 책으로 출판까지 되었다는 걸 알면 얼마나 뒤통수를 맞은 기분일까"하는 것이었다. 왜냐면 책에 소개된 사례라는 것들 중의 상당수가, 자신이 일본인들에게 이런류 저런류의 도움을 받았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들의 호의에는 이런 뒷생각과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듯도 한데 그렇게 생각하면 이건 나쁜 놈들이지 않은가 싶어 아주 충격을 받았다,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라든지, 그런 결론에 합당할 만한 이후 일본인들의 구체적인 태도 변화 따위는 적어도 내 희미한 기억으로는, 분명치 않거나 없었다.

이후 전여옥 의원이 정치판에서 보여준 행태는 책의 내용을 무색하게 할 만큼 골때리는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정작 그 책이 본인이 쓴 것이 아니라니 이건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하여간 들여다 보면 볼수록 골때리는 요지경 세상이로다.

Posted by vincent

2010/01/15 20:31 2010/01/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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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10/01/18 09:04 # M/D Reply Permalink

    전여옥의 입지가 이제 흔들리려나요. 원래 아주 싫어하는 타입의 인물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사라질까 싶은데 여전히 당당하게 항소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며 시간을 끌겠죠?

    1. vincent 2010/01/20 01:24 # M/D Permalink

      전여옥 의원을 너무 쉽게 보는구나. 이 정도로 눈하나 깜짝할 인물이면 벌써 옛적에 날아갔겠지.

  2. 해르미 2010/01/31 09:47 # M/D Reply Permalink

    앗 형님~~~~~~ 잘 계시죠?
    홈피 업데이트가 자주 안되시길래 저도 간만에 들어왔네요 헤헤.
    형님 보고 싶은데 언제나 뵐 수 있을까나요~~

    1. vincent 2010/02/16 04:19 # M/D Permalink

      제수씨랑 한번 놀러와...너도 너무 회사에만 묶여 살지 말고 여행도 좀 다니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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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혹은 작지만 소중한) 유산

베르사유에서 알게 된 프랑스인 친구 M씨는 무척 낡은... 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거의 다 썩어 가는 빨간색 폭스바겐 골프를 타고 다닙니다. 본인은 프랑스 유수의 정유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고(프랑스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나라입니다 정관계나 재계에도 이공계 출신 고위직이 상당히 많구요) 아버지는 고향인 브르따뉴(프랑스 서북쪽 지방... 노르망디 지방의 서쪽이라고 보면 됩니다)에서 편안하게 연금 생활하고 있고 누나는 뉴욕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합니다. 프랑스 기준으로 봐도 경제적으로 비교적 윤택한 편인 그가 왜 굳이 이렇게 낡은 차를 고집스럽게 타고 다니는 걸까요. 해마다 들어 가는 수리비만 해도 이미 오래 전에 차값을 훌쩍 넘어섰을텐데 말이죠. 이유를 물어 봤습니다. 돌아 가신 할아버지가 자신이 대학 입학할 때 선물로 사준 차이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다는 군요. 더 이상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는 타고 다닐 작정이라고 합니다. (M씨는 40대 초반이니까, 벌써 20년이 넘은 차라는 얘기입니다)

M씨의 경우 외에도, 프랑스 인들 중에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소중한 뭔가를 자신의 보물 1호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쓰던 펜이라든지, 할머니가 물려준 (값비싼 보석은 아니지만) 예쁜 장신구라든지, 몇대를 걸쳐 조금씩 고쳐 가며 쓰고 있는 가구라든지. 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이나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낡고 오래돼서 사용하기에 불편한 것들이라 해도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기에 함부로 대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고쳐서 사용하려고 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거니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구요. 파리는 물론이거니와 지방 어느 소도시를 가도 항상 볼 수 있는 오래된 문화재들은, 그 자체로 원래 만들어질 당시부터 훌륭하기도 했지만, 후손들이 끊임없이 소중하게 보존해 왔기에 세월이 지날 수록 오히려 그 가치를 더해가고 있는 거지요.

우리의 경우를 돌아본다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부터 가진 것이 빈약하기도 했지만 그나마도 일제 강점기니 전쟁이니를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 파괴되어 버렸고, 한줌 남아 있는 것들조차 무분별한 개발 경쟁 속에 사라져 가고 있지요. 과거야 그렇다치고,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은 어떤가요. 여러분이 일상 속에서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 것들 중에, 조상이나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들이 있는지요. 혹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 중에 이건 자식들이나 후손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라고 다짐하면서 쓰고 있는 것들이 있는지요. 아니 그런거 다 떠나서 뭔가 소중한 것을 갖고 있기는 하신지요. 자동차는 5년만 지나면 똥차 취급을 받고 10년 넘기는 차를 보기가 힘들지요. 아파트를 비롯한 건물들은 20년 후에는 재건축을 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짓기 때문에 그 이상의 내구성이나 역사적 가치는 애시당초 고려할 이유도 필요도 없지요.

저 자신을 돌아봐도,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뭔가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아이가 나중에 커서 내가 쓰던 것을 물려 받아 쓸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려 합니다.

Posted by vincent

2010/01/06 19:42 2010/01/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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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undboy 2010/01/07 04:01 # M/D Reply Permalink

    용산 참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번에 종로에 명물거리였던 피마골도 불도저로 다 밀어버렸더군요. 외관이 보기 안좋다구요. 이명박, 오세훈으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서울시장들이 말하는 '디자인 서울'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만하네요.

    1. vincent 2010/01/07 12:57 # M/D Permalink

      이곳에 와서 바뀐 생각 중 하나는 문제가 좀더 근본적인데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거에요... 물론 이명박 오세훈은 문제지만 결국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 준건 다름아닌 우리거든요. (물론 저는 그들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정작 우리는 얼마나 피맛골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피맛골 상인들은 얼마나 그 거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결국 이명박이란 괴물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감춰져 있던 저열한 욕망의 총체가 권력자의 형태로 형상화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인 거죠.

  2. Sol 2010/01/07 15:39 # M/D Reply Permalink

    마음속 한켠을 뜨금하게 만드는 거네요. 자동차, 가구, 책, 전자제품, 옷 등 뭐든 새로운게 좋아져 버리는 제 자신.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렇구요. 반성 중...^^

    1. vincent 2010/01/08 10:54 # M/D Permalink

      네 잘못 아니니까 반성할 필요까지는 없다만, 지금부터라도 나중에 도아가 학교 졸업할 때 혹은 시집갈 때 '이건 엄마 아빠가 오래도록 유용하게 사용해온 건데 이제부턴 네가 써라'고 말하며 전해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그런 마음 가짐으로 사물을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유행이나 가격표 따위가 아닌 그 물건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지지 않을까 한다.

  3. Bloodlust 2010/01/09 02:31 # M/D Reply Permalink

    전 지금 타고 있는 두카티 몬스터를 그렇게 오래오래 아껴주고 싶습니다만...

    1. vincent 2010/01/09 11:12 # M/D Permalink

      아 그거 딱 좋네요. 2~30년 후에는 지금의 날렵한 디자인이 굉장히 클래식하게 받아들여질 거에요. 물론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굉장히 아껴줘야 하고, 웬만한 고장은 스스로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 둬야 할 거구요.

    2. Bloodlust 2010/01/10 00:19 # M/D Permalink

      사실 그 디자인은 15년이 넘은 디자인임미다. ㅎㅎ 지금은 모델 체인지가 돼서 같은 이름으로 다른 디자인의 몬스터가 나왔기에 벌써 클래식의 반열에 접어들었죠.

  4. kikig 2010/01/15 01:15 # M/D Reply Permalink

    제 영국인친구도 남편의 할머니가 손자(제친구의남편)에게 "프로포즈"할때 네 짝에게 주라고한 반지를 웨딩링으로 하고 다녔는데 얼마전에 잃어버렸다고 며칠째 울상입니다.

    제 아버지는 저 어렸을때만해도 10살? '황학동 풍물시장에 절 끌고가서 아빠가 어렸을때 쓰던거랑 똑같구나 하시면서 맨날 이것저것 사가지고 집에 오셨는데 집 한구석에 아직도 남아있네요. 그 황학동시장은 엠비의 정권이후에도 살아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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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밤 잠들기 전, 아내와의 짧은 대화

잠들기 전, 아내가 물었다. "나 얼마나 사랑해요?"
나는 대답하기를, "어제 사랑했던 것보다 더 사랑해" 그리곤 덧붙였다. "... 내일은 오늘보다 더 사랑해줄께"

... 실화입니다. ^^

Posted by vincent

2010/01/03 01:55 2010/01/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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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10/01/03 02:04 # M/D Reply Permalink

    손발이 오그라들긴 하였으나 형이 이런 이야기 블로그에 잘 안 올리신다는 것을 감안하면 스스로도 감동이셨을거라는 생각이 들기에 저도 잔잔하게 받아 들이기로 하였습니다. ㅋㅋ 여전히 행복하게 사랑하고 사시는군요. 아마 타지에서 두분이서 지내시기에 더욱 그럴수도 있구요. 요즘 어떻게든 프랑스로 학회 가려고 노력하는 동생이...^^

    1. vincent 2010/01/04 12:59 # M/D Permalink

      뭘 이정도 갖고 감동 씩이나... 프랑스 올때 일정 넉넉하게 잡고 와라

  2. 의리 2010/01/03 06:34 # M/D Reply Permalink

    해보고 싶은 말이군요.

    1. vincent 2010/01/04 13:01 # M/D Permalink

      해 보세요. 출처 안 밝히셔도 됩니다.

  3. K군 2010/01/04 05:45 # M/D Reply Permalink

    준비된 멘트의 냄새가 나는 군요..ㅋㅋ

    1. vincent 2010/01/04 13:01 # M/D Permalink

      이정도는 준비 없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어야 진정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있단다...

  4. Bloodlust 2010/01/05 14:10 # M/D Reply Permalink

    부러운 부부입니다.

    1. vincent 2010/01/06 21:19 # M/D Permalink

      프랑스는 언제 놀러올 예정이신지...? 이 동네 근처에 라이딩하면 끝내줄 법한 코스들이 많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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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런 블로그 방문자 폭증

제 블로그는 글을 활발히 올릴 때는 하루 3~400 명 정도, 포스팅이 뜸하다 싶을 때에는 200명 정도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에 구글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augmented reality" 서비스에 대한 글을 올리고 이틀 정도 지난 후부터 갑자기 방문자 수가 폭증하기 시작해서 어제는 800명이 넘게 들어 왔더군요. 오늘도 11시가 조금 안된 시점인데 이미 700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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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게 순전히 Augmented reality 글 때문인 줄로만 알고 아 역시 구글에 대한 글은 인기가 있구나... 하면서 나름 흡족해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문득 과연 그런가? 싶어서 리퍼러 기록을 뒤져 보니 온통 네이버로부터 유입된 방문자수더군요. 아니 이런 안 어울리는 조합이 있나. 알고보니 거의 대부분이 '권상우 손태영 이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제 블로그를 찾은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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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작년 이맘때 권상우 손태영 결혼식에 즈음해서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이 주례를 맡은게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를 했던 글이 네이버 검색 상위에 랭크되어 있더군요. 저는 이 두 사람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전혀라고 할 만큼 관심이 없었는데 말이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여간 권-손 커플의 앞날에 관심이 많은 수많은 팬(?)들께는 본의 아니게 또 한번 낚시를 엮은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시 한번 확인하는 바지만 블로그 방문자 수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1. 일단 어떻게든 네이버에 이름을 올려라
2. IT고 뭐고 필요 없고 연예인 얘기가 장땡...

... 이라는 거군요. 저는 암만 생각해봐도 저 두가지 조건하고는 상관없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관련없는 얘기로 낚시를 방문객 수 신경쓰지 말고 묵묵히 제 얘기를 적어 나가야 겠군요.

그건 그렇고 심심하신 분들은 구글 검색창에 "메롱"이라고 한번 쳐보세요.

Posted by vincent

2009/07/18 16:34 2009/07/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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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왼손 2009/07/18 19:09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로 돈벌기, 애드센스, 연예 가쉽, 명박이 , 정치 까대기 글을 올리면 100%니다.^^

  2. 의리 2009/07/19 13:59 # M/D Reply Permalink

    아무래도 그쪽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많은거군요.

  3. rince 2009/07/20 15:20 # M/D Reply Permalink

    댓그달려고 하다가, 메롱 검색하러 갑니다 ^^

  4. 어라 2009/07/27 06:51 # M/D Reply Permalink

    음... 트래픽은 영어로 블로깅하면 우리나라 트래픽은 저리가라고 합니다. 다만... 영어가 안되는 저로서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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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 [θ 번데기] 발음 제대로 하기

영어의 자모 발음 중에는 우리 말에 딱히 해당되는 것이 없어서 별도의 발음/발성 훈련을 해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죠. 사실 따지고 보면 뭐 발성 체계 자체가 다르니 1:1로 매치되는 발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하여간 L과 R 발음이라든가 V 발음 같은 것들은 우리 말과 비슷한 것도 없으니까요.

그 중에는 three, thirty, thousand 등의 단어에서 쓰이는 "th 발음"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 발음 기호)로는 "θ"로 표기되죠. 중학교 때 처음 영어 배울 당시 (그래요 우리는 중학교에 올라 가서야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발음을 제대로 하려면 혀를 아래 윗니 사이에 닿도록 한 상태에서 'ㄸ'와 'ㅆ'의 중간 정도 발음을 하면 된다고 배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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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umanitoba.ca

말하자면 위의 그림 같은 건데요. 거의 혀 끝을 살짝 무는 정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로서는 이런 발음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그냥 'ㄸ'도 아닌 것이 'ㅆ'도 아닌 애매한 발음으로 끝내게 되죠.

그런데 최근에 NBC 간판 프라임타임 뉴스인 Nightly News를 보다 보니, 기자가 이 'Th' 발음을 하면서 거의 혀를 날름 내밀고 깨물다시피 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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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cause there was such an intense turnout according to Iranian officials, 80% turnout, that's about thirty five million votes cast and the voting hours were extended by ..."

이 기자는 Richard Engel이라고 아프간이나 이라크 같은 분쟁 지역 하여간 위험한 데만 골라서 쫓아 다니는 사람인데, 물론 위에서는 35%라고 하는 수치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발음을 딱 떨어지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네이티브 스피커들도, 사실 우리가 기초영어 과정에서 배운 원칙대로 발음을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영어 발음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로 제시되는 것이 자신이 모델로 하고 싶은 발음(보통 메이저 방송국의 프라임타임 뉴스 정도가 되겠죠)을 골라서, 말하는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입모양을 그대로 흉내내라는 것입니다. 뭐 그렇게까지... 싶지만 실제로 열심히 해보면, 가장 단시간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발음 향상법 중 하나입니다. 덧붙이자면, 입모양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과장해서 따라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우리 말을 써 왔기 때문에 입주위의 근육, 즉 발음을 하는데 필요한 근육이 우리말에 맞춰서 발달되어 있거든요. 영어로 상대방이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의사 전달을 하려면, 원어민들이 하는 것보다 더 신경써서 (때로는 과장될 정도로) 얼굴 근육을 움직여야합니다.

오해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저는 절대로 원어민 발음을 흉내내기 위해 요상하게 발음에 빠다를 발라 굴리거나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네이티브 스피커도 아니고 충분히 발음 훈련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혀를 굴려 버리면 동료 한국인은 물론이거니와 원어민도 잘 못 알아듣는 요상한 발음이 되어 버립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articulation, 즉 발음 하나 하나를 명확히 하라는 겁니다. 물론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요. 반기문 총장을 비롯해서 국제 무대 고위직에서 활약하는 동아시아인들의 영어 발음을 들어 보면, 절대로 발음을 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치 콩글리시나 쟁글리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잘 들어보면 한 단어 한 단어를 아주 명확하게 발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코리안 액센트의 고급영어 또는 재패니즈 액센트의 고급영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죠.

글쎄요 여기서 좀더 나아간다면 이왕이면 본인의 모국어에 유니크한 액센트를 감추고 네이티브 잉글리시 스피커들처럼 들리고 싶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일단 정확하고 효율적인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간 과장되게 들리더라도 명확하게 딱딱 끊어서 발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실제로 싱가포르의 제 매니저 및 다른 동료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이걸 시험해 봤는데, 그전에는 저의 말을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해서 제 얘기 끝나면 바로 다른 주제로 넘어가곤 하던 그들이 이제는 제 말을 알아 듣고 그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어휘나 표현력, 문법 등의 다른 요소들은 그 전주에 비해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죠.

하여간 요는 상대방이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섣불리 굴리지 말고 자음 하나 하나 모음 하나 하나 명확하게 발음하도록 노력하는 습관을 기르자는 겁니다. 혹시 주위에 영어가 네이티브인 사람이 있다면 한번 시험해 보세요. 대화의 밀도가 달라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신 거겠죠? 그렇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버튼 한번 눌러 주고 가세요. 로그인 필요 없습니다~

Posted by vincent

2009/06/20 15:46 2009/06/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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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nce 2009/06/24 01:45 # M/D Reply Permalink

    마음만큼은 네이티브 스피커인데...
    현실은 시궁창... ㅠㅠ

    1. vincent 2009/07/01 06:16 # M/D Permalink

      우린 우리말에 네이티브 스피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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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박봉'이라는 표현으로 'peanut'이라는 말을 쓸 때가 가끔 있습니다. Peanut을 다른 말로 'monkey nut'이라고도 하는데 원숭이가 땅콩을 특히 좋아해서 그런건지 어쩐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이런 속담도 있지요.  

If you pay peanuts, you will get only monkeys.

땅콩을 월급으로 주면 원숭이 밖에 못쓴다, 즉 월급을 아끼면 수준 낮은 직원들밖에 못쓴다는 얘기가 되겠죠. 점점 붕괴되어만 가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말입니다만... 사장님들은 요새 젊은 사람들이 대기업/높은 연봉만 바라봐서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푸념하지만, 젊은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박봉에 일만 많고 비젼도 없는 중소기업에 청춘을 바치는 건 너무 risk가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정말로 월급을 적게 주면 직원의 수준이 떨어질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할 것 같기도 하지만, 과연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걸까요? 좋은 직장이라는게 꼭 급여 수준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니까요. (대부분은 월급을 주는 입장인 분들이라는게 문제지만)

과학적으로 증명 수준까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학술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있기는 하더군요.

캔터베리 대학 경제학과의 Glenn Boyle이라는 사람이 발표한 "Pay Peanuts and Get Monkeys? Evidence from Academia"라는 논문인데요. (아 물론 저도 abstract만 읽어 봤지 본문 내용까지는 못봤습니다 ^^) 사실 이런 종류의 연구가 쉽지는 않은 것이, 논문 서두에 적혀 있는 것처럼 privacy 문제도 있고 해서 (많은 직장에서 직원들의 급여/연봉은 기밀 사항에 속하지요) 관련된 연구나 자료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Unfortunately, privacy and other constraints on data mean that surprisingly little is known about this issue.) 그래서 이 양반이 쓴 방법은, 직종에 상관없이 급여가 일정한 동네를 기준으로 해서 수준을 비교한 겁니다. 그런 동네가 어딨냐. 뉴질랜드의 대학인데요.

논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대학에서는 급여 수준이 전공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책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건 학교 안에서 얘기고, 밖에 나가면 분명 차이가 나죠. 예를 들어 재무학자는 금융 회사에 취직하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교수가 되면 영문학과 교수랑 똑같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기회 비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대학들의 재무전공 교수들의 연구 실적을, 전공 간에 급여 수준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미국 대학들의 재무전공 교수들의 연구 실적과 비교해 본 겁니다. 말씀드렸듯이 본문 내용을 자세히 안봐서 뭘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분명히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Paying (relative) peanuts attracts mainly monkeys."라는 거죠.

졸지에 땅콩에 꼬인 원숭이가 돼버린 뉴질랜드의 재무전공 교수들이 이 논문을 읽으면 무척 기분 나쁘겠는데요.

물론 회사도 그렇고 나라 경제도 그렇고 어려울 때가 있고 (좋을 때는 잘 없는 것 같아요 항상 어렵다 어렵다 허리띠 졸라매자 라고만 하니까) 이 고통을 함께 나눌 필요성은 있긴 하지만, 대졸 초임을 깎고 비정규직 채용을 손쉽게 하고 인턴 제도를 악용활용해서 수치상의 청년 실업율만 낮추고(그래도 20%에 도달하고 있다더군요)... 하는 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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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rtoonstock.com



견원지간


잘 받아서 잘 까먹네요

Posted by vincent

2009/04/16 10:33 2009/04/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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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리 2009/04/17 04:41 # M/D Reply Permalink

    걱정됩니다. 취직을 해야하는데..

    1. vincent 2009/04/21 04:50 # M/D Permalink

      땅콩은 받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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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의 글에 이어서 적습니다. 

2. Sweet Child O'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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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Randy 랜디: Goddamn they don't make em' like they used to. 젠장 요새 놈들은 예전 같은 음악을 못 만든다니깐.
Cassidy 캐시디: Fuckin' 80's man, best shit ever ! 정말 80년대 음악들이 끝내줬는데 말예요.
Randy: Bet'chr ass man, Guns N' Roses! Rules. 바로 그거야. 건즈앤로지즈가 최고지.
Cassidy: Crue! 머틀리크루!
Randy: Yeah! 예!
Cassidy: Def Lep! 데프레파드!
Randy: Then that Cobain pussy had to come around & ruin it all. 그러고는 커트 코베인인지 뭔지 하는 놈이 나타나서 다 망쳐놨지.
Cassidy: Like theres something wrong with just wanting to have a good time? 그냥 좀 재밌게 살자는게 뭐 잘못됐나?
Randy: I'll tell you somethin', I hate the fuckin' 90's. 그러게 말야. 난 빌어먹을 90년대가 싫어.
Cassidy: Fuckin' 90's sucked. 90년대는 밥맛이에요.
Randy: Fuckin' 90's sucked. 90년대는 밥맛이지.


캐시디가 "손님과 가게 밖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랜디를 만나는 자리에서, 두 사람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는 대화는 마침 가게에서 틀어준 80년대 록음악들입니다. 두 사람은 건즈앤로지즈, 머틀리크루, 데프레파드 등 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들의 이름을 대며 자신들의(그리고 물론, 배우 미키루크의) 전성기였던 당시를 회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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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나중에 랜디가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때, 그의 등장을 알리는 배경 음악 역시 80년대를 풍미한 Guns N' Roses의 곡 중 하나인 'Sweet Child O' Mine'입니다. 저는 80년대에 10대를 보내고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지만, 당시 밴드에서 기타 치는 친구들은 누구나 한번씩 이 곡의 유명한 전주 부분을 copy하고는 했었죠. 역시 80년대가 좋았어요. :)


영화에 이 곡이 등장하면서 떠오른 건 Guns&Roses의 리더이자 보컬이었던 Axl Rose (Guns N' Roses라는 밴드 명은 이 밴드를 만든 기타리스트 Tracii Guns와 보컬 Axl Rose의 이름에서 딴 거였습니다. Tracii Guns는 나중에 Guns N' Roses를 떠나 LA Guns라는 밴드를 결성하죠)였는데요. 얼마 전에 cable TV에서 본 연예 프로그램에서 '가장 추하게 늙은 스타' 중 한 명으로 그를 꼽는 걸 본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Axl Rose는 독특한 음색의 보컬과 잘생긴 얼굴,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는 무대 매너로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습니다. 하지만 93년("The Spaghetti Incident?" 앨범) 이후 멤버 간의 불화로 더 이상 음악 활동을 하지 않고, 말리부의 맨션에서 칩거하며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었죠. 하지만 전작들이 워낙에 훌륭했던 데다 (데뷔 앨범인 Appetite for Destruction(87), Use Your Illusion I&II(91)들은 정말 지금 들어도 최고의 명반들입니다) 이따금씩 불거지는 기행 등으로 간간히 관심은 끌었었는데요. (그중에는 커트 코베인과의 다툼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2006년 경부터 슬슬 신작을 발표할 거라는 소문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정말로 2008년에 "Chinese Democracy"라는 제목의 앨범을 내면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타리스트 Slash 등 전성기를 함께한 멤버들이 아닌 새로 기용한 멤버들과 함께요. 

그런데 문제는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는 건데... 거의 15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더 이상 과거의 꽃미남이 아니었을 뿐더러 자연스럽게 나이 든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얼굴 전체에 보톡스의 흔적이 흉하게 남아 추하게 늙은 꼬라지가, 중간 과정 일체 생략하고 갑작스럽게 팬들에게 던져졌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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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던 액슬로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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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변해 버렸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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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 -> 레슬러 랜디 정도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닐 수도 있겠으나, "November Rain" 뮤직 비디오에서 애절하게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그 섹시한 청년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이건 재앙입니다 재앙. 



3. 반칙왕

저는 이 영화 보는 내내 김지운, 송강호의 "반칙왕"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는데 다들 그러시진 않았나봐요. 제가 워낙에 재밌게 봐서 그렇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법한, 무력한 현대인의 보편적인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9년 전에만 해도 상업 영화의 해외 진출 경로가 그리 많지 않았던지 해외 시장에서 크게 호평을 받지는 못한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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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지금 위암으로 투병 중인 (힘내세요) 장진영의 풋풋한 시절 모습도 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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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역으로 나온 선수는 워낙에 얼굴도 험악한데다 몸도 탄탄해서, 진짜 레슬링 선수거나 격투기 선수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면 당시에는 무명에 가까웠던 김수로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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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더 레슬러"에서 랜디가 마지막에 혼신의 힘을 다해 시도하는 마지막 점프("램 잼!")는 심장이 약해진 그로서는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한, 하지만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는데, 착지 장면은 안 보여주고 끝납니다. "반칙왕"에서도 마지막에 주인공이 비슷한 점프를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착지는 어땠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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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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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마지막으로 사족. 한국판 포스터의 "신이 내린 연기, 영혼을 울리는 걸작"라는 카피를 보고 아 굳이 저런 감상적인 카피 꼭 넣어야 하나, 그냥 사진 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보니 영문판 포스터 카피도 유치하긴 매한가지네요. "Witness the resurrection of Mickey Roorke in Darren Aronofsky's deeply affecting film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감동적인 영화에서 미키 루크가 부활하는 모습을 확인하세요"

Posted by vincent

2009/03/29 14:13 2009/03/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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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1)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9/03/29 15:24 Delete

    본격적인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전이라 그런지, 요새 나오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볼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 보다는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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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odlust 2009/03/30 06:42 # M/D Reply Permalink

    그래도 90년대에는 판테라가 있었는데 ㅠ.ㅠ

    1. vincent 2009/04/21 04:47 # M/D Permalink

      90년대 밴드들은 너무들 심각해서... 80년대 밴드들은 낙천적이고 좋았죠 :)

  2. Judith 2009/03/30 15:20 # M/D Reply Permalink

    "Gran Torino"는 언제 올려주실건가요? 거의 울뻔했다죠?

    1. vincent 2009/04/21 04:47 # M/D Permalink

      제 리뷰는 보통 사람들 관심 다 빠지고 한물 간 다음에 올라갑니다

  3. rince 2009/04/15 03:40 # M/D Reply Permalink

    아...정말 국내용 포스터가 원래의 분위기를 망쳐놨네요... ㅠㅠ
    똑같은 사진인데 우리나라 포스터는 웬지 술취한 걸인 같은 느낌이...ㅋ

    1. vincent 2009/04/21 04:48 # M/D Permalink

      포스터에서 얼굴 안 보여주는 건 양쪽 다 마찬가지라는 거 :)

  4. rince 2009/05/19 05:54 # M/D Reply Permalink

    레슬러 보고 다시 왔습니다. ^^

    80년대의 음악도 참 좋았거니와, 과거 영광의 모습을 잊지 못해 다시 레슬러의 길로 돌아서는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박수를 쳐주고 싶기도 하더군요.

    미키루크는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떠올리지는 않았을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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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전이라 그런지, 요새 나오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볼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 보다는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깊이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영화팬들을 설레게 한 작품이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인데요. 두 영화의 공통점은 왕년의 스타들이 팬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전성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임으로써 보는 사람의 심상을 자극한다는 점이죠. 

지난 주말에는 "더 레슬러"를, 이번 주말에는 "그랜 토리노"를 봤는데요. 영화 자체로서는 "그랜 토리노"가 더 재밌고 잘 만들어졌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더 레슬러"에서 보여준 미키 루크의 연기 또한 대단한 것이었죠. 뭐 여기에 대해서는 워낙에 많은 분들이 좋은 감상평을 적어 주신 관계로 이제 와서 뒷북을 칠 필요는 없을 듯하고, 다만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오른, 영화 외적인 심상 세가지를 적어 볼까 합니다. 

(영화 관련 사진의 출처는 모두 http://www.cine21.com입니다)

1. Sorrow

모든 사람이 인정하듯, 이 영화는 미키 루크의, 미키 루크에 의한, 미키 루크를 위한 영화입니다. 영화배우 미키 루크라는 자연인과 이 영화의 주인공인 랜디는 도저히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랜디가 상처 입는 장면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배우 미키 루크의 상처를 떠올리게 되고, 그러기에 더욱 그의 고통에 감정 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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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이는 감독의 촬영 의도에도 선연히 드러나는데요. 첫 장면부터 시작하여 상당히 많은 장면에서, 카메라는 랜디의 바로 뒤를 따라 가며 랜디가 보는 장면들을 그대로 보여 주고, 그의 거친 숨소리라든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들을 날것 그대로 들려 줍니다. 관객들이 랜디에게 직접 감정 이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바로 옆에서 그를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연출이라 생각되네요.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시퀀스(장면)들에 랜디는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아무리 주인공이라 해도 이런 식의 연출은 흔치는 않죠.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단 한 장면, 랜디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랜디와 유일하게 마음이 통하는, 동네 스트립바의 댄서인 캐시디가 메인으로 나오는 장면인데요. 랜디가 링 위에서 쓰러져 죽을 각오를 하고 마지막으로 경기에 출전하러 떠난 후, 캐시디는 그를 말리러 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바에서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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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랜디 외에는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퇴물 스트리퍼인 캐시디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늙어 버린 육체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에로티시즘을 쥐어짜내기 위해 힘겹게 봉춤을 추는 장면은, 반 고호의 초기 습작으로 남아 있는 "슬픔(Sorrow)"이라는 그림을 계속 떠올리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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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www.vangogh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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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www.chrislee.org.uk



"슬픔"은 고호의 작품 중 유일한 누드화로 알려진 (동일 주제의) 일련의 작품들의 제목입니다. 고호는 애초에 성직자가 되기를 원했으나 1880년 경에 이를 포기하고 화가가 되기를 결심하면서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살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클라시나 호르니크 시엔이라는 창녀를 만나 동거를 합니다. 시엔은 딸 하나가 있었고 고호와 살기 시작할 당시 이미 임신 중이었습니다. 평생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종교적 연민으로 고뇌하고 괴로워 했던 고호가 그녀와 함께 살았던 건 비참한 상황에 빠져 있던 그녀를 어떻게든 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자신 역시 돈 한푼 못 버는 가난한 화가 지망생이었던 고호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고, 그런 자신의 무력감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누드화라고는 하지만 일체의 에로티시즘이 배제된, 모델과 화가의 슬픔과 고통이 단순한 선에 절절히 살아 있는 이 그림이, "늙은 창녀"와 다름없는 캐시디의 모습 위로 계속 겹쳐 보이더군요. (캐시디 역할을 맡은 배우인 마리사 토메이는 저도 예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입니다.) 그림 아래에 조그맣게 씌어 있는 문구는 "어찌하여 이 땅 위에 한 여인이 홀로 버려진 채 있는가?"라는 뜻으로 미슐레의 글을 인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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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www.sejlakameric.com



위의 사진은 보스니아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Šejla Kamerić이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사진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고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페이소스를 모방하려는 것이었다면 더 늙고 지쳐 보이는 모델을 썼어야 했던 것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고 고호의 작품을 패로디해서 에로티시즘을 표현하고자 하는 거였더라면, 좀더 몸매와 가슴이 예쁜 모델을 썼어야 했을 것 같구요.

Posted by vincent

2009/03/29 10:54 2009/03/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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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2)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9/03/29 15:24 Delete

    앞서의 글에 이어서 적습니다. 2. Sweet Child O' MineRandy 랜디: Goddamn they don't make em' like they used to. 젠장 요새 놈들은 예전 같은 음악을 못 만든다니깐.Cassidy 캐시디: Fuckin' 80's man, best shit ever !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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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힘찬 영어 쓰기

요 며칠 새 공부하고 있는 책인데 괜찮아서 혼자 보기 아깝네요.  

  한국인의 영어문장 강화 프로젝트 1 : 간결하고 힘찬 영어 쓰기 - 아로리총서 소통과 글쓰기 4  안수진 지음
의 제 11권으로, '한국인의 영어문장 강화 프로젝트’ 시리즈 4권 중 제1권으로서, 대학교에서 다년간 영작문 수업을 진행한 저자가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주 보아온 ‘한국적 실수’가 가득한 예문을 토대로 구체적인 학습 항목들을 제시한다.

언어는 생각의 집이라고 하던가요. 우리말 즉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 입장에서는 영어가 됐건 일본어가 됐건 아무리 외국어를 잘 한다고 해도 일단 개념적 사고가 선행을 하고 이걸 외국어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머리속에서 우리 말로 생각한 개념을 영어로 옮기다 보면, 대체로 1) 먼저 우리 말로 된 내용을 영어로 옮기는데, 이때 우리 말과 영어의 구조적 차이 때문에 아귀가 안 맞는 부분이 발생하게 되고 2) 이 빈틈을 영어적인 표현으로 메꾸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뭐 머리속의 개념들이 바로 손끝에서 영어로 옮겨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의 경우 아직 이 단계라는 얘기구요. 하여간 1) 과 2)를 거쳐 나온 문장들을 보면 대체로 군더더기가 많고, 읽기에 불편할 뿐더러 때로는 정확한 의미 전달에 방해가 될 정도로 장황해 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더 짧고 간결한 표현이 없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이 책은 이런 경우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구성 요소 별로 나눠서, 풍부한 예제들(엉성한 우리식 영어 표현 vs. 깔끔한 네이티브 영어 표현)과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문장보다는

There are thousands of people who have recovered from cancer.

아래의 문장이 훨씬 깔끔하고 뜻도 명쾌하다는 얘기지요. 

Thousands of people have recovered from cancer. 

마찬가지로 아래의 세 문장들도 모두 같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Alice peeped into the hole because she was curious to know what was inside.
Alice, curious to know what was inside, peeped into the hole.
Alice peeped into the hole out of curiosity.

마지막 것이 가장 간결하고 세련된 표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모두 책에 소개된 사례들임)

제목만큼이나 책 자체도 간결하고 힘차게 씌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며칠이면 볼 수 있는 분량입니다. 머리 속에 각인시키고 싶다면 한번 더 봐도 좋겠지요. 

물론 위의 good & bad 비교를 봤을 때 1) 나는 그냥도 여기 제시한 '간결한' 표현이 자연스레 나오는데...? 인 상태이거나 또는 반대로 2) 단지 길이가 길고 짧다는 것 외에는 어느 쪽이 더 나은 표현인 건지 전혀 감이 없다, 싶은 분한테는 적절한 책이 아닐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 책에 나온 bad 표현을 보면 아 이게 딱 평상시에 내가 쓰는 문장이네 싶고 good 표현을 보면 아 그러게 이렇게 쓰면 훨씬 낫네, 싶거든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짧은 시간에 굉장히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공부 하면서 투입 노력 대비 얻은 성과로 따지면, 저로서는 저 유명한 "Elements of Style" 이후 최고 수준의 만족도였다, 라고 감히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 책의 저자 분은 후속편으로 "다양한 문장 형태 활용하기", "명확하고 균형 있는 문장 만들기", "생생한 묘사와 비유적 표현 활용하기" 등의 책도 준비 중이시라고 하네요. 제목만 봐도 기대 만땅입니다. 

이와 비슷한, 다른 좋은 책들 또 없을까요? 이글을 끝까지 읽으셨다면 영어 실력 향상에 관심들이 많으신 분들일텐데, 혹시 알고 계시다면 공유 좀 해 주시압. 

Posted by vincent

2009/02/06 08:19 2009/02/0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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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리 2009/02/07 00:44 # M/D Reply Permalink

    차이를 모르는 전 좀 더 낮은 등급의 책을 봐야겠습니다. ㅎㅎ

    1. 빈센트 2009/02/19 02:54 # M/D Permalink

      짧은게 좋다나봐요 ^^

  2. 박찬홍 2009/02/08 09:59 # M/D Reply Permalink

    난 어느 카테고리일까...ㅎㅎ

    1. 빈센트 2009/02/19 02:55 # M/D Permalink

      이거 왜 이러십니까

  3. 완두콩 2009/02/16 13:19 # M/D Reply Permalink

    이건 영어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글도 마찬가지인 듯 싶은데, 안그런가..ㅎ
    한글도 뭐 써오라고 하거나 써가거나 하면 늘 하고 싶은말이 많아서 군더더기가 생기곤 하죰.
    차이점은 한글은 말해주면 알 거 같은데 영어는 잘 모르겠다는 정도.. 여튼 끊임없는 학구열에는 존경을 표합니다요...^---^

    1. 빈센트 2009/02/19 02:55 # M/D Permalink

      학구열에'는' 존경을 표하지만 다른 건 뭐... 이런 뜻으로 읽히는 걸

  4. rince 2009/02/18 12:58 # M/D Reply Permalink

    영어... 34년째 풀리지 않고 있는 숙제.... ㅠㅠ

    1. 빈센트 2009/02/19 02:54 # M/D Permalink

      숙제라 생각지 마시고 그냥 같이 간다라고 생각하시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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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조개: happy as a clam

요새 영어공부 삼아 시간 날 때마다 60-seconds science’라는 웹캐스트를 RSS 구독해서 듣고 있습니다. ‘Scientific American’이라는 미국의 대중 과학잡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주로 최근 발표된 흥미로운 과학적 발견들을 짤막하게 소개해 줍니다. 내용이 재밌고 발음도 정확하고 무엇보다 짧아서, 가볍게 리스닝 훈련하기에 딱 좋아요. 모든 에피소드가 ‘This will take just a minute 1분 밖에 안 걸려요’라는 당부로 시작됩니다. 

오늘 주제는 MIT에서 닻(anchor)의 성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조개의 행동 패턴을 연구해서 '로봇조개'를 만들었다는 얘기인데, 끝 부분에 'happy as a clam(조개처럼 행복한)'이라는 표현이 나오더군요. 


M.I.T. scientists have designed a new robot. You’ll probably never see it though—it’s meant to be hidden. Because it’s a robot clam. Engineers wanted to design a lightweight anchor that could be easily set and then picked up. That’s not possible with conventional anchors. A more talented anchor would be great for, say, small submarines that move around constantly to test ocean temperatures and currents.

MIT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로봇을 디자인했습니다. 이 로봇은 기본적으로 땅속에 숨겨져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구경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면 ‘로봇 조개’이기 때문이죠. 공학자들은 쉽게 내렸다 올릴 수 있는 가벼운 닻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닻으로는 쉽지 않은 얘기죠. 향상된 닻은 예를 들어, 바다의 수온과 조류를 측정하는 소형 잠수함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겁니다.

Razor clams presented the ideal biological model. They can burrow a centimeter per second more than two feet down into the soil, where they can anchor themselves tightly to the ocean floor. Scientists set up a glass box with water and beads and stuck a living razor clam inside. They filmed what happened next. The animal’s foot wiggled into the beads. The rest of the clam followed by moving quickly up and down and rapidly opening and closing its shell. By carefully analyzing the film, the scientists discovered something surprising. The clam’s movements turn the sand around the creature into more of a fluid—basically quicksand. By copying this system, M.I.T. researchers created a tiny RoboClam. It’s the size of a cigarette lighter. If they add artificial intelligence, we can find out if the device is happy as a clam.

맛조개(razor clam)가 이를 위한 이상적인 생물학적 모델을 제공했습니다. 얘들은 초당 1초 씩, 2 feet 이상 바다 밑 땅속(ocean floor)을 파고 들어 짱박히는데(anchor)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물과 작은 구슬이 담긴 유리 상자를 준비해서 그 안에 살아 있는 맛조개를 넣고, 이후 벌어지는 일들을 촬영했습니다. 맛조개의 발이 구슬을 비집고 들어가더니, 껍질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몸의 나머지 부분은 빠르게 아래 위로 움직였습니다. 이 필름을 세밀히 분석함으로써, 과학자들은 다소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조개의 움직임이 주위의 모래를 움직여 일종의 액체 상태로 만들어 파고 들기 쉽게 만들더라는 것이죠. 이 시스템을 모방해서, MIT의 연구자들은 닻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담배라이터 크기의 ‘로봇 조개’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로봇 조개에 인공 지능을 탑재한다면, 이들이 과연 진짜 조개처럼 행복해 할지도 알 수 있겠죠.


'조개처럼 행복한'이라... 우리의 언어 개념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이런 말을 쓰는지 이해가 안가는데, 하여간 많이들 쓰는 표현인가 봅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대략 17만개의 결과가 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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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조개처럼 행복하대요. 조개가 행복한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 거죠? 출처: http://pages.prodigy.net


그 중 몇가지를 찾아 보니, 그 의미는 이렇습니다. 원래는 'as happy as a clam in high water'혹은 'as happy as a clam in mud at high water'로 쓰던 표현이 줄어서 그냥 'happy as a clam'이라고 하는 모양인데요. 조개가 천적에 노출될 때는 보통 갯벌이 드러나 있을 때죠... high water 즉 만조 때는 건드리는 넘들이 없고, 거기에 진흙 속에 파묻혀 있기 까지 하면 완전 편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다 조개의 껍질 모양이 웃는 모양을 연상시키다보니, '밀물 때 물속에서 평화로이 쉬고 있는 행복한 조개'라는 표현이 생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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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행복하다규 으하하~ 출처: http://www.worth1000.com


미국 사람 중에도 이 말의 원뜻을 모르면서 그냥 쓰는 사람이 많은 모양입니다. 하긴 우리 말도 마찬가지죠. 'As happy as a Clam'을 제목으로 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관용 표현들의 어원과 정확한 뜻을 정리해 놓은 책도 있더군요. 부제는 '1,000가지 표현의 기원과 뜻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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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오늘도 새로운 정보와, 새로운 표현을 배우고, 그걸 다른 분들과 공유까지 하게 됐네요. 읽는 분께도 도움 되는 정보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댓글도 안 달아주고 추천도 안 눌러주니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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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는 조개인데도 왜 행복하지 않은 거죠? 출처: http://msp180.photobuc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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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개처럼 행복한'이지? 왜 그런 일차원적인 비유에 우리가 동원돼야 하냐구. 나로 말하면, 2년 동안이나 우울증 치료제를 먹고 있는데 말야. '굴처럼 행복한'이라든지, 뭐 그런 말로 바꾸면 안되는 건가? 출처: http://http://www.scribblebeach.com


Posted by vincent

2008/12/03 04:46 2008/12/0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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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odlust 2008/12/03 14:09 # M/D Reply Permalink

    저 조개 합성사진 쫌 괴기스럽네여 ㅋㅋ

    1. 빈센트 2008/12/04 16:15 # M/D Permalink

      뭐 괴기 씩이나... 하긴 정말 바닷 속에서 저런 조개를 발견하면 앗 깜딱이야 하긴 하겠죠

  2. HanQ 2008/12/04 07:02 # M/D Reply Permalink

    '조개' 라고 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에서는 껍질이 웃는 모양은 아닌데 미국인들은 위 그림같은 조개가 먼저 떠오르나봐? 암튼 미국인들도 모르는 영어 표현의 기원이라... 참 대단하다

    1. 빈센트 2008/12/04 17:06 # M/D Permalink

      추천 눌러줘

  3. 니미노 2008/12/06 08:42 # M/D Reply Permalink

    형님 에메센의 대대적인 블로그 광고 덕에 ㅋ 저도 드디어 한번 들어왔다가 몇페지 읽어 봤슴다.
    예전에 회사 댕길땐 업무시간에 딴짓하는 맛에 형님 글도 그렇고, 솔이형도 그렇고 즐겨찾기에 넣어놓고, 많이 봤었는데, 딴짓할 시간도 별로 없고, 몇번 컴터를 엎었더니 다 까먹고 있었네요..

    얼마전 저 표현을 어디선가 보고 전혀 감이 안와서 관용적인 어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또 어디가서 할말을 찾았네요..ㅋㅋ

    1. 빈센트 2008/12/19 09:45 # M/D Permalink

      추천 눌렀냐

  4. 박찬홍 2008/12/18 21:26 # M/D Reply Permalink

    주말에 요리프로그램을 보다가 후라이팬위의 조개들이 한번에 입을 벌리는 걸보고 "Happy Clams..."라고 하더군. 내 블로그가 아니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표현이었는데.... 아주 유용한 블로그구나. :)

    그 요리사 아줌마가 살아있는 조개 중 신선한 놈을 고르는 팁은 입을 벌리고 있다가도 손으로 만지면 바로 입을 닫는 놈이라더군. 닫혔다가 바로 다시 열리면 좀 맛이 간거고..

    추천눌렀다.

    1. 빈센트 2008/12/19 09:45 # M/D Permalink

      전화 좀 해

  5. P군 2009/01/02 11:46 # M/D Reply Permalink

    런던에서 에든버럴 가는 기차 안인데 wifi가 된다고 해서 iPod 으로 이것저것 해보다가 형 블로그 주소가 생각나서 들어와봤네요. 조개랑은 무관하게 새해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죄송 ㅋ ㅋ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p.s iPod 에서보니 데스탑과는 다르게 보이는데 이건 블로그 툴이 훌륭해서인가요? 아님 브라우저가 훌륭한건가요?)

    1. 빈센트 2009/01/29 18:26 # M/D Permalink

      브라우저가 훌륭한 거라고 생각된다

  6. 의리 2009/01/29 09:13 # M/D Reply Permalink

    호오 역시 문화라는건 어렵습니다.

    1. 빈센트 2009/01/29 18:26 # M/D Permalink

      그래서 재밌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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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한국 록음악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대부인 신중현 씨는 아들 셋을 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 기타리스트로써, 대중적인 인기와는 별도로 의미 있는 음악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죠. 이들 부자가 이번주말에 공연을 한다고 하네요. 

 

http://www.sangsangmadang.com/concert/concert_infor/default.asp?Cmd=V&Cmd_P=F&Sopt=T&Es=&Sstr=&Page=1&seq=244

 

신대철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로서 한국 최초이자 최고인 메탈그룹 시나위를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고, 그의 동생 윤철 씨와 석철 씨 역시 다양한 그룹에서 활동하다가 몇년 전부터는 '서울전자음악단'이라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실험적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형제에 대한 얘기를 처음 접한 것은 90년대 초반, 대학로의 한 소규모 공연에서였습니다. 신윤철 씨와 '전설적인' 그룹 유앤미블루, 가 조인트 공연을 하는 걸 우연찮게 발견하고 보게 됐었거든요. 유앤미블루의 이승열과 방준석 씨는 이후 각자 활동을 하면서 솔로 앨범을 내기도 하고, 최근에는 영화 음악 쪽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들 계시죠. 당시 제 느낌은, 신윤철 씨나 이승열/방준석 씨나, 뭐랄까 화려한 연주보다는 기타의 맛을 제대로 알고 있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연주...더라는 거였었습니다. 기타라는 악기를 어떤 훈련에 의해 사용법을 체득한 도구라기보다는, 마치 자신의 수족이나 목소리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 이랄까? 공연이 끝나고 현장 판매하던 유앤미블루의 데뷔앨범 CD를 사서 방준석 씨의 싸인을 받아 들고 왔었습니다. 사실 데뷔앨범은 거의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이후 '지울 수 없는 너'가 수록된 2집 앨범은, 물론 역시나 대중적으로는 거의 묻히다시피 했지만, 골수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꽤 의미있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었고, 매니아 층도 형성이 됐드랬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던 1집 앨범은 어느새 레어 아이템이 되어 있더라구요. 

아래는 이번 주말 공연 정보입니다.  

 

신중현과 세 아들 – 락 명가(名家)의 특별한 3일 공연 그 이름만으로도 음악적 감성이 느껴지는 시나위의 신대철, 서울전자음악단의 신윤철, 신석철.신중현이 세 아들과 다시 세상을 깨운다.

‘한국 락의 대부’ 신중현씨가 은퇴 이후 처음으로 공연 무대에 섭니다. 2006년 12월 잠실 공연을 끝으로 일체의 음악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신중현음악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한 팬들의 부름을 받아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콘서트 타이틀도 신중현 하면 떠오르는 1974년 ‘엽전들’ 때의 명곡 ‘미인’에서 땄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신중현씨는 그와 국내 락음악의 역사를 빛낸 명곡 ‘미인’, ‘아름다운 강산’, ‘리듬 속의 춤을’, ‘빗속의 여인’ 등을 노래할 예정입니다.
 
2008년 KT&G 상상마당의 야심 기획
라이브 콘서트의 메카로 떠오른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 Live Hall이 기획하고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공연은 신중현씨는 물론, 대를 이어 음악을 하는 세 아들, 대철 윤철 석철도 함께 무대에 서게 돼 한층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신중현씨가 락의 토양이 척박한 1960년대에 한국 락의 정체를 주조해내는 금자탑을 마련했다면, 첫째 아들 대철은 밴드 ‘시나위’를 통해 1980년대에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국내에 소개한 것은 물론, 임재범 김종서 서태지 등 굵직한 아티스트를 배출한 기념비적 궤적을 그려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시나위의 대표작 ‘새가 되어 가리’를 위시해 영화 ‘라디오스타’에 삽입되어 재조명된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서커스’, ‘작은 날개’ 등을 노래합니다.
둘째 윤철과 셋째 석철도 3인조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에서 기타와 드럼을 치며 한국 모던 락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꿈에 들어와’, ‘내가 원하는 건 날으는 펑키’, ‘서로 다른’ 그리고 신보에 수록될 예정인 ‘고양이의 고향노래’ 등이 이번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들이 될 것입니다.
 
14일 윤철과 석철, 15일 대철, 16일 신중현과 세 아들
락 명가(名家)의 공연으로, 이번 합동무대는 한국 락의 두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뜻 깊은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11월14일은 윤철과 석철이 몸담고 있는 서울전자음악단이 자신들의 동료와 함께 무대를 서고, 15일은 시나위가 역시 그룹을 거쳐 간 보컬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 16일은 신중현과 세 아들이 함께 자리하는 락 세계에 길이 남을 순간이 마련됩니다.
 
  
[공지사항]
-일시 및 출연자
  2008년 11월 14일(금) 19:30 서울전자음악단
2008년 11월 15일(토) 18:00 시나위
2008년 11월 16일(일) 18:00 신중현과 세 아들
 
-좌석 : 전석 스탠딩, 선착순 입장
 
-티켓 가격
  11월 14일 30,000원
11월 15일 30,000원
11월 16일 50,000원
11월 14, 15, 16일 3일권 90,000원
 
-주최 :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문의 : 상상마당 Live Hall 02-330-6212

11월 14, 15, 16일 3일 공연을 모두 관람하실 분은 11월 14일 2회차 공연으로 티켓을 예매해주시기 바랍니다.(3일권 티켓 가격은 9만원 입니다.)


회계사인 친구가 이 공연 관련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홍보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많이 모으면 할인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니, 혹시 이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댓글란에 연락처를 (관리자만 볼 수 있도록)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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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rere.egloos.com


Posted by vincent

2008/11/12 16:43 2008/11/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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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종이 신문에 실렸(었)습니다

지난 번에 적었던 이태리가 패션 산업의 강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관리자만 볼 수 있도록 댓글이 달려 있었는데, 일간스포츠 블로그 플러스 담당자 분이더군요. 일간스포츠 지면에 제 글을 소개해도 괜찮겠냐는 문의셨는데... 저야 거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10월 3일자에 실렸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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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보다 故 고우영 화백 만화 바로 아래 실렸다는게 너무 영광이네요.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본 만화였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겠죠. 지난 번에 지병으로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미국 출장 중이었는데, 충격을 받아 그만 인터넷 서점에서 고우영 전집을 세트로 구매하고는 돌아 와서 후회했더라는... 쿨럭. 

바로 옆은 오늘의 운세…입니다. 10월 3일 운세는 "혹 실패가 있더라도 분발하라 다시 기회가 올것이다" 로군요. 그날 무슨 실패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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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이면 2주나 지났는데 지금 올리는 이유는… 원고료 입금되면 인증샷과 함께 자랑스럽게 올리려고 기다렸던 거였는데, 월말에나 들어올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러다 까먹을 까봐 그냥 올리는 겁니다. 뭐 몇푼이나 들어 오겠습니까마는, 블로거가 언제 돈 바라고 포스팅하던가요. (댓글이나트랙백, 블로거뉴스 추천, 무엇보다 RSS 구독자 수 느는거 등등 바라고 한다는… 굽실굽실)

생각난 김에 구글 애드센스 수익 내역도 살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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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년 11월부터 대략 2년쯤 애드센스 운영한 모양인데 그동안 총 $58를 모았습니다. 작년엔가 $20 처음 넘었을 때 구글에서 뭐 수표랑 바꿀 수 있는 쪽지인가 뭐 그런 비슷한 걸 보내 주긴 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놔뒀었거든요. 지금보니 그새 규정이 바뀐 건지 아님 제가 애초에 착각했던 건지, “계정 잔액이 $100가 되는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30일 내에 수표나 전자송금”으로 지급한다고 하는 군요. 올해 안으로는 힘들겠고 잘 하면 내년 결혼 기념일에는 저 돈으로 아내랑 그럴싸한 저녁이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요.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굽실굽실)

가만 그러고보니 나도 장롱 속… 은 아니지만 미화 보유자네? 한나라당에서 “다들 집에 동전으로 몇 백불 정도는 굴러 다니는 장롱 속 달러를 모아서 외환 위기 극복하자” 뭐 어쩌구 하는 뻘소리 나올 때, 이 분들은 정말로 딴나라에서 오신 분들인가 어쩌면 저렇게 지치지도 않고 국민들 억장 긁는 소리만 하실까 했는데 말이죠 허허. 그러고 보니 저도 어찌 보면 환율 상승의 수혜자네요. 지금 환율이 대략 1,350원 대에서 오락가락 하는 모양이니 작년 환율 대비 한 2~3만원 정도는 “환차익”을 올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미실현 이익입니다만) 허허 어허허.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ㅠㅠ)


Posted by vincent

2008/10/17 06:42 2008/10/1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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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몰입교육 과연 필요한가

수위 시절에 (생각해보면 불과 8개월 전인데 그동안에 대한민국 경제가 딱 10년 전 - 정치와 인권은 20년 전 -으로 후퇴하는 바람에 굉장히 아득한 먼 옛날의 얘기로 느껴진다) 갑자기 뜬금없이 영어 몰입 교육 어쩌고 어륀지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나와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나만 그렇게 벙쪄 했던 게 아니었던지 각계 각층의 비난과 조롱이 빗발쳤던 관계로, 그 얘기는 슬그머니 들어 가 버렸고, 이제는 그냥 이 정권이 얼마나 아무 철학도 비젼도 없이 그저 탐욕으로만 똘똘 뭉친 집단인지를 보여 주는 예고편 정도로만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 이후로 워낙에 골 때리는 퍼포먼스가 많았던 관계로, 하루 하루 살아 남는게 피곤한 2008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런 세세한 해프닝조차 기억할 여력이 남아 있겠는가.

최근

한나라당 그러니까 영어로는 GNP(Grand National Party)가 이번 경제 위기를 맞아 대한민국 정당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기셨는데, 그러니까 한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 내서 한국 경제를 흔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외신들과 그 배후 세력에게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그것도 영어로, 발표하셨다는 거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지 않는 나라의 집권 여당이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이라는 양반부터가 남의 나라 기업인들 모아 놓은 자리에서 "유아 썩쎄쓰, 아와 썩쎄쓰!!" 어쩌고 하는 듣는 사람 낯 뜨거워지는 콩글리쉬를 남발하는 세상이니, 뭐 그런가 보다 했다. (콩글리쉬 쓴다고 뭐라 하는게 아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왜 통역을 안쓰냐 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남의 나라 가서 영어 잘한다고 뻐길 일이라도 있나?)

처음에는 다들 이건 또 뭥미? 하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캐무시 들어가 줬었는데, 부지런한 블로거 한 분이 수고롭게도 이 논평을 읽어 보고 이 말도 안되는 내용에 경악을 하셨나보다. 

한나라당 영문 논평, 알고 보니 오류투성이

각 단원과 문장 하나 하나가 어느 것 하나 빠질세라 주옥 같은(빨리 읽으면 발음이 아주 좆같아 진다) 콩글리쉬로 도배가 되어 있는지라 일일이 씹어 대기도 귀찮은데, 네티즌들을 대신하야 이런 수고를 대신해 주는 분들이 계시니 참으로 알흠다운 집단 지성의 발현이로다.

어쨌거나 마지막 문장의 "You know the saying that ~ "은 압권이라 보면 볼 수록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이건 뭐 협박도 아니고... 내 경우 직속 상사가 외국인이고 외국에서 근무하는지라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업무 보고나 상의를 할 일이 많은데, 이메일에 저런 문장을 썼다간 단박에 이상한 넘 취급 받고 인사팀에서 요새 뭐 문제 있냐고 전화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쓰던 FYI(For your information)도 요새는 예의 없는 표현이니 쓰지 않는게 좋다고 권하는 분위긴데 말야. 하긴 한나라당과 현 정권은 언론과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 정도로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예의 따위는 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국내 언론이건 외신이건 상관없이.

결론은 생각을 고쳐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건데, 아무래도 영어 몰입 교육이 필요할 것만 같다는 거다. 다만 정재환 님이 최근 포스팅에서 지적한 것처럼, 영어가 필요 없는 사람들까지 온통 영어 광풍에 미쳐 돌아가게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받으면 되는 거다. 그리고 그 대상에는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의 보좌진을 포함시켜야 하는 거고.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자 172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그랜드 내쇼날 퐈리의 보좌진 중에, 영작문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얘기냐 말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영작문을 잘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려면 제대로 할 줄 아는 보좌진에게 맡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정말 동네 (지구촌) 창피해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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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변인은 오늘 다음과 같은 뻔뻔한 거짓말을 했습니다..." 출처: www.theadvocates.org


Posted by vincent

2008/10/12 20:52 2008/10/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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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카르도 2008/10/13 00:39 # M/D Reply Permalink

    블로거들이 영어 블로고 스피어를 만들어서 영어 광풍을 흡수하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
    하시는것같은데.. 정작 일치된 움직임이 없으니 그게 아쉬울 뿐이네요

    1. 빈센트 2008/10/17 05:57 # M/D Permalink

      영어 블로고스피어라... 멋지긴 한데 좀 후덜덜하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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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은 영자 신문의 패션 관련 기사에, 이태리가 패션 산업의 최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로마나 밀라노에서는 지하철을 타도 모든 사람들이 잘 차려 입은 모습을 보고 깜작 놀라게 된다고 하더군요. 과연 그럴까? 정작 사람들이 패션과 예술의 도시로 동경하는 파리나 뉴욕엘 가봐도(실제로 가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정작 빠리쟌느나 뉴요커들은 청바지에 수수한 차림으로 다닌다고, 소위 된장녀들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던데...?

궁금하던 차에, 마침 제가 요새 인터넷 전화(스카이프)를 통해 영어 교습을 받고 있는 선생님이 이태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물어 보기로 했습니다. (스카이프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실력 있고 믿을 만한 영어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놀라운 혜택 중 하나죠. 나중에 이에 대해 따로 포스팅을 할 기회가 있을 듯) 이 선생님은 할아버지가 이태리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에 (갱스 오브 뉴욕에 나오는 그 이태리 이민자들을 생각하면 될 듯) 영어가 모국어이긴 하지만 대학 때 미국에 교환 학생으로 나왔던 이태리 여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면서 할아버지의 나라인 이태리로 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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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태리 사람들의 패션에 대한 집착은 제가 생각했던 것 훨씬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선생님은 이태리로 건너가기 전에는 뉴욕에서 살았었고, 뉴욕도 패션이나 예술에 대해서라면 나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동네인데도, 이태리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거죠. 선생님한테 들은 얘기를 정리해 보면

1. 이태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입은(입을) 옷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입은 옷에 대해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서로 의식을 한다. 여기에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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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신이 영어를 가르치는 학생 중에, 의사, 변호사, 기업인 등 사회적으로 꽤나 성공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에게 이태리에서 리더의 덕목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이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옷 잘입는 것'이라고, 진지하게 얘기하더라.

3. 이태리에서는 종종, 좋은 옷을 입어야 겠는데 돈이 부족하니 빚을 내서라도 옷을 사 입다가 파산하는 사람들이 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뭐 대충 이 정도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건 나는 수수하게 입고 다니겠다, 나를 표현하는 건 내가 입은 옷이 아닌 나의 내면이다, 뭐 이런 건 이태리에선 안 통한다 이겁니다.

하긴 사람들이 저 정도이니 만큼, 뭐든 이태리에서 드좌-인 된 거라면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을 하는 거겠죠? 이 사람들이 그네들끼리만 옷차림에 목숨 걸고 살면서 자기 만족에 빠져 산다면 모를까, 그들의 까다로운 안목을 통과한 제품들은 예외없이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비싼 값에 팔리고, 그 나라 경제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이건 옷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지요. 대당 수억원이 넘는 가격보다도, 일단 거리에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차들도 모두 이태리에서 만들죠. 에스콰이어나 GQ 같은 남성 잡지를 보면 예를 들어 나무로 된 LP 턴테이블이라든지, 별 쓸모는 없어 보이지만 정말 갖고 있으면 간지 끝장이겠다 싶은 물건들이 소개될 때가 있는데, 거의가 예외없이 이태리에서 만든 것들입니다. 물론 가격은 극악무도하지만. (아 이거 정말 멋지군 하지만 가격이 뭐 이래 터무니 없이 비싸... 하고 다시 자세히 보면 0이 하나 혹은 두개 더 붙어 있곤 하죠... 정말로 두개가 더 붙어 있을 때도 있다는... ㅠㅠ)

갑자기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대구를 밀라노에 버금가는 패션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작 아르마니나 베르사체 같이 비싼 옷들도 사실 대구의 방직 공작에서 짠 섬유로 만든 거다, 그걸 재단해서 만든 옷이 저렇게 비싸게 팔리는데, 우리도 그렇게 못할 게 뭐냐, 뭐 이런 논리였던 것 같습니다. 주문받은 내용대로 섬유를 대량으로 짜내서 헐값에 수출하는 것과, 종이에 몇번 휘갈긴 드좌-인으로 남들에게 옷을 만들게 해서 그걸 욕 나오게 비싼 값에 파는 것 사이에는, 물론 넘을 수 없는 안드로메다의 간극이 존재하긴 하죠. 하지만 '쥬라기 공원 영화 한편이 자동차 200만대 파는 것보다 남는 장사더라'는 같잖은 동기가 그래도 한 15년 후에는 한국영화 산업을 그나마 현재의 위치로 끌어 올린 걸 생각해 보면, 당시의 원대한 포부가 좀더 힘을 받았더라면 뭔가 결과가 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물론 이태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업 발전은 정부가 계획을 짜서 공단을 조성하고 공장에 세제 혜택을 주고 어쩌고 한다고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내수 시장의 발전을 통해 소비자들이 높고 까다로운 안목을 가져서 포지티브 피드백을 줘야만 가능한 거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제품들이 그런 사례였던 거구요.

Posted by vincent

2008/09/28 18:13 2008/09/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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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09/29 08:0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Sol 2008/10/03 17:51 # M/D Reply Permalink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형님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신다는 소식을 형수님을 통해 잘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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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 손태영 결혼과 선거법

연예인 결혼이나 이혼, 뭐 이런 류의 소식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권상우 - 손태영 결혼과 관련해서는 한가지가 좀 거슬린다.
 

권상우·손태영, 결혼식 내내 펑펑 눈물 터뜨려
일간스포츠 | 기사입력 2008.09.28 18:44 | 최종수정 2008.09.28 19:32


[JES 김인구.구민정.임현동] 28일 수많은 스타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 권상우·손태영 부부가 백년가약을 약속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 중략 -->>



권상우·손태영 커플의 결혼식은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 수석 부대표가 주례를 맡았으며, 윤인구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2부로 진행된 피로연은 개그맨 정준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권상우와 손태영의 포토 러브 스토리가 상영됐다. 피아니스트 이루마
가 축하 연주를 했고, 권상우는 신부를 위해 직접 노래를 불렀다. 

김인구·구민정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댓글들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은 주로 신부인 손태영의 과거 남성 편력이나 신랑인 권상우가 사귀었다는 소문이 있는 김하늘, 소유진 등의 반응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모양이다. 이 커플이 그동안 어떤 삶의 과정을 거쳐서 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는지야 그들의 사정이니 내가 알 바 아니고, 이들이 많은 사람들의 악의 어린 질시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잘 살지 혹은 불행한 길을 걷게 될지 또한 오롯이 그들의 몫이니 내가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니겠다.

내가 신경이 쓰인 부분은 이 결혼의 주례를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는 건데... 내가 알기로는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은 주례를 못 보게 되어 있다.

제113조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①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한다)를 할 수 없다.
②누구든지 제1항의 행위를 약속·지시·권유·알선 또는 요구할 수 없다.
 
제257조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항 또는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이하 생략-
 
제261조 (과태료의 부과·징수등)
① ~ ④ 생략
⑤제116조(기부의 권유·요구 등의 금지)의 규정을 위반하여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그 제공받은 금액 또는 음식물·물품 가액의 50배(주례의 경우에는 200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에 처하되, 그 상한은 5천만원으로 한다.
1. ~ 5. 생략
6. 제113조에 규정된 자로부터 주례행위를 제공받은 자
 -이하 생략-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문의는 해 두었는데, 그냥 씹힐지 뭔가 답변을 받게 될지는 기다려 볼 일이다.

쥐메가 대통령이란 분이 요새 들어 특히 법질서 회복 어쩌구 강조하시면서, 공권력 일선에서는 그동안 먼지 뒤집어 쓰고 묻혀 있던 국가보안법이라고 하는 요상한 법을 꺼내 들어서는 현정권의 무리한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는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 들이고 있는 모양이고, 심지어 평화 집회에 유모차를 끌고 참여한 평범한 가정 주부까지도 무리하게 - 즉 적법치 않은 절차를 거쳐 -  조사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분들의 법관념이라는게, 법이라는 건 힘없는 국민들이 복종하라고 있는 거지 자신들처럼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따르라고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니... 착각은 자유라 저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걸 문제 삼을 수는 없었다. 저들이 주장하는, 저들이 권력의 단맛을 잠시 놓치고 있던 소위 "잃어버린 10년" 동안에는.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고 머릿속으로 어떤 사상을 갖고 있건 자유였었거든. 문제는 그동안과는 달리 지금은 이런 분들이 나랏일을 좌지우지 하는 실질적인 권력의 자리에 앉아 계시다는 거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우리같은 소시민의 삶에 알게 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권상우 손태영과 아무 관련이 없는 내가(죄송한 얘기지만 손태영이라는 여자 연예인의 얼굴을 사진으로나마 본 것은 오늘이 처음) 일요일 오후에 마음 한켠이 착잡해지는 이유다.

Posted by vincent

2008/09/28 17:40 2008/09/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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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bbala의 느낌

    Tracked from kabbala's me2DAY 2008/09/28 18:50 Delete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

  2. 이미연+결혼-으로 이어질 블로그링

    Tracked from blogring.org 2009/01/05 10:05 Delete

    이미연+결혼-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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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원한 사랑 줄리엣 2008/12/24 14:29 # M/D Reply Permalink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면서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우 오빠 멋진데요 최고네요 태영씨도 너무 아름다우시고
    행복하세요 영원히 짱-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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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알고 보니 개념 배우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관련 수많은 기사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 발견. "좋은놈" 김도원 역을 맡았던 정우성의 인터뷰 중 발췌.

부상요? 네, 손목이 부러졌었어요. 그 상태에서 계속 촬영을 했고. 연기 투혼 불살랐다 어쩌고 하는데… 사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되는 거예요. 외국처럼 촬영이 중지됐을 때 일어나는 불가피한 지출이 보험으로 해결된다면 굳이 투혼을 불사를 필요는 없겠죠. 촬영은 막바지였고 제작비는 오버될 대로 오버됐고, 의사는 손목이 완전히 붙으려면 3개월에서 6개월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연기 투혼이라는 말이 듣기는 좋지만…. 개선돼야죠, 한국영화판이.





기사 출처는 여기.

아마도 위 예고편의 대략 1분 22초 쯤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의 인구에 회자된 "말타고 달리며 장총 돌려 쏘기" 장면 촬영 과정에서 얻은 부상을 얘기하는 듯.

뭐 "알고 보니" 개념 배우, 라고 제목을 적기는 했지만, 본인의 말처럼 대한민국 영화판에서(충무로...라는 용어는 별로 쓰고 싶지 않음) 15년이나 배우 생활을, 그것도 주류로, 했는데 저 정도 개념 안 잡혀 있다면 문제는 문제겠다. 그가 좀더 성장해서 문제를 단지 문제로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를 실천해서, 실행에 옮기고, 진정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슬쩍 된다.

하여간 요점은, 영화건 음악이건 첨단 기술이건 굴뚝 산업이건 농업이건 유통이건 금융이건, 대한민국 경제의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 모든 분야는 이제 헝그리 정신으로 뭔가를 성취해 낼 수 있는 단계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는 거다.

... 건설 부분은 어떤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삽질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분이 자그마치 대한민국의 수장을 지내고 계신 와중이니 뭐.

Posted by vincent

2008/09/06 20:28 2008/09/0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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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kig 2008/09/10 07:42 # M/D Reply Permalink

    건설도 이젠 hard labor로 경쟁하는건 힘든 것 같아요. 부패와 대외경쟁력을 반비례라고 꼭 볼 수는 없지만, 과거 대기업 비자금 조달의 핵심중추였다지만 요즘들어 많이 깨끗해지려고 노력하는 거 같구요. (노정권이 많은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생각.)

    1. 빈센트 2008/09/28 16:41 # M/D Permalink

      건설/토목 분야를 폄하하는 듯한 내용이라 미안허이 권박사... 원래 의도는 그게 아니라는 거 알지?

  2. kikig 2008/10/07 13:38 # M/D Reply Permalink

    ㅋㅋ 아녜요. 지금보니 제가 단 댓글이 엄청 뜬금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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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s"라는 이름의 band가 있었다고 합니다. 70년대 Punk band였구요. 이 밴드의 싱어였던 Darby Crash는 75년, 불과 17세의 나이에, 영원 불멸의 명성을 얻을 "5개년 계획"을 구상합니다. (그것도 물론 David Bowie의 "5 Years"를 듣고 즉흥적으로 생각해 낸거죠) 먼저 밴드를 만든다, 추종자를 모은다 (단 한장의) 음반을 발표한다, 그리고 자살한다. 와우! 멋진걸? 뭐 이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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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어찌 어찌 굴러 가긴 했습니다. 밴드를 결성했고, 곡들이 알려지기도 전에 티셔츠부터 만들어 뿌렸고, 나름 동네에서 인기는 끌었고, 79년에 발표한 단 한장의 앨범은 몇장 팔리지 않았지만 나중에 Red Hot Chili Peppers나 Jane's Addiction 등의 같은 LA 출신 밴드에게 영향을 주기는 했다는 군요. 그리고 이 친구는, 정말로 5년째 되는 해에 자신의 계획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합니다. 평상 시에도 "나 이제 살 날 며칠 안 남았어 My days are numbered"란 말을 반 농담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이 20대 초반의 젋은이는, 1980년 12월 7일, 스스로에게 헤로인 치사량을 주사하고 그대로 골로 가버립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거창했던 계획과는 달리, 바로 다음날 뉴욕에서 존 레논이 흉탄을 맞고 쓰러지는 바람에 완전히 사람들의 관심 밖에 묻혀버리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그리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을 겁니다.

한편...

B-급 영화계의 대부로 일컫어지는 로져 코만 밑에서 일하던 Rodger Grossman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이 사람은 1981년에 Penelope Spheeris라는 사람이 70년대 LA의 펑크 음악계를 소재로 찍은 "The Decline of Western Civilization"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Darby Crash와 Germs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93년부터, 이 얘기를 영화로 만드는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시작부터 온갖 암초가 이 계획을 방해했죠. 수소문 끝에 간신히 Germs의 옛 멤버들을 찾아내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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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화 계획에 동의를 받기는 했지만, 문제는 자금. 전형적인 B-급 영화 제작 방식대로,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개인들로부터 약간의 투자를 얻어 내긴 했지만, 어렵게 꼬셔서 50만 달러 짜리 수표를 써 주기로 했던 텍사스의 한 할머니가 갑자기 피부암으로 죽어 버리는 바람에 거의 물거품이 되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Grossman은 어떻게든 제작비를 벌어 보려고 휴대폰 게임 회사에서 사업 개발 일을 하기도 하고, TV 다큐멘터리의 카메라맨 일도 하고, 고교 동창회 비디오 촬영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TV 시리즈 ER의 Ray Bernett 박사 역으로 얼굴을 알리고 2002년작 멜로 영화인 "A Walk to Remember"에서 맨디 무어의 상대역을 맡기도 했던 Shane West가, Darby Crash 역을 맡고 싶다고 나섰습니다. 이미 David Arquette를 비롯한 애초의 cast들은 이 늘어지는 계획에 진저리를 내고 모두 그만둬 버린 상황이었죠. 인기 TV 드라마에서 의사역을 맡았고 영화에서 중요한 역이라고는 말랑 말랑한 멜로 캐릭터가 전부였던 이 배우가, 이런 골 때리는 펑크 록커 역에 어울리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Shane West는 사실 부모가 골수 펑크 팬이라 어려서부터 펑크 음악에 익숙해 있었고, 오디션에서도 자신이 직접 만든 펑크를 연주하며 광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옛 Germs 멤버들이 마치 Darby Crash가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환영했고, 제작진의 만장일치로 주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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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최소한 밴드 멤버 역을 맡을 배우들은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옛 Germs 멤버들은 이들의 코치 역을 자청해서, 최대한 오리지널 Germs의 음악과 무대에 가까운 밴드로 훈련을 시킵니다.

결국 역시나 또 제작비 문제인데요. 지칠 대로 지친 제작진은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서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지나 보여주자구"라는 심정으로, 영화에 등장할 Germs("Baby Germs")와 오리지날 Germs의 합동 공연을 계획합니다. 이때가 2004년. Germs의 공연은 Darby Crash가 1980년 12월 3일 그러니까 자살하기 4일 전 마지막 콘서트에서 "다시는 우리 공연을 볼 수 없을 거에요 You won't see this again"라고 말한 뒤 24년 만이었습니다. 결과는 의외로 대성공! 관객들은 열광하고, 용기를 얻은 제작진은 제작비도 조달할 겸해서 몇 차례 더 콘서트를 가집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영화 제작 계획도 알려지기 시작하고, 새로운 투자자도 생겼습니다. 영화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고, 그 와중에도 Baby Germs는 Darby Crash가 아닌 Shane West를 리더로 계속 공연을 이어 나갑니다. 영화가 완성될 시점 쯤에는 이미 Darby Crash가 Germs에서 노래한 기간보다 Shane West가 "Baby Germs"에서 노래한 기간이 더 길었구요.

영화 내용 못지 않게 제작 과정 자체도 한편의 드라마인 이 영화가, 드디어 2008년 8월 8일에 개봉한다는 군요. 물론 미국에서 얘기고, 이 영화를 우리나라 극장에서 보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네요. 사실 "That Thing You Do"도 톰 행크스가 조연으로나마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수입이 됐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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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8/06 20:10 2008/08/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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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보우더나트 사원 사진 중에 빠뜨린게 몇 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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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네와르 문양이 새겨진 문 앞에 노점상 청년이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클릭해서 크게 보면, 그 정교한 아름다움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오른쪽: 보우더나트 근처에는 티벳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티벳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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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를 나와, 카트만두에서도 가장 정통 힌두교 사원인 퍼슈퍼티나트 사원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퍼슈퍼티나트로 올라 가는 언덕 어귀의 마을은 비교적 깨끗한, 전형적인 카트만두 중상류층 주택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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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에는 3천만의 신이 있다고도 하고 3억의 신이 있다고도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신인 시바는 파괴의 신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인 파르바티와 사실은 같은 몸으로 서로 변신 합체를 하기도 했다가 수호신 비슈누가 얼굴을 바꾼 것이기도 했다가 창조주인 브라흐마와 싸우는 듯 하지만 그놈이 그놈이라거나... 하여간 복잡합니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기독교의 3위일체, 천지창조, 구세주 사상 기타 등등이 힌두교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죠. 힌두교는 역사도 엄청나게 오래된 데다가 신의 수만큼이나 많은 각종의 신화, 전설의 무궁무진한 보고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교는 그 뿌리를 힌두교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지요. 어느 종교나 핵심 교리를 보면, 힌두교에서는 이미 그 원형에 해당하는 신화를 수천년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으니까요. 가히 종교 중의 종교라고 하겠습니다.

퍼슈퍼티나트는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면서 또한 인도 대륙 전체를 통털어 4대 시바 사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힌두 교도가 아닌 사람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문 밖에서 멀찍이 바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원 안쪽에 거대한 동물의 금동상이 있는게 보이시죠? 소 같기도 하고 돼지 같기도 한데 사실 사슴이라는군요. 시바가 금뿔 사슴으로 변신해 이 일대의 숲에 내려와 놀다 갔다고 하네요. 가랑이 사이를 자세히 보면,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거대한 물체가 매달려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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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원 근처에는, 걸인이라고 해야 하나 탁발수도승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이한 점은 다들 비교적 깨끗한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고, 특히 구걸 깡통이 아주 반짝 반짝 빛나네요.
오른쪽: 이곳에도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쓸고 닦는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옷이 아주 이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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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가끔씩 눈에 띄는, 우리나라에서 온 것이 분명한 옷을 입고 계시는 아저씨들입니다. 노조복 같기도 하고... 왼쪽 아저씨 등에는 "무재해"라고 써 있고 오른쪽 아저씨 등에는 "한국 케이블 TV 북부 방송"이라고 써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간 이주 노동자들이 가져온 것이겠지요. 네팔에는 특별한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첫째가 관광 산업이고 둘째가 농업, 세째가 해외 파견 근로로 벌어 오는 외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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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소와 사람과 비둘기가 아무렇게나 어슬렁거립니다. 관광객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지만 힌두교도들인 네팔인들은 사원 입구 광장에서부터 모두 신을 벗고 맨발로 다니는데요. 길에 소똥이 디글거려도 별 신경들을 안 쓰시는 것 같더군요. 예쁜 치마를 입은 아주머니는 어깨에 맨 화려한 가방으로 보아 꽤 살만한 집안 마나님이실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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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네팔에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원숭이입니다.
오른쪽: 개 한마리가 용케 쪽그늘을 찾아 팔자 좋게 잠을 청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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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옆에서는 아이들이 대나무를 엮어 만든 네팔식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이건 평지에 있는 거지만...나중에 해발 3,000m에 달하는 안나푸르나 기슭에서, 까마득한 낭떠러지 바로 옆에서 저 그네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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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젊은 승려입니다. 붉은 빛이 도는 벽돌과 주황색 승복의 색감이 아주 좋지요? 니콘 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인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기에 딱 좋은 피사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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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리로 원숭이들이 들락날락 하더군요. 개구멍이 아니라 원숭이 구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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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슈퍼티나트 사원 근처에는 이외에도 키라떼쉬르 사원, 비스뉴 사원, 락스미 사원 등 크고 작은 사원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 갠지스 강의 지류로서 네팔에서는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 지는 버그머띠 강변에 모여 있는데요. 역시 이방인의 눈길을 잡아 끄는 것은 화장터인 아르여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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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정말로 시신을, 통나무 장작 위에 얹고, 지푸라기 거적 몇장만 덮은 채 그냥 태웁니다. 저런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 올라 일대가 매캐한, 시체 타는 냄새로 그득합니다. 그리고 유족들은 주위에 둘러 앉아 얘기도 나누고, 도시락도 까먹고, 빨래(?)를 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울지는 않습니다. 이방인들로서는 문화적인 충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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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을 여행한 또다른 어떤 여행자 분은 이때의 경험을 다소 과장된 문학적(?) 수사와 함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가며 책에 적으셨던데요... 물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이곳의 풍경은 우리 같은 이방인에게 낯선 정신적 경험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걸 또 뭐 그렇게 오바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두가지 사전 경험이 떠 오르는데, 하나는 예전에 시카고에서 들렀던 뮤지엄 오브 아트에서 마침 열리던 이집트 미이라 특별전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여유가 있었던 관계로 꼼꼼히 해설까지 자세히 읽어 가며 관람을 했었는데요. 그 전시의 기획자의 설명은, 현대인들이 고대 이집트인들의 미이라 의식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였어요. 물론 초기의 미이라들은 왕족들에게만 한정된 의식이었고, 고대 이집트 인들은 시신을 잘 보존해 놓으면 나중에 나일 강을 건너서 영혼이 돌아올 때 어쩌구... 하는 의미를 정말로 믿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게 나중에는 왕족 뿐 아니라 귀족, 심지어는 평민들 중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이면 비슷한 장례 의식을 치렀다는 군요. 쿠푸 왕조였나, 하여간 미이라가 성행했던 시절의 막판에는 아마도 그게 무슨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갖기 보다는 오늘날 각 문화권에서 각기 독특하게 치러지는 장례 문화처럼, 그냥 집안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고 해석하더군요.

이런 주장이 근거 있게 들렸던 이유가 (시간적으로는 훨씬 앞이지만) 두번째 경험인데요. 어렸을 적 잭 파란스가 해설하던 오리지날 "믿거나 말거나"에서 보았던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가, 우리 나라의 장례 의식을 다루는 거였습니다. 우리에겐 익숙한 장례 의식을, 잭 파란스 아저씨는 너무 진지하게 곧이 곧대로 해석을 하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각 의식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마치 이 동양의 작은 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정말로 사람이 죽으면 극락 왕생 어쩌구... 하는 걸 믿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라는 식으로요.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져서 어 저건 좀 아닌데 했던 기억이거든요. 하긴 뭐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아마존 오지의 최후의 원시 부족도 평상시에는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껌 씹으며 다니다가 방송국 카메라 들어 오면 주섬 주섬 원시 복장을 챙겨 입는다던가요.

제가 약간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네팔인들이, 힌두교도들이 우리보다 훨씬 종교적인 삶을 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적 차이를 너무 호들갑스럽게 받아 들이는 것도 그들에 대한 존중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 여행자의 책을 읽으며 들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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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아마도 오늘 장례의 주인공(?)이었을, 먼저 보낸 할머니와의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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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매캐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운데 여자아이가 원숭이들을 쳐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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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주변에는 눈에 띄는 복장과 치장(?)을 한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일 수록 정식 승려가 아니라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구걸꾼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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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여가트(화장터) 건너편에는 11개의 돌탑이 모셔진 에카더스 루드라 사원이 있습니다. 시바의 남성성기의 상징인 시바링거를 모셨다고 하는데 저게 왜 남성성을 나타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날 묵었던 하야트 호텔의 인테리어가 저 모양을 본따 만든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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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태운 재와 유품과 꽃을 강물에 흘려 보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하류쪽에서 뭔가를 열심히 건지고 있습니다. 설마 고기를 잡는 건 아닐테고, 아마도 떠내려 오는 유품 중에 뭔가 쓸만한 것이 있나 살펴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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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 아주머니는 시체 떠 내려온 물에 아이를 목욕시키고 계시네요...-.- 괜찮을까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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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마티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바차레숴리 사원입니다. 이곳 분들은 빨래를 그냥 길바닥에 널어서 말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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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널어놓은 걸 쳐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순식간에 원숭이 떼가 몰려 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원숭이들이 가끔씩 무리를 지어 관광객을 공격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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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Posted by vincent

2008/06/18 19:30 2008/06/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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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디트 2008/06/25 07:29 # M/D Reply Permalink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눈감으면 천연색으로 펼쳐지는 그곳의 풍광때문에 누군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흑흑...)

  2. 쓴소리단소리 2008/07/18 11:50 # M/D Reply Permalink

    네팔, 티벳, 인도 한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들 입니다.

  3. montreal florist 2009/11/03 06:49 # M/D Reply Permalink

    정말 멋진 여행사진 이군여, 잘 보구 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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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한겨레 구본준 기자의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포스팅을 읽었는데, 여기서 소개된 쉬용이라는 중국 사진작가의 원래 주요 테마가 중국의 오래된 골목길, 즉 "후통"이라고 한다.

야하고 웃겨서 더 슬픈 고발 사진들
http://blog.hani.co.kr/bonbon/10703

소개된 쉬용의 "후통" 사진들을 보다 보니 문득 5~6년 전에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 지금은 방치해둔 옛날 싸이홈피를 뒤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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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 7~80년대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지만 분명 21세기 서울의 한 귀퉁이를 찍은 사진이 맞다. 사진의 배경이 된 곳은 월곡동과 청량리동 사이, 대략 홍릉의 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국방과학연구원(KIDA) 사이에 위치해 있던 재개발 지구. 지금은 물론 싹 밀어 내고 삼성 래미안이 들어서 있다.

궂이 (이 사진을 찍은) 똑딱이 니콘 쿨픽스 탓을 할 필요도 없이, 쉬용의 작품을 보고 떠올랐다는 게 민망할 정도로 조잡한 사진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당시의 감정 상태만큼은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아래에 내가 적어 두었던 글귀는 이랬다.

"엊그제는 날씨가 무척 우울했다. 전날 새벽까지 마신 술에다 기분도 우울해서...한번도 안 가본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가 밥을 사먹었다. 사진도 우울한 것만 나왔다."

이때 당시만해도 나름 날카로움을 유지하던 감수성은 지난 2년간의 행복한 결혼 생활로 완전히 무뎌져 버렸어요. 역시 예술(?)은 정서적, 육체적 배고픔에서 나오게 돼 있는 건가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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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6/04 14:47 2008/06/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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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본준 2008/06/05 04:09 # M/D Reply Permalink

    멋진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 포스트 트랙백해주셔서 감사드려요.^^

  2. Sol 2008/06/05 07:11 # M/D Reply Permalink

    아마 저랑 술드셨을꺼에요...?^^

  3. Sol 2008/06/05 07:16 # M/D Reply Permalink

    그리고 비서실장으로 기억나지만. 이 사진은 형님의 니콘디지털 카메라. 비틀어서 구동 시켰던 카메라로 찍으셨었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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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ll find a way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의 추천글 목록 1위부터 10위까지가 촛불집회 강경진압 관련해서 현정부를 비판하는 글들로 도배되어 있는 와중에, 시국과 무관한 글이 하나 랭크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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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지키면서 왜 우리의 성문화는 스스로 버리려 할까?
http://mmnm.tistory.com/415

궁금해서 찾아가보니 약간씩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대중문화 관계자 몇명이 함께 운영하는 팀블로그 "3M흥업"입니다. 제목은 그렇다치고, 내용 자체는 꽤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특히 관심가진 부분은 20세기 -> 21세기를 거치면서 기술적, 사회적, 제도적으로 숨가쁘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매체 상황에서 성인산업계가 어떻게 끈질긴 생존의 줄타기를 해왔는지 하는 거였구요... 꽤나 선전해 오셨더군요.

읽는 동안 줄곧 떠오른 문구는 쥬라기 공원에서 나온 대사인 "Life will find a way"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마, 오래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헷갈립니다만, 쥬라기 공원 내의 공룡들의 번식은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설명하는 중국인 과학자[footnote]이 분은 요새 우리 부부가 즐겨 보는 미드인 "Law&Order:성범죄전담반"에서 역시나 정신분석을 전담하는 과학자로 출연하고 계시죠 미국인들이 극동인들에 대해 갖는 뻔한 prototype입니다[/footnote]의 설명을 반박하면서 나오는 대사였죠. 이 상황에서 인용하자면 "에로물 will find a way" 정도 될까나요. (네 엉터리군요. 저도 압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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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6/03 14:52 2008/06/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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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여정 속에 긴 비행을 마친 뒤끝이라 그런지, 전날 밤엔 꿈도 안꾸고 정신없이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더군요. 특히 상해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컨디션이 극히 안좋던 아내도 완전히 회복을 해서, 이젠 히말라야 산행에도 끄덕없겠노라고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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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본 하야트 카트만두의 내부 조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훌륭합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한가로이 호텔 내부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어도 좋았을 법 합니다.



중정에 도열해 있던 탑들은, 나중에 퍼슈퍼티나트(힌두교의 수많은 신 중 주신主神이라 할 수 있는 시바를  모신 사원입니다. 네팔어로 '나트'는 사원을 뜻합니다)를 가보고서 알았는데,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시바링거'를 모신 탑들을 형상화 한 듯합니다. 네 귀퉁이의 단지에 물을 담아 꽃을 띄워 놓은 정취가 그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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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롭게도 호텔 경비를 UN PKO가 서고 있습니다. 뒤에 지나가는 UN차량이 보이죠? 이때 당시 네팔은 정부군과 마오이스트 게릴라 간의 갈등으로 정국이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도 산중에서 마오이스트 게릴라를 만납니다 기대하시라~) 불과 2~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금은 네팔공산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치적 격변을 예고하고 있지요. 세상 참 모를 일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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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멋지게 해석한 이 아름다운 호텔에서는 아쉽게도 잠만 자고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오전 중으로 세계 최대의 스투파(힌두교식 불탑)가 있는 보우더나트와 네팔 최대의 시바신 사원인 퍼슈퍼티나트를 돌아 보고, 오후에는 안나푸르나 산행의 출발지인 포커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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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꾸려 차에 싣고, 하야트 안쪽에서 멀리 보이던, 네팔 시내 중심부에서는 좀 떨어진 보우더나트로 향했습니다. 이후로 찾는 사원의 이름은 항상 '나트'로 끝나는데요. '나트'는 네팔어로 '사원'이라는 뜻입니다. 입구로 들어서니 골목 사이로 "지혜의 눈"이 째려 보고 있네요. 보우더나트는 이러한 형식의 불탑(스투파라고 부릅니다) 중에서는 가장 큰 것이긴 하지만, 비슷한 모양의 작은 스투파는 네팔 어디를 가든지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혜의 눈"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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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는 사원이 많은 네팔에서도 티벳 불교의 중심이긴 하지만... 사실 다신교인 힌두교에서는 불교에서 모시는 부처를 비롯 여러 보살도, 예수도, 알라도, 그저 많은 신의 하나일 뿐입니다. 사원에서 주로 모시는 신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예를 들어  여기 보우더나트에서는 석가, 다음에 찾을 퍼슈퍼티나트에서는 시바) 거기에서 어떤 신에게 참배를 드릴 지는 각자의 마음에 달린 거구요. 실제로 불탑 주위에 석가에게 예배를 하는 불당이(물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불당과는 전혀 다릅니다) 있기는 하지만 그 주위에 소소하게 다른 신들을 모시는 신전도 옹기 종기 모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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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 주변에는 티베트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또 외국에서 티벳 불교를 제대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 들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승원("곰파"라고 합니다)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짧게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호텔,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도 많이 늘어서 있습니다. 성스러운 신전 치고는 번잡스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정작 네팔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더군요. 아내가 티벳 특산품을 파는 가게 앞에서 뒤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손짓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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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안에서 바라본 보우더나트의 모습입니다. 이 거대한 불탑은 오랜 불교와 힌두교의 전통에 입각한 다양한 상징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구조 자체가 만다라의 형태라고 합니다. 4개 층으로 이루어진 흰 대좌는 땅, 반원형의 돔은 물, 사방을 응시하는 눈과 13층의 첨탑은 불, 그 위의 원통형 모양은 바람, 뾰족한 작은 첨탑은 하늘... 우주를 구성하는 5가지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또 대좌는 명상, 돔은 번뇌에서의 해방을 나타내고, 지혜의 눈을 얻은 이후 첨탑의 13층은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각 단계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상징들(대부분이 숫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이 이 거대한 탑의 구조에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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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이 진언을 외우며 탑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스투파를 한번 돌면 불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외운 것과 같다고 합니다. 반드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합니다. 아내와 아쇽씨도 이들을 따라 돌고 있습니다. 사원 주변에 한가로이 누워 있는 개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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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에서 오신 것으로 추정되는 승려 한분이 마니짜를 들고 스투파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마니짜는 원통형의 통 안에 불경을 적은 종이를 돌돌 말아 넣고 그 밑에 손잡이를 단 것인데요. 이걸 한바퀴 돌리면 역시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하네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가장 많고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마니짜가 있습니다. 네팔을 상징하는 공예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 기념품으로도 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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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짜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투파(불탑) 아래에 위치한 이 마니짜처럼 큰 것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고 한바퀴 돌릴 때마다 은은한 종소리가 납니다. 사실 스투파의 지혜의 눈 위 13층 첨탑 위에 있는 거대한 원통도 일종의 마니짜입니다. 사람들이 불탑을 도는 것은 불탑 꼭대기의 마니짜를 돌리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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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짜를 돌리는 건 이분들에겐 그냥 일상적인 습관과도 같습니다. 아주머니들이 마니짜를 돌리며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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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족 할머니가 역시 마니짜를 들고 영치기 영차 열심히 스투파를 돌고 계십니다. 구릉족은 네팔을 대표하는 고산족인데요. 가로로 길쭉한 네팔의 한가운데인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동쪽인 에베레스트 지역은 세르파족, 서쪽인 안나푸르나 지역은 구릉족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두 민족 모두 티베트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라 외모가 몽골계인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보다 더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알록달록한 앞치마. 구릉족 여자들은 누구나 저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 이는 어느덧 네팔의 상징물의 하나가 되어, 비행기를 타면 스튜어디스들이 종족에 상관없이 저 앞치마를 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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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서 온 젊은 승려들이 알록달록한 승복을 입고 있네요. 오른쪽 아주머니의 눈빛이 장난이 아닙니다. 네팔 아주머니들 중에는 저렇게 배를 뽈록 내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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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파를 돌다가 지치면 잠시 앉아 쉬면서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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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의 뒤로 보이는 나무 문에 화려한 문양이 보이시죠? 오랜 옛날부터 카트만두 분지에 살며 네팔 문화의 본류를 형성한 네와르族의 특기가 이러한 화려한 문양의 목각입니다. 앞으로 저런 모양을 자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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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쇽씨가 대좌 위로 올라갑니다. 코끼리 위에 탄 전사의 모습이 앙증맞지요? 대좌 위, 반구 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내 뒤로 화려한 네팔 전통 의상을 걸친 아리따운 아가씨가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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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스럽게도 스투파 대좌 위에서 데이트(?) 중인 젊은 연인들입니다. 아가씨 치마가 참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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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안쪽에도 마니짜가 죽 걸려 있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마니짜를 정성스레 하나하나 일일이 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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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안쪽에는 수행 중인 불자들이 많은데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사이비가 제법 많다고 하네요. 이 아저씨도 그중 한 명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면 일부러 진지하게 법구를 만지는 척 하다가 찍고나면 시주(?)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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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좌 위에서 만난, 이마에 띠까를 붙인 아이들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표정이 한결같이 밝아서, 참 좋은 피사체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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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한껏 구부리고 빗자루로 열심히 탑주위를 청소하는 아주머니. 예전에 읽은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책이 생각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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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족 할머니 한분이 제가 사진을 찍고 있는 걸 알고는 엄청 쑥스러워 하면 황급히 도망치십니다. 괜히 제가 미안해 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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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좌 위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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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대좌 아래에서 탑을 올려다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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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아래 가게에서 팔고 있는 형형색색의 기념품과 법구法具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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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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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5/12 16:57 2008/05/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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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다행히 다음날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공항을 떴습니다. 과연 별 사고 없이 네팔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기내에서 받은 출입국 신고서를 보니, 이채롭게도 표지에 히말라야 사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인쇄 상태가 상당히 조잡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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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내려다 보니 말굽 모양으로 구부러진 거대한 강이 내려다 보입니다. 저게 오랜 세월 동안의 침식 작용에 의해 저렇게 구부러지는 거고 몇 만년 정도 더 진행 되면 굴곡이 더 심해 지면서 가운데 부분이 섬으로 떨어져 나간다는 얘기를 예전에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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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비행기가 나는 까마득한 상공에서 저 정도 크기로 보이려면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강일텐데, 갠지스 강 정도였을까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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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D80을 구입한지 얼마 안 되어 바로 신혼여행길에 투입한 관계로, 비행기 안에서도 여러 번 셔터를 눌러 가며 test를 했습니다. 구름 사진이 멋지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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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여섯 시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서서히 하강을 합니다. 구릉 위로 마을의 모양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게 다 해발 2~3000m 위에 있는 마을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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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트리부번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담한 모습입니다. 활주로 사이로 수풀이 무성한 것이 무슨 시골 버스 터미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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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의 모습. 소박한 공항이지만 세계 각지의 인종들이 북적거려 드디어 네팔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합니다. 지금부터 올리게 될 사진에는 대부분 구석에 조그맣게 아내의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앞서 적었듯이 옷을 제대로 안 가져가서... 거의 똑같은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제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내는 '월리를 찾아라!' 네팔 판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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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을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가 인사를 하며 금잔화 다발을 목에 걸어 줍니다. 색이 아주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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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제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몇장 없습니다. 그중 첫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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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저희 여행의 히말라야 트레킹 구간을 내내 함께 동행해 주신, 구미에서 한의원을 하신다는 허선생님이십니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구수한 사투리, 걸죽한 입담을 과시하시는 허선생님 덕분에 힘든 트레킹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중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셨다는데 2년이 지났으니 이제 공개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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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날 숙소인 카트만두 하야트로 옮겼습니다. 호텔 밖으로 멀리, 다음날 방문하게 될 네팔 최대의 스투파(불탑)인 보우더나트가 석양에 비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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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의 초라한 시내와는 대조적으로 하야트 내부는 상당히 호사스럽습니다. 꽤나 고급스러운 풀장이 있지만 네팔에 와서 수영할 생각은 못했기 때문에,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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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인 터멜 지구 한켠에 위치한 한국 식당 "소풍"을 찾았습니다. 시인 김홍성 님이 아내와 함께 운영하던 식당인데, 아내가 얼마 전에 간암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돌아 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찮게 신문을 보고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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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저희 가이드인 아쇽 씨와 함께 네팔과 한국의 관계 등에 대해 이것 저것 묻고 있습니다. 아쇽 씨는 깜짝 놀랄만큼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교양을 갖추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와 표현을 사용합니다. [fn]적다보니 영어는 문법이 아니라 소통이라며 미국에서 엉터리 영어로 많은 사람들을 쪽 팔리게 만든 모모 비즈니스 프렌들리 대통령 님이 생각나는 군요 이때 당시만 해도 그런 양반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 [/fn] 친척 중에 장관을 비롯해서 고위 공직자가 많은 아주 좋은 집안 출신으로, 네팔의 유일한 종합 대학인 트리부번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건너와 바느질 공장 등에서 일하는 등 20대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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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에 관련한 법안 작성에 참여한 적도 있고 이주민 다문화 가정의 복지정책에 대한 대정부 질의를 작성한 적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의 현실에 무척 관심이 많지요. 저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악덕 기업주들의 얘기를 전해 들은 경험이 있는지라, 과연 그러한지 궁금해 지더군요. 물론 우리 앞이라 그렇게 얘기한 것도 있겠지만, 아쇽 씨의 경험으로는 그런 나쁜 고용주들은 극소수라고 하네요. 오히려 같이 일하던 한국인 직원들과 비교해 봐도, 한국인들이야 의료 보험도 있고 해서 혹여 아프더라도 알아서 대처가 가능하지만[footnote]그런데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ㄷㄷㄷ[/footnote] 이주노동자들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고용주들이 더 신경을 써주더라, 악덕 고용주가 있다는 소리는 자기도 많이 들어 봤지만 그런 사람한테 걸린 사람들은 아주 운이 나쁜 사람들이다, 라는 겁니다.

서빙을 하던 종업원은 구릉족 출신의 아가씨입니다. 네팔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크게 보면 히말라야 남쪽인 인도 쪽에 가까운 사람들과 히말라야 북/서쪽인 티벳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발 3~4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사는 고산족들은 대부분 안나푸르나 지역에 많이 사는 구릉족과 에베레스트 지역에 많이 사는 쉐르파 족입니다. 두 종족 모두 티벳 계열로 우리나라나 몽고 인종과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소풍"의 메뉴는 김밥이나 라면, 된장찌개, 비빔밥 등 우리나라 동네 식당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가격은 4~6000원대 정도인데, 현지인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요. 말하자면 네팔에서 한식당은, 네팔인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찾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급 요리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을 이끌고 한국요리를 먹으러 온 네팔인 엄마가 있더군요. 호기심이 생겨 아쇽 씨를 통해 물어 보니 특별히 한국과 관계가 있는 가족은 아닌데, 우연찮게 한국 요리에 맛을 들여 한달에 한두 번씩은 찾는다고 하네요. 비싼 한국 요리를 이렇게 자주 먹을 정도면 꽤 사는 집 아니냐, 고 아쇽 씨에게 재차 물었더니, 네팔 사람들은 낙천적인 성격들이 많아서 돈 생기면 먹어 없애는데 지출을 해버리지 저축 같은 걸 잘 안한다, 그러니 특별히 부자집은 아니라도 비싼 외국 요리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고 나름의 평을 합니다.

양해를 구하고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날 상해에서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만, 여행 중에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에는 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권에 따라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사진을 찍히는 일에 거부감을 가질 수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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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돌아 오니 너무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잤습니다. 카트만두 하야트의 내부는 네팔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많이 차용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전통적인 미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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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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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5/03 18:43 2008/05/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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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디드 2008/05/06 15:39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에 들어올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뭐하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와이프가 보기 전에 얼른 댓글 달고 자야겠습니다.

    곽선생님, 다녀오시면 같이 수다 한번 떠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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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적은 것처럼 지금은 인천-카트만두를 주 1회 운항하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지만, 2년 전 저희가 신혼여행을 떠날 때만 해도 그런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국 동방항공 편으로 상해로 가서 거기서 비행기를 갈아 타야 했는데요. 문제는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상해를 거쳐 카트만두로 들어 가는 로얄네팔항공의 비행기가, 오사카에서 고장으로 뜨지 못했다는 얘기를 상해에 도착해서야 듣게 되었다는 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아내가 일에 치여서 결혼식 전날까지 야근을 하고서는 결혼식 치르자마자 앓아 눕는 바람에 신혼여행 취소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의 상황이었던지라, 만약 그대로 네팔로 가서 바로 산에 들어 갔더라면 더 큰 탈이 났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군요. 예기치 못한 일정 지연이 돌이켜 보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싶지만 당시에는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 저 모두 상해에는 그전에도 와본 적이 있었지만 상황이 꼬이는 바람에 고생했던 기억들을 갖고 있었구요. (저는 심지어 상해 푸동 공항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 타려다 놓치는 바람에 가방까지 통째로 잃어 버린 적이 있다니까요 ㅠㅠ)

어쨌건 방법이 있나요. 항공사에 임시로 잡아 준 호텔에서 쉬면서, 상해 요리나 한끼 맛있게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일부러 돈써서 상해로 관광 오는 분들도 있잖아요.

당시나 지금이나 한 5~6년 전에 출장 다니던 때나, 상해는 항상 도시 전체가 공사 중입니다. 저희가 임시로 묵은 호텔 바로 앞에도 뭔가를 열심히 지어 올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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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호텔에서 쉬다가, 해진 뒤에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허름한 가판대. 큰 도시에는 어딜가나 이런게 있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이죠. 별 의미 있는 사진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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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적은 것처럼 아내가 결혼식 끝나자마자 쓰러지는 바람에... 여행짐을 제가 쌌습니다. 출장을 자주 다니던 저의 짐싸기 원칙은 첫째도 간편, 둘째도 간편이죠. 그러잖아도 지쳐서 얼굴이 초췌한 데다 옷도 제대로 못 챙기는 바람에 꾀죄죄하다고, 아내는 신혼여행 사진에서 자신이 나온 것들을 다 지워주길 원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때나 지금이나 이쁘기만 한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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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건물은 극장과 오락시설, 상가들이 밀집한 건물이었는데 "백락문"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네요. 이 문을 통과하면 백가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인가요.





같이 상해에서 발이 묶여 버린 한국 여행객 몇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요. 누군가가 최근에 상해 관광에선 해물 샤브샤브가 유행이라더라는 얘기를 하셔서 호텔 근처에서 그런 요리를 할 것 같은 식당에 들어 갔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괜찮은 선택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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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해산물을 꼬치에 꽂아 접시에 내오고 이를 육수에 담아 데쳐서 먹습니다. 꽤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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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를 먹은 식당의 외관입니다. 맛있게 먹은 기념으로 식당 내부를 한컷 찍으려고 카메라를 치켜 드는 순간, 식당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저를 째려 보더군요. 식겁해서 바로 깨갱 카메라를 내렸습니다. 물론 허락도 없이 사람들의 얼굴이 노출되는 사진을 찍으려 한 제가 예의가 없었던 건 사실입니다만, 여하간 중국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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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도 시킬 겸 거리를 걷는데 보도 블록에 그럴싸한 필체로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늬가 새겨져 있는 건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니가 자꾸 지워져요. 알고 보니 물로 쓴 글씨더군요. 잠시 후에 옆에서 지켜보던 어떤 아가씨가 바께쓰에 물을 채워 들고 오더니 빗자루처럼 생긴 붓으로 다시 지워지거나 말라 버린 글씨를 적어 넣더군요. 심심해서 하는 짓으로 보기엔 글씨체가 너무 유려하던데 (중국 사람은 다 저렇게 한자를 잘 쓰는 건가...?) 거리 예술의 일종인지 아니면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었던지... 타이밍을 놓쳐서 물어 보진 못했는데 지금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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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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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5/02 19:53 2008/05/0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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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2년전 결혼한 저희 부부는 신혼여행을 히말라야로 다녀왔었습니다. 2주 간의 일정으로 네팔에 가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내려와 네팔의 숨어 있는 관광지들을 돈 뒤 돌아 오는 길에 홍콩에서 2박을 하는 일정이었지요.

모름지기 신혼여행이라고 하면 철저히 휴양을 목적으로 해서 발리라든지 푸켓이라든지 몰디브라든지  이름난 휴양지의 리조트에서 묵거나, 아니면 유럽이라든지 호주라든지 볼거리 할거리 얘깃거리 많은 여행지를 돌며 추억 거리를 만드는 것이 보통의 선택이겠죠. 뭐 딱히 남들과 다른 특별한 뭔가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구요. 저의 경우 그 당시만 해도 일 때문에 해외 출장을 굉장히 많이 다니던 시절이라 각국의 웬만한 도시는 대부분 가 봤었기 때문에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었고, 아내도 휴양지는 결혼하고 나서 해마다 최소한 한번 씩 꼭 데려가겠다는 저의 약속에 넘어가 흔쾌히 동의를 했기에[fn]이 약속은 최소한 결혼 3년 차인 지금까지는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푸켓의 한 호텔에서 적고 있으니까요 ^^[/fn] 결국 흔치 않은 신혼 여행지를 택하게 된 거지요. 애초에 저희 부부의 신혼 여행 후보지 목록에는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것 외에 아프리카 케냐로 가서 사바나 체험하기, 두바이로 가서 캐러반 타고 사막 체험하기, 몽고로 가서 초원에서 별보기 등등이 올라 있었는데요. 아프리카는 저희랑 비슷한 시기에 많은 화제를 뿌리며 결혼한 노현정-정대선 커플이 신혼여행지로 잡았다는 소문이 있어 왠지 따라 하는 것 같은 느낌에 취소했고[fn]정작 그들은 하와이로 갔다는...-.-;;[/fn], 나머지 세 곳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먼저 생각했던 네팔로 최종 낙착을 보게 됐었습니다. 비록 신혼여행지로 간택받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다들 짧은 일정이나 웬만한 각오로는 쉽게 찾기 힘든 곳이지만, 케냐, 두바이, 몽고도 우리 부부가 언젠가는 꼭 함께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아 있어요.

그건 그렇다치고 왜 2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신혼 여행기를 올리냐 하면요... 그냥 게으름의 소치죠 뭐. 굳이 변명을 하자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에 복귀한 직후부터 거의 매일 아 블로그에 신혼여행기 올려야 하는데 올려야 하는데 계속 생각은 해 왔었지만, 짧지 않은 일정이었고 결혼 직전 장만한 Nikon D80 카메라와 18-200 VR 렌즈로 3천장이 넘게 사진을 찍었는데다 무엇보다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추억이 담긴 여행이었다보니, 이게 짤막한 여행기로 끝낼 수 있는 내용이 아니겠더라구요.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직접적인 계기 중 하나도 이전에 사용하던 싸이에 올리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이었기 때문인데 말이죠.

어쨌거나 인간의 기억이란게 무한한 것이 아닌지라 아무리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 어제처럼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준다고는 해도 더 이상 미루다가는 영영 못 적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아내와 푸켓에 여행와 있는 동안에 가급적이면 틈틈이 많이 적어 두자,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게 한개의 포스팅에 적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니 가급적이면 일정을 따라 나눠서 올리자는 생각도 했구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네팔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상하이를 거쳐서 가야 했었는데, 지금은 대한항공에서 주 1회 직항편을 운항하는 모양이더군요. 그 때에 비해 지금은 네팔에 다녀 오셨거나 아니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다녀 올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늘어나셨을 걸로 생각됩니다.  제가 적으려고 이 장황한 여행기가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많은 독자들께 지루하게 느껴지겠지만, 혹 네팔과 히말라야와 거기서 만날 수 있는 거대한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는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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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19:37 2008/05/0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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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노숙인  from Cliomedia

(아마도) 도서관 사서일 것으로 추정되는 clio님의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되어, 무척 좋은 글을 읽었다. 최근의 블로고스피어가 안해도 되었으면 좋았을 각종 정치 논쟁으로 시끌벅적하고 (물론 나도 그 흙탕물에 오물 한사발 더 끼얹은 인사 중 하나다) 와중에 때아닌 블로거의 정체성 논쟁으로 또한 어수선한데, 뻘밭에서 건져낸 예쁜 조개껍질 마냥 귀하게 읽힌다.

블로고스피어의 소위 '인기포스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학적인 수사나 감정을 선동하는 어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아마도) 글쓴이가 평소에 많이 고민했을 법한 내용이 차분히 정리되어 있어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의 문제 제기에 동참하게 된다. 선한 마음과 착한 고민과 절제된 글솜씨가 빚어낸 좋은 글이 아닐까 한다. 일단 일독을 권한다.

댓글에 누군가가 소개한 "희망의 인문학"이란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찾아 봤는데, 서평만 읽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당장 읽어 보고 싶은데 최근 상황이 영 조잡하야...차분히 읽어 보려면 최소한 4월은 지나야 할 것 같아 가까스로 구매버튼을 누르려는 손가락을 붙들었다.

어쨌거나 걱정이 되는 것은, 엊그제 출범한 새 정부의 수장은 노숙인을 퇴치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가지신 분이라...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저분과 그를 위해 일하는 고소영/강부자/KFC 나리들이 혹여라도 이 사회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어 버릴 정책을 펴지는 않는지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하고 비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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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06:04 2008/02/2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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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날 2008/02/27 10:44 # M/D Reply Permalink

    비판할건 비판하고
    칭찬할건 칭찬하는
    그런 성숙된 블로거를 꿈굽니다
    행복한 나날되셔요
    봄날

    1. 빈센트 2008/02/27 11:36 # M/D Permalink

      칭찬할 일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2. 화이 2008/02/27 11:18 # M/D Reply Permalink

    링크가 깨져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검색을 통해 도서관과 노숙인을 찾아 읽었지만 링크를 바로잡아주시면 이곳에 오는 많은 블로거들의 수고를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글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1. 빈센트 2008/02/27 11:36 # M/D Permalink

      그러게요 지금 고쳤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 :)

  3. 빛의제일 2008/02/27 15:33 # M/D Reply Permalink

    cliomedia 블로그 글의 트랙백을 읽다가 들립니다. 그 <희망의 인문학>을 덧글에 쓴 사람입니다. 저도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먹고 사는게 급한 사람들에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에게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되어야겠지만.
    아무튼 꼭 읽어보셔요. 책 읽으시고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책 읽고 후회되시면 제가 책값을 물어드려야...^^

    1. 빈센트 2008/02/28 02:07 # M/D Permalink

      오 그러시군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책을 읽고 실망해서 물어 달라고 하고 싶어도 연락처를 안 남기셨네요 ㅎㅎ 하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에요 저는 지난번에 노벨상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도 감명깊게 읽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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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페니웨이님 블로그에 공각기동대에 대한 글이 오랜만에 실려서 재밌게 읽었는데, 예전에 공각기동대 극장판 2편이라 할 수 있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Innocent"를 보고 와서 적었던 글이 생각났다. 날짜를 보니 2004년 10월인데, 그때는 블로그가 없고 싸이질 하던 땝니다.

지금 다시 읽어 보니 참 불과 4년 전인데 그때만해도 감수성 까칠했었네,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이라 그랬겠지. 예전 글 재탕하자니 좀 미안하긴 한데, YouTube를 뒤져 보니 공각기동대 관련 동영상들이 꽤 올라와 있고 Google image 검색으로도 쓸만한 자료들이 제법 나와서, 그걸 삽입하는 걸로 재탕이 아닌 revision임을 강조.

(2004년 10월 12일 싸이에 올렸던 글입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Innocent"를, 주말에 혼자 랜드시네마 가서 보고 왔다. 95년에 개봉해서 단숨에 전세계 사이버펑크 매니아들을 사로잡아 버린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속편. 감상: 어렵다, 어려워...

영화는 시종 일관 1.2~1.5G 정도 되는 무거운 공기 속에 잔뜩 가라 앉아 있고 주요 등장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의 절반 이상은 난해한 속담이나 철학적인 인용문들이다. 이는 1편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기억... 사실 공각기동대를 전세계 사이버펑크 매니아들의 숭배 대상으로 만든 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이었지만, 나는 1편이나 2편이나 극장판에 여러 가지로 불만이 많다.

1. 시로우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는 얼핏 보기에 극장판에 비해 가벼워 보인다. 캐릭터들도 훨씬 만화적이고(...라기보다는 극장판이 원작의 만화적 요소들을 제거해 버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 유머러스하며, 심지어는 간간히 SD(Special Deforme - 인체 비례가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극화체 만화에서 가끔씩 코믹한 효과를 주기 위해 머리는 크고 팔다리는 짧은 귀여운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 우리 나라에서는 그냥 '숏다리'라고 함) 모습까지 선보인다. 그러나 그 주제 의식이 보여주는 사이버펑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여기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존재론적인 질문들은 2시간 짜리 극장판이 아무리 심각해봐야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 더구나 표현이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도 훨씬 적나라하고. (예를 들어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은 원작에서는 레즈비언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묘사되는데, 임무가 없을 때에는 멍청하고 예쁘기만 한 여자형 사이보그들에 둘러 싸여 파티를 즐기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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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만화의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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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판 (SAC: Stand Alone Complex)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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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1편) 이미지들... 원작이나 TV판에 비해 캐릭터 처리가 다소 서구적이다


2. 극장판 속편인 Innocent가 개봉하기 전에 일본에서는 "Stand Alone Complex"라는 부제로, 공각기동대의 TV 시리즈 판이 방영되었었다. 감독은 카미야마 켄지. 제작사는 물론 극장판과 같은 Production IG. 1차 21회분이 방영된 후 2차 26회 분이 추가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1차분은 거의 봤지만 2차분은 아직 못 구해봤다. 여러가지 면에서 극장판과 원작 만화의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겠는데...캐릭터 디자인도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식 만화 캐릭터(그렇다 극장판의 캐릭터는 미국식이다!)이고, 극장판에 비해 한결 가볍다. 단 마찬가지로 각 에피소드에서 드러나는 주제 의식의 심각성은 극장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리즈 물의 특성상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면서 치밀하게 엮이고, 그중 특정 주제(예를 들어 "웃는 남자 사건")는 여러 회를 반복해 가며 점진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기도 하는 등, 복잡한 주제를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라고 하는 작품의 사상을 제대로 파악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시리즈물이었다고 생각한다.







3. 1편도 그렇고 2편도 그렇고 극장판에서 내가 제일 아쉬운 부분은 타치코마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원작을 갖는 작품의 영화화에 있어, 방대한 내용을 2시간 안쪽으로 압축하는 제 1단계는 불필요한 캐릭터를 제거하는 것이긴 하지만. 타치코마는 거미 같이 생긴 경찰 로봇들인데 인공 지능을 갖추고 있어 자체 판단에 의해 임무를 수행하면서 때로는 공안 9과 - 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이용하는 건 쿠사나기 소령 정도인 듯 - 요원들의 이동 수단 내지는 중화기 노릇도 한다. 다소 코믹한 캐릭터인데 고도화된 인공 지능을 갖추고 있으나 각 개체의 독립적인 자아는 없다. 이유는 이들이 매번 임무 수행 완료 시마다 서로의 경험치를 synchronize하면서 능력/사고를 평준화 시키는 시스템으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애들이 약간 순진하고 어리버리해서 쿠사나기 소령이 가끔씩 놀려 먹기도 한다. 하여간에 지나치게 심각한 인간(?이라고 하기에 다소 어폐가 있으려나) 캐릭터들 사이에서 애교도 떨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나면 우쭐해 하기도 하면서 양념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다. 임무에 차출되지 않았을 때에는 자기들끼리 격납고에서 장기도 두고...욕심은 있어서 동료가 임무에서 복귀하면 서로 경험치를 먼저 다운 받으려고 지들끼리 다투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귀여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Stand Alone Complex"에서는 가끔씩 어울리지 않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 놓고는 지들끼리 토론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헷갈리기 시작, 정신 못차리고 우왕좌왕 헤매다가 쿠사나기 소령에게 야단맞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한다. 극장판의 무거운 분위기에는 분명 어울리지 않지만, 타치코마들을 오히려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보다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울 따름...







4. 극장판이 TV 시리즈나 망가를 압도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인데, 이점에서 1편이 이룬 성가는 상당한 편이었지만, 이번 편은 1편에 비해 액션의 강도랄까, 하여간에 그런 부분도 다소 아쉬운 점이 많다. 1편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몰된 박물관에서 벌이는 인공 지능 전차 vs. 쿠사나기의 대결 장면에 등장하는 지독한 느와르적인 박력은 실사 영화가 절대로 따라 갈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그 정도의 압도적인 액션 신이 없네...



(극장판 1편의 예고편.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타이타닉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이 이 영화의 박물관 씨퀀스를 보고 자기가 본 최고의 액션씬이라는 극찬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

5. 어쨌거나 그래픽과 비쥬얼의 정교함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특히 거대한 멜로디 박스를 중심으로 형상화된 해커 "김"의 저택의 미쟝센은 압권. 배경 설정의 "범아시아적" 분위기는 1편의 그것보다 좀더 진일보한 면이 있는 듯.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가와이 켄지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건의 배경이 되는 미래 도시의 정경을 음울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1편에서는 홍콩의 세기말적 분위기에 다소 치중한 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중일 세 나라의 문화적인 코드를 교묘하게 섞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6. 나는 바토우라는 캐릭터가 별로 마음에 안든다. "Stand Alone Complex"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보니 토구사나 아라마키 경감, 이시카와 등 조연 캐릭터의 묘사가 상당히 정교한 편이고, 특히 요원 중 가장 순수한 인간에 가까운 토구사의 갈등이 시리즈를 엮는 중요한 축의 하나를 형성하고 있는데 극장판에서는 "바토우의 파트너로서는 쿠사나기에 한참 모자라는" 캐릭터 정도로 그치고 있어 아쉽다. 쿠사나기 소령도 실체없이 나중에 고스트만 "인형"에 다운로드되어 바토우를 잠깐 돕는 정도로 그치고 마니 완전히 바토우의 독무대.

7. 적다보니 왜 이리 길어지고 있는 것이지...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우리 나라에서는 컴퓨터를 그냥 컴퓨터로 부르거나, 정보처리 기능사류의 구닥다리 시험에서는 굳이 한자로 적느라 電子計算機 정도로 적지만,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컴퓨터를 "電腦"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일본에서도 요새는 "コンピュ-タ-"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고 중국에서는 計算机라는 표현도 많이 쓰지만) 컴퓨터를 計算機로 풀이하는 것과 電腦로 풀이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단순히 용어 선택의 차이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인식에 있어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부터 했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말을, 물론 하이데거의 책에서 읽은 건 아니고 어디선가 줏어 들은 적이 있거든. 참고로 한중컴퓨터 용어사전을 보면 바이러스는 "電腦病毒", 노트북 컴퓨터는 "筆記本電腦"이라고 적혀 있다...Sun Microsystems는 太陽電腦公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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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raken.fr/index.php/tag/gits/ 에서 찾았는데 타치코마 장난감도 어디선가 파나보다 아 이쁘다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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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2/25 07:07 2008/02/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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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니웨이™ 2008/02/25 15:40 # M/D Reply Permalink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시로 마사무네의 그림체가 사실 좀 맘에 안들더라구요... ^^;;아라마키 과장은 아예 원숭이처럼 그려놨죠 ㅡㅡ;;

    그건 그렇고 페이웨이(x)->페니웨이(o)입니다 ㅠㅠ

    그리고 중간에 이노센스의 영문철자가 좀 틀렸군요^^;;(태클은 아닙니다)

    1. 빈센트 2008/02/26 02:29 # M/D Permalink

      어익후 죄송합니다 바로 페니웨이로 고쳤습니다... 이노센트 철자 틀린 것 찾는데는 한참 걸렸네요 -.-;;

      시로 마사무네의 그림체는 전형적인 그 당시 일본 만화책 스타일이죠 근데 극장판은 약간 미국식 캐릭터라... 쿠사나기 소령의 귀엽고 섹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가 잘 안 살더라구요 저는 SAC의 그림체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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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친하게 지내던 옆 팀 팀장님이 어젯밤에 동료들과 몇사람에게 메일을 보냈더군요.

여러분,

갓태어난 우리의 □□씨의 소중한 아기가 무척 아픕니다.
방금 ○○ 실장님과 XX병원으로 문병을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제가 자세히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씨에게 개인적으로 병문하는 것은 삼가해 주셨으면합니다.

ᇫᇫ 올림.

그러고보니 지난주 목요일엔가, 오후 5시쯤에 회사 앞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 오는 길에, 일찌감치 가방 싸서 사무실을 나서는 □□씨와 마주쳐서 잠깐 나눈 대화가 떠오르더군요.

"일찍 퇴근 하시네요? 이 시간에 고객사 방문하러 가는 건 아닐테고"
**
"오늘쯤 우리 둘째가 나올 것 같아서 일찌감치 병원에 가보려구요 ^^"
**
"아 그래요? 정말 축하 드려요. 아유 너무 부럽네요..."

(전 □□씨와 비슷한 연배지만 아직 아기가 없거든요)

그때만해도 □□씨의 얼굴이 무척 환했던 걸 보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병원에서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괴사성 장염인가 뭔가로 신생아의 장을 대부분 들어낼 수밖에 없었나 봐요. 현재로서는 거의 가망이 없는 상태구요.






언젠가 헤밍웨이는, 6개의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아래와 같이 적어 줬다고 하더군요.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그 핏덩어리에 불과할 아기가 이 세상에 나와 힘겹게 몰아쉬고 있을 숨결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뜩하던 차에, 문득 저 얘기가 떠올라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고 말았습니다.

모쪼록 □□씨의 아기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만에 하나 정말로 만에 하나 어려워지더라도 짧은 이 세상 나들이가 그리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기의 부모들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힘내길 바라구요.

힘내세요 □□씨, 그리고 아기야.

Posted by vincent

2008/02/19 13:19 2008/02/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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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enneth 2008/02/20 04:59 # M/D Reply Permalink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상상이 갑니다.
    저도 지난해 귀여운 아들이 태어나 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있거든요.
    아무쪼록 동료분의 아기가 건강할 수 있도록 바랄께요.

    1. 빈센트 2008/02/22 06:48 # M/D Permalink

      조금씩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제가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도, 생판 모르는 분들의 기도라도 아쉬운 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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