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보우더나트 사원 사진 중에 빠뜨린게 몇 장이 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네와르 문양이 새겨진 문 앞에 노점상 청년이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클릭해서 크게 보면, 그 정교한 아름다움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오른쪽: 보우더나트 근처에는 티벳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티벳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도 많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우더나트를 나와, 카트만두에서도 가장 정통 힌두교 사원인 퍼슈퍼티나트 사원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퍼슈퍼티나트로 올라 가는 언덕 어귀의 마을은 비교적 깨끗한, 전형적인 카트만두 중상류층 주택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힌두교에는 3천만의 신이 있다고도 하고 3억의 신이 있다고도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신인 시바는 파괴의 신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인 파르바티와 사실은 같은 몸으로 서로 변신 합체를 하기도 했다가 수호신 비슈누가 얼굴을 바꾼 것이기도 했다가 창조주인 브라흐마와 싸우는 듯 하지만 그놈이 그놈이라거나... 하여간 복잡합니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기독교의 3위일체, 천지창조, 구세주 사상 기타 등등이 힌두교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죠. 힌두교는 역사도 엄청나게 오래된 데다가 신의 수만큼이나 많은 각종의 신화, 전설의 무궁무진한 보고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교는 그 뿌리를 힌두교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지요. 어느 종교나 핵심 교리를 보면, 힌두교에서는 이미 그 원형에 해당하는 신화를 수천년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으니까요. 가히 종교 중의 종교라고 하겠습니다.

퍼슈퍼티나트는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면서 또한 인도 대륙 전체를 통털어 4대 시바 사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힌두 교도가 아닌 사람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문 밖에서 멀찍이 바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원 안쪽에 거대한 동물의 금동상이 있는게 보이시죠? 소 같기도 하고 돼지 같기도 한데 사실 사슴이라는군요. 시바가 금뿔 사슴으로 변신해 이 일대의 숲에 내려와 놀다 갔다고 하네요. 가랑이 사이를 자세히 보면,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거대한 물체가 매달려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사원 근처에는, 걸인이라고 해야 하나 탁발수도승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이한 점은 다들 비교적 깨끗한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고, 특히 구걸 깡통이 아주 반짝 반짝 빛나네요.
오른쪽: 이곳에도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쓸고 닦는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옷이 아주 이쁘시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팔에서 가끔씩 눈에 띄는, 우리나라에서 온 것이 분명한 옷을 입고 계시는 아저씨들입니다. 노조복 같기도 하고... 왼쪽 아저씨 등에는 "무재해"라고 써 있고 오른쪽 아저씨 등에는 "한국 케이블 TV 북부 방송"이라고 써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간 이주 노동자들이 가져온 것이겠지요. 네팔에는 특별한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첫째가 관광 산업이고 둘째가 농업, 세째가 해외 파견 근로로 벌어 오는 외화라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와 소와 사람과 비둘기가 아무렇게나 어슬렁거립니다. 관광객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지만 힌두교도들인 네팔인들은 사원 입구 광장에서부터 모두 신을 벗고 맨발로 다니는데요. 길에 소똥이 디글거려도 별 신경들을 안 쓰시는 것 같더군요. 예쁜 치마를 입은 아주머니는 어깨에 맨 화려한 가방으로 보아 꽤 살만한 집안 마나님이실 것 같은데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네팔에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원숭이입니다.
오른쪽: 개 한마리가 용케 쪽그늘을 찾아 팔자 좋게 잠을 청하고 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원 옆에서는 아이들이 대나무를 엮어 만든 네팔식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이건 평지에 있는 거지만...나중에 해발 3,000m에 달하는 안나푸르나 기슭에서, 까마득한 낭떠러지 바로 옆에서 저 그네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담벼락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젊은 승려입니다. 붉은 빛이 도는 벽돌과 주황색 승복의 색감이 아주 좋지요? 니콘 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인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기에 딱 좋은 피사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담벼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리로 원숭이들이 들락날락 하더군요. 개구멍이 아니라 원숭이 구멍...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퍼슈퍼티나트 사원 근처에는 이외에도 키라떼쉬르 사원, 비스뉴 사원, 락스미 사원 등 크고 작은 사원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 갠지스 강의 지류로서 네팔에서는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 지는 버그머띠 강변에 모여 있는데요. 역시 이방인의 눈길을 잡아 끄는 것은 화장터인 아르여가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으음, 정말로 시신을, 통나무 장작 위에 얹고, 지푸라기 거적 몇장만 덮은 채 그냥 태웁니다. 저런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 올라 일대가 매캐한, 시체 타는 냄새로 그득합니다. 그리고 유족들은 주위에 둘러 앉아 얘기도 나누고, 도시락도 까먹고, 빨래(?)를 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울지는 않습니다. 이방인들로서는 문화적인 충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팔을 여행한 또다른 어떤 여행자 분은 이때의 경험을 다소 과장된 문학적(?) 수사와 함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가며 책에 적으셨던데요... 물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이곳의 풍경은 우리 같은 이방인에게 낯선 정신적 경험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걸 또 뭐 그렇게 오바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두가지 사전 경험이 떠 오르는데, 하나는 예전에 시카고에서 들렀던 뮤지엄 오브 아트에서 마침 열리던 이집트 미이라 특별전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여유가 있었던 관계로 꼼꼼히 해설까지 자세히 읽어 가며 관람을 했었는데요. 그 전시의 기획자의 설명은, 현대인들이 고대 이집트인들의 미이라 의식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였어요. 물론 초기의 미이라들은 왕족들에게만 한정된 의식이었고, 고대 이집트 인들은 시신을 잘 보존해 놓으면 나중에 나일 강을 건너서 영혼이 돌아올 때 어쩌구... 하는 의미를 정말로 믿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게 나중에는 왕족 뿐 아니라 귀족, 심지어는 평민들 중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이면 비슷한 장례 의식을 치렀다는 군요. 쿠푸 왕조였나, 하여간 미이라가 성행했던 시절의 막판에는 아마도 그게 무슨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갖기 보다는 오늘날 각 문화권에서 각기 독특하게 치러지는 장례 문화처럼, 그냥 집안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고 해석하더군요.

이런 주장이 근거 있게 들렸던 이유가 (시간적으로는 훨씬 앞이지만) 두번째 경험인데요. 어렸을 적 잭 파란스가 해설하던 오리지날 "믿거나 말거나"에서 보았던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가, 우리 나라의 장례 의식을 다루는 거였습니다. 우리에겐 익숙한 장례 의식을, 잭 파란스 아저씨는 너무 진지하게 곧이 곧대로 해석을 하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각 의식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마치 이 동양의 작은 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정말로 사람이 죽으면 극락 왕생 어쩌구... 하는 걸 믿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라는 식으로요.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져서 어 저건 좀 아닌데 했던 기억이거든요. 하긴 뭐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아마존 오지의 최후의 원시 부족도 평상시에는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껌 씹으며 다니다가 방송국 카메라 들어 오면 주섬 주섬 원시 복장을 챙겨 입는다던가요.

제가 약간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네팔인들이, 힌두교도들이 우리보다 훨씬 종교적인 삶을 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적 차이를 너무 호들갑스럽게 받아 들이는 것도 그들에 대한 존중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 여행자의 책을 읽으며 들긴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아마도 오늘 장례의 주인공(?)이었을, 먼저 보낸 할머니와의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저기 매캐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운데 여자아이가 원숭이들을 쳐다 보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원 주변에는 눈에 띄는 복장과 치장(?)을 한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일 수록 정식 승려가 아니라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구걸꾼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르여가트(화장터) 건너편에는 11개의 돌탑이 모셔진 에카더스 루드라 사원이 있습니다. 시바의 남성성기의 상징인 시바링거를 모셨다고 하는데 저게 왜 남성성을 나타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날 묵었던 하야트 호텔의 인테리어가 저 모양을 본따 만든 거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신을 태운 재와 유품과 꽃을 강물에 흘려 보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하류쪽에서 뭔가를 열심히 건지고 있습니다. 설마 고기를 잡는 건 아닐테고, 아마도 떠내려 오는 유품 중에 뭔가 쓸만한 것이 있나 살펴 보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지어 이 아주머니는 시체 떠 내려온 물에 아이를 목욕시키고 계시네요...-.- 괜찮을까 모르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버그마티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바차레숴리 사원입니다. 이곳 분들은 빨래를 그냥 길바닥에 널어서 말리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래 널어놓은 걸 쳐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순식간에 원숭이 떼가 몰려 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원숭이들이 가끔씩 무리를 지어 관광객을 공격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Posted by vincent

2008/06/19 02:30 2008/06/19 02:30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219

Comments List

  1. 유디트 2008/06/25 14:29 # M/D Reply Permalink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눈감으면 천연색으로 펼쳐지는 그곳의 풍광때문에 누군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흑흑...)

  2. 쓴소리단소리 2008/07/18 18:50 # M/D Reply Permalink

    네팔, 티벳, 인도 한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들 입니다.

  3. montreal florist 2009/11/03 14:49 # M/D Reply Permalink

    정말 멋진 여행사진 이군여, 잘 보구 가여

Leave a comment

불안정한 여정 속에 긴 비행을 마친 뒤끝이라 그런지, 전날 밤엔 꿈도 안꾸고 정신없이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더군요. 특히 상해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컨디션이 극히 안좋던 아내도 완전히 회복을 해서, 이젠 히말라야 산행에도 끄덕없겠노라고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본 하야트 카트만두의 내부 조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훌륭합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한가로이 호텔 내부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어도 좋았을 법 합니다.



중정에 도열해 있던 탑들은, 나중에 퍼슈퍼티나트(힌두교의 수많은 신 중 주신主神이라 할 수 있는 시바를  모신 사원입니다. 네팔어로 '나트'는 사원을 뜻합니다)를 가보고서 알았는데,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시바링거'를 모신 탑들을 형상화 한 듯합니다. 네 귀퉁이의 단지에 물을 담아 꽃을 띄워 놓은 정취가 그윽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채롭게도 호텔 경비를 UN PKO가 서고 있습니다. 뒤에 지나가는 UN차량이 보이죠? 이때 당시 네팔은 정부군과 마오이스트 게릴라 간의 갈등으로 정국이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도 산중에서 마오이스트 게릴라를 만납니다 기대하시라~) 불과 2~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금은 네팔공산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치적 격변을 예고하고 있지요. 세상 참 모를 일이라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통의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멋지게 해석한 이 아름다운 호텔에서는 아쉽게도 잠만 자고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오전 중으로 세계 최대의 스투파(힌두교식 불탑)가 있는 보우더나트와 네팔 최대의 시바신 사원인 퍼슈퍼티나트를 돌아 보고, 오후에는 안나푸르나 산행의 출발지인 포커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짐을 꾸려 차에 싣고, 하야트 안쪽에서 멀리 보이던, 네팔 시내 중심부에서는 좀 떨어진 보우더나트로 향했습니다. 이후로 찾는 사원의 이름은 항상 '나트'로 끝나는데요. '나트'는 네팔어로 '사원'이라는 뜻입니다. 입구로 들어서니 골목 사이로 "지혜의 눈"이 째려 보고 있네요. 보우더나트는 이러한 형식의 불탑(스투파라고 부릅니다) 중에서는 가장 큰 것이긴 하지만, 비슷한 모양의 작은 스투파는 네팔 어디를 가든지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혜의 눈"과 함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우더나트는 사원이 많은 네팔에서도 티벳 불교의 중심이긴 하지만... 사실 다신교인 힌두교에서는 불교에서 모시는 부처를 비롯 여러 보살도, 예수도, 알라도, 그저 많은 신의 하나일 뿐입니다. 사원에서 주로 모시는 신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예를 들어  여기 보우더나트에서는 석가, 다음에 찾을 퍼슈퍼티나트에서는 시바) 거기에서 어떤 신에게 참배를 드릴 지는 각자의 마음에 달린 거구요. 실제로 불탑 주위에 석가에게 예배를 하는 불당이(물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불당과는 전혀 다릅니다) 있기는 하지만 그 주위에 소소하게 다른 신들을 모시는 신전도 옹기 종기 모여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우더나트 주변에는 티베트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또 외국에서 티벳 불교를 제대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 들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승원("곰파"라고 합니다)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짧게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호텔,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도 많이 늘어서 있습니다. 성스러운 신전 치고는 번잡스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정작 네팔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더군요. 아내가 티벳 특산품을 파는 가게 앞에서 뒤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손짓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장 안에서 바라본 보우더나트의 모습입니다. 이 거대한 불탑은 오랜 불교와 힌두교의 전통에 입각한 다양한 상징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구조 자체가 만다라의 형태라고 합니다. 4개 층으로 이루어진 흰 대좌는 땅, 반원형의 돔은 물, 사방을 응시하는 눈과 13층의 첨탑은 불, 그 위의 원통형 모양은 바람, 뾰족한 작은 첨탑은 하늘... 우주를 구성하는 5가지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또 대좌는 명상, 돔은 번뇌에서의 해방을 나타내고, 지혜의 눈을 얻은 이후 첨탑의 13층은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각 단계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상징들(대부분이 숫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이 이 거대한 탑의 구조에 녹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자들이 진언을 외우며 탑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스투파를 한번 돌면 불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외운 것과 같다고 합니다. 반드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합니다. 아내와 아쇽씨도 이들을 따라 돌고 있습니다. 사원 주변에 한가로이 누워 있는 개가 많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티벳에서 오신 것으로 추정되는 승려 한분이 마니짜를 들고 스투파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마니짜는 원통형의 통 안에 불경을 적은 종이를 돌돌 말아 넣고 그 밑에 손잡이를 단 것인데요. 이걸 한바퀴 돌리면 역시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하네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가장 많고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마니짜가 있습니다. 네팔을 상징하는 공예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 기념품으로도 딱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니짜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투파(불탑) 아래에 위치한 이 마니짜처럼 큰 것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고 한바퀴 돌릴 때마다 은은한 종소리가 납니다. 사실 스투파의 지혜의 눈 위 13층 첨탑 위에 있는 거대한 원통도 일종의 마니짜입니다. 사람들이 불탑을 도는 것은 불탑 꼭대기의 마니짜를 돌리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니짜를 돌리는 건 이분들에겐 그냥 일상적인 습관과도 같습니다. 아주머니들이 마니짜를 돌리며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릉족 할머니가 역시 마니짜를 들고 영치기 영차 열심히 스투파를 돌고 계십니다. 구릉족은 네팔을 대표하는 고산족인데요. 가로로 길쭉한 네팔의 한가운데인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동쪽인 에베레스트 지역은 세르파족, 서쪽인 안나푸르나 지역은 구릉족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두 민족 모두 티베트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라 외모가 몽골계인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보다 더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알록달록한 앞치마. 구릉족 여자들은 누구나 저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 이는 어느덧 네팔의 상징물의 하나가 되어, 비행기를 타면 스튜어디스들이 종족에 상관없이 저 앞치마를 두르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티베트에서 온 젊은 승려들이 알록달록한 승복을 입고 있네요. 오른쪽 아주머니의 눈빛이 장난이 아닙니다. 네팔 아주머니들 중에는 저렇게 배를 뽈록 내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투파를 돌다가 지치면 잠시 앉아 쉬면서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주머니의 뒤로 보이는 나무 문에 화려한 문양이 보이시죠? 오랜 옛날부터 카트만두 분지에 살며 네팔 문화의 본류를 형성한 네와르族의 특기가 이러한 화려한 문양의 목각입니다. 앞으로 저런 모양을 자주 보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와 아쇽씨가 대좌 위로 올라갑니다. 코끼리 위에 탄 전사의 모습이 앙증맞지요? 대좌 위, 반구 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내 뒤로 화려한 네팔 전통 의상을 걸친 아리따운 아가씨가 지나가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불경스럽게도 스투파 대좌 위에서 데이트(?) 중인 젊은 연인들입니다. 아가씨 치마가 참 예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탑 안쪽에도 마니짜가 죽 걸려 있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마니짜를 정성스레 하나하나 일일이 돌리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탑 안쪽에는 수행 중인 불자들이 많은데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사이비가 제법 많다고 하네요. 이 아저씨도 그중 한 명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면 일부러 진지하게 법구를 만지는 척 하다가 찍고나면 시주(?)를 요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좌 위에서 만난, 이마에 띠까를 붙인 아이들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표정이 한결같이 밝아서, 참 좋은 피사체가 되어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리를 한껏 구부리고 빗자루로 열심히 탑주위를 청소하는 아주머니. 예전에 읽은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책이 생각 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릉족 할머니 한분이 제가 사진을 찍고 있는 걸 알고는 엄청 쑥스러워 하면 황급히 도망치십니다. 괜히 제가 미안해 지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좌 위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가 대좌 아래에서 탑을 올려다 보고 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탑 아래 가게에서 팔고 있는 형형색색의 기념품과 법구法具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Posted by vincent

2008/05/12 23:57 2008/05/12 23:57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199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99

Leave a comment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다행히 다음날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공항을 떴습니다. 과연 별 사고 없이 네팔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기내에서 받은 출입국 신고서를 보니, 이채롭게도 표지에 히말라야 사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인쇄 상태가 상당히 조잡하긴 했지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공에서 내려다 보니 말굽 모양으로 구부러진 거대한 강이 내려다 보입니다. 저게 오랜 세월 동안의 침식 작용에 의해 저렇게 구부러지는 거고 몇 만년 정도 더 진행 되면 굴곡이 더 심해 지면서 가운데 부분이 섬으로 떨어져 나간다는 얘기를 예전에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불구불... 비행기가 나는 까마득한 상공에서 저 정도 크기로 보이려면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강일텐데, 갠지스 강 정도였을까요? 잘 모르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니콘 D80을 구입한지 얼마 안 되어 바로 신혼여행길에 투입한 관계로, 비행기 안에서도 여러 번 셔터를 눌러 가며 test를 했습니다. 구름 사진이 멋지게 나왔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략 여섯 시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서서히 하강을 합니다. 구릉 위로 마을의 모양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게 다 해발 2~3000m 위에 있는 마을 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팔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트리부번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담한 모습입니다. 활주로 사이로 수풀이 무성한 것이 무슨 시골 버스 터미널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국장의 모습. 소박한 공항이지만 세계 각지의 인종들이 북적거려 드디어 네팔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합니다. 지금부터 올리게 될 사진에는 대부분 구석에 조그맣게 아내의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앞서 적었듯이 옷을 제대로 안 가져가서... 거의 똑같은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제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내는 '월리를 찾아라!' 네팔 판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국장을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가 인사를 하며 금잔화 다발을 목에 걸어 줍니다. 색이 아주 이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제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몇장 없습니다. 그중 첫장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분은 저희 여행의 히말라야 트레킹 구간을 내내 함께 동행해 주신, 구미에서 한의원을 하신다는 허선생님이십니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구수한 사투리, 걸죽한 입담을 과시하시는 허선생님 덕분에 힘든 트레킹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중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셨다는데 2년이 지났으니 이제 공개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첫날 숙소인 카트만두 하야트로 옮겼습니다. 호텔 밖으로 멀리, 다음날 방문하게 될 네팔 최대의 스투파(불탑)인 보우더나트가 석양에 비쳐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텔 밖의 초라한 시내와는 대조적으로 하야트 내부는 상당히 호사스럽습니다. 꽤나 고급스러운 풀장이 있지만 네팔에 와서 수영할 생각은 못했기 때문에,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충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인 터멜 지구 한켠에 위치한 한국 식당 "소풍"을 찾았습니다. 시인 김홍성 님이 아내와 함께 운영하던 식당인데, 아내가 얼마 전에 간암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돌아 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찮게 신문을 보고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몰랐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가 저희 가이드인 아쇽 씨와 함께 네팔과 한국의 관계 등에 대해 이것 저것 묻고 있습니다. 아쇽 씨는 깜짝 놀랄만큼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교양을 갖추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와 표현을 사용합니다. [fn]적다보니 영어는 문법이 아니라 소통이라며 미국에서 엉터리 영어로 많은 사람들을 쪽 팔리게 만든 모모 비즈니스 프렌들리 대통령 님이 생각나는 군요 이때 당시만 해도 그런 양반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 [/fn] 친척 중에 장관을 비롯해서 고위 공직자가 많은 아주 좋은 집안 출신으로, 네팔의 유일한 종합 대학인 트리부번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건너와 바느질 공장 등에서 일하는 등 20대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다고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에 관련한 법안 작성에 참여한 적도 있고 이주민 다문화 가정의 복지정책에 대한 대정부 질의를 작성한 적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의 현실에 무척 관심이 많지요. 저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악덕 기업주들의 얘기를 전해 들은 경험이 있는지라, 과연 그러한지 궁금해 지더군요. 물론 우리 앞이라 그렇게 얘기한 것도 있겠지만, 아쇽 씨의 경험으로는 그런 나쁜 고용주들은 극소수라고 하네요. 오히려 같이 일하던 한국인 직원들과 비교해 봐도, 한국인들이야 의료 보험도 있고 해서 혹여 아프더라도 알아서 대처가 가능하지만[footnote]그런데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ㄷㄷㄷ[/footnote] 이주노동자들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고용주들이 더 신경을 써주더라, 악덕 고용주가 있다는 소리는 자기도 많이 들어 봤지만 그런 사람한테 걸린 사람들은 아주 운이 나쁜 사람들이다, 라는 겁니다.

서빙을 하던 종업원은 구릉족 출신의 아가씨입니다. 네팔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크게 보면 히말라야 남쪽인 인도 쪽에 가까운 사람들과 히말라야 북/서쪽인 티벳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발 3~4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사는 고산족들은 대부분 안나푸르나 지역에 많이 사는 구릉족과 에베레스트 지역에 많이 사는 쉐르파 족입니다. 두 종족 모두 티벳 계열로 우리나라나 몽고 인종과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소풍"의 메뉴는 김밥이나 라면, 된장찌개, 비빔밥 등 우리나라 동네 식당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가격은 4~6000원대 정도인데, 현지인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요. 말하자면 네팔에서 한식당은, 네팔인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찾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급 요리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을 이끌고 한국요리를 먹으러 온 네팔인 엄마가 있더군요. 호기심이 생겨 아쇽 씨를 통해 물어 보니 특별히 한국과 관계가 있는 가족은 아닌데, 우연찮게 한국 요리에 맛을 들여 한달에 한두 번씩은 찾는다고 하네요. 비싼 한국 요리를 이렇게 자주 먹을 정도면 꽤 사는 집 아니냐, 고 아쇽 씨에게 재차 물었더니, 네팔 사람들은 낙천적인 성격들이 많아서 돈 생기면 먹어 없애는데 지출을 해버리지 저축 같은 걸 잘 안한다, 그러니 특별히 부자집은 아니라도 비싼 외국 요리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고 나름의 평을 합니다.

양해를 구하고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날 상해에서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만, 여행 중에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에는 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권에 따라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사진을 찍히는 일에 거부감을 가질 수가 있으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사를 마치고 돌아 오니 너무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잤습니다. 카트만두 하야트의 내부는 네팔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많이 차용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전통적인 미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Posted by vincent

2008/05/04 01:43 2008/05/04 01:43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198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98

Comments List

  1. 매디드 2008/05/06 22:39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에 들어올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뭐하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와이프가 보기 전에 얼른 댓글 달고 자야겠습니다.

    곽선생님, 다녀오시면 같이 수다 한번 떠시죠. ^^

Leave a comment
앞서 적은 것처럼 지금은 인천-카트만두를 주 1회 운항하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지만, 2년 전 저희가 신혼여행을 떠날 때만 해도 그런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국 동방항공 편으로 상해로 가서 거기서 비행기를 갈아 타야 했는데요. 문제는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상해를 거쳐 카트만두로 들어 가는 로얄네팔항공의 비행기가, 오사카에서 고장으로 뜨지 못했다는 얘기를 상해에 도착해서야 듣게 되었다는 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아내가 일에 치여서 결혼식 전날까지 야근을 하고서는 결혼식 치르자마자 앓아 눕는 바람에 신혼여행 취소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의 상황이었던지라, 만약 그대로 네팔로 가서 바로 산에 들어 갔더라면 더 큰 탈이 났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군요. 예기치 못한 일정 지연이 돌이켜 보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싶지만 당시에는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 저 모두 상해에는 그전에도 와본 적이 있었지만 상황이 꼬이는 바람에 고생했던 기억들을 갖고 있었구요. (저는 심지어 상해 푸동 공항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 타려다 놓치는 바람에 가방까지 통째로 잃어 버린 적이 있다니까요 ㅠㅠ)

어쨌건 방법이 있나요. 항공사에 임시로 잡아 준 호텔에서 쉬면서, 상해 요리나 한끼 맛있게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일부러 돈써서 상해로 관광 오는 분들도 있잖아요.

당시나 지금이나 한 5~6년 전에 출장 다니던 때나, 상해는 항상 도시 전체가 공사 중입니다. 저희가 임시로 묵은 호텔 바로 앞에도 뭔가를 열심히 지어 올리고 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낮에 호텔에서 쉬다가, 해진 뒤에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허름한 가판대. 큰 도시에는 어딜가나 이런게 있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이죠. 별 의미 있는 사진은 아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서 적은 것처럼 아내가 결혼식 끝나자마자 쓰러지는 바람에... 여행짐을 제가 쌌습니다. 출장을 자주 다니던 저의 짐싸기 원칙은 첫째도 간편, 둘째도 간편이죠. 그러잖아도 지쳐서 얼굴이 초췌한 데다 옷도 제대로 못 챙기는 바람에 꾀죄죄하다고, 아내는 신혼여행 사진에서 자신이 나온 것들을 다 지워주길 원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때나 지금이나 이쁘기만 한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뒤에 보이는 건물은 극장과 오락시설, 상가들이 밀집한 건물이었는데 "백락문"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네요. 이 문을 통과하면 백가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인가요.





같이 상해에서 발이 묶여 버린 한국 여행객 몇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요. 누군가가 최근에 상해 관광에선 해물 샤브샤브가 유행이라더라는 얘기를 하셔서 호텔 근처에서 그런 요리를 할 것 같은 식당에 들어 갔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괜찮은 선택이었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선한 해산물을 꼬치에 꽂아 접시에 내오고 이를 육수에 담아 데쳐서 먹습니다. 꽤 맛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샤브샤브를 먹은 식당의 외관입니다. 맛있게 먹은 기념으로 식당 내부를 한컷 찍으려고 카메라를 치켜 드는 순간, 식당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저를 째려 보더군요. 식겁해서 바로 깨갱 카메라를 내렸습니다. 물론 허락도 없이 사람들의 얼굴이 노출되는 사진을 찍으려 한 제가 예의가 없었던 건 사실입니다만, 여하간 중국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화도 시킬 겸 거리를 걷는데 보도 블록에 그럴싸한 필체로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늬가 새겨져 있는 건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니가 자꾸 지워져요. 알고 보니 물로 쓴 글씨더군요. 잠시 후에 옆에서 지켜보던 어떤 아가씨가 바께쓰에 물을 채워 들고 오더니 빗자루처럼 생긴 붓으로 다시 지워지거나 말라 버린 글씨를 적어 넣더군요. 심심해서 하는 짓으로 보기엔 글씨체가 너무 유려하던데 (중국 사람은 다 저렇게 한자를 잘 쓰는 건가...?) 거리 예술의 일종인지 아니면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었던지... 타이밍을 놓쳐서 물어 보진 못했는데 지금도 궁금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Posted by vincent

2008/05/03 02:53 2008/05/03 02:53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197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97

Leave a comment

신혼여행 Day 0: Prologue

2년전 결혼한 저희 부부는 신혼여행을 히말라야로 다녀왔었습니다. 2주 간의 일정으로 네팔에 가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내려와 네팔의 숨어 있는 관광지들을 돈 뒤 돌아 오는 길에 홍콩에서 2박을 하는 일정이었지요.

모름지기 신혼여행이라고 하면 철저히 휴양을 목적으로 해서 발리라든지 푸켓이라든지 몰디브라든지  이름난 휴양지의 리조트에서 묵거나, 아니면 유럽이라든지 호주라든지 볼거리 할거리 얘깃거리 많은 여행지를 돌며 추억 거리를 만드는 것이 보통의 선택이겠죠. 뭐 딱히 남들과 다른 특별한 뭔가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구요. 저의 경우 그 당시만 해도 일 때문에 해외 출장을 굉장히 많이 다니던 시절이라 각국의 웬만한 도시는 대부분 가 봤었기 때문에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었고, 아내도 휴양지는 결혼하고 나서 해마다 최소한 한번 씩 꼭 데려가겠다는 저의 약속에 넘어가 흔쾌히 동의를 했기에[fn]이 약속은 최소한 결혼 3년 차인 지금까지는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푸켓의 한 호텔에서 적고 있으니까요 ^^[/fn] 결국 흔치 않은 신혼 여행지를 택하게 된 거지요. 애초에 저희 부부의 신혼 여행 후보지 목록에는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것 외에 아프리카 케냐로 가서 사바나 체험하기, 두바이로 가서 캐러반 타고 사막 체험하기, 몽고로 가서 초원에서 별보기 등등이 올라 있었는데요. 아프리카는 저희랑 비슷한 시기에 많은 화제를 뿌리며 결혼한 노현정-정대선 커플이 신혼여행지로 잡았다는 소문이 있어 왠지 따라 하는 것 같은 느낌에 취소했고[fn]정작 그들은 하와이로 갔다는...-.-;;[/fn], 나머지 세 곳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먼저 생각했던 네팔로 최종 낙착을 보게 됐었습니다. 비록 신혼여행지로 간택받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다들 짧은 일정이나 웬만한 각오로는 쉽게 찾기 힘든 곳이지만, 케냐, 두바이, 몽고도 우리 부부가 언젠가는 꼭 함께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아 있어요.

그건 그렇다치고 왜 2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신혼 여행기를 올리냐 하면요... 그냥 게으름의 소치죠 뭐. 굳이 변명을 하자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에 복귀한 직후부터 거의 매일 아 블로그에 신혼여행기 올려야 하는데 올려야 하는데 계속 생각은 해 왔었지만, 짧지 않은 일정이었고 결혼 직전 장만한 Nikon D80 카메라와 18-200 VR 렌즈로 3천장이 넘게 사진을 찍었는데다 무엇보다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추억이 담긴 여행이었다보니, 이게 짤막한 여행기로 끝낼 수 있는 내용이 아니겠더라구요.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직접적인 계기 중 하나도 이전에 사용하던 싸이에 올리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이었기 때문인데 말이죠.

어쨌거나 인간의 기억이란게 무한한 것이 아닌지라 아무리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 어제처럼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준다고는 해도 더 이상 미루다가는 영영 못 적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아내와 푸켓에 여행와 있는 동안에 가급적이면 틈틈이 많이 적어 두자,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게 한개의 포스팅에 적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니 가급적이면 일정을 따라 나눠서 올리자는 생각도 했구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네팔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상하이를 거쳐서 가야 했었는데, 지금은 대한항공에서 주 1회 직항편을 운항하는 모양이더군요. 그 때에 비해 지금은 네팔에 다녀 오셨거나 아니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다녀 올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늘어나셨을 걸로 생각됩니다.  제가 적으려고 이 장황한 여행기가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많은 독자들께 지루하게 느껴지겠지만, 혹 네팔과 히말라야와 거기서 만날 수 있는 거대한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는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Posted by vincent

2008/05/03 02:37 2008/05/03 02:37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196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96

Leave a comment

남도 맛기행④ 셋째날 : 전주

양사재가 좋은 점 중 하나는 아침식사가 숙박에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주인 아저씨가 차려준 정갈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전주 시내(주로 한옥마을 내였지만)를 돌아다녔습니다.

전주 음식하면 떠오르는 건 첫째 비빔밥이고 둘째는 콩나물국밥이지요. 남도 맛기행 마지막 날 점심식사는 콩나물국밥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전주에서 유명한 국밥집은 '삼백집'과 '삼일관'인데, 둘이 나란히 붙어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교회를 다녀온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붐비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콩나물국밥은 서울 사람들도 워낙에 좋아하는 음식인지라... 전주에서 유명한 집이지만 서울에서 아주 잘하는 집과 비교해 수준이 비슷한 정도입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모주'라는 한잔에 천오백원인가 2천원인가 하는 더운 술입니다. 막걸리 비슷한 맛에 걸죽하고 달작지근 한 것이 묘합니다. 전주 분들은 해장으로 모주를 드신다는 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숙소로 돌아오는데 유명한 전동성당을 해를 등지고 찍었더니 후광처럼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건물 중 하나로 꼽히는 전동성당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한옥마을 내의 경기전과 공예품 전시장 등등 돌며 배를 꺼뜨린 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하러 '전주향'이라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 식당은 이번 여행에서 가본 식당 중 유일하게 미리 찍어두지 않고 순전히 지나가다 외관이 예뻐서 들른 곳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굿초이스였습니다. 게장 정식을 시켰더니 게장과 참게탕이 나오는데 맛이 끝내 주더군요. 보기엔 짤듯한데 전혀 그렇지 않고 삼삼하니 담백한 맛이 그만이었습니다. 국물도 시원했구요. 나올 때 게장 몇인분을 추가로 시켜서 포장해서 가져 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장은 맛도 맛이지만 담아 내온 센스도 일품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도 만족스럽게 배불리 먹고, 돌아 오는 기차 시간까지 '고신'이라는 찻집에서 녹차 케잌과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일 관계로 혹은 여행 삼아 세계 여러 나라의 웬만한 도시들은 빠짐없이 다녀본 편이지만, 역시 우리나라 만큼 좋은 곳은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걸 절실하게 느끼는 건 또 제가 그만큼 외국을 다닐만큼 다녀봤기 때문이겠지요.

여러분 우리 돈 모아서 아파트 사는데 쏟아 붓느라 헉헉대지 말고 열심히 여행도 다니고 문화 생활도 하면서 영혼을 살찌우며 살자구요... 아무리 세상이 물신주의에 빠져 있고 투기돈과 재테크가 지고지선의 가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이땅박 대통령 당선으로 그런 분위기가 더 심화될 예정이라고 해도, 아파트에 영혼을 팔아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정말로 세상은 넓고도 좁으면서 할것도 많고 보고 즐길 것도 많거든요. 정말루요.

Posted by vincent

2007/12/23 00:01 2007/12/23 00:01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55

Trackbacks List

  1. 남도 맛기행 첫날 : 목포 - 순천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7/12/23 00:08 Delete

    원래 이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아내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올리고 또 내 일과 직/간접으로 관련있는 몇가지 주제들 특히 enterprise computing 내지는 기업내 IT, 그리고 영화나 음악에 관련된..

  2. 남도 맛기행 둘쨋날 : 순천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7/12/23 00:08 Delete

    남도 맛기행 둘쨋날 - 아침일찍 숙소를 나와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선암사 가는 길에 있는 "진미기사식당"이 순천에서 싸고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지요. 간판 옆에 조그맣게 "언는 옷..

  3. 남도 맛기행 둘쨋날 : 전주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7/12/23 00:09 Delete

    순천에서 생애 최고의 점심을 먹은 뒤, 다시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했습니다. 전주는 전통문화와 음식맛으로 한반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예향이죠. 자부심도 대단합니다.하지만 솔직히 ..

Comments List

  1. 박현숙 2007/12/23 17:14 # M/D Reply Permalink

    멋있는 분들이네요.
    저도 따라 해봐야겠어요

    1. 빈센트 2007/12/23 19:14 # M/D Permalink

      틀림없이 좋은 경험이 될거에요 ^^

  2. 박찬홍 2007/12/24 04:03 # M/D Reply Permalink

    간만에 산뜻한 글 잘 읽었다. 친구의 글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잡지에서 우연히 시선을 끄는 좋은 article을 발견해서 읽은 느낌이 드네. 1년 전의 일을 이렇게 상세히 기억해서 쓴 걸 보니 너의 기억력(혹은 기록하는 습관)도 놀랍고. 올해도 멋진 여행 하길. 아..남도 맛기행. 언제쯤 해 볼 수 있을까? :)

    1. 빈센트 2007/12/24 14:38 # M/D Permalink

      그동안 텁텁한 글만 올려서 미안했다...

      기억력이 좋거나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 건 아닌데,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면 그때의 감흥과 기억이 되살아 나는 거지. 그래서 좋은거 아니겠냐.

      빨리 애기들 데리고 들어 와라 네 동생이 배신때린 남도맛기행 너하고라도 가게

  3. 한규일 2007/12/27 11:56 # M/D Reply Permalink

    글솜씨가 그동안 더 늘었구나... 원래 잘 쓰기도 했지만 암튼 꾸준히 '퍼블리시(?)' 한 덕분이려니 싶다. 정말 여기 있는 여정 그대로 따라만 가도 너무너무 기억에 남을 추억 여행이 되겠거니 싶어 이번에 같이 못 하게 된 게 계속 아쉽구나. 너는 그럴 줄 알았다고 했지만 당장 낼모레 동현이 재롱잔치부터 내가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줄어들어 내 스스로 씁쓸할 때가 많다. 너도 꼭 띠동갑 아기 만들어서 형님하시는 말씀이 뭔 소린가 체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축원하는 바다..^^;

    1. 빈센트 2007/12/27 15:35 # M/D Permalink

      반드시 띠동갑 아기를 만들어서 맨날 아기 핑계 가족 핑계만 대는 너희들에게 인생을 가족과 더불어 즐겁게 사는게 어떤 건지 가르쳐 주도록 하마

  4. kikig 2007/12/27 18:48 # M/D Reply Permalink

    오.... 저도 한번 꼭 가봐야겠습니다.

    1. 빈센트 2008/01/21 14:50 # M/D Permalink

      떠나기 전에 형님에게 조언을 구할 것...

Leave a comment

남도 맛기행③ 둘쨋날 : 전주

순천에서 생애 최고의 점심을 먹은 뒤, 다시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했습니다. 전주는 전통문화와 음식맛으로 한반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예향이죠.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솔직히 이번에 목포 순천 전주를 차례로 찾아 나름 그 지역의 소문난 맛집을 찾아 본 느낌은, 목포와 특히 순천의 경우 아 정말 이런 맛은 서울에선 절대로 먹을 수 없다, 였는데 전주는 아 정말 맛있기는 한데 서울에서도 아주 잘하는 집에 가면 이 정도는 먹을 수 있겠다, 라는 거였습니다. 그만큼 전주의 음식은 서울에도 많이 전파가 되어 있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전주 음식은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한데 목포나 순천의 음식은 투박한 지역 정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느낌이라, 역시 뭔가 좀 다르다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주의 음식맛이 목포나 순천의 그것보다 떨어진다는 거냐면 그건 절대로 아니구요. 이런 얘기를 김빠지게 도입부에 미리 적어 놓는 이유는, 이후 특정 식당에 대한 얘기를 적으면서 이런 멘트를 달아 놓으면 마치 제가 그 식당에 실망한 듯한 느낌을 줄까봐 입니다.

각설하고, 전주에는 한옥 마을이 유명하죠. 규모가 꽤 크고 (제법 넓은 지역에 걸쳐 있습니다) 사시사철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습니다. 민박집들이 많은데 저희 부부가 묵은 곳은 그 중에서도 '양사재'라는 곳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나가다 그냥 맘에 들어서 들른 곳이 아니라 여행 계획짤 때부터 찜해 두고 있던 곳입니다. 전주를 코스에 넣은 이유 중 큰 역할을 했죠. 왜냐면 이곳이 전주 한옥 마을의 많은 아름다운 한옥 중에서도 몇 안되는, 옛날식 땔나무로 구들장을 때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들장은 손님이 들기 적어도 반나절 전부터 불을 때기 시작해야 따뜻해 집니다. 또한 불을 끄고 나서도 며칠 동안은 아늑한 온기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옛분들은 기별을 받으면 미리부터 일찌감치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고, 손님이 떠난 뒤에도 구들장의 온기가 오래 오래 남아 있곤 했던 거지요.


어익후 우리 여행의 목적은 전통 문화 체험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한 것이었죠.
전주하면 역시 비빔밥! 비빔밥 어느 집이 맛있냐고 양사재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 보니, 전주에서는 비빔밥은 아무 집에나 가도 다 맛있다며(역시 대단한 자부심...) 시청 근처에 몇 군데를 소개시켜 주시더군요. 제법 규모 있어 보이는, 주인 할머니가 무슨 명인 뭐 이런것도 받았다는 비빔밥집을 찾았습니다.


전주 음식은 맛도 뛰어나지만 보기에도 여간 이쁜 것이 아닙니다. 밥을 비벼서 모양을 망가뜨리기가 아까울 지경입니다. 투박한 순천의 음식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옥마을 안에는 운치 있는 전통 찻집들이 많습니다. 뭐랄까 서울에도 흔히 있는 전통 찻집과는 좀 다른, 정말 제대로 된 "전통" 찻집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중 '교동다원'이라는 곳에 들어가 우리밀 과자를 곁들여 '황차'를 마시며,(아저씨가 네팔에서 가져왔다고 자랑을 했는데 우리가 3달 전에 네팔을 다녀 왔다고 반갑게 얘기하자 약간 당황하시더군요 정작 그분은 네팔에 가본 경험이 없으신 듯 ㅎㅎ) 여유롭게 한참을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눈 뒤에야, 호롱불 켜고 우리를 기다리는 양사재로 돌아 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날은 길지 않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벌써부터 아쉽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vincent

2007/12/22 13:48 2007/12/22 13:48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54

Comments List

  1. 매디드 2007/12/23 21:41 # M/D Reply Permalink

    정치 관련 글들이 없어서인지 벌써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곽선생님은 잊고 블로그 원래의 취지로 돌아가시는 중이지만,
    저는 아직도 오마이뉴스, 서프라이즈 등을 돌아다니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무언가 다른 관심거리를 찾아야 할것 같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지난 간(?) 이야기 들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1. 빈센트 2007/12/24 14:33 # M/D Permalink

      마음 다스려야죠 어쩌겠습니까...
      소주 한잔 하기 되게 어렵네요 ㅎㅎ

  2. 황상철 2008/01/03 11:00 # M/D Reply Permalink

    겨울 한옥마을 여행이라 운치있네요. 멋을 아는 분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 빈센트 2008/01/10 13:30 # M/D Permalink

      아니 한옥마을은 그냥 덤이었고 주목적은 맛있는거 먹는 거였습니다...^^

Leave a comment

남도 맛기행② 둘쨋날 : 순천

남도 맛기행 둘쨋날 - 아침일찍 숙소를 나와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선암사 가는 길에 있는 "진일기사식당"이 순천에서 싸고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판 옆에 조그맣게 "언는 옷쑈이" (어서 오세요)라고, 구수한 남도 사투리가 적혀 있습니다.

돼지두루치기 1인분 5천원... 이 푸짐한 한상이 단돈 만원입니다. 두껍게 썬 돼지고기의 맛이 일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춥고 햇볕이 짱짱한, 제가 좋아하는 전형적인 겨울 아침 날씨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암사 입구 주차장 매점에는 산행을 나온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난롯불을 쬐고 계셨습니다. 비교적 젊은 축인 저희 부부에게 관심도 많이 보이시고... 난롯불에 굽던 고구마도 주시더군요. 어찌나 맛있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들어가는 길목에 재밌게 생긴 장승들이 있더군요. 이게 웬 스머프야 했는데 18세기 것이라고 합니다. 조상님들의 센스와 유머 감각이 느껴지시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암사 입구의 승선교입니다. 승선교 아치를 통해 암자를 바라 봐야 정말 멋진 사진이 나오는데 그러려면 화면 왼쪽 아래 붉은 점퍼 입으신 분처럼 개울로 내려 가야 하는지라... 아내가 말려서 못 찍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암사 경내의 모습들입니다. 이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한옥의 '선'이라는 것에 슬슬 감이 잡혀 가면서, 비슷해 보이는 일본이나 중국의 건축물에 비해서 우리의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조금씩 알아 가는 느낌입니다. 오죽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이 끝나는 가을에는 아예 북촌 한옥마을로 이사를 갈 방법까지 궁리 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님들도 스카이라이프를 보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웅전이 그리 크지 않고 대신 작은 암자가 여러 채인데, 다들 나름의 운치를 갖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화장실인 선암사 뒷간입니다. 지은지 백년 정도 되었다는데, 간지가 장난이 아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부도 깨끗합니다. 아래가 깊어서 그런지 분명히 사용한 흔적은 있는데 냄새가 안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뒷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언덕에 걸쳐 있는 구조... 이 그럴싸한 건물이 뒷간이라고 누가 생각하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암사를 나와 버스를 타고 순천 시내로 돌아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찾은 곳은 순천에서도 가장 맛있는 한정식집이라는 대원식당.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남도 쪽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꼭 들르곤 하던 곳이라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통한옥은 아니지만 오래된 냄새가 풀풀 나는 집의 구비구비를 돌아 뒷방으로 안내해 줍니다. 남도에서 한정식을 드셔 본 적이 있는 분은 알겠지만, 빈방에 앉아 구들장에 엉덩이 지지며 기다리고 있으면 음식을 상째로 가져다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요. 아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오빠 사진 다 찍었어? 이제 먹어도 돼? 라며 보챕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둘다 이성을 잃고 한참 정신없이 먹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깨끗이 비운 밥공기 2개가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아니 이거 어떻게 된거야. 내밥 누가 다 먹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날 저녁에 먹은 회에 딸려온 꼬막이, 제가 먹어 본 단품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고 적었었는데, 한상 차림으로 따지면 정말 이날 순천 대원식당에서 먹은 점심상이 최고의 성찬이었습니다. 아 그때 생각이 나면서 다시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하네요.

이제 저녁을 먹으러 다시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vincent

2007/12/22 13:44 2007/12/22 13:44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53

Comments List

  1. 리야 2007/12/24 13:03 # M/D Reply Permalink

    아..올해 또 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는데..아쉽게 되었네요..봄에 남도는 더 감칠맛납니다. 우리 그때 또 시도해봐요..

    1. 빈센트 2007/12/24 14:36 # M/D Permalink

      그러게 말야 우리끼리 목포 가서 낙지나 먹고 와야지 뭐~ 약속 펑크낸 인간들 씹으면서~

  2. 최미정 2007/12/24 15:14 # M/D Reply Permalink

    ㅋㅋ 언능오쑈이~~는 언능이 빨리라는 뜻이고 오쑈이는 오라는 말입니다..
    빨리 오라는 이야기 이지요....
    ㅋㅋ
    순천 시청 근처에 금빈회관이라는 한정식 집이 있습니다.
    떡갈비로 엄청 유명한 집입니다.. 이집도 한상차림 식당입니다.
    다음에 다시 또 순천에 들르신다면.. 금빈회관도 괜찮을 듯...ㅋㅋ
    저두 지금은 화성에 있지만... 가끔 여수 집에 내려가면
    식구들과 들르는 곳이지요..
    답답한 회사 생활에 눈이 피로했는데.. 덕분에
    고향 구경 실컷하고 갑니다...메리 크리스마스....^^

    1. 빈센트 2007/12/24 15:37 # M/D Permalink

      오오 금빈회관 꼭 기억하겠습니다 하지만 대원식당에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지라... 다시 순천 가면 갈등하게 되겠는걸요.

      여수도 가보고 싶은데 이때는 일정상 할 수없이... 다음번 남도 여행 때는 강진, 담양, 여수를 꼭 넣으려구요

Leave a comment

원래 이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아내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올리고 또 내 일과 직/간접으로 관련있는 몇가지 주제들 특히 enterprise computing 내지는 기업내 IT, 그리고 영화나 음악에 관련된 얘기들을 올리기 위한 거였는데... 대한민국이 미쳐 돌아 가는 꼴을 보고 참을 수 없어서 맺힌 말들을 풀어 내다 보니 어떻게 정치 블로그 비슷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대선도 끝났으니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죠. 그 첫 포스팅은 작년 이맘때 아내와 함께 목포-순천-전주를 돌아 다녀온 이른바 남도 맛기행! 올해는 친구 커플들과 그들의 아이들까지 엮어서 같이 가보려고 합니다.

아침에 KTX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하니 점심 녘에 도착하는 군요. 목포는 KTX 호남선의 종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리 조사한 정보에 따라 낙지가 유명한 목포에서도 가장 맛있다는 낙지집인 독천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역에서 멀지 않더군요. 이웃에 '암뽕김치찌개'가 있는데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아내가 말려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구에는 "남도음식축제 대상 수상 업소"라고 붙어 있는데, 안에 들어 오니 여기 저기 방송 출연한 사진들이 죽 붙어 있습니다. 지난 번에 아내와 홍콩에서 맛집 찾아 돌아 다니면서 느꼈던게, 홍콩에서는 요리경연대회 같은 걸 정말 많이 하는구나... 하는 거였어요. 웬만큼 한다 하는 식당들은 전부 무슨대회 1등, 무슨 축제 대상 뭐 이런걸 줄줄이 갖다 놓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의 맛집 프로그램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이때 돌아 다니면서도 느꼈지만 지역에 소문난 음식점들에 가보면 대부분 방송 출연한 내역들 또는 언론에 소개된 내용들이 훈장처럼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연포탕이 1,3000원이고 낙지비빔밥은 8,000/10,000(특)원입니다. 연포탕과 낙지비빔밥을 시켰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잠시후 나온 낙지비빔밥입니다. 새빨간 것이 먹음직스럽죠? 그런데 막상 먹어 보면 신기하게도 전혀 맵지가 않아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식당 뿐 아니라 남도맛기행을 하면서 가본 다른 식당들에서도 느낀 것이, 다들 굉장히 깊은 맛을 내면서도 전혀 맵거나 자극적이지가 않아요. 다만 이런 깊은 맛을 타지 사람들이 흉내 내려면 양념을 이것저것 많이 넣어서 어쩔수 없이 맵고 짜고 할 수밖에 없겠구나, 남도 음식이 자극적이라는 오해는 그래서 생긴 거구나... 싶더군요. 이때 이후로 오로지 매운 맛으로만 승부하는 무교동 낙지 골목은 다시는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아 글을 적으면서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밥을 비비며 행복해 하는 아내의 표정입니다. 지금 아무 생각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포탕은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약간 실망했지만, 국물의 깊고 시원한 맛은 그런 실망을 금새 날려 버립니다. 푸짐하게 들어 있는 낙지가 워낙에 쫄깃하니 오동통해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씹히는 맛이 그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목포항에서 아내와 한컷. 이 여행에서는 유달리 이런 비슷한(그리고 약간 어색한) 구도가 많은데, 이전에 다녀온 네팔 여행에서 제가 경치와 아내의 모습을 찍는데 열중하느라 정작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은 몇장 없어서 아내가 많이 아쉬워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삼각대를 가져가서 틈만 나면 커플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이후 택시를 타고 돌면서 유달산도 가고 조각공원도 가고 했는데 잠깐 돌아서 그런지 관광지는 뭐 딱히 볼건 없고, 오히려 시내 전체가 아담하면서 정겨운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다른 커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부부도, 예를 들자면 남부 프랑스의 시골 마을 같은데서 몇달 정도 조용히 지내면서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다 돌아 오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문득 굳이 말도 잘 안 통하는 유럽에 갈게 아니라 목포 정도에서 한 반년 정도 여유 있게 지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가끔 지루해지면 서울에 KTX 타고 다녀올 수도 있고요. 언젠가는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목포에서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목포 -> 순천행 무궁화 호에 올랐습니다.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로 여유 있게 달리는 기차를 타고 남도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아내랑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무척 좋았었습니다. 다음주에 떠날 예정인 2차 남도맛기행에서는 아기들도 있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로 이동할 계획이라... 기차 여행의 묘미는 없겠지요. 아쉽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순천에서의 계획은 일단 순천만으로 가서 저 유명한 낙조를 감상하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순천역에서 내리자마자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 탔는데도 불구하고 도착할 즈음에는 거의 끝물이었습니다. 급히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지만 좋은 사진이 못나와 아쉽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의 뒤로 바닷물이 얼어 있는게 보입니다. 유달리 추웠는데 아내가 이때 감기가 걸리는 바람에 여행하는 내내 그리고 다녀와서도 꽤 고생을 했더랬습니다.

작은 포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와온회집'이라는 곳에 들어가 잡어회를 시켰는데(동네 이름이 와온면입니다), 메인 디쉬인 회 보다는 오히려 꼬막이 너무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까 먹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벌교/순천의 꼬막맛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외서댁의 거시기를 음란하게 빗대는 대사가 등장하면서 특히 유명해 졌지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그냥 쪘는데도 머금고 있던 바닷물이 짭조름한 맛을 내면서 너무 너무 찰진 향이 입안에 그득 퍼집니다. 한 상 요리가 아닌 단품 요리로 따지자면 여지껏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너무너무 맛있는 꼬막요리를 대접해 주신 주인 아저씨랑 사진 한장. 뒤에 걸린 사진은 아저씨가 직접 찍으신 거랍니다. 순천만은 낙조가 끝내 주는데다 갈대밭이 무성하고 철새의 도래지인 관계로, 항상 프로/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달력 사진 그럴싸하게 빠지는 슈팅 포인트입니다. 아저씨는 사진 이외에도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풍류 가인이십니다. 해마다 찾아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올해도 지킬 수 있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서울을 출발하여 목포항에서 낙지로 점심을 먹고 순천만에서 회와 꼬막으로 저녁을 먹은 남도맛기행의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둘째날 순천-전주 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적도록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vincent

2007/12/22 12:16 2007/12/22 12:16
, ,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148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48

Comments List

  1. 지인 2007/12/23 21:38 # M/D Reply Permalink

    늣은 나이에 큰맘 먹고 남편과 여행을 갈려고 행선지를 목포로 정했는데
    목포에 데해 아는게 없어 걱정 했는데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여행을 많이 하신다니 앞으로도 좋은 정보 많이 부탁드려요

    1. 빈센트 2007/12/24 14:32 # M/D Permalink

      목포 근처 강진 쪽도 맛있는 식당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빌어요~ ^^

    2. 최혜란 2008/10/12 23:41 # M/D Permalink

      횟집사장님이 순천만 횟집으로 옮겼네요~~와온횟집에서 100m터 위로 올라가면 회타운건물 있는데 방파제에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순천만 횟집 (061-723-9556) 입니다,,,전화주시고 다시 찾아 주세요~~~~

    3. 빈센트 2008/10/13 04:02 # M/D Permalink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2년째 못 지키고 있네요...:)

Leave a comment

안나푸르나



3천 개가 넘는다는 돌계단을 허우적대며 올라 가던 중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계곡 사이로 위용을 드러낸 안나푸르나 봉의 모습은... 뭐랄까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압도적인 뭔가를 품고 있었다. 이 때 먹은 감동의 약발이, 한동안은 지속될 것 같다.

이번에 큰맘 먹고 장만한 Nikon 18-200mm VR 렌즈(최근 몇년간 구입한 물건들 중 "비싼 값 하네.."라는 생각을 짧은 기간 안에 가장 많이 들게 한 넘이다)로 이빠이 당겨서 찍었더니, 해발 3,000m 정도의 아담(?)한 산들과 거의 비슷한 크기로, 상당히 가까운 것처럼 나왔는데, 실제로는 안나푸츠나 봉은 8,200m가 넘는 거대한 산이고, 훨씬 뒤에 있다. 그래서 작아보이는 것일 뿐. 실제로 보면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엄청난 위용에 숨을 죽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네팔/히말라야에서 찍은 사진들을 여행기 형태로 올려야 할텐데 영 맘의 여유가 없네. 블로그를 만든 이유도 그것 때문인데 쩝.

  네팔예찬 - 최미선, 신석교 부부의 다시 가고 싶은 네팔 여행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 여행만 다니기로 결심한 부부 여행 작가의 '무소유' 여행기, 이번에는 네팔 편이다. 네팔, 인도, 티베트, 파키스탄에 걸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높은 봉우리가 줄줄이 늘어선 네팔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산악인'에게만 허용된 곳은 아니다.

Posted by vincent

2006/10/30 13:00 2006/10/30 13:00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6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6

Comments List

  1. a venture capitalist 2007/03/30 01:51 # M/D Reply Permalink

    i love to get that lens, vr18-200, which is very expensive to me. what sort of camera body do you use? i'm using d80.

    d.

    1. 빈센트 2007/03/30 16:27 # M/D Permalink

      I'm using D80, too. It's a perfect fit.

Leave a comment

블로그 이미지

Messages from Versailles

- vincent

  • 반디앤루니스
  • 인터넷교보문고
  • 북스리브로
  • 인터넷영풍문고
  • 알라딘
  • 예스24

    Archives

    Site Stats

    Total hits:
    275489
    Today:
    322
    Yesterday:
    342
    64명이 RSS를 구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