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고 웃겨서 더 슬픈 고발 사진들
http://blog.hani.co.kr/bonbon/10703
소개된 쉬용의 "후통" 사진들을 보다 보니 문득 5~6년 전에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 지금은 방치해둔 옛날 싸이홈피를 뒤져 봤다.
얼핏 보기에 7~80년대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지만 분명 21세기 서울의 한 귀퉁이를 찍은 사진이 맞다. 사진의 배경이 된 곳은 월곡동과 청량리동 사이, 대략 홍릉의 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국방과학연구원(KIDA) 사이에 위치해 있던 재개발 지구. 지금은 물론 싹 밀어 내고 삼성 래미안이 들어서 있다.
궂이 (이 사진을 찍은) 똑딱이 니콘 쿨픽스 탓을 할 필요도 없이, 쉬용의 작품을 보고 떠올랐다는 게 민망할 정도로 조잡한 사진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당시의 감정 상태만큼은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아래에 내가 적어 두었던 글귀는 이랬다.
"엊그제는 날씨가 무척 우울했다. 전날 새벽까지 마신 술에다 기분도 우울해서...한번도 안 가본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가 밥을 사먹었다. 사진도 우울한 것만 나왔다."
이때 당시만해도 나름 날카로움을 유지하던 감수성은 지난 2년간의 행복한 결혼 생활로 완전히 무뎌져 버렸어요. 역시 예술(?)은 정서적, 육체적 배고픔에서 나오게 돼 있는 건가 흠흠.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