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무려 무뇌부 엇 타이핑 실수 문화부장관 씩이나 되시는 분께서 사적인 자리도 아니고 무려 국정감사장에서 “쉬펄 성질 뻗쳐서”라고 “격한 감정 표현”을 하시는 바람에 사람들로 하여금 어안이 벙벙하게 만드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주고 계시는데요. 대선을 코 앞에 둔 미국에서도 지난 주에, 유력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의 동생인 조 매케인이 욕설 파문을 일으킨 모양입니다.
10월 24일자 MSNBC의 레이첼 매도우 쇼를 통해 들은 얘기인데요. 레이첼 매도우는 NBC의 간판 앵커 중 한 명으로, 표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정치인들을 신나게 씹어 대는 걸로 뜬 사람이죠. 대선 가도 막바지에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다급해진 존 매케인 진영의 최근 잇다른 실수들을 랭킹을 매겨 가며 소개조롱하고 있습니다. 그중 압권이 존 매케인의 친동생인 조 매케인이 911(우리나라의 119와 비슷한, 긴급 구호 전화죠 미드 많이 보신 분들은 친숙하시겠습니다만)에 전화 걸어서 뻘소리한 건데요. 녹취된 내용을 방송에서 그대로 틀어 주네요. (물론 욕 부분은 삡- 처리)
911: 알렉산드리아 911입니다. 위급 상황을 말씀해 주세요.
신고자: 에, 위급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 망할 놈의 드로브릿지 95번 도로가 한 쪽 방향으로는 15분째 꿈쩍도 안하고 막혀 있고 반대 쪽은 쌩쌩 달리는데 왜 그런 건지 아쇼?
911: ...선생님, 그러니까 지금 911에 전화해서 길이 막힌다고 불평하시는 건가요?
신고자: [격한 감정의 표현] 성질 뻗쳐서 쉬펄!!
현직 상원의원의 동생인 조 매케인 씨는 911에서는 당연하게도 발신자 추적이 가능하고 또한 모든 전화를 녹음해 둔다는 걸 아는지 몰랐는지 욕을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버지니아 주에서는 911에 전화해서 욕하는 건 위법 사항이라고 하네요. 911에서는 이를 경고하기 위해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씹었는지 못 받았는지 하여간 자동 응답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매케인: 조 매케인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제 가족과 관련한 엄청나게 중요한 정치 일정으로 바쁩니다.
911: 매케인 선생님, 선생님은 911에 전화를 걸어서 교통 체증에 대해 불평하셨고, 교환원에게 욕을 한 뒤 끊으셨습니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911 시스템을 모욕하는 것은 위법 사항에 해당합니다.
매케인 씨는 나중에 메시지를 듣고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다시 911에 전화해서(이건 또 웬 뻘짓 -.-) 해명인지 변명인지를 하는데, 횡설수설하는 게 듣는 사람이 다 민망해지네요. 이 역시 여과 없이 그대로 공개됩니다.
매케인: 누군가 나한테, 어, 공권력을 위협하는 이런 폭력 사태에 대해 알려 줬는데, 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알고 싶었고... 이런 멍청한 사태 때문에 수천 대의 차가 길에 묶여 있는데...
911: 선생님, 지금 불만 사항이 어떻게 되시는 거죠? 무슨 말씀인지 이해를 못하겠는데요.
이 부분을 전달하면서 레이첼 매도우의 표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 정치전문 시사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어떤지 대충 감이 오시는지요?
어쨌든 조 매케인은 사태가 악화되자 즉각 선거 캠프에서 물러났지만 유인촌 장관은 사과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해명을 내 놓고 계속 버티고 있죠. 한쪽은 대선이 코 앞이라 다급하고 한쪽은 아직 임기 초반이라 4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아 쉬펄 ㅠㅠ <- 격한 감정의 표현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여유만만한 걸까나요.

격한 감정을 드러내시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졸개사람들의 사과가 사과로서 받아들여지기 힘든 점은, 그들의 사과에는 진심이라곤 담겨 있지 않고 반드시 남탓이 들어 있는데다 그러면서 또 사과가 끝나자마자 바로 뒤통수를 치곤 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하면서 그 원인은 성질 돋군 민주당 이종걸 의원에 있다고 책임을 돌리더니, 곧바로 한나라당 의원들 명의로 이종걸 의원을 국회 윤리 위원회에 제소해 버렸습니다. 이종걸 의원의 발언이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건데요. 이중 문광위 간사인 나경원 의원의 이름이 눈에 띄길래, 어쩔 수 없이 4년전 한나라당 의원들이 직접 출연해서 화제가 됐던 연극이 생각이 나더군요. 나경원 의원은 이 연극에서 주연급 배역을 맡았었지요.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목은 점입가경이다. 노 대통령을 향한 인격모독적이고 성적인 비하 표현 등 독설로 가득하다. "아주 싸가지 없게, 순간적으로 말을 잘 바꾸고 즉흥적이고 화려한 수사와 언변, 그리고 두꺼운 낯짝이 필요한데 노가리는 그 분야의 최고다" 등의 표현은 인신공격적인 성격이 다분하고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육××놈. 죽일 놈 같으니라고" "그 놈은 거시기 달고 자격도 없는 놈이야" 등의 대사는 노골적인 성적 비하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을 육시럴 놈이라고 칭하던 국회의원 분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이명박'으로 불렀다고 윤리위원회 제소를 하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여의도 극단 단장인 박찬숙 의원은 공연 팜플릿을 통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건강한 소통에의 욕구, 그것이 바로 우리 극단 여의도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분들이 말하는 소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통과는 그 의미 구조가 좀 다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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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