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크미(ACME) 주식회사의 정체는...?

IT 업계에 종사해 보신 분들이라면, ‘Acme’ 혹은 ‘ACME(애크미) corporation’라는 회사명을 한번 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다른 분야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IT 분야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가상의 회사 명인데요.

가령 예를 들어 “Java Sound Programmer Guide (자바 사운드 프로그래머 가이드)”의 “Chapter 13: Introduction to the Service Provider Interfaces (13장: 서비스 프로바이더 인터페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For example, suppose a hypothetical service provider called Acme Software, Inc. is interested in supplying a package that allows application programs to read a new format of sound file (but one whose audio data is in a standard data format). The SPI class AudioFileReader can be subclassed into a class called, say, AcmeAudioFileReader. In the new subclass, Acme would supply implementations of all the methods defined in AudioFileReader; in this case there are only two methods (with argument variants), getAudioFileFormat and getAudioInputStream

(예를 들어, 가상의 서비스 공급자인 ㈜Acme 소프트웨어는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이 새로운 형식의 소리 파일을 읽도록 해주는 패키지를 공급하려고 한다. SPI 클래스인 AudioFileReader는 말하자면 AcmeAudioFileReader라는 클래스로 서브클래스화될 수 있다. 이 새로운 서브클래스를 통해, ㈜Acme는 AudioFileReader에서 정의된 모든 메써드를 구현한다; 이 경우에는 getAudioFileFormat과 getAudioInputStream, 2개의 클래스만 존재한다. 


뭐 대충 이런 식인데요. Acme 혹은 ACME가 무슨 뜻이길래 회사 명으로 쓰이는 걸까요? 사전을 찾아 보면


ac·me n. [the acme절정극점극치전성기 《of》;【고생물】 최고 번성
ac·mat·ic[a.

(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이런 뜻인데 말이죠. 아 그러니까 사업이 잘돼서 그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회사란 말인가? 정도로 생각하고 덮기가 쉽겠지만...


그래서야 어디 얘깃거리가 되겠습니까.  ACME는 사실 "A Company that Makes Everything"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뭐든지 다 만드는, 극강의 문어발 재벌 기업이죠. Acme라는 이름은 1930년에 처음 상영되기 시작한 워너브러더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루니 튠즈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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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튠즈는 1930년대 초부터 제작되어 극장에 상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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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ney Tunes 캐릭터들. 그림 출처: http://www.nintendic.com


위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루니 튠즈 만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엔 모르겠습니다만) 가끔씩 TV에서 방영해 주곤 했던지라, 벅스 버니를(상단 왼쪽) 비롯해서 우리에게도 낯 익은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30대 이상은 공감할 듯... 그 이하는 잘 모르겠음) 이들 중에서도 특히 Acme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캐릭터는 "Wile E. Coyote(와일리 코요테)"라는 코요테입니다. 이 녀석은 "Road Runner(로드러너)"라고 하는, 총알같이 뛰는 (으잉?) 새를 잡으려고 매 회마다 갖은 고생을 하는데요, 이 새는 날지도 않는 것이 어찌나 빠른지 번번히 실패하고 맙니다. 물론 왜 그렇게 로드러너에 집착하는지는 절대 알 수 없구요. 요새 캐릭터로 치면 '언젠가는 치토스를 먹고야 말거야!'하고 다짐하는 치타랑 비슷하다고 할까요. (생각해보니 요새도 아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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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Wile E. Coyote, 오른쪽 Road Runner. 그림 출처: www.amoeba.com


이 코요테가 가끔씩 로드러너를 잡기 위해 회심의 무기로 들고 나오곤 하는 것이 바로 Acme 사의 신제품들인 거죠. 그런데 문제는 Acme의 제품들은 절대!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처절하게 실패하고 나서 자세히 보면 깨알만하게 주의 사항이 써 있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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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러너 포획용 특대형 고무 밴드. 출처: http://home.nc.rr.com/tuco/looney/acme/acme.html


Acme의 제품들은 주로 우편으로 판매되는데요. 와일리 코요테가 매회 초반에 로드러너를 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적어서 우체통에 넣으면 거의 돌아서기도 전에 그의 손에 배달되어 있곤 합니다. 말 그대로 총알 배송(!)일 뿐더러, 뭘 적어도 다 보내 줍니다. 그래서 'A Company that Makes Everything' 즉 '뭐든지 다 만드는 회사'인거죠. 뭐 하나 제대로 작동하는게 없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똑같은 물건이 벅스 버니 손에 들어가면 얄밉게도 제대로 동작합니다.) 

해외의 어떤 사이트는 그간 등장한 Acme 제품들을 카다로그 형태로 모아 두고 있기도 합니다. (http://home.nc.rr.com/tuco/looney/acme/acme.html)

Acme 주식회사의 제품들은 MGM의 톰과 제리(Tom&Jerry)나 유니버살의 딱다구리(Woody Woodpecker)에도 심심찮게 등장하곤 합니다. 물론 결과는 항상 비참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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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제리. 출처: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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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다구리. 출처: wikipedia


오랜만에 고전 만화 사진들을 보니 어릴 적 생각도 나고 왠지 쎈치해 지는 저녁이군요. :)


"추천 한번쯤 눌러 준다고 마우스가 닳아지는 건 아니겠죠?"

Posted by vincent

2008/12/02 11:41 2008/12/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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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하늘 2008/12/08 03:56 # M/D Reply Permalink

    와우..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

    1. 빈센트 2008/12/19 09:46 # M/D Permalink

      전 이게 꽤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구요...

  2. 일격 2011/01/13 08:47 # M/D Reply Permalink

    어 정말 훌륭한 정보인데 의외로 답글이 적네요 ㅠ..ㅠ 덕분에 옛생각도 하고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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