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오랜 만에 지인을 만나 맥주 한잔 마시는데, 바의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왔다. 좋더군.
아내랑 같이 무척이나 재밌게 봤던 영화라, 다음날
네이트를 뒤져서 벨소리로 선물하기까지 했다. 이 노래는 영화의 비교적 초반에 나오는 곡으로, (그래서 사회자도 이들을
"Dreamgirls"가 아닌 "Dreams"로 소개한다) 극장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자마자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첫곡부터 그 압도적인 에너지에 감탄했던 기억. 뒷북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목록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라이브 장면들의 에너지가 대단하여 정말로 콘서트에 온듯한 박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가창력은 대단한 것이긴 했지만, 나는 지나치게 감정과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녀의 노래가 내내 부담스러웠거든. 그에 비해서 오히려 비욘세의 노래가 훨씬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이었다. 물론 제니퍼 허드슨의 캐릭터 자체가, 내적인 에너지를 감당 못하여 주위 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역할이긴 하지.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연기는 성공적이긴 했다. 극중의 주위 사람들 뿐 아니라 관객인 나까지 불편하게 만들었거든. 경쟁 관계의 두 사람이 같이 부른 "One Night Only"도, 극중 설정이 그렇기도 했지만, 이빠이 쏘울 풍인 에피 화이트(제니퍼 허드슨)의 것보다는 세련된 디스코의 드림걸즈(비욘세) 버젼이 훨씬 마음에 들더라구.
그래서 내가 받은 느낌은, 일종의 역차별이랄까...
그러니까 대중적인 인기를 독점하는 주인공과 함께 공연하는, 다소 상품성 떨어지는 조연이 예기치 못한 분발을 했을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현상 아니었을까나, 다소 시니컬하게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이 영화에서 비욘세가 보여준 노래와 춤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단연
발군이었지만, (그리고 "심지어는 연기"조차도, 최소한 그녀의 선배인 휘트니 휴스턴이 "보디가드"에서 보여준
것보다 백배는 잘했고) 비욘세가 노래 잘 하고 춤 잘 추고 얼굴/몸매 끝내준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래도 말야 내가 소위 비평가 딱지
달고서 글줄 팔아 먹고 사는데 남들 다하는 소리 하면 쓰나. 어 그런데 마침 못생기고 이름도 없는 조연이 엄청 오바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네?
뭐 이런거 아니었을까. 물론 "비평가 연 하는 이들" 외에도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에 감명을 받은 많은 분들은 또 다른 생각들이실
게다. 그냥 내 생각은 그랬다구요.
비욘세는 말랑한 곡들만 부르는게 아니라 "Listen"이란 곡에서 나름 절창을
보여주는데, 나는 딱 이 정도의 감정 표현이 좋다. 목에 핏대 세운다고 무조건 노래 잘하는 건 아니거든.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