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의 글에 이어서 적습니다. 

2. Sweet Child O'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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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Randy 랜디: Goddamn they don't make em' like they used to. 젠장 요새 놈들은 예전 같은 음악을 못 만든다니깐.
Cassidy 캐시디: Fuckin' 80's man, best shit ever ! 정말 80년대 음악들이 끝내줬는데 말예요.
Randy: Bet'chr ass man, Guns N' Roses! Rules. 바로 그거야. 건즈앤로지즈가 최고지.
Cassidy: Crue! 머틀리크루!
Randy: Yeah! 예!
Cassidy: Def Lep! 데프레파드!
Randy: Then that Cobain pussy had to come around & ruin it all. 그러고는 커트 코베인인지 뭔지 하는 놈이 나타나서 다 망쳐놨지.
Cassidy: Like theres something wrong with just wanting to have a good time? 그냥 좀 재밌게 살자는게 뭐 잘못됐나?
Randy: I'll tell you somethin', I hate the fuckin' 90's. 그러게 말야. 난 빌어먹을 90년대가 싫어.
Cassidy: Fuckin' 90's sucked. 90년대는 밥맛이에요.
Randy: Fuckin' 90's sucked. 90년대는 밥맛이지.


캐시디가 "손님과 가게 밖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랜디를 만나는 자리에서, 두 사람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는 대화는 마침 가게에서 틀어준 80년대 록음악들입니다. 두 사람은 건즈앤로지즈, 머틀리크루, 데프레파드 등 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들의 이름을 대며 자신들의(그리고 물론, 배우 미키루크의) 전성기였던 당시를 회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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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나중에 랜디가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때, 그의 등장을 알리는 배경 음악 역시 80년대를 풍미한 Guns N' Roses의 곡 중 하나인 'Sweet Child O' Mine'입니다. 저는 80년대에 10대를 보내고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지만, 당시 밴드에서 기타 치는 친구들은 누구나 한번씩 이 곡의 유명한 전주 부분을 copy하고는 했었죠. 역시 80년대가 좋았어요. :)


영화에 이 곡이 등장하면서 떠오른 건 Guns&Roses의 리더이자 보컬이었던 Axl Rose (Guns N' Roses라는 밴드 명은 이 밴드를 만든 기타리스트 Tracii Guns와 보컬 Axl Rose의 이름에서 딴 거였습니다. Tracii Guns는 나중에 Guns N' Roses를 떠나 LA Guns라는 밴드를 결성하죠)였는데요. 얼마 전에 cable TV에서 본 연예 프로그램에서 '가장 추하게 늙은 스타' 중 한 명으로 그를 꼽는 걸 본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Axl Rose는 독특한 음색의 보컬과 잘생긴 얼굴,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는 무대 매너로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습니다. 하지만 93년("The Spaghetti Incident?" 앨범) 이후 멤버 간의 불화로 더 이상 음악 활동을 하지 않고, 말리부의 맨션에서 칩거하며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었죠. 하지만 전작들이 워낙에 훌륭했던 데다 (데뷔 앨범인 Appetite for Destruction(87), Use Your Illusion I&II(91)들은 정말 지금 들어도 최고의 명반들입니다) 이따금씩 불거지는 기행 등으로 간간히 관심은 끌었었는데요. (그중에는 커트 코베인과의 다툼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2006년 경부터 슬슬 신작을 발표할 거라는 소문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정말로 2008년에 "Chinese Democracy"라는 제목의 앨범을 내면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타리스트 Slash 등 전성기를 함께한 멤버들이 아닌 새로 기용한 멤버들과 함께요. 

그런데 문제는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는 건데... 거의 15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더 이상 과거의 꽃미남이 아니었을 뿐더러 자연스럽게 나이 든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얼굴 전체에 보톡스의 흔적이 흉하게 남아 추하게 늙은 꼬라지가, 중간 과정 일체 생략하고 갑작스럽게 팬들에게 던져졌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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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던 액슬로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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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변해 버렸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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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 -> 레슬러 랜디 정도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닐 수도 있겠으나, "November Rain" 뮤직 비디오에서 애절하게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그 섹시한 청년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이건 재앙입니다 재앙. 



3. 반칙왕

저는 이 영화 보는 내내 김지운, 송강호의 "반칙왕"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는데 다들 그러시진 않았나봐요. 제가 워낙에 재밌게 봐서 그렇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법한, 무력한 현대인의 보편적인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9년 전에만 해도 상업 영화의 해외 진출 경로가 그리 많지 않았던지 해외 시장에서 크게 호평을 받지는 못한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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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암으로 투병 중인 (힘내세요) 장진영의 풋풋한 시절 모습도 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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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에서 상대역으로 나온 선수는 워낙에 얼굴도 험악한데다 몸도 탄탄해서, 진짜 레슬링 선수거나 격투기 선수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면 당시에는 무명에 가까웠던 김수로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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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더 레슬러"에서 랜디가 마지막에 혼신의 힘을 다해 시도하는 마지막 점프("램 잼!")는 심장이 약해진 그로서는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한, 하지만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는데, 착지 장면은 안 보여주고 끝납니다. "반칙왕"에서도 마지막에 주인공이 비슷한 점프를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착지는 어땠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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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마지막으로 사족. 한국판 포스터의 "신이 내린 연기, 영혼을 울리는 걸작"라는 카피를 보고 아 굳이 저런 감상적인 카피 꼭 넣어야 하나, 그냥 사진 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보니 영문판 포스터 카피도 유치하긴 매한가지네요. "Witness the resurrection of Mickey Roorke in Darren Aronofsky's deeply affecting film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감동적인 영화에서 미키 루크가 부활하는 모습을 확인하세요"

Posted by vincent

2009/03/29 14:13 2009/03/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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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1)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9/03/29 15:24 Delete

    본격적인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전이라 그런지, 요새 나오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볼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 보다는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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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odlust 2009/03/30 06:42 # M/D Reply Permalink

    그래도 90년대에는 판테라가 있었는데 ㅠ.ㅠ

    1. vincent 2009/04/21 04:47 # M/D Permalink

      90년대 밴드들은 너무들 심각해서... 80년대 밴드들은 낙천적이고 좋았죠 :)

  2. Judith 2009/03/30 15:20 # M/D Reply Permalink

    "Gran Torino"는 언제 올려주실건가요? 거의 울뻔했다죠?

    1. vincent 2009/04/21 04:47 # M/D Permalink

      제 리뷰는 보통 사람들 관심 다 빠지고 한물 간 다음에 올라갑니다

  3. rince 2009/04/15 03:40 # M/D Reply Permalink

    아...정말 국내용 포스터가 원래의 분위기를 망쳐놨네요... ㅠㅠ
    똑같은 사진인데 우리나라 포스터는 웬지 술취한 걸인 같은 느낌이...ㅋ

    1. vincent 2009/04/21 04:48 # M/D Permalink

      포스터에서 얼굴 안 보여주는 건 양쪽 다 마찬가지라는 거 :)

  4. rince 2009/05/19 05:54 # M/D Reply Permalink

    레슬러 보고 다시 왔습니다. ^^

    80년대의 음악도 참 좋았거니와, 과거 영광의 모습을 잊지 못해 다시 레슬러의 길로 돌아서는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박수를 쳐주고 싶기도 하더군요.

    미키루크는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떠올리지는 않았을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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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전이라 그런지, 요새 나오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볼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 보다는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깊이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영화팬들을 설레게 한 작품이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인데요. 두 영화의 공통점은 왕년의 스타들이 팬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전성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임으로써 보는 사람의 심상을 자극한다는 점이죠. 

지난 주말에는 "더 레슬러"를, 이번 주말에는 "그랜 토리노"를 봤는데요. 영화 자체로서는 "그랜 토리노"가 더 재밌고 잘 만들어졌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더 레슬러"에서 보여준 미키 루크의 연기 또한 대단한 것이었죠. 뭐 여기에 대해서는 워낙에 많은 분들이 좋은 감상평을 적어 주신 관계로 이제 와서 뒷북을 칠 필요는 없을 듯하고, 다만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오른, 영화 외적인 심상 세가지를 적어 볼까 합니다. 

(영화 관련 사진의 출처는 모두 http://www.cine21.com입니다)

1. Sorrow

모든 사람이 인정하듯, 이 영화는 미키 루크의, 미키 루크에 의한, 미키 루크를 위한 영화입니다. 영화배우 미키 루크라는 자연인과 이 영화의 주인공인 랜디는 도저히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랜디가 상처 입는 장면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배우 미키 루크의 상처를 떠올리게 되고, 그러기에 더욱 그의 고통에 감정 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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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이는 감독의 촬영 의도에도 선연히 드러나는데요. 첫 장면부터 시작하여 상당히 많은 장면에서, 카메라는 랜디의 바로 뒤를 따라 가며 랜디가 보는 장면들을 그대로 보여 주고, 그의 거친 숨소리라든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들을 날것 그대로 들려 줍니다. 관객들이 랜디에게 직접 감정 이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바로 옆에서 그를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연출이라 생각되네요.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시퀀스(장면)들에 랜디는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아무리 주인공이라 해도 이런 식의 연출은 흔치는 않죠.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단 한 장면, 랜디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랜디와 유일하게 마음이 통하는, 동네 스트립바의 댄서인 캐시디가 메인으로 나오는 장면인데요. 랜디가 링 위에서 쓰러져 죽을 각오를 하고 마지막으로 경기에 출전하러 떠난 후, 캐시디는 그를 말리러 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바에서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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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cine21.com


랜디 외에는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퇴물 스트리퍼인 캐시디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늙어 버린 육체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에로티시즘을 쥐어짜내기 위해 힘겹게 봉춤을 추는 장면은, 반 고호의 초기 습작으로 남아 있는 "슬픔(Sorrow)"이라는 그림을 계속 떠올리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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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www.vangogh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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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www.chrislee.org.uk



"슬픔"은 고호의 작품 중 유일한 누드화로 알려진 (동일 주제의) 일련의 작품들의 제목입니다. 고호는 애초에 성직자가 되기를 원했으나 1880년 경에 이를 포기하고 화가가 되기를 결심하면서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살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클라시나 호르니크 시엔이라는 창녀를 만나 동거를 합니다. 시엔은 딸 하나가 있었고 고호와 살기 시작할 당시 이미 임신 중이었습니다. 평생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종교적 연민으로 고뇌하고 괴로워 했던 고호가 그녀와 함께 살았던 건 비참한 상황에 빠져 있던 그녀를 어떻게든 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자신 역시 돈 한푼 못 버는 가난한 화가 지망생이었던 고호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고, 그런 자신의 무력감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누드화라고는 하지만 일체의 에로티시즘이 배제된, 모델과 화가의 슬픔과 고통이 단순한 선에 절절히 살아 있는 이 그림이, "늙은 창녀"와 다름없는 캐시디의 모습 위로 계속 겹쳐 보이더군요. (캐시디 역할을 맡은 배우인 마리사 토메이는 저도 예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입니다.) 그림 아래에 조그맣게 씌어 있는 문구는 "어찌하여 이 땅 위에 한 여인이 홀로 버려진 채 있는가?"라는 뜻으로 미슐레의 글을 인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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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www.sejlakameric.com



위의 사진은 보스니아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Šejla Kamerić이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사진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고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페이소스를 모방하려는 것이었다면 더 늙고 지쳐 보이는 모델을 썼어야 했던 것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고 고호의 작품을 패로디해서 에로티시즘을 표현하고자 하는 거였더라면, 좀더 몸매와 가슴이 예쁜 모델을 썼어야 했을 것 같구요.

Posted by vincent

2009/03/29 10:54 2009/03/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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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슬러"를 보면서 떠오른 세가지 심상 (2)

    Tracked from Vincent's Blog 2009/03/29 15:24 Delete

    앞서의 글에 이어서 적습니다. 2. Sweet Child O' MineRandy 랜디: Goddamn they don't make em' like they used to. 젠장 요새 놈들은 예전 같은 음악을 못 만든다니깐.Cassidy 캐시디: Fuckin' 80's man, best shit ever !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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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 레저가 죽었답니다.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인데... 안타깝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히스 레저 사망 <- 관련 기사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해서 죽 빠지지 않고 봐 왔습니다. 특히 시리즈를 리셋하고 새출발한 "배트맨 비긴즈"의 경우 제가 좋아 하는 배우 중 한명인 크리스쳔 베일이 타이틀 롤을 맡아서 상당히 즐겁게 봤었죠.

배트맨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배트맨 보다도 매번 바뀌는 악당 들의 비중이 (정확히는 악당 역을 맡은 배우들의 비중이) 상당했다는 건데요. 잭 니콜슨, 대니 드 비토, 미쉘 파이퍼, 우마 써먼, 타미 리 존스, 짐 캐리, 아놀드 슈왈체네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배트맨을 상대했었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허수아비 Scarecrow'역을 맡았던 킬리언 머피의 경우 앞의 선배들보다 배우로서의 지명도는 한참 떨어졌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눈빛과 목소리로 다중인격을 더할 나위 없이 잘 연기했었구요. (그의 대표작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꼽히는 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계속 못보고 있는 영화 목록 최상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이하게도 게리 올드만이 "착한" 형사 역으로 나왔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새 배트맨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카리스마 있는 악역 연기 한번 제대로 보여주겠구나...했었는데 뭐 기대는 저버렸지만 나쁘진 않았습니다.

여하튼 크리스쳔 베일 주연의 두번째 배트맨 "The Dark Knight"가 개봉한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편에서 등장할 악당은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라 '조커'가 재등장한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었습니다.

...조커J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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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분이 연기한 그 조커...말하는 거 맞어?

잭 니콜슨의 카리스마도 카리스마지만 특히나 그가 연기한 조커는 정말 최고의 악역이었죠. 과연 어떤 배우가 저 역할을 소화해서, 잭 니콜슨보다 잘 했다는 소리는 못 듣더라도 망쳐놨다 소리는 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 배우가 바로 히스 레저? 야... 이것봐라? 했었죠. 그럼 한번 기대해볼 만도 하겠는걸...?



어쨌든 잭 니콜슨도 언제까지나 그 잭 니콜슨이 아니고, 나이가 있어서 더이상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 주기도 힘들텐데, 젊은 (서른도 안된...!!) 배우가 그를 능가하는 연기를 보여 준다면 팬으로서야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죠. 일단 예고편에 짤막하게 나온 장면들로 보면... 화면을 압도하는 악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듯 하는데 실제 영화로 보면 어떨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쉬운 것은,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끝으로 더이상 그의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거죠...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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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1/23 06:49 2008/01/2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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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간여우 2008/01/23 08:21 # M/D Reply Permalink

    정말 좋은 배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1. 빈센트 2008/01/23 08:27 # M/D Permalink

      창창한 그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아깝죠...

  2. 8비트 소년 2008/01/25 21:07 # M/D Reply Permalink

    항상 보면 배트맨보다 악당들이 더 출연료가 비싼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이번 시리즈는 촬영이 거의 저희 집 근처에서 된거 같더군요. 촬영할땐 길막아 놓는다고 짜증났는데 시카고가 새로운 고담이 된 걸 보니 흥미롭습니다.

    1. 빈센트 2008/01/28 06:25 # M/D Permalink

      시카고 근처에 계시는군요. 시카고는 고담이 되기엔 너무 깨끗하지 않나요...^^

      팀버튼 감독 시절에는 고담시티가 굉장히 표현주의적으로 묘사되었었는데, 이후 조금씩 바뀌면서, 배트맨 비긴즈 부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도시의 모습으로 바뀌어 버렸죠.

  3. .. 2009/06/13 08:49 # M/D Reply Permalink

    퍼갈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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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는 충무로가 아닌가...?

디워 논란이 자꾸 <충무로/평론가/일부언론 vs. 심형래/심빠 심형래를 지지하는 대중>으로 쏠리고 있다. 심지어 모모 논객은 "충무로를 타격하라"는 선동질까지 해대고 계시는데, 디워의 미국내 흥행 여부를 조심스레 예측하는 연합뉴스 기사를 읽다가 문득 기사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는, 이 영화의 국내외 배급권을 쥐고 있는 쇼박스는, 충무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 쇼박스야 말로 근 몇년 간 국내 영화계를 좌지우지 해온 대표적인 충무로 자본인데, 그들이 타격하라고 하는 충무로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근데 사실 알고 보면...

Posted by vincent

2007/08/14 05:33 2007/08/1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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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에프 2007/08/14 07:41 # M/D Reply Permalink

    충무로에 남아있는 대형영화사는 싸이더스하고 시네마서비스 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강남에~~~

  2. Sol 2007/08/18 07:34 # M/D Reply Permalink

    ㅎㅎ 역시 집요하고도 집요한 형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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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느에서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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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친구인 K양은 모모 영화 배급사의 해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어서 해외 영화제 등등이 있으면 빠짐없이 쫓아 다니더군요. 지난번 깐느에서 전도연과 송강호 뒤로 지나 가는 모습이 찍혀서 배경 처리 되었다고, 굴욕 사진이랍시고 보내 주었는데, 제가 보기엔 부럽기만 합니다. 은근히 자랑하고 싶었다는데 한표.

Posted by vincent

2007/08/08 02:01 2007/08/08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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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디트 2007/08/08 02:08 # M/D Reply Permalink

    쿠엔틴타란티노 옆에서 밀양 시사회를 함께 했다죠 아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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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황우석-노무현??

1.

사실 저는 황당무계한 괴물 내지는 판타지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지난 주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너무 재밌게 보고 나서 어줍잖은 감상을 적기도 했고 학창시절에는 스탠리 큐브릭이나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를 쫓아 다니며 챙겨 보느라 애를 먹었었고 비슷한 시기에 키에슬롭스키의 영화도 주요한 작품은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 보았었고 비토리오 데시카의 <자전거 도둑>이나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황당무계한 괴물 영화 역시 꽤나 즐겨 보았 더랬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를 대놓고 베낀 <레비아탄>이나 <딥임팩트>도 저한테는 재밌었고 <에일리언>의 아류인 <렐릭>이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도 빠짐없이 극장에 가서 관람했고 원제인 <Pitch Black>을 <에일리언2020>이라는 보기에 민망한 제목으로 바꿔 개봉한, 무명 시절의 빈 디즐이 나오는 영화도 방금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를 억지로 끌고 가서 봤었죠. 평단과 관객 동히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헐리우드 판 <고질라>도 전 재밌기만 하던걸요. 저는 공포영화를 전혀 보지 않지만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재미 없다고 생각한 적은 (아마 거의) 한번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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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디즐 카리스마 만땅 - 상대적으로 저예산이었지만 꽤 강한 인상을 줬던 이 영화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돈 쳐발라 "리딕"이란 속편을 찍었는데 그건 망했죠


그래서 <D-War>도 아마 극장에 가서 보면 재밌다고 손뼉치면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보기가 싫어 졌습니다.

2.

이송희일이라는 독립영화 감독이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다소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보는 입장에 따라 과도할 수도 있는, 심형래/D-War 비판을 적었었나 봅니다. 일촉즉발 상황이던 양 진영이 어리버리한 고문관의 오발 때문에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는 양으로, 각종 포탈 커뮤니티와 블로그스피어는 지금 온통 이 문제로 난리입니다. 어제만 해도 올블로그 키워드 1 2 3 위가 전부 디워 관련 내용이었고 추천글 10위까지 중 7~8개가 그 얘기였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덜하네요.

이 사건을 접한건 어제 아침에 RSS 리더를 열었다가 예인님의 글을 읽으면서였는데, 이송희일 감독의 글을 퍼다가 비판한(원글 출처인 이송 감독 본인의 블로그는 과도한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버로우), 예인님이 걸어 놓은 링크 (이 글도 펌글이더군요... 원글은 여기)에 들어가 보고는 흠칫! 했습니다.

첫째는 이송희일 감독을 비판하는 블로그의 제목이 아래와 같았기 때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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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거...무서워...


둘째는 그 글밑에 달려 있는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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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일 이새낀 동성연애자라고 방방곡곡 소문내고 다니더라~ 그 영화 본사람 알겠지만 진짜 졸린다~ 동성애자 위해서 영화 만들어놓고 예술이라 떠들고 다니는 저새끼가 진짜 골때리는 놈이지~ "

디워빠 중에 이런 인간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심형래와 디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설득력을 잃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논의의 핵심과 전혀 상관없는 상대방의 신상을 놓고 조롱하는 것은, 특히 그 사람이 소수자(이송희일 감독이 퀴어 영화를 찍었다는 게 곧 그 사람이 성적 소수자라는 것은 아닐진대도 말이죠)일 경우에는, 백번 천번 잘못된 태도입니다. 여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런 찌질이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의 디워빠는 논리와 이성을 갖췄다고요? 그렇다면 그들은 자기의 논리를 내세우기 전에, 자신과 같은 진영에 서 있는 저들을 먼저 꾸짖어야 합니다. 이규영 님이 이특-김연아 사건에 대해 지적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아 저는 극장에 가서 디워를 (재밌게 혹은 재미없게) 본 200만 명은 디워빠 내지는 심형래빠 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만화의 성게님 같은 경우 그냥 영화를 즐겼다, 는 거지 그걸 갖고 디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다구리 놓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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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arineblues.net


3.

어찌 어찌하다보니 심형래 감독을 황우석 박사랑 연결 짓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더군요. 서영석 기자가 만든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를 2002년 대선 때 이래로 즐겨 찾다가 황박 사태 때 황빠들의 집결지가 되는 걸 보고 발길을 끊었었는데, 다시 대선 시즌이 돌아 오면서 심심할 때 가끔씩 들렀더니만, 슬슬 심형래 감독을 황우석 박사와 연결하는 자칭 노빠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누구를 누구랑 연결하든 내 알 바 아닌데 문제는 이 연결 고리가 자꾸 은근슬쩍 노무현 대통령한테까지 가 닿는다는 거죠.

이 기회에 밝히자면, 저는 노빠입니다. 스스로를 노빠라고 자랑스럽게 밝힐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적어도 저한테는 노무현 대통령이 원칙주의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기득권 층의 지네들끼리 짝짜꿍 시스템을 원칙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극복하려고, 최소한 노력은,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비주류에서 주류로 치고 올라가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던 면도 있겠죠. 근데 황박 사태 때 깨달은 것이, 같이 노무현을 지지했고 그래서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도, 알고 보면 저와는 전혀 다른 각도로 그리 했던 분들이 많더군요. 그분들은 노무현이 비주류 출신으로써 주류 시스템을 헤집고 들어 간 데에 더 열광하신 모양이고 그 때문에 황우석 박사에게도 마찬가지의 열광을 보내신 모양인데, 황 박사는 주류를 공략하기 위해 원칙을 캐무시한 분입니다. 저의 기준으로는 노무현과 황우석은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서 있는 전혀 반대의 캐릭터인데 그분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심형래 감독이 황우석 박사에게 보냈다는 글이 사실이라면 두 분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틀리지 않은 시각으로 보이지만요.

그동안 MoveOn21에서 좋은 시각과 멋진 글을 보여 주던 커서님은 트랜스포머디워에 대해 완전 댓구를 이루는 정반대의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서 그동안 읽어 온 글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가 하면, 짧고 간결하게 문제의 핵심을 짚는 포스팅을 하던 Soyoyoo님은 "문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이송희일 감독을 꾸짖으며 정작 그에 대해 가해지는 디워빠들의 극한의 무례에는 눈을 감습니다. 참 씁쓸하네요... (커서님은 가는이님의 댓글에 대한 댓글로 자신이 황빠라면 치를 떠는 황까였음을 밝혔고 soyoyoo님의 황박 사태에 대한 스탠스는 잘 모르겠네요)

4.

그러고보니 이 글에서 한꺼번에 3가지를 커밍아웃 했군요. 괴수물 팬(매냐 까지는 아니고)이라는 점, 황까라는 점, 노빠라는 점. 아 나도 이제 댓글 홍수에 빠지는 걸까나... 설마 ozzyz님처럼 대한민국 블로고스피어 역사에 획을 긋는 1,920개의 댓글(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받는건 아니겠지... 님들하 악플이라도 좋으니 관심 쩜

Posted by vincent

2007/08/07 12:06 2007/08/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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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Tracked from ego + ing 2007/08/11 11:53 Delete

    *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또 그들을 지지한다고 비난받거나, 조소의 대상이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급된 사례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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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디트 2007/08/07 12:25 # M/D Reply Permalink

    흠..잘 읽었습니다. "당신이 남긴 댓글 하나가 우리를 연결하는 작은 고리가 됩니다."라는 문구가 공포스럽게 다가오네요.
    원체 댓글을 보지 않는데다가, 댓글이라는것이 학창시절 꼭 뒤에서 궁시렁..한마디 덧붙이는것으로 논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같아서요.

    심형래, 황우석,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고리도..분명 불편하구요.

  2. soyoyoo 2007/08/08 03:25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댓글 주신 것 보고 왔습니다.

    이송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관객에게 보이는 영화 감독입니다. 영화가 그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자위 수단이 아니라면 관객은 그의 영화를 소비해 주고 평가해 주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지요.

    저는 심형래의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이송 감독의 글을 읽고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의 글에 어떤 이들은 위에서 님이 지적하신 "격한" 반응들을 보였겠지요.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작용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이송 감독이 이성적으로 심형래 영화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했다면, 영화 감독 심형래를 동료 영화인으로 생각했다면, 심형래 영화에 대해 일말의 존중을 보였다면 네티즌들이 그런 악성 댓글을 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00억 짜리 루즈" 운운하면서 심형래 영화를 쓰레기 취급하니 네티즌들의 반응도 겪한 것입니다. 저는 이송 감독이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영화를 대중에게 평가받는 감독의 자세가 아니구요. 그의 글에서 진보 좌파라 불리는 먹물들의 특권 의식을 봅니다.

    비판을 하더라도 애정과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는 크게 갈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민감하게 알아내지요. 그래서 저는 집단 지성을 믿습니다.

    Vincent 님이 노빠라고 하시니 반갑습니다. 저도 열혈 지지자입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행복하세요. ;)

  3. 지나가다 2007/08/08 20:09 # M/D Reply Permalink

    그냥 글 잘 읽고 지나가다, soyoyoo님 말씀 중에 '집단 지성'이란 말이 좀 웃겨서요. 노빠 소동 때도, 황빠 소동 때도, 그리고 디워 광풍 소동 때도 사람들은 늘 집단 지성의 승리를 말하더군요. 이런 명제가 처음 돌출된 게 아마 독일 나치였지요.

  4. 미디어몹 2007/08/09 09:03 # M/D Reply Permalink

    빈스 회원님의 포스트가 금일 오후 05:00에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될 예정입니다. 익일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5. egoing 2007/08/11 11:55 # M/D Reply Permalink

    글 잘봤습니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걱정스럽게 작동하고 있는 것 같내요.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 조심스럽게 트랙백 걸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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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미로스페이스

1.

주말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내의 짤막한 평:

"거장들이 나이 들어서 찍는 소품들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고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백하게 하는게 맘에 들어"

2.

(주의: 스포일러 있음 많음)

스크롤 압박...


3.

이 영화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그전 영화들에 비하면 잔혹한 장면도 덜한 편이고, 영화를 보고난 뒤 온 몸을 스멀거리는 듯한 불쾌한 느낌도 없는 깔끔한 영화입니다. 뒤늦게 영화평들을 뒤져 보니 이 영화의 플롯을 서부극의 그것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경우가 많더군요. 제가 본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비디오드롬, 플라이, 데드링어, 크래쉬 정도인데 개인적으로 데드링어가 가장 찌꺼분했다고 생각합니다.

4.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명불허전입니다. 주인공인 비고 모텐슨의 얼굴이나 표정은 그가 평범한 가장일 때나 냉혹한 킬러일 때나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돌보고 이웃을 대할 때 그렇게 선량해 보이던 그가 악당을 처치할 때는 너무 침착해서 소름이 끼칠 지경입니다. 감정 오바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극단적으로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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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해리스의 악당 연기 또한 출중합니다. 느멀 느멀 점잖은 척 하면서 주인공과 그 가족을 알게 모르게 위협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나쁜 놈이란게 있다면 저런 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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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허트는 젊었을 때는 굉장히 젠틀하고 부드러운 연인 역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는데 나이 들어 머리 벗겨지고 해서 그런지 엄청 느끼한 악당 두목의 역할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굵직한 그의 목소리가 멜로물에 나오면 꽤나 감미로운데 악당의 캐릭터에서는 정말 나쁜놈 목소리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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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 상 그리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역도, 정말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나쁜놈'의 아우라를 철철 뿜어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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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역들마저 자연스러우면서도 임팩트 있는 감정 변화를 훌륭히 표현해 냅니다. 배우 들의 연기력으로 따진 다면 어떤 평자의 말마따나 이 영화에 조연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5.

하지만 가장 주목한 것은 주인공의 아내 역할을 한 마리오 벨로 라는 배우입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꽤 나이가 들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살아 있습니다. 몸매도 훌륭하시고... 헬렌 헌트 이후 가장 매력있는 아줌마 배우, 라고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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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약간 당혹스러웠던게, 영화 중간에 이분의 헤어 누드가, 꼭 필요한 장면도 아닌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나와 주시더군요. 예전에 크래쉬에서도 데보라 웅거의 헤어 누드가 커다란 극장 화면에 천연덕스럽게 뿌려지길래 적잖이 당황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감독의 악취민가. 데보라 웅거는 머리도 금발이고 거기도 금발이었는데 이 아줌마는 머리는 금발이지만 거기는 검더군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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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독도 적잖이 나쁜 놈처럼 생겼습니다



6.

그런데 이 영화는 출연진들도, 그리 대중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영화팬들이라면 다들 좋아할 만한 연기파들로 꽉꽉 채워져 있고, 데이빗 크로넨버그도 마찬가지로 대중성하고는 거리가 있지만 두터운 매냐 층이 아직 살아 있을 테고, 심지어 '플라이' 같은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도 했고(이건 정말 미슽훼리), 근데 그가 전작들에 비해 대중적인 영화를 찍었다고 오히려 매냐들한테는 서운한 소리를 듣기도 했고, 2년 전이지만 깐느에서 상당히 관심도 끌었고... 했는데, 왜 2년이나 지나서 수입이 되었으며, 서울에서 딸랑 두군데서만 개봉을 하는지, 그리고 거의 전혀라고 할만큼 마케팅을 안해서 이런 영화가 걸렸는지조차 사람들이 잘 모르게 했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더군요.

2005년에 나온 폭력에 관한 의미 있는 영화 두 편으로 함께 꼽혔던 씬씨티의 경우, 어찌보면 이 영화보다 훨씬 난해할 수도 있는 영화임에도(내용이 아니고 스타일 면에서) 즉각 수입이 되어 꽤 폭넓게 릴리즈되면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던데 비하면 말입니다. 브루스윌리스+제시카알바 카드였다고는 하지만 그때만해도 제시카알바가 지금처럼 인기만땅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내는 이걸 '이미 보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경로를 통해 다 봤기 때문일거다'라고 해석하더군요.

7.

그나저나 미로스페이스, 극장 훌륭하더군요. 가든플레이스라고 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있는 자그마하지만 감각적인 3층짜리 건물 2층에 있습니다. 공간도 멋지고 의자, 상영관 내벽 등 시설도 빠질 데가 없구요.

이 정도 극장을 짓고 유지하려면 돈이 솔찮이 들었을텐데, 영화는 계속 관객 안 들게 생긴 것만 틀더군요. 아마 누군가 스폰을 해 주고 있을 듯...암만 봐도 자체적으로 수지 맞추기는 어렵겠더라구요. 제가 이 영화 볼 때도, 토요일 저녁인데도 관객이 십 수명에 불과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혼자 온 사람들이더라는 거. 하긴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연인들이 감상하기엔 절대 비추긴 하지만, 이 영화 정도라면 굳이 혼자 봐야할 이유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돌이켜 보면 저도 그전에 본 크로넨버그 영화는 극장에 혼자 가거나 써클룸에서 혼자 비디오로 본 거였습니다.

카메라를 안 가져간 게 아쉬워서 다음날 다시 와서 아내를 모델로, 가든플레이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으려고 했었는데, 막상 일요일이 되니 서로 귀찮아져서 안 갔습니다. 하여간 미로스페이스, 영화를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저렴하고 알차면서 간지도 나는 데이트 코스로 강추입니다.

홈페이지도 꽤나 감각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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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건물은 그림처럼 생기진 않았습니다. (더 멋져요)

Posted by vincent

2007/08/02 07:28 2007/08/0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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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흙 2007/08/02 19:40 # M/D Reply Permalink

    올블로그 타고 왔습니다. 좋은 영화였지요. 즐거운 감상글 잘 읽었습니다 :)

    사실 제가 덧글을 다는 건 중간에 약간 내용상의 오류가 있으신 것 같아서요.. 자막 번역 자체가 애매했던 것 같기도 한데, 주인공의 형이 곤란해진 이유는 주인공이 애드 해리슨을 죽여서가 아닙니다. '다른 거물을 죽이면서' 동시에 애드 해리슨의 눈을 가시철사로 그어버린 거였죠. 시간적으로 봐도 형이 곤란해진 건 애드 해리슨이 죽어버리기 훨씬 전이구요 (게다가 정작 애드 해리슨을 죽인 건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이기도 하지요). 이 부분 헷갈리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

    초면에 주제넘게 덧글을 단 것은 아닌지. 저는 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간판 내리기 전에 내일도 보고 글피도 또 보렵니다 :)

    1. 빈센트 2007/08/03 03:01 # M/D Permalink

      오 반갑습니다. 어쩐지 형이 자기 친동생을 죽이는 동기로서 개연성이 좀 약해 보이긴 했는데, 너무 나쁜놈으로 보여서 크게 신경은 안 쓰이더라구요... 그러니까 주인공은 그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숨은 건가보군요.

      홈피에 같은 영화의 감상을 적으셨던데, 트랙백을 남겨 주셨으면 좀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겠죠? :)

    2. 진흙 2007/08/03 06:28 # M/D Permalink

      영화에 대한 감상이라기보단 그냥 흥분의 기록이라 쑥쓰러워서 트랙백 안 날렸는데 보내주셨네요 ^^; 워낙 나쁜놈으로 보여서 신경 안 쓰인다는 말씀 동감이 가요. 무서워요 아으..

  2. 엿남작 2007/08/03 07:18 # M/D Reply Permalink

    영화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1. 빈센트 2007/08/05 17:01 # M/D Permalink

      오 저도 <폭력의 역사>랑 <화려한 휴가>를 연달아 봐소 기분이 묘했었는데 비슷한 감상을 적어주셨더군요~

  3. 유디트 2007/08/07 12:28 # M/D Reply Permalink

    폭력에 대해 노출되었을 때와 노출되지 않았을 때를 마치 리트머스지로 살짝 대보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참 담백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무엇때문에 폭력이 생기고 종식되는 가 보다는,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을때와 그리고 폭력 자체를 드러내게 될때 인간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서 저에겐 인상깊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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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오랜 만에 지인을 만나 맥주 한잔 마시는데, 바의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왔다. 좋더군. 




아내랑 같이 무척이나 재밌게 봤던 영화라, 다음날 네이트를 뒤져서 벨소리로 선물하기까지 했다. 이 노래는 영화의 비교적 초반에 나오는 곡으로, (그래서 사회자도 이들을 "Dreamgirls"가 아닌 "Dreams"로 소개한다) 극장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자마자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첫곡부터 그 압도적인 에너지에 감탄했던 기억. 뒷북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목록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라이브 장면들의 에너지가 대단하여 정말로 콘서트에 온듯한 박력을 주기 때문이다. 

제니퍼 허드슨은 애초에 드림걸즈의 리드보컬이었으나 외모에서 비욘세에게 밀리는 바람에 리드보컬 자리를 빼앗기고는 몰락의 길을 걷는 에피 화이트 역할을 맡았는데, 개봉 직후부터 소위 비평가 연하는 이들로부터의 찬사를 독점하더니 급기야는 오스카까지 거머쥐고 말았다. 나는 솔직히 이 부분이 조금 불편하더라구.  




물론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가창력은 대단한 것이긴 했지만, 나는 지나치게 감정과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녀의 노래가 내내 부담스러웠거든. 그에 비해서 오히려 비욘세의 노래가 훨씬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이었다. 물론 제니퍼 허드슨의 캐릭터 자체가, 내적인 에너지를 감당 못하여 주위 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역할이긴 하지.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연기는 성공적이긴 했다. 극중의 주위 사람들 뿐 아니라 관객인 나까지 불편하게 만들었거든. 경쟁 관계의 두 사람이 같이 부른 "One Night Only"도, 극중 설정이 그렇기도 했지만, 이빠이 쏘울 풍인 에피 화이트(제니퍼 허드슨)의 것보다는 세련된 디스코의 드림걸즈(비욘세) 버젼이 훨씬 마음에 들더라구. 



그래서 내가 받은 느낌은, 일종의 역차별이랄까... 그러니까 대중적인 인기를 독점하는 주인공과 함께 공연하는, 다소 상품성 떨어지는 조연이 예기치 못한 분발을 했을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현상 아니었을까나, 다소 시니컬하게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이 영화에서 비욘세가 보여준 노래와 춤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단연 발군이었지만, (그리고 "심지어는 연기"조차도, 최소한 그녀의 선배인 휘트니 휴스턴이 "보디가드"에서 보여준 것보다 백배는 잘했고) 비욘세가 노래 잘 하고 춤 잘 추고 얼굴/몸매 끝내준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래도 말야 내가 소위 비평가 딱지 달고서 글줄 팔아 먹고 사는데 남들 다하는 소리 하면 쓰나. 어 그런데 마침 못생기고 이름도 없는 조연이 엄청 오바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네? 뭐 이런거 아니었을까. 물론 "비평가 연 하는 이들" 외에도 제니퍼 허드슨의 노래에 감명을 받은 많은 분들은 또 다른 생각들이실 게다. 그냥 내 생각은 그랬다구요.

비욘세는 말랑한 곡들만 부르는게 아니라 "Listen"이란 곡에서 나름 절창을 보여주는데, 나는 딱 이 정도의 감정 표현이 좋다. 목에 핏대 세운다고 무조건 노래 잘하는 건 아니거든. 


Posted by vincent

2007/04/02 06:51 2007/04/0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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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군 2007/04/03 10:44 # M/D Reply Permalink

    제 생각도 같아요.
    A - 예쁘고 날씬한데 노래도 잘부른다.
    B -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은데 노래는 잘 부른다.
    의 상황이면 B 의 경우가 더욱 노래가 더욱 돋보이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어쩌면 제가 소울 풍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요. ㅋㅋㅋ

    1. 빈센트 2007/04/06 03:30 # M/D Permalink

      나도 너무 끈적한 노래를 안좋아 하는 경향이 있어서.. ㅋ

  2. 흠.. 2007/04/09 17:48 # M/D Reply Permalink

    mp3로 들어보세요. 비욘세 목소리 종잇장처럼 팔랑거립니다.
    커티스 말대로 개성없는 기계음 같던데. 창법은 트로트 창법이고.
    영화로 볼때는 에디와 비욘세도 노래를 잘하는 것 같지만
    오디오로 들으면 확연히 다르더군요.
    오히려 키이스(씨씨)와 제이미(커티스)에게 놀라실겁니다.
    에디가 리듬과 애드립에서는 천부적이지만
    기본 발성이 부실해서.. 비욘세는 말할 것도 없고.
    똥배가 하나도 없으니 발성이 될리가 있나.

    1. 빈센트 2007/04/10 07:18 # M/D Permalink

      제이미폭스의 실력은 "Ray"에서 이미 알아 봤었죠. 똥배가 없으니 발성이 어렵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감. 하지만 멋진 노래를 위해 똥배가 나오는 걸 당연히 여길 것이냐, 발성은 좀 딸리지만 비쥬얼까지 즐길 수 있게 뱃살을 좀 뺄 것이냐, 정도는 고민해 볼 수 있겠네요. ^^

  3. 욘세양 2007/04/11 10:59 # M/D Reply Permalink

    드림걸즈의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보면 비욘세보컬의 단점이 확 드러납니다. 비욘세와 제니퍼허드슨이 같이 listen을 부를때, 허드슨은 한 파트만 불러도 존재감이 큰데 비해, 비욘세는 무대를 장악할만한 카리스마가 없었죠. 물론 디스코디바답게 세련된풍의 업템포곡은 나무랄데가 없지만 그녀의노래에 소울이 없다는것은 심히 짚고넘어가야할 문제인듯.

    1. 빈센트 2007/04/12 12:33 # M/D Permalink

      전 노래에 소울이 너무 많으면 부담스럽더라구요 :)

  4. 글쎄 2007/07/30 11:34 # M/D Reply Permalink

    절제와 폭발의 사이의 그 어딘가쯤이 문제인 겁니다.
    허드슨과 비욘세의 차이죠. 비욘세도 좋지만 허드슨은 대단하죠.

  5. 동감 2010/03/16 18:42 # M/D Reply Permalink

    예전 글 이지만 드림걸스를 다시 보고 글을 남깁니다.
    저역시 제니퍼허드슨의 노래를 들으면서 악을 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휘트니 휴스턴도 성량도 풍부하고 하지만 귀따갑다란 느낌을
    받지는 않았었거든요.. 제니퍼허드슨의 경우는 듣다가 귀따거워란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ㅡㅡ;; 그렇다고 그분이 노래를 못한다는건 아니고요
    그리고 오히려 오스카에서도 제니퍼허드슨의 과장된 에드립이나 목소린
    별로란 느낌이 강했어요..뭐 그렇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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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프로그램 코드의 진실...?

IT 관련해서 외국의 좋은 기사나 글들을 많이 소개해서 내가 최근 자주 찾는 블로그에, "영화 속 프로그램 코드의 진실"이라는 포스팅이 떴다. (이 블로그의 성격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 포스팅까지 다 뒤져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하여간 최근의 글들은 그렇다) 읽다보니 몇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오랜만에 포스팅. 물론 이 블로그의 주인인 ENTClic님처럼, 나도 프로그래머도 해커도 아니다.

1. 코드는 움직이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 컴퓨터화면에서 읽을 수 조차 없이 코드가 화면을 따라 빠른 속도로 스크롤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해커는 그 것을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곧바로 알 수가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만약 저런 속도로 코드가 출력된다면 신문 6개를 동시에 읽는 것과 같다고 한다.
즉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래머라도 저건 불가능 하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다시 천천히 스크롤 하면서 한줄 한 줄씩 검사를 하지 저런 방식으로 코드를 검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물론 매트릭스에 나오는 장면들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다소 황당하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코드를 빠른 속도로 스크롤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첫째, 긴 코드에서 내가 원하는 부분을 찾고 싶을 때다. 스크롤 휠을 주루룩 내리면서 대충 훑어 보면, 각 줄의 내용은 파악할 수 없어도 내가 찾고자 하던 'foobar()'라는 함수가 들어가 있는 줄이 지나가면 눈에 들어 온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 길가의 간판을 죽 훑을때 각 간판의 내용을 전부 읽을 수는 없지만, 내가 가고자 하던 식당의 간판은 눈에 확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번째, 스크롤되어 지나가는 내용이 코드가 아니라 로그인 경우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로그는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화면에 출력하는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그램의 사용자는 볼 일이 없고, 관리자나 개발자가 보는 기록이다. 개발자는 프로그램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는지 과정을 보기 위해 코드 곳곳에 로그를 삽입하고, 실행을 시켜본 뒤 로그를 보면서 문제점을 수정(디버깅)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로그가 주루루룩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마련인데 결국 내가 봐야할 곳은 한두 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내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금방 알 수 있다.

직장 생활 초기에 베타 제품의 테스팅을 많이 하면서, 프로그램이 제대로 안 돌아가서 내가 일부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로그를 지겹게 들여다 봤는데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이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걸 어깨 너머로 보더니, 아니 저렇게 많은 내용이 잘 알아보지도 못하게 주루룩 지나가는데 어떻게 한번 보고 문제점을 찾느냐고 신기해 하던 기억이 난다. 모르면 신기해 보이지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건 아닌가?)

물론 예를 들어 남이 작성한 코드를 그렇게 휘리릭 스크롤해서 읽으면서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트릭스에서 해커들이 들여다 보는 건 해킹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시스템 모니터링을 위해서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미세한 차이를 상대적으로 구별해 내는 데 뛰어나기 때문에(절대적인 구별에는 젬병), 화면에 줄줄 흘러가는 로그를 하염없이 들여다 보다가 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된 걸 찾아내는 건 어느 정도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엔지니어에게는 (현재로서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2. 코드는 검은 화면위에 나오는 녹색 텍스트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은 syntax highlighting등을 사용해서 ANSI color를 사용한다고 한다.


20여년 전에 EGA 급 모니터를 쓰던 시절에는 검은 화면 위에 녹색 텍스트가 일반적이었는데 그때의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나보다. 그때는 해상도가 낮아서 화면에 표현되는 줄의 수가 몇개 안돼서 저런 색조합이 가독성에 도움이 되거나 최소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던 모양인데, 요새처럼 해상도 높은 화면에 깨알 만한 글자들이 조밀하게 흩어져 있는 코드의 색조합이 이렇다면 눈이 아파서 읽을 수가 없을 거다.

3. 코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 해커들을 보면 스페이스 바나 엔터를 쳐서 코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즉 모든 것이 한 줄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젠 프로그램 코드도 알기 쉬운 구조로 만든다고 한다.


호랑이 담배먹던 시전에는 복잡한 코드를 작성하면 머리가 좋거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었다. 병 잘 고치는 의사보다는 환자에게 설명 잘해 주는 의사가 인기 있는 것처럼, 요새는 남이 알아보기 편하게, 즉 재사용이 편하게 짜여진 코드가 잘 짜여진 코드다. 물론 글자나 줄의 배열이 아니라 로직의 구조를 말하는 거다.

...아 덴장 적다 보니 또 길어지네. 4~8번까지는 패스.

9. 코드를 쓰는 사람들도 마우스를 사용한다.
영화에서 보면 해커가 마우스 사용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물론 프로그래머들이 빠른 타이핑 실력을 가지고는 있지만 마우스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이건 게임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는데,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록 마우스를 덜쓰게 되어 있는건 맞다. 마우스를 움직여서 버튼을 클릭하거나 메뉴를 풀다운하는 대신 단축키를 사용한다. 일단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두손을 가지런히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상태인데, 마우스를 잡기 위해서는 손이 움직여서 마우스를 잡아야 하고 그 후에 다시 키보드 위로 돌아와야 한다.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이 정도의 움직임도 큰 낭비가 된다.

큐베이스나 로직같은 미디 프로그램도,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고 마우스는 적게 사용하게 된다. 심지어 포토샵같은 그래픽 프로그램도, 화면에 선을 그릴 때는 당연히 마우스나 스타일러스를 사용하지만, 메뉴 선택이나 명령어 입력 등에는 마우스 대신 단축키를 사용하므로, (같은 내용의 작업일 경우) 능숙한 사용자는 초보자보다 마우스를 훨씬 적게 사용한다.

유닉스나 리눅스 시스템에서 텍스트 에디터로 vi라는 것을 많이 사용하는데, 마우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단축키만으로 문서 편집을 한다. 워드프로세서나 메모장 등의 문서 편집 방식에 익숙한 사람한테는 황당하게 복잡한 편집기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시스템 문서나 프로그램 코드를 편집할 수 있다.

쥬라기공원에서 10대 소녀가 마우스 하나만 갖고 시스템을 해킹하는 건 물론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그녀가 해커 수준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춘 것이라기보다는 주위의 모든 어른들이 마우스 조작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컴맹이었다, 라고 보는 것이 맞다. (벌써 십수년 전 영화니 그런 설정이 꼭 억지만은 아니라고 하겠다)


10 대부분의 코드는 크로스 플랫폼이 아니다.
Independence Day 영화에서는 애플노트북에서 만든 바이러스를 외계인 컴퓨터에 넣어서 전염 시키는데..이런 방법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
애플과 윈도우사이에서도 잘 되지 않는데 어떻게 외계인 컴퓨터에..OTL


이건 뭐 물론 영화사에 길이 남을 무식한 장면. 극장에서 볼때 내가 다 민망하더라.

옮길 회사의 입사 날짜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임질 기술 부분에 대한 in-depth training이 있으니 하던 일 접고 일단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 개발자가 물건너 날아와서 직접 강의하는데 당분간 이런 기회가 없을 거라나. 교육을 입사일 이후에 받으면 이것도 다 근무일수로 치겠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3일 짜리 교육인데 일당으로 계산해봐도 꽤 된다. (한달에 21일 정도 근무하는 것으로 치면 월급의 1/7이다) 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쌩까는 방법도 없는 건 아니지만 입사 이후 본격적으로 업무 시작할 때 몰라서 헤매봐야 나만 손해니까, 허공에 날아간 내 일당은 생각지 말고 직원도 아니면서 공짜 교육 받는다 생각하고 듣기로 했다. (이 회사의 교육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프로그래밍 API에 대한 교육이라, 강사가 프로젝터로 자신의 PC 화면을 뿌리고는 직접 코드를 작성하면서 설명하는 상당히 무식한 방법을 따르고 있는데, 화면의 글자 크기가 작아 보기에 영 답답하다. 영화에서 컴퓨터 화면이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 항상 예외없이 글자들이 대문짝만하게 나오는데, 실제로 그렇게 작업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나도 지금 1400x1050 해상도의 윈도우에서 10pt 정도의 크기로 이 포스팅을 적고 있지만) 사람들이 보통 사용하는 글자 크기로 영화에서 보여준다면 관객들은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절대 알아볼 수 없다.

Posted by vincent

2006/12/07 09:24 2006/12/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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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드리안 2006/12/07 10:33 # M/D Reply Permalink

    재미있게 읽고 돌아가겠습니다...^^
    항상 봐 오던 이야기지만은 같이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학생들끼리는 "저것은 아니다~~ 에이.." 이러는데 이렇게 일목 요연하게 정리를 한신것으로 보아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시고 글을 적으신것 같습니다.

    좀더 다른 사람들이 영화에서 한부분만이라도 진실을 볼 수 있다면은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 ENTClic 2006/12/07 14:59 # M/D Reply Permalink

    ㅎㅎ..글 잘 읽었습니다 ^^
    아주 잘 분석을 하셨네요..역시 노력과 습관으로 가능한 것들도 있군요^^

  3. 빈센트 2006/12/08 02:32 # M/D Reply Permalink

    별로 생각하고 적은 글은 아니구요.. ^^

    전문가 집단이 등장하는 영화의 경우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결국 그 집단은 어디까지나 소재일 뿐 영화가 하고자 하는 건 일반 대중하고의 소통이니까, 소통을 위해 전문분야의 현실을 다소 변형해서 보여주는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인디펜던스데이는 용서가 안되지요.

  4. 빈센트 2006/12/08 02:32 # M/D Reply Permalink

    노력과 습관은 공중부양도 가능하게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5. 페니웨이™ 2010/11/21 11:43 # M/D Reply Permalink

    다른건 몰라도 인디펜던스데이는 두고두고 욕먹을 짓을 했죠. 잘보다가 그 부분에서는 그저 허탈한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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