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 정원에서의 조깅

베르사유에 사는 것의 장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확연한 것은 저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이 가까이 있다는 거겠고, (가장 좋은 점이라고 하지는 안겠습니다 그 외에도 장점이 많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정원이 되겠습니다. 사실 궁전 건물 내부가 그렇게 멋지다고들 하는데 거기는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해서... 아직 안 가봤구요. 무료로 개방되는 정원만 틈날 때마다 아내랑 산책을 하거나 혹은 혼자 조깅을 하거나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누릴만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족히 수십번은 넘게 갔지 싶은데도 워낙에 광활한 영역에 걸쳐 있는데다 구석 구석 미로처럼 얽힌 산책로 사이로 곳곳에 아름다운 조경물이 숨어 있어서, 여전히 갈 때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게 되거든요. 베르사유 궁전만큼 아름다운 건물들은 파리나 그외 다른 여러 프랑스 도시들(리용이라든지)에도 많지만 이 정원만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아무래도 겨울이라 날씨가 춥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조깅은 커녕 산책도 뜸했고, 특히 지난 연말 이탈리아 여행 다녀오는 동안 앉아서 운전만 했지 별로 많이 걷지를 않아서... 눈에 띄게 허리선이 변한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엊그제는 수업이 없는 틈을 타 오랜만에 궁전에서 조깅을 했습니다. 지난 7월 프랑스로 떠나오기 직전에, 영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친구 S를 만나 점심을 먹었더랬습니다. 자기가 베르사유 궁전 구경 갔을 때 조깅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저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해 했었는데 이제 네가 그중 한 명이 되겠구나 하고 부러워하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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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스 캡쳐 화면입니다. 클릭해서 크게 봐 주세요

사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경로가 엊그제 조깅한 루트입니다. 구글맵스로 찍어보니 대략 6km 정도 되더군요. (클릭해서 크게 봐 주세요) 사진 오른쪽이 정문이라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곳 근처만 구경하다 가지만, 왼쪽 아래 부분에 (B)라고 표시된 부분에 옆문이 있어 여기서 출발하면 한산하게 정원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위치에서는 주차가 공짜에요. 집에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중간에 두어번 신호등을 만나기 때문에 맥이 끊어져서, 보통 여기서 조깅을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정원을 찾았더니 연못들이 모두 하얗게 얼어 있더군요. 이 정원은 여름에 가장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겨울 모습도 꽤 괜찮아서, 사진을 몇장 찍어 봤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뛴 건 아니고... 조깅 마친 뒤에 외투 입고 카메라 들고 다시 가서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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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의 연못(구글맵스에서 한가운데 Bassin d'Apollon이라고 표기된 곳입니다)이 하얗게 얼어 있습니다. 여름이면 화려하게 물을 뿜어 내는 아름다운 아폴론 상이, 하얀 얼음 위에서도 나름 멋이 있더군요. 사진은 그냥 그렇게 나왔지만...

아폴론 연못 구석에 아직 얼음이 얼지 않은 곳이 조금 남아 있는데, 여기 마침 백조와 오리들이 몇마리 쉬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백조는 무리를 지어 이동을 하는데, 단 두마리만 여기 있는 걸보면 무리에서 낙오된 걸까요? 하여간에 이렇게 큰 새가 전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거의 접사에 가까운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잔뜩 찌푸려 있던지라 색감은 영 별로지만...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에 또 눈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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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보기에도 탐스러울 정도로 살이 피둥피둥 쪄 있는데... 먹고 살기 편해서 그런게 아니라 겨울을 나기 위해 피하지방을 축적한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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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 기르는 새가 아니라 진짜로 철따라 이동하는 겨울새, 야생 백조를 이렇게 가까이서 사진까지 찍었다는 거죠. (사실은 얼마 전에 밀라노 북쪽의 코모 호수에서도 보긴 했지만... 그때는 무리지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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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나온 여자분은 그냥 중국인 관광객 중 한명으로 저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본의 아니게 초상권을 침해하게 돼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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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 쪽에서 내려다 본 정원(일부)의 모습입니다. 저 멀리 하얀게 구글맵스 사진 왼쪽에 십자 모양으로 있는 대운하(이명박 운하가 아닙니다)인데 꽁꽁 얼었더라구요.
사진들은 모두 클릭하면 커집니다. 일부러 고 해상도로 올린 보람 있게 크게 좀 봐주세요~

Posted by vincent

2010/01/08 00:34 2010/01/0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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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리 2010/01/08 11:00 # M/D Reply Permalink

    멋진 곳에 사시는군요.

    1. vincent 2010/01/12 02:17 # M/D Permalink

      저한테는 과분한 호사지요 뭐 돈드는 건 아니지만...:)

  2. Sol 2010/01/18 09:05 # M/D Reply Permalink

    니콘인걸 감안했을때 핀이 많이 나가 있는데요.. 니콘의 쨍한 사진이 없는 게 좀 아쉬움...ㅋㅋ

    1. vincent 2010/01/20 01:26 # M/D Permalink

      니콘이 무슨 미래에서 온 로봇아이도 아닐진대 날이 흐려서 빛이 부족하고 셔터 누르는 손이 후진데 쨍한 사진을 뽑아낼 수 있겠냐. 요새 사진에 자신 좀 붙으신 모양이셔?

  3. Sol 2010/01/20 07:35 # M/D Reply Permalink

    ㅎㅎ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요.. 자신은요.. 카메라 들어본지가 꽤 오래전입니다요~~ 괜히 캐논 유저로서 니콘에 대한 생트집을 잡아 본 것 이지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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