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직했습니다.

어제 일자로 그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회사 용어로는 termination process라고 하는데요. HR에서 서류 받아서 담당자들(재무, 구매, 자산 등등)에게 청산 확인하고, 간간히 마주치는 회사 분들께 인사하고, 노트북 및 기타 자산 반납하고, 최종적으로 인사 담당에게 싸인 받고. 전에 옆자리에 계시던 분은 경쟁사로 옮기시는 지라 'garden leave'라고 해서, 이직 의사 밝히자마자 1시간 내로 바로 이메일 끊고 접속 차단하고 하는 걸 봤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학교로 가는 경우라 그렇게 칼같이 하지는 않았구요.

공부하러 떠난다고 말씀드리니까 대부분 부럽다, 나도 떠나고 싶다 뭐 이렇게들 말씀주시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죠. 오늘 오면서 회사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 피고 있는 모습들 보니까 그게 그렇게 부럽더라구요. 왜? 저분들은 저렇게 담배 한대 피우고 다시 자리 돌아가서 일하고 하다보면 다음달엔 또 월급 나오고 할테지만, 저는 이제부터 최소 1년 반 동안은 공부한답시고 어디서 돈 한푼 들어 오는 일없이 있는 것 까먹어 가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해야 할테니까요.

하지만 뭐 그게 정말로 두려웠다면야 저도 어떻게든 제 자리에 붙어 있었어야겠죠. 하지만 좀 다른 뭔가를 해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익숙했던 것들을 버리고 떠나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했던 겁니다.

이젠 건너 온 다리도 끊어 버렸겠다, 앞을 보고 열심히 달려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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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9/07/21 19:07 2009/07/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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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odlust 2009/07/22 03:24 # M/D Reply Permalink

    드디어 가시는군요

    1. vincent 2009/08/16 19:03 # M/D Permalink

      네 드뎌...

  2. 인간실격 2009/07/22 15:19 # M/D Reply Permalink

    휴~~늘 잘 해내셨으니, 또 잘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파리에서도 좋은 글 멈춤없이 올려주세요.

    1. vincent 2009/08/16 19:03 # M/D Permalink

      블로그질 좀 그만하라고 누군가 쪼시지만 않는 다면야~ ^^

  3. Sol 2009/07/22 20:01 # M/D Reply Permalink

    형님의 글을 보니 이런 말씀 드리기 참 어렵지만 가신김에 꼭 HEC에서 박사까지 하고 오세요. 참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1. vincent 2009/08/16 19:04 # M/D Permalink

      노력하겠습니다

  4. K군 2009/07/23 11:38 # M/D Reply Permalink

    내일뵙죠

    1. vincent 2009/08/16 19:04 # M/D Permalink

      나와줘서 고마웠다

  5. 매디드 2009/07/24 06:23 # M/D Reply Permalink

    잘 되실 겁니다.
    그리고 꼭 잘 되셔야 합니다.
    왜나하면 제가 묻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 새벽에 드린 문자 처럼 곽선생님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잘되셔야 합니다.

    잘 다녀오시고요.

    1. vincent 2009/08/16 19:04 # M/D Permalink

      저야말로 묻어가야죠~ ^^

  6. choi moon sun 2009/08/03 17:09 # M/D Reply Permalink

    원철 오라버니? 정말 오랜만이에요~~ 전 문선입니당^^
    그렇지않아두 얼마전에 명선언니랑 오라버니 얘기했었는데... 집두 울 회사랑 가까우니 언제 저녁이나 함 먹자구... 근데 블로그보니 유학가시나 봐요~~와우~~추카하구 프랑스에 가서두 잘 해내시리라 믿어요. 그럼 홧팅~!

    1. vincent 2009/08/16 19:05 # M/D Permalink

      명선씨랑 문선양은 근일 내로 결혼해서 빠리로 신혼여행 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음

  7. passionofmine 2009/08/09 18:28 # M/D Reply Permalink

    Already left? Then, good luck! We didn't get together to celebrate your registration on the HEC network, though.

    1. vincent 2009/08/16 19:06 # M/D Permalink

      그러게요 떠나기 전에 만나서 조언 좀 수집하고 왔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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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박봉'이라는 표현으로 'peanut'이라는 말을 쓸 때가 가끔 있습니다. Peanut을 다른 말로 'monkey nut'이라고도 하는데 원숭이가 땅콩을 특히 좋아해서 그런건지 어쩐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이런 속담도 있지요.  

If you pay peanuts, you will get only monkeys.

땅콩을 월급으로 주면 원숭이 밖에 못쓴다, 즉 월급을 아끼면 수준 낮은 직원들밖에 못쓴다는 얘기가 되겠죠. 점점 붕괴되어만 가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말입니다만... 사장님들은 요새 젊은 사람들이 대기업/높은 연봉만 바라봐서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푸념하지만, 젊은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박봉에 일만 많고 비젼도 없는 중소기업에 청춘을 바치는 건 너무 risk가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정말로 월급을 적게 주면 직원의 수준이 떨어질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할 것 같기도 하지만, 과연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걸까요? 좋은 직장이라는게 꼭 급여 수준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니까요. (대부분은 월급을 주는 입장인 분들이라는게 문제지만)

과학적으로 증명 수준까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학술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있기는 하더군요.

캔터베리 대학 경제학과의 Glenn Boyle이라는 사람이 발표한 "Pay Peanuts and Get Monkeys? Evidence from Academia"라는 논문인데요. (아 물론 저도 abstract만 읽어 봤지 본문 내용까지는 못봤습니다 ^^) 사실 이런 종류의 연구가 쉽지는 않은 것이, 논문 서두에 적혀 있는 것처럼 privacy 문제도 있고 해서 (많은 직장에서 직원들의 급여/연봉은 기밀 사항에 속하지요) 관련된 연구나 자료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Unfortunately, privacy and other constraints on data mean that surprisingly little is known about this issue.) 그래서 이 양반이 쓴 방법은, 직종에 상관없이 급여가 일정한 동네를 기준으로 해서 수준을 비교한 겁니다. 그런 동네가 어딨냐. 뉴질랜드의 대학인데요.

논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대학에서는 급여 수준이 전공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책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건 학교 안에서 얘기고, 밖에 나가면 분명 차이가 나죠. 예를 들어 재무학자는 금융 회사에 취직하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교수가 되면 영문학과 교수랑 똑같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기회 비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대학들의 재무전공 교수들의 연구 실적을, 전공 간에 급여 수준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미국 대학들의 재무전공 교수들의 연구 실적과 비교해 본 겁니다. 말씀드렸듯이 본문 내용을 자세히 안봐서 뭘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분명히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Paying (relative) peanuts attracts mainly monkeys."라는 거죠.

졸지에 땅콩에 꼬인 원숭이가 돼버린 뉴질랜드의 재무전공 교수들이 이 논문을 읽으면 무척 기분 나쁘겠는데요.

물론 회사도 그렇고 나라 경제도 그렇고 어려울 때가 있고 (좋을 때는 잘 없는 것 같아요 항상 어렵다 어렵다 허리띠 졸라매자 라고만 하니까) 이 고통을 함께 나눌 필요성은 있긴 하지만, 대졸 초임을 깎고 비정규직 채용을 손쉽게 하고 인턴 제도를 악용활용해서 수치상의 청년 실업율만 낮추고(그래도 20%에 도달하고 있다더군요)... 하는 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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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rtoonstock.com



견원지간


잘 받아서 잘 까먹네요

Posted by vincent

2009/04/16 10:33 2009/04/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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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리 2009/04/17 04:41 # M/D Reply Permalink

    걱정됩니다. 취직을 해야하는데..

    1. vincent 2009/04/21 04:50 # M/D Permalink

      땅콩은 받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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