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보우더나트 사원 사진 중에 빠뜨린게 몇 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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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네와르 문양이 새겨진 문 앞에 노점상 청년이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클릭해서 크게 보면, 그 정교한 아름다움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오른쪽: 보우더나트 근처에는 티벳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티벳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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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를 나와, 카트만두에서도 가장 정통 힌두교 사원인 퍼슈퍼티나트 사원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퍼슈퍼티나트로 올라 가는 언덕 어귀의 마을은 비교적 깨끗한, 전형적인 카트만두 중상류층 주택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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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에는 3천만의 신이 있다고도 하고 3억의 신이 있다고도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신인 시바는 파괴의 신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인 파르바티와 사실은 같은 몸으로 서로 변신 합체를 하기도 했다가 수호신 비슈누가 얼굴을 바꾼 것이기도 했다가 창조주인 브라흐마와 싸우는 듯 하지만 그놈이 그놈이라거나... 하여간 복잡합니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기독교의 3위일체, 천지창조, 구세주 사상 기타 등등이 힌두교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죠. 힌두교는 역사도 엄청나게 오래된 데다가 신의 수만큼이나 많은 각종의 신화, 전설의 무궁무진한 보고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교는 그 뿌리를 힌두교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지요. 어느 종교나 핵심 교리를 보면, 힌두교에서는 이미 그 원형에 해당하는 신화를 수천년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으니까요. 가히 종교 중의 종교라고 하겠습니다.

퍼슈퍼티나트는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면서 또한 인도 대륙 전체를 통털어 4대 시바 사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힌두 교도가 아닌 사람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문 밖에서 멀찍이 바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원 안쪽에 거대한 동물의 금동상이 있는게 보이시죠? 소 같기도 하고 돼지 같기도 한데 사실 사슴이라는군요. 시바가 금뿔 사슴으로 변신해 이 일대의 숲에 내려와 놀다 갔다고 하네요. 가랑이 사이를 자세히 보면,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거대한 물체가 매달려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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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원 근처에는, 걸인이라고 해야 하나 탁발수도승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이한 점은 다들 비교적 깨끗한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고, 특히 구걸 깡통이 아주 반짝 반짝 빛나네요.
오른쪽: 이곳에도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쓸고 닦는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옷이 아주 이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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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가끔씩 눈에 띄는, 우리나라에서 온 것이 분명한 옷을 입고 계시는 아저씨들입니다. 노조복 같기도 하고... 왼쪽 아저씨 등에는 "무재해"라고 써 있고 오른쪽 아저씨 등에는 "한국 케이블 TV 북부 방송"이라고 써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간 이주 노동자들이 가져온 것이겠지요. 네팔에는 특별한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첫째가 관광 산업이고 둘째가 농업, 세째가 해외 파견 근로로 벌어 오는 외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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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소와 사람과 비둘기가 아무렇게나 어슬렁거립니다. 관광객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지만 힌두교도들인 네팔인들은 사원 입구 광장에서부터 모두 신을 벗고 맨발로 다니는데요. 길에 소똥이 디글거려도 별 신경들을 안 쓰시는 것 같더군요. 예쁜 치마를 입은 아주머니는 어깨에 맨 화려한 가방으로 보아 꽤 살만한 집안 마나님이실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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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네팔에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원숭이입니다.
오른쪽: 개 한마리가 용케 쪽그늘을 찾아 팔자 좋게 잠을 청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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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옆에서는 아이들이 대나무를 엮어 만든 네팔식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이건 평지에 있는 거지만...나중에 해발 3,000m에 달하는 안나푸르나 기슭에서, 까마득한 낭떠러지 바로 옆에서 저 그네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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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젊은 승려입니다. 붉은 빛이 도는 벽돌과 주황색 승복의 색감이 아주 좋지요? 니콘 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인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기에 딱 좋은 피사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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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리로 원숭이들이 들락날락 하더군요. 개구멍이 아니라 원숭이 구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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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슈퍼티나트 사원 근처에는 이외에도 키라떼쉬르 사원, 비스뉴 사원, 락스미 사원 등 크고 작은 사원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 갠지스 강의 지류로서 네팔에서는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 지는 버그머띠 강변에 모여 있는데요. 역시 이방인의 눈길을 잡아 끄는 것은 화장터인 아르여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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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정말로 시신을, 통나무 장작 위에 얹고, 지푸라기 거적 몇장만 덮은 채 그냥 태웁니다. 저런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 올라 일대가 매캐한, 시체 타는 냄새로 그득합니다. 그리고 유족들은 주위에 둘러 앉아 얘기도 나누고, 도시락도 까먹고, 빨래(?)를 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울지는 않습니다. 이방인들로서는 문화적인 충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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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을 여행한 또다른 어떤 여행자 분은 이때의 경험을 다소 과장된 문학적(?) 수사와 함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가며 책에 적으셨던데요... 물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이곳의 풍경은 우리 같은 이방인에게 낯선 정신적 경험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걸 또 뭐 그렇게 오바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두가지 사전 경험이 떠 오르는데, 하나는 예전에 시카고에서 들렀던 뮤지엄 오브 아트에서 마침 열리던 이집트 미이라 특별전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여유가 있었던 관계로 꼼꼼히 해설까지 자세히 읽어 가며 관람을 했었는데요. 그 전시의 기획자의 설명은, 현대인들이 고대 이집트인들의 미이라 의식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였어요. 물론 초기의 미이라들은 왕족들에게만 한정된 의식이었고, 고대 이집트 인들은 시신을 잘 보존해 놓으면 나중에 나일 강을 건너서 영혼이 돌아올 때 어쩌구... 하는 의미를 정말로 믿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게 나중에는 왕족 뿐 아니라 귀족, 심지어는 평민들 중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이면 비슷한 장례 의식을 치렀다는 군요. 쿠푸 왕조였나, 하여간 미이라가 성행했던 시절의 막판에는 아마도 그게 무슨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갖기 보다는 오늘날 각 문화권에서 각기 독특하게 치러지는 장례 문화처럼, 그냥 집안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고 해석하더군요.

이런 주장이 근거 있게 들렸던 이유가 (시간적으로는 훨씬 앞이지만) 두번째 경험인데요. 어렸을 적 잭 파란스가 해설하던 오리지날 "믿거나 말거나"에서 보았던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가, 우리 나라의 장례 의식을 다루는 거였습니다. 우리에겐 익숙한 장례 의식을, 잭 파란스 아저씨는 너무 진지하게 곧이 곧대로 해석을 하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각 의식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마치 이 동양의 작은 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정말로 사람이 죽으면 극락 왕생 어쩌구... 하는 걸 믿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라는 식으로요.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져서 어 저건 좀 아닌데 했던 기억이거든요. 하긴 뭐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아마존 오지의 최후의 원시 부족도 평상시에는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껌 씹으며 다니다가 방송국 카메라 들어 오면 주섬 주섬 원시 복장을 챙겨 입는다던가요.

제가 약간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네팔인들이, 힌두교도들이 우리보다 훨씬 종교적인 삶을 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적 차이를 너무 호들갑스럽게 받아 들이는 것도 그들에 대한 존중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 여행자의 책을 읽으며 들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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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아마도 오늘 장례의 주인공(?)이었을, 먼저 보낸 할머니와의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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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매캐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운데 여자아이가 원숭이들을 쳐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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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주변에는 눈에 띄는 복장과 치장(?)을 한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일 수록 정식 승려가 아니라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구걸꾼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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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여가트(화장터) 건너편에는 11개의 돌탑이 모셔진 에카더스 루드라 사원이 있습니다. 시바의 남성성기의 상징인 시바링거를 모셨다고 하는데 저게 왜 남성성을 나타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날 묵었던 하야트 호텔의 인테리어가 저 모양을 본따 만든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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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태운 재와 유품과 꽃을 강물에 흘려 보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하류쪽에서 뭔가를 열심히 건지고 있습니다. 설마 고기를 잡는 건 아닐테고, 아마도 떠내려 오는 유품 중에 뭔가 쓸만한 것이 있나 살펴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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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 아주머니는 시체 떠 내려온 물에 아이를 목욕시키고 계시네요...-.- 괜찮을까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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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마티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바차레숴리 사원입니다. 이곳 분들은 빨래를 그냥 길바닥에 널어서 말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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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널어놓은 걸 쳐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순식간에 원숭이 떼가 몰려 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원숭이들이 가끔씩 무리를 지어 관광객을 공격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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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Posted by vincent

2008/06/18 19:30 2008/06/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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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디트 2008/06/25 07:29 # M/D Reply Permalink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눈감으면 천연색으로 펼쳐지는 그곳의 풍광때문에 누군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흑흑...)

  2. 쓴소리단소리 2008/07/18 11:50 # M/D Reply Permalink

    네팔, 티벳, 인도 한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들 입니다.

  3. montreal florist 2009/11/03 06:49 # M/D Reply Permalink

    정말 멋진 여행사진 이군여, 잘 보구 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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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여정 속에 긴 비행을 마친 뒤끝이라 그런지, 전날 밤엔 꿈도 안꾸고 정신없이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더군요. 특히 상해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컨디션이 극히 안좋던 아내도 완전히 회복을 해서, 이젠 히말라야 산행에도 끄덕없겠노라고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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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본 하야트 카트만두의 내부 조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훌륭합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한가로이 호텔 내부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어도 좋았을 법 합니다.



중정에 도열해 있던 탑들은, 나중에 퍼슈퍼티나트(힌두교의 수많은 신 중 주신主神이라 할 수 있는 시바를  모신 사원입니다. 네팔어로 '나트'는 사원을 뜻합니다)를 가보고서 알았는데, 시바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시바링거'를 모신 탑들을 형상화 한 듯합니다. 네 귀퉁이의 단지에 물을 담아 꽃을 띄워 놓은 정취가 그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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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롭게도 호텔 경비를 UN PKO가 서고 있습니다. 뒤에 지나가는 UN차량이 보이죠? 이때 당시 네팔은 정부군과 마오이스트 게릴라 간의 갈등으로 정국이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도 산중에서 마오이스트 게릴라를 만납니다 기대하시라~) 불과 2~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금은 네팔공산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치적 격변을 예고하고 있지요. 세상 참 모를 일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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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멋지게 해석한 이 아름다운 호텔에서는 아쉽게도 잠만 자고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오전 중으로 세계 최대의 스투파(힌두교식 불탑)가 있는 보우더나트와 네팔 최대의 시바신 사원인 퍼슈퍼티나트를 돌아 보고, 오후에는 안나푸르나 산행의 출발지인 포커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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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꾸려 차에 싣고, 하야트 안쪽에서 멀리 보이던, 네팔 시내 중심부에서는 좀 떨어진 보우더나트로 향했습니다. 이후로 찾는 사원의 이름은 항상 '나트'로 끝나는데요. '나트'는 네팔어로 '사원'이라는 뜻입니다. 입구로 들어서니 골목 사이로 "지혜의 눈"이 째려 보고 있네요. 보우더나트는 이러한 형식의 불탑(스투파라고 부릅니다) 중에서는 가장 큰 것이긴 하지만, 비슷한 모양의 작은 스투파는 네팔 어디를 가든지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혜의 눈"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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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는 사원이 많은 네팔에서도 티벳 불교의 중심이긴 하지만... 사실 다신교인 힌두교에서는 불교에서 모시는 부처를 비롯 여러 보살도, 예수도, 알라도, 그저 많은 신의 하나일 뿐입니다. 사원에서 주로 모시는 신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예를 들어  여기 보우더나트에서는 석가, 다음에 찾을 퍼슈퍼티나트에서는 시바) 거기에서 어떤 신에게 참배를 드릴 지는 각자의 마음에 달린 거구요. 실제로 불탑 주위에 석가에게 예배를 하는 불당이(물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불당과는 전혀 다릅니다) 있기는 하지만 그 주위에 소소하게 다른 신들을 모시는 신전도 옹기 종기 모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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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더나트 주변에는 티베트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또 외국에서 티벳 불교를 제대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 들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승원("곰파"라고 합니다)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짧게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호텔,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도 많이 늘어서 있습니다. 성스러운 신전 치고는 번잡스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정작 네팔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더군요. 아내가 티벳 특산품을 파는 가게 앞에서 뒤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손짓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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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안에서 바라본 보우더나트의 모습입니다. 이 거대한 불탑은 오랜 불교와 힌두교의 전통에 입각한 다양한 상징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구조 자체가 만다라의 형태라고 합니다. 4개 층으로 이루어진 흰 대좌는 땅, 반원형의 돔은 물, 사방을 응시하는 눈과 13층의 첨탑은 불, 그 위의 원통형 모양은 바람, 뾰족한 작은 첨탑은 하늘... 우주를 구성하는 5가지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또 대좌는 명상, 돔은 번뇌에서의 해방을 나타내고, 지혜의 눈을 얻은 이후 첨탑의 13층은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각 단계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상징들(대부분이 숫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이 이 거대한 탑의 구조에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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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이 진언을 외우며 탑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스투파를 한번 돌면 불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외운 것과 같다고 합니다. 반드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합니다. 아내와 아쇽씨도 이들을 따라 돌고 있습니다. 사원 주변에 한가로이 누워 있는 개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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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에서 오신 것으로 추정되는 승려 한분이 마니짜를 들고 스투파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마니짜는 원통형의 통 안에 불경을 적은 종이를 돌돌 말아 넣고 그 밑에 손잡이를 단 것인데요. 이걸 한바퀴 돌리면 역시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하네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가장 많고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마니짜가 있습니다. 네팔을 상징하는 공예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 기념품으로도 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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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짜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투파(불탑) 아래에 위치한 이 마니짜처럼 큰 것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고 한바퀴 돌릴 때마다 은은한 종소리가 납니다. 사실 스투파의 지혜의 눈 위 13층 첨탑 위에 있는 거대한 원통도 일종의 마니짜입니다. 사람들이 불탑을 도는 것은 불탑 꼭대기의 마니짜를 돌리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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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짜를 돌리는 건 이분들에겐 그냥 일상적인 습관과도 같습니다. 아주머니들이 마니짜를 돌리며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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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족 할머니가 역시 마니짜를 들고 영치기 영차 열심히 스투파를 돌고 계십니다. 구릉족은 네팔을 대표하는 고산족인데요. 가로로 길쭉한 네팔의 한가운데인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동쪽인 에베레스트 지역은 세르파족, 서쪽인 안나푸르나 지역은 구릉족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두 민족 모두 티베트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라 외모가 몽골계인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보다 더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알록달록한 앞치마. 구릉족 여자들은 누구나 저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 이는 어느덧 네팔의 상징물의 하나가 되어, 비행기를 타면 스튜어디스들이 종족에 상관없이 저 앞치마를 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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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서 온 젊은 승려들이 알록달록한 승복을 입고 있네요. 오른쪽 아주머니의 눈빛이 장난이 아닙니다. 네팔 아주머니들 중에는 저렇게 배를 뽈록 내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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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파를 돌다가 지치면 잠시 앉아 쉬면서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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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의 뒤로 보이는 나무 문에 화려한 문양이 보이시죠? 오랜 옛날부터 카트만두 분지에 살며 네팔 문화의 본류를 형성한 네와르族의 특기가 이러한 화려한 문양의 목각입니다. 앞으로 저런 모양을 자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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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쇽씨가 대좌 위로 올라갑니다. 코끼리 위에 탄 전사의 모습이 앙증맞지요? 대좌 위, 반구 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내 뒤로 화려한 네팔 전통 의상을 걸친 아리따운 아가씨가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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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스럽게도 스투파 대좌 위에서 데이트(?) 중인 젊은 연인들입니다. 아가씨 치마가 참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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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안쪽에도 마니짜가 죽 걸려 있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마니짜를 정성스레 하나하나 일일이 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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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안쪽에는 수행 중인 불자들이 많은데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사이비가 제법 많다고 하네요. 이 아저씨도 그중 한 명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면 일부러 진지하게 법구를 만지는 척 하다가 찍고나면 시주(?)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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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좌 위에서 만난, 이마에 띠까를 붙인 아이들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표정이 한결같이 밝아서, 참 좋은 피사체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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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한껏 구부리고 빗자루로 열심히 탑주위를 청소하는 아주머니. 예전에 읽은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책이 생각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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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족 할머니 한분이 제가 사진을 찍고 있는 걸 알고는 엄청 쑥스러워 하면 황급히 도망치십니다. 괜히 제가 미안해 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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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좌 위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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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대좌 아래에서 탑을 올려다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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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아래 가게에서 팔고 있는 형형색색의 기념품과 법구法具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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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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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5/12 16:57 2008/05/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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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다행히 다음날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공항을 떴습니다. 과연 별 사고 없이 네팔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기내에서 받은 출입국 신고서를 보니, 이채롭게도 표지에 히말라야 사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인쇄 상태가 상당히 조잡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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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내려다 보니 말굽 모양으로 구부러진 거대한 강이 내려다 보입니다. 저게 오랜 세월 동안의 침식 작용에 의해 저렇게 구부러지는 거고 몇 만년 정도 더 진행 되면 굴곡이 더 심해 지면서 가운데 부분이 섬으로 떨어져 나간다는 얘기를 예전에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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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비행기가 나는 까마득한 상공에서 저 정도 크기로 보이려면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강일텐데, 갠지스 강 정도였을까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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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D80을 구입한지 얼마 안 되어 바로 신혼여행길에 투입한 관계로, 비행기 안에서도 여러 번 셔터를 눌러 가며 test를 했습니다. 구름 사진이 멋지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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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여섯 시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서서히 하강을 합니다. 구릉 위로 마을의 모양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게 다 해발 2~3000m 위에 있는 마을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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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트리부번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담한 모습입니다. 활주로 사이로 수풀이 무성한 것이 무슨 시골 버스 터미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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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의 모습. 소박한 공항이지만 세계 각지의 인종들이 북적거려 드디어 네팔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합니다. 지금부터 올리게 될 사진에는 대부분 구석에 조그맣게 아내의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앞서 적었듯이 옷을 제대로 안 가져가서... 거의 똑같은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제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내는 '월리를 찾아라!' 네팔 판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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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을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가 인사를 하며 금잔화 다발을 목에 걸어 줍니다. 색이 아주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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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제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몇장 없습니다. 그중 첫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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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저희 여행의 히말라야 트레킹 구간을 내내 함께 동행해 주신, 구미에서 한의원을 하신다는 허선생님이십니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구수한 사투리, 걸죽한 입담을 과시하시는 허선생님 덕분에 힘든 트레킹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중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셨다는데 2년이 지났으니 이제 공개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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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날 숙소인 카트만두 하야트로 옮겼습니다. 호텔 밖으로 멀리, 다음날 방문하게 될 네팔 최대의 스투파(불탑)인 보우더나트가 석양에 비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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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의 초라한 시내와는 대조적으로 하야트 내부는 상당히 호사스럽습니다. 꽤나 고급스러운 풀장이 있지만 네팔에 와서 수영할 생각은 못했기 때문에,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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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인 터멜 지구 한켠에 위치한 한국 식당 "소풍"을 찾았습니다. 시인 김홍성 님이 아내와 함께 운영하던 식당인데, 아내가 얼마 전에 간암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돌아 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찮게 신문을 보고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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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저희 가이드인 아쇽 씨와 함께 네팔과 한국의 관계 등에 대해 이것 저것 묻고 있습니다. 아쇽 씨는 깜짝 놀랄만큼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교양을 갖추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와 표현을 사용합니다. [fn]적다보니 영어는 문법이 아니라 소통이라며 미국에서 엉터리 영어로 많은 사람들을 쪽 팔리게 만든 모모 비즈니스 프렌들리 대통령 님이 생각나는 군요 이때 당시만 해도 그런 양반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 [/fn] 친척 중에 장관을 비롯해서 고위 공직자가 많은 아주 좋은 집안 출신으로, 네팔의 유일한 종합 대학인 트리부번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건너와 바느질 공장 등에서 일하는 등 20대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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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에 관련한 법안 작성에 참여한 적도 있고 이주민 다문화 가정의 복지정책에 대한 대정부 질의를 작성한 적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의 현실에 무척 관심이 많지요. 저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악덕 기업주들의 얘기를 전해 들은 경험이 있는지라, 과연 그러한지 궁금해 지더군요. 물론 우리 앞이라 그렇게 얘기한 것도 있겠지만, 아쇽 씨의 경험으로는 그런 나쁜 고용주들은 극소수라고 하네요. 오히려 같이 일하던 한국인 직원들과 비교해 봐도, 한국인들이야 의료 보험도 있고 해서 혹여 아프더라도 알아서 대처가 가능하지만[footnote]그런데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ㄷㄷㄷ[/footnote] 이주노동자들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고용주들이 더 신경을 써주더라, 악덕 고용주가 있다는 소리는 자기도 많이 들어 봤지만 그런 사람한테 걸린 사람들은 아주 운이 나쁜 사람들이다, 라는 겁니다.

서빙을 하던 종업원은 구릉족 출신의 아가씨입니다. 네팔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크게 보면 히말라야 남쪽인 인도 쪽에 가까운 사람들과 히말라야 북/서쪽인 티벳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발 3~4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사는 고산족들은 대부분 안나푸르나 지역에 많이 사는 구릉족과 에베레스트 지역에 많이 사는 쉐르파 족입니다. 두 종족 모두 티벳 계열로 우리나라나 몽고 인종과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소풍"의 메뉴는 김밥이나 라면, 된장찌개, 비빔밥 등 우리나라 동네 식당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가격은 4~6000원대 정도인데, 현지인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요. 말하자면 네팔에서 한식당은, 네팔인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찾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급 요리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을 이끌고 한국요리를 먹으러 온 네팔인 엄마가 있더군요. 호기심이 생겨 아쇽 씨를 통해 물어 보니 특별히 한국과 관계가 있는 가족은 아닌데, 우연찮게 한국 요리에 맛을 들여 한달에 한두 번씩은 찾는다고 하네요. 비싼 한국 요리를 이렇게 자주 먹을 정도면 꽤 사는 집 아니냐, 고 아쇽 씨에게 재차 물었더니, 네팔 사람들은 낙천적인 성격들이 많아서 돈 생기면 먹어 없애는데 지출을 해버리지 저축 같은 걸 잘 안한다, 그러니 특별히 부자집은 아니라도 비싼 외국 요리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고 나름의 평을 합니다.

양해를 구하고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날 상해에서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만, 여행 중에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에는 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권에 따라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사진을 찍히는 일에 거부감을 가질 수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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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돌아 오니 너무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잤습니다. 카트만두 하야트의 내부는 네팔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많이 차용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전통적인 미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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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여행 Day 0: Prologue
신혼여행 Day 1: 상해에서의 예기치 못한 1박
신혼여행 Day 2: 드디어 네팔 도착!!
신혼여행 Day 3-1: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 믿음의 사람들
신혼여행 Day 3-2: 카트만두, 퍼슈퍼티나트 - 화장터에서
신혼여행 Day 3-3: 포커라 - 드디어 트레킹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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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5/03 18:43 2008/05/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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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디드 2008/05/06 15:39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에 들어올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뭐하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와이프가 보기 전에 얼른 댓글 달고 자야겠습니다.

    곽선생님, 다녀오시면 같이 수다 한번 떠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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