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왜 핵에너지를 거부하지 않는가

지난 월요일 짧게나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있었죠. 바로 프랑스에서 발생했다는 '원전 폭발사고' 소식이었는데요. 실상은 발전소가 아닌 핵폐기물 저장소에 일어난 작은 폭발 사고였습니다. 한명이 죽고 (고인의 명복을...) 4명이 크게 다친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이었지만, 어쨌건 방사능 유출도 전혀 없었고 원전에서 발생한 사고도 아니었으니까요.  프랑스 당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산업재해(industrial accident)다, 핵발전 사고(nuclear accident)가 아니었다"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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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건 초기에 나온 이 기사들은 다 오보인거죠

지난 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쓰나미와 뒤이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한 세계인들로서는, 자라 보고 놀랐다가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경우라고 해야겠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남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에너지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이미 꾸준히 '탈원자력'으로 가는길을 모색 중이던 독일의 경우 아예 2022년까지 국내의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는 즉각 비교적 용량이 적고 오래된 8기의 원자로를 폐쇄해 버리기에 이릅니다. (현재 전력소비의 1/4 정도를 원자력으로 충당하고 있는 독일의 사정을 생각하면 정말 과감한 결단이 아닐 수 없죠)  그런데 도대체 왜 프랑스인들은 여전히 핵에너지를 포기할 생각조차 않고 있는 것일까요.

프랑스는 국내에만 59개에 달하는 핵발전소를 가동 중에 있고, 덕분에 국내 전기 소비의 75~78%를 핵에너지로 충당하고도 남아서 18%에 달하는 발전 용량을 주변국에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전력 수출국가입니다. 아무리 사정이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아무 저항 없이 핵발전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프랑스인들의 의식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프랑스는 이미 18세기에 시민혁명을 통해 절대군주를 단두대에서 처형한 바 있는 화끈한 역사와 시민의식을 가진 나라 아닙니까.

이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이, 이미 96년에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Frontline에서 제시된 바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79년에 발생한 "Three mile island" 사건(미국판 체르노빌이 될 뻔한 사고였습니다. 이에 대한 소개는 다음 번에...) 관련 재판이 17년 만에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미국의 핵발전과 그에 관련한 미국인들의 공포심을 심층 분석한, 기념비적인 다큐멘터리였습니다.  PD인 Jon Palfreman이 프랑스에서 취재한 내용이 "Why the French Like Nuclear Energy (왜 프랑스인들은 핵 에너지를 좋아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정리되어 있고, 지금까지도 핵 에너지 관련 논쟁에서 빠지지 않고 활발하게 인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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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aux 핵발전소. 사진 출처:Wikipedia

기사는 당시 프랑스의 56번째 원전이 활발히 건설 중이던 프랑스 중부의 작은 시골 마을 Civaux에서 시작합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곳은 도무지 핵과는 어울리지 않는 전형적인 프랑스의 전원 마을입니다. 하지만 베테랑 저널리스트인 Jon Palfreman은 이 마을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원자력 발전소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습니다.
In France, unlike in America, nuclear energy is accepted, even popular. Everybody I spoke to in Civaux loves the fact their region was chosen. The nuclear plant has brought jobs and prosperity to the area. Nobody I spoke to, nobody, expressed any fear.
미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핵에너지가 받아 들여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인기 있기까지 하다. Civaux에서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역이 발전소 부지로 선정된 것을 기뻐하고 있었다. 핵발전소는 그 지역에 일자리와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내가 만난 어느 누구도, 그 어느 누구도, 어떤 공포심도 갖고 있지 않았다.
프랑스의 핵발전 계획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73년의 1차 오일 쇼크에 그 시발점을 두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국토의 거의 대부분이 비옥한 농지인 천혜의 농업국이지만 (프랑스 시골을 자동차로 달려 보면 정말 한숨밖에 안나옵니다 이렇게 신의 축복을 받은 땅이라니...) 광물 에너지 자원은 형편없이 빈약합니다. 기름도 한방울 안나고 가스도 없고 약간의 석탄은 거의 고갈 상태.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감지한 프랑스 정부는, 세계 역사상 가장 철저한 국가적 핵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15년간 무려 56개에 달하는 핵발전소를 건설합니다. 여기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프랑스의 정부와 정치인들은 어떻게 까다로운 프랑스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걸까요? 당시 프랑스 산업부의 에너지/자원 담당국장이던 Claude Mandil은 다음의 3가지 문화적/정치적 요인들을 그 이유로 제시합니다.

첫번째, 프랑스인들은 독립적인 국민들이라는 것입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피점령국의 신세로 전락하는 뼈아픈 경험을 한 프랑스인들에게는, 에너지 안보 역시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의제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죠.  "No oil, no gas, no coal, no choice"

둘째는 문화적인 요인입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기술자와 과학자가 우대 받는 사회입니다. 많은 임명직/선출직 고위 공무원 내지 정치인들이 이공계 출신들이고,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또한 대단히 높은 편입니다. 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정관계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거죠. 대부분 에꼴 뽈리떼끄닉(Ecole Polytechnic)을 비롯한 최고 명문 학교를 졸업한 이들 테크노크라트들은 (프랑스는 우리나라에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철저한 학벌 위주의 엘리트 사회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천양지차지만...'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원래 프랑스어인건 잘 아실 테구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겁니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대규모 과학기술 프로젝트들을 탄탄하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고속열차(TGV)가 그랬고, 초음속 여객기(콩코드)가 그랬고, 핵발전도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일례로 Civaux의 빵가게 주인인 Jacques Rambault 씨는, 체르노빌 사건을 언급하며 두렵지 않느냐고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코웃음칩니다. "러시아인들은 할 일을 제대로 안한 거죠. 프랑스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그들과 달라요" 대단한 자부심이죠.  또다른 마을 주민인 카페 주인 Alain Cauvin씨는 "광우병이 핵발전소보다 더 위험할걸요"라고 말하고, Civaux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 온 마담 Schoumacher는 "수력발전용 댐 근처에서 사는게 훨씬 무섭겠어요" 라고 말합니다. (프랑스의 수력 발전 비율은 대략 10% 정도입니다)

마지막 요인은 '소통'입니다. 프랑스 정부와 정치권은 핵에너지가 가져 오는 혜택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그 위험성 또한 숨기지 않았습니다. 워낙에 논쟁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이다 보니 전국민이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핵에너지에 대한 토론을 갖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핵에너지는 프랑스인들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핵발전을 반대하건 찬성하건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 혜택과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각자 나름의 의견들을 갖고 있는 상황과,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막연한 두려움(혹은 맹목적인 추종)에 휘둘리는 상황은 절대로 같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핵발전소들은 알차고 다양한 견학 및 방문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했고, 전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6백만명의 프랑스 인들이 최소한 한 번씩은 핵발전소를 방문해 보기에 이르릅니다.

여기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순조롭게만 보이는 프랑스의 핵발전도 80년대 후반 들어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방사능 폐기물 처리 문제인데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 부분은 다음에 계속 적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핵에너지는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장 깨끗한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물론 한번 문제가 터지면 생명이고 자연이고 환경이고 나발이고 완전 아작을 내버리는 무시무시한 에너지원이기는 하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현존하는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 가운데 유일하게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운 에너지원이지요. 기후 변화 및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이 때문에 해마다 이상 기후가 원전 폭발 이상의 환경 재앙을 불러 오고 있는, 그 결과 탄소 배출에 관한 문제가 국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무작정 핵에너지를 반대하는 것은 아무리 극단적인 환경주의자라도 주저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딱히 적극적인 핵 옹호론자도 아니고 핵발전에 특별한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은 오랫동안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사례는 분명 우리에게 많은 중요한 논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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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11/09/15 00:29 2011/09/1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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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k 2011/09/15 06:43 # M/D Reply Permalink

    노후화된 핵발전소의 폐기과정을 고려하지 않다면 깨끗한게 맞지요.

    하지만 발전소는 단순히 폐쇄한다고 그냥 폐기되는게 아닙니다. 그러다 녹슬면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기 때문에 폐기되더라도 발전할 때와 똑같이 유지/보수를 해줘야 합니다. 폐기 이후엔 전기는 생산하지 못하면서 추가 비용만 엄청나게 들어가는 셈이지요.

    게다가 현 세대가 쓴 핵 폐기물을 물려받게 될 후손들은 무슨 죄입니까?

    1. vincent 2011/09/15 11:33 # M/D Permalink

      물론 발전과정에서 생성되는 핵폐기물과 노후화된 발전소의 폐쇄(de-commissioning) 과정을 당연히 고려해야지요. 이에 대한 내용도 적으려고 했었는데 글이 길어져서 후속편으로 미뤘습니다.
      핵발전의 상대적 경제성은 폐기물 처리와 노후 발전소 폐쇄/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고려하고도 화석 연료 발전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비용 대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재생 에너지에 대해서는 물론이구요. 하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대재앙에서 야기되는 손실은 경제성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겠지요.
      후손들에게 핵 폐기물을 물려 줄 것이냐, 온실 효과로 기후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지구를 물려 줄 것이냐는 심각한 고민 거리죠.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거고, 어떻게 하면 고통을 최소화 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것이냐가 관건이 됩니다. 이에 대해서도 역시 다음 기회에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2. 무터킨더 2011/09/15 07:31 # M/D Reply Permalink

    핵 옹호론자도 반대론자도 아니셔서 그런지
    객관적인 좋은 글입니다.

    저는 원자력 발전소는 반대입니다.
    프랑스도 언젠가 엄청난 재앙을 겪고 나서야 느끼겠지요.
    일본을 보세요.
    때론 높은 기술과 과학은 아무 역할을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프랑스도 물론이겠지만 독일은 과거 핵시설을 지을 때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계산하고 건축을 헀다는군요.

    요즘 독일은 당장 전기세가 올랐어요.
    앞으로 물가도 오르겠지요.
    핵연료를 포기하는 것도 그렇고
    태양열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조금씩 어렵지만 모두 불만없이 견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의 부담때문에 불씨를 안고 사는 게 더 불안하다는 거지요.

    일본의 원전사고를 경험한 독일의 대처가 놀랍더라고요.
    전혀 상관없는 나라가 가장 먼저 신속히 대책을 세웠죠.

    핵은 그나라만 기술이 뛰어나 안심이라고 끝이 아닙니다.
    독일은 원자력을 포기한다지만
    프랑스나 벨기에 등 주변 국에 건재한 핵이
    항상 위협해오죠.
    체르노빌 사고 때문에
    아직도 남독일 숲에서 자라는 버섯과 멧되지는 식용금지입니다.
    무서운 일이지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 vincent 2011/09/15 15:10 # M/D Permalink

      확실히 독일의 탈핵화 노력은 대단합니다. 이번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에 그토록 신속하게 8개의 핵발전소를 폐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겠죠.
      물론 핵과 관련한 사고는 주변국들에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주변국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 미치죠. 선진국들이 배출한 탄소 가스의 영향으로 발생한 이상 기후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온실 가스를 배출할 만할 산업이라고는 가져 본 적이 없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에너지 이슈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고통 분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어떠한 노력도 무위라고 생각하구요.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독일 국민들의 참여도는 놀랍습니다.

  3. sk 2011/09/15 08:15 # M/D Reply Permalink

    근데 핵 폐기물이 나오잖아요...
    깨끗하지는 않은거 같은데요.

    1. vincent 2011/09/15 11:51 # M/D Permalink

      100% 깨끗한 에너지라는 건 적어도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화석 연료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소위 'Clean energy'의 대표격인 태양열이나 풍력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죠.
      핵폐기물 문제에 대한 프랑스의 대처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으니 꼭 다시 찾아 주세요. :)

  4. 이용욱 2011/09/16 10:46 # M/D Reply Permalink

    원철아 오랫만이다. 프랑스에 있는 모양이구나. 잘 지내지?
    폐기물에 관한 후속편 기대한다. 빨리 써 주라 :)

    1. vincent 2011/09/21 00:48 # M/D Permalink

      예 전 프랑스에서 잘 지냅니다. 형도 잘 지내시죠? :)
      후속편 빨리 쓰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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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C MBA .. 졸업을 앞두고

지난 2년간 쉴새 없이 달려왔는데, 어느덧 다음 주면 졸업이네요.  2008년 겨울에 뒤늦게 유럽으로 MBA 공부를 하러 가겠다는 결심을 할 당시 마음에 두고 있던 것들은, 다행히도 얼추 다 이뤄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쌓인 얘기 거리가 많았었는데 지난 몇달 간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하느라 블로그고 뭐고 도무지 시간이 없어서 방치해 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잠수에서 부상해보니 어느덧 대세는 페북과 트위터로 바뀌어 있는 모양이군요.  저는 글을 짧게 쓰는데 영 소질이 없는지라, 그냥 블로그로 계속 밀고 나가야 하려나 봅니다.  근데 막상 반년만에 다시 블로그질을 시작하려니 무슨 얘기부터 풀어 나가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당분간은 MBA 생활에 대한 복기, 2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해서 목표한 바를 성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주가 될 모양입니다.  마침 제가 작년 가을에 포스팅한 글이 네이버에서 "HEC MBA"로 검색하면 상위에 랭크되는지라,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질문을 남기기도 하셨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답변 형태로 조금씩 적어 나가면 되겠구나 하는 겁니다.  그러니 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 중에 해외 유학, 그 중에서도 MBA, 그 중에서도 유럽 MBA, 그 중에서도 HEC MBA, 그 중에서도 HEC MBA 이후의 현지(유럽/프랑스) 취업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궁금한 점들을 남겨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질문이든지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답변은 제 맘대로 할 거니까요.  다만 [비밀댓글]로 질문을 주시더라도 질문 내용의 일부는 블로그 포스팅에 공개된다는 것은 감안을 하시구요.  이는 이 글을 올리기 전에 앞서 질문을 올리신 분들께도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 어차피 연락처를 적어주시지 않았기에 답변을 드리려면 내용 공개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물론 개인의 신상에 관련된 혹은 신상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가릴 거구요.

그럼 질문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도 질문을 안하면 어떡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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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인근)에서 2년간의 MBA 공부를 통해 획득한 가장 유용한 skill 중 하나..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평행 주차 실력!! 물론 제 솜씨입니다.


Posted by vincent

2011/06/09 21:48 2011/06/0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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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1/06/18 18:12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lemon 2011/06/29 16:39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저도 파리에 살고 있어어 HEC가 좋은 학교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뒤늦게 MBA를 한 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학생들 평균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3. wjdtls7 2011/07/07 12:14 # M/D Reply Permalink

    HEC에 관심있는 학생입니다.
    음.. 일단 이 블로그에서 방명록이 어디있는지 잘 모르겠네요ㅠ
    학교 입학에 관한 준비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얻고싶습니다~!

  4. alee 2011/07/26 04:30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HEC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에 포스팅을 보고 연락드리네요..
    저는 HEC 경영 박사 과정에 관심이 있는데... 혹시 이와 관련해서 저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어떤 정보라도 감사하겠습니다 :)))
    jungwonly@gmail.com

  5. 비밀방문자 2011/07/27 17:00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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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비밀방문자 2011/08/17 14:27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7. 비밀방문자 2011/08/24 17:0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vincent 2011/08/29 13:56 # M/D Permalink

      남겨 주신 메일 주소로 답변을 보내니 튕겨져 나오더군요. 메일 주소가 맞는지 확인해 봐 주세요.

  8. 비밀방문자 2011/09/02 15:36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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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비밀방문자 2011/09/25 09:40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0. lone 2011/09/25 09:42 # M/D Reply Permalink

    헉.. 저 글을 한참썼는데 글이 어디로갔지

  11. 비밀방문자 2011/09/25 09:43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2. 비밀방문자 2011/09/27 15:34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vincent 2011/09/30 09:18 # M/D Permalink

      연락처를 남겨 주셔야죠. 여기에 제가 답글을 드려 봐야 비밀댓글은 댓글 작성자 본인도 읽을 수 없으니 별 소용이 없겠지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똑같은 실수를 하시네요.

  13. 비밀방문자 2011/10/10 15:15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vincent 2011/12/27 16:13 # M/D Permalink

      메일 답변 드렸는데 연락이 없으시네요.

  14. reform 2011/10/17 09:58 # M/D Reply Permalink

    내년에 HEC에 경영학 박사 유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활적인 측면, 물가, 의료보험, 가족이 같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

    교수님들의 케어 등등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lsdydtl@hanmail.net

    1. vincent 2011/12/27 16:14 # M/D Permalink

      메일 답변 드렸는데 연락이 없으시네요. 어쨌든 뜻하는 바가 잘 이뤄지시기를 기원합니다.

  15. 비밀방문자 2011/12/20 08:27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vincent 2011/12/27 16:21 # M/D Permalink

      메일 답변 드렸습니다.

  16. 비밀방문자 2011/12/24 17:3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vincent 2011/12/27 16:21 # M/D Permalink

      메일 답변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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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터킨더님의 블로그에서 최근 약간의 이슈가 된 경기도 모 학교의 체벌 사건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본문 내용은 뭐 그분의 평상시 지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관계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오히려 댓글들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하더군요.

그중 한 댓글은, 아마도 수원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이 적은 모양인데, 체벌을 옹호..라기보다는, 그 학교의 교육 방침을 옹호하는 입장이더군요.  조금 놀랐습니다.  일부를 옮기자면

수원지역 사람들, 특히 수성고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수성고 체벌 확실하고 강력하게 실시한다, 라는 걸 알고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성고 내에서 쓰여지는...'매'들은 ...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사주고 있습니다... 수원지역 사람들은 다 알고서 순응하고 동의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른지역 사람들이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의 선생님께서도 수성고를 졸업하셨습니다. 고려대 가셨구요, 이분이 다니셨을 때에는 지금보다 더 엄청나게 맞았...그렇게라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다."라는 말씀...

요약하자면 문제가 됐던 수원 수성고는 애들을 패서라도 공부를 시켜서 대학을 보낸다, 수원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인다, 라는 얘기인 모양입니다. (이 댓글에 대한 제 해석이 잘못되었다면 죄송) 이 학생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원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하여간 이 학생이 말하고 있는 "순응하고 동의하는" 수원 사람들의 생각 또한 글러먹었습니다.  이 부분은 오늘 적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간단히만 말하자면, 이런 식의 강압에 의한 교육 방식은 요새 유행하는 말로 "sustainable" 즉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댓글을 단 학생은 자기의 경우 그런 강압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하는데, 그걸 알고 있고 글로 표현할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조용히 자신을 돌아 보고 자신은 왜 매가 아니면 스스로 공부할 수 없는지 성찰을 해봐야 합니다.  이 학생의 학원 선생도 마찬가지인데, 처절하게 맞아 가며 억지로 공부해서 고대 들어 간게 그렇게 자랑스럽다는 사람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 심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대목은 이 정도로 넘어 가고.

아래쪽에 달려 있는 댓글들은 간단하지 않더군요.  '웃기지마'와 '지나가다'라는 아이디로 의견을 적은 두 분은, 아마도 교사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제 멋대로 요약하자면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의 공부할 권리를 심각하게 방해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보여지네요.  사실 제가 봤을 때 '체벌'이라는 건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민주사회의 공교육은 아이들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 중의 하나는 '규율'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또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자유를 어떻게 누릴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체벌'이라는 건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은 공교육의 문제가 아닌 가정교육의 문제가 됩니다.  '지나가다'님이 이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소위 서구 선진국의 초중등 교육 기관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알고 있습니다.  왜?  얘들은 잘못하면 집에서 부모한테 맞거든요.  '지나가다' 님이 '부모한테서 말로 훈련을 받는다'라고 했는데,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두들겨 맞아요.  (무터킨더 님이 살고 계신 독일이나 혹은 미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곳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을 안 들으면 가차 없이 때립니다.)

저의 목격담을 말씀드리자면... 작년에 저희 집에 프랑스 가족을 초대해서 식사 대접을 한 일이 있는데, 5살, 7살인 남자 아이들을 함께 데려 왔습니다.  저희 부부가 평상 시 귀여워하고 같이 데리고 놀기도 하던 아이들인데, 어쨌거나 남자 아이들이다 보니 얌전하게 있기는 힘듭니다.  그러잖아도 집도 넓지 않은데 처음에는 얌전히 있는 척하던 아이들이 좀 지나니 조금씩 떠들고 장난치기 시작하다가, 급기야는 들뛰고 놀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란 다 그렇죠!)  아이들 아빠가 처음에는 어른들 대화하는데 떠들면 안된다고 몇번 주의를 주다가, 아이들이 쿵쾅대기 시작하니까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 모양입니다.  벌떡 일어 나서는 두 아이의 귀를 비틀어 잡고 (제가 보기에도 상당히 아프겠더이다) 구석으로 몰아 넣더니, 턱을 붙들고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조용하고 단호하게 야단을 치더군요.  그리고는 벽 구석을 보고 둘 다 서 있게 합니다.  그러고는 식탁에 돌아와 우리 부부에게 사과하고 다시 대화를 이어 나가더군요.  사실 큰 녀석이 더 잘못을 했고 작은 녀석은 구경만 하다가 덩달아 맞은 지라 억울했는지, "C'est pas moi~ (내가 안 그랬는데)"라고 하소연하며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지만 그래도 얌전히 벽보고 서 있더라구요.   큰 녀석은 지가 잘못한 걸 아는지라 눈만 껌뻑껌뻑~ 아유 귀여운 것들.  아빠도 태연한 척 우리랑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아픈지 몰래 흘끔 흘끔 아이들을 훔쳐 보는 것이, 부성애 지극한 아빠라는 게 뻔히 보이더군요.  한국인인 아이들 엄마한테 듣기로 이 아빠는 집에서는 아이들이랑도 잘 놀아주고 아주 가정적인 사람이랍니다.  다만 밖에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 다더군요.  

베르사유에서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다 보면 아이들과 개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신기한 것이 우는 아이들과 짖는 개는 정말로 보기 힘듭니다.  딱 한번 울면서 땡깡 부리는 아이를 본 적이 있는데, 엄마가 가차없이 길에 버리고 갈 길 가버리더군요.  저래도 되나 싶어서 오히려 저와 아내는 아이를 지켜 보며 서 있었는데, 바닥에 주저 앉아 울던 아이가 아무리 소리쳐 울어도 엄마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니까 안되겠다 싶었던지 결국 벌떡 일어나서 울면서 엄마를 쫓아가 손을 잡더라구요.  남자 아이 서너 명을 데리고 산책하는 엄마도 심심찮게 보는데, 젖먹이 막내를 태운 유모차를 엄마가 밀고 가면 3~5살 정도인 둘째 세째는 유모차를 꼭 붙들고 가고 열살 정도 돼 보이는 큰 애는 조용히 뒤에서 이 행렬을 따라 갑니다.

제가 한동안 프랑스어 배우러 다니던, 베르사유 시청에서 운영하는 교육 기관이 있는데, 토요일 오전에 수업을 마치고 나와 보니 그 다음반은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었나 봅니다.  열살에서 열한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 스무명 정도가 복도에 모여 있는데, 다들 귓속말로 자기들끼리 소곤소곤하면서 킥킥대며 얘기하고 있더라구요.  지켜보며 야단치는 선생님도 없는데도, 아무도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어찌나 천사들 같은지.  

한번은 파리에서 지하철을 탔다가, 아이가 떠드니까 즉시 뺨을 때리며 주의를 주는 엄마를 본 적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국 엄마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 안들으면 즉시 때리면서 야단을 친다, 아주 흔한 일이다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뺨을 때리는 건 좀 그렇지 않냐, 매를 들 수도 있고... 했더니, 이 사람들은 오히려 도구를 이용해서 때리는 건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손으로 때린다고 하네요.  글쎄요 이건 좀 동의하기 어려워서 아무래도 맨손으로 때리게 되면 감정이 실리게 되지 않냐고 했더니 도구를 사용하면 내 손이 안 아프기 때문에 아이가 얼마나 아픈지 모르지 않느냐, 고 하시더라구요.  흠...

뭐 이 외에도 많은데 이 정도로 하기로 하고.  좀 다른 예를 들자면, 지금은 한국에 들어 갔지만 하여간 아이를 데리고 와서 공부하던 동료 유학생 아빠랑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얼마 전에 읽은 프랑스 육아 잡지에 이런 말이 있더라고 하더군요.  '아이에게 가급적 일찍 좌절을 가르쳐야 한다'고.  즉 아이로 하여금 사회에서 용인되는 행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 수 있도록 일찍부터 부모가 가르쳐야 하며, 이는 아이가 최초로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유치원에 가기 이전인 3~4살 전에 이뤄져야 하는 부모의 의무이다, 라는 내용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는 아이들에게 보다 못한 주위 어른들이 주의를 주면 그때까지 보이지도 않던 부모가 나타나서 '당신이 뭔데 우리 아이 기 죽이냐'고 항의하는 걸 종종 보게 되는 것과는 사뭇 대비되는 교육 철학이지 않나요.

원래는 제목을 '유럽의 부모들은...' 이라고 하려고 했었는데 제가 다른 유럽 나라들은 가보기는 했어도 부모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까지 자세히 관찰하지는 못했고, 또 제가 지금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막상 파리만 나가봐도 버릇없는 아이들이 없지 않고 한 걸 봤기 때문에 제목을 제가 살았던 베르사유로 한정해서 바꿨습니다.

Posted by vincent

2010/10/24 02:24 2010/10/2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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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10/10/24 03:44 # M/D Reply Permalink

    전 체벌이고 폭력이고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기에 형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도아를 아예 손도 안 대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2. ㄱㄱㅇ 2010/10/24 17:47 # M/D Reply Permalink

    좀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요즈음 파리에서 시위하는 학생들을 보면 프랑스 문화가 새삼 다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이인규 2010/11/01 08:32 # M/D Reply Permalink

    선배님, 서핑하다 이곳에 흘러들어왔네요~
    다음에 다시 한 번 들러 찬찬히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

  4. 니미노 2010/11/12 09:54 # M/D Reply Permalink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사실 체벌이 없어지면서 일어나게 될 일들.. 예를 들어 체벌대신 퇴학 등으로 학교에서 더이상 관리하지 않게 되는 아이들이 사회로 나와 일으키게 될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차라리 그게 관리가 된다면 체벌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형님이 경험하고 계실 나라들의 국민들의 의식수준만큼 우리나라의 의식수준도 향상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문제들도 많이 없어질 것 같고, 살만한 나라가 될거라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5. 김용택 2010/11/17 01:10 # M/D Reply Permalink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다가 욕심이 생겨 제 홈페이지(http://chamstory.net/)와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홈페이지(http://taebong.hs.kr/club/club_main.php?cb_id=cb_parents#)에 옮겨 많은 분들이 읽도록 하려 합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우리나나라 부모님들 중에는 마마보이로 혹은 방치를 하면서 그것을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습니까?
    교사의 수준, 학부모의 수준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체벌뿐만 아니라 위기의 교육도 달라지게 없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6. rosedilett 2010/11/22 06:02 # M/D Reply Permalink

    저는 글솜씨나 말솜씨가 없어서^^ 제가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렇게 좋은 글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네요!

  7. 행복한 안나 2011/11/11 18:29 # M/D Reply Permalink

    독일의 부모들은 체벌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교포 친구가 어렸을 때, 자신의 독일 친구들은 아무도 맞지 않았는데 자기 한국인 부모님만 때렸었다는 말을 했거든요. 또 제가 아는 어떤 독일분은 남편이 아이들을 때리자 변호사를 찾아간 예도 있었구요. 제가 한국에서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도 한다 했더니 무척 감동하더군요.

    그냥 유럽이 다 같지는 않구나 싶어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댓글 남기니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베르사유가 그런지는 저도 처음 알았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을 폭력을 써서 통제하면 아이들도 폭력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법을 배운다는 입장인데, 아무튼 민감한 사안이라 또 다시 생각해 보게 하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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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구글 세금" 도입될까

최근 프랑스에서는, 온라인 광고에 세금을 부과해서 이를 미디어 업계를 지원하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작성된 (그렇기 때문에 채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한 보고서에서 제안된 내용인데요. 실제로 컨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온라인 업체들(aggregator라고 하죠)이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정당한 창작의 댓가를 상당 부분 가져가기 때문에 여기에 세금을 매겨 컨텐츠의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거죠. 구글, AOL,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페이스북 등을 지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구글이 차지하는 몫이 가장 크다보니 이를 "구글 세금 (Google tax)"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이를 통해 연간 5천만 유로 정도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데 이는 8억 유로에 달하는 구글의 프랑스 내 온라인 광고 수입에 비해 아주 적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글쎄 뭐 지나치게 우경화된 미국 혹은 좌와 우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뒤죽박죽인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보자면 첫째로 아니 공산국가도 아니고 정부가 왜 이런 식으로 개입을 하나 싶고 (프랑스란 나라가 아니 유럽의 선진국들 거개가 우리 기준으로 보자면 뭐 이런 빨갱이 나라가 다 있나 싶을 정도이긴 합니다) 둘째로 이건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프랑스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사르코지 집권 이후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국민들이 합당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민간 부문에 개입하여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나라인데요. 이는 특히 문화 부문에서 확연합니다.

프랑스에는 문화와 예술의 나라답게 무지하게 많은 예술인들이 공연 예술, 미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들 대부분이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일정 부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극 분야의 경우 연간 일정 기간 이상의 공연 계약을 갖는 직업 연극인에게 계약 기간 이외의 기간에는 정부가 수당을 지불해서 이들이 안정된 문화 예술 생산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이 자신들의 창작물을 발표할 수 있는 공연장이나 전시장 등은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탄탄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수익성과 크게 상관없이 작품의 질에만 신경쓸 수 있다는 거죠. 또한 이들 예술인들은 교육 시스템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 프랑스의 초중등 학생들은 자신이 원할 경우 방과 후 활동으로 이들 예술인들로부터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레슨비는 물론 거의 공짜나 다름없죠.

자본주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상업적으로 자생하기 어려운 문화 예술은 자연히 도태되는 것이 맞다고 봐야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문화를 시장논리에만 맡겨둘경우 첫째 문화적인 다양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둘째 국민들이 소득 수준이나 주거 지역에 상관없이 양질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즉 문화를 수도나 전기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공공 서비스의 일환으로 보는 거죠.

다시 구글 택스 문제로 돌아가 보죠. 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은 Patrick Zelnik라는 음반제작자인데요. Naïve Records라는 독립 레이블(프랑스의 음반 시장은 세계 5위 규모이지만 전세계 음반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Big4 메이저 레이블에 저항하는 독립 레이블이 다른 어느 곳보다 활성화되어 있다고 합니다)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물론 온라인 업계의 반발은 심각합니다. 구글 등 업체들은 자신들은 컨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프랑스의 온라인 시민 단체인 "Quadrature du Net"은 이러한 조치는 세금을 걷어서 "한물 간 사업 (out of date business)"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신경제 분야에서 구글이 받는 경외스러운 찬탄과 스포트라이트는 유럽이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구글이 유럽 국가들과 겪는 갈등 또한 그냥 넘기기 어려운 것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구글이 세금 회피 문제로 상당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사의 요지는 구글이 영국에서 13억 파운드에 달하는 광고 수익을 올리면서도 영국 내 광고주들이 실제로는 구글 아일랜드에 광고료를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간 1억 파운드 가까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겁니다. 영국은 법인세가 28%인데 아일랜드는 12.5%에 불과하거든요. (아일랜드는 법인세 감면 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때문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최근 금융 위기에 가장 심하게 망가진 나라 중 하나죠) 영국에서 연간 13억 파운드를 벌면서 정작 세금으로는 60만 파운드 정도 밖에 안내고 있으니,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영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화가 안날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기사 내용도 "구글의 모토는 Don't be evil"이라는 역설적인 소개로 시작하고 있구요.

구글 택스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이 보고서의 제안 내용 중에는 이 재원의 용처로 온라인 음악을 다운 받을 수 있는 쿠폰에 보조금을 지급해서 온라인 음악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있는 걸 보면, 반드시 시대에 뒤쳐진 관점인 것만은 아니기도 합니다.

* 프랑스의 문화예술 지원 관련 부분은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 연구소에서 펴낸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에서 참조했습니다.

Posted by vincent

2010/01/12 01:48 2010/01/1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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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혹은 작지만 소중한) 유산

베르사유에서 알게 된 프랑스인 친구 M씨는 무척 낡은... 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거의 다 썩어 가는 빨간색 폭스바겐 골프를 타고 다닙니다. 본인은 프랑스 유수의 정유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고(프랑스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나라입니다 정관계나 재계에도 이공계 출신 고위직이 상당히 많구요) 아버지는 고향인 브르따뉴(프랑스 서북쪽 지방... 노르망디 지방의 서쪽이라고 보면 됩니다)에서 편안하게 연금 생활하고 있고 누나는 뉴욕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합니다. 프랑스 기준으로 봐도 경제적으로 비교적 윤택한 편인 그가 왜 굳이 이렇게 낡은 차를 고집스럽게 타고 다니는 걸까요. 해마다 들어 가는 수리비만 해도 이미 오래 전에 차값을 훌쩍 넘어섰을텐데 말이죠. 이유를 물어 봤습니다. 돌아 가신 할아버지가 자신이 대학 입학할 때 선물로 사준 차이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다는 군요. 더 이상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는 타고 다닐 작정이라고 합니다. (M씨는 40대 초반이니까, 벌써 20년이 넘은 차라는 얘기입니다)

M씨의 경우 외에도, 프랑스 인들 중에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소중한 뭔가를 자신의 보물 1호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쓰던 펜이라든지, 할머니가 물려준 (값비싼 보석은 아니지만) 예쁜 장신구라든지, 몇대를 걸쳐 조금씩 고쳐 가며 쓰고 있는 가구라든지. 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이나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낡고 오래돼서 사용하기에 불편한 것들이라 해도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기에 함부로 대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고쳐서 사용하려고 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거니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구요. 파리는 물론이거니와 지방 어느 소도시를 가도 항상 볼 수 있는 오래된 문화재들은, 그 자체로 원래 만들어질 당시부터 훌륭하기도 했지만, 후손들이 끊임없이 소중하게 보존해 왔기에 세월이 지날 수록 오히려 그 가치를 더해가고 있는 거지요.

우리의 경우를 돌아본다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부터 가진 것이 빈약하기도 했지만 그나마도 일제 강점기니 전쟁이니를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 파괴되어 버렸고, 한줌 남아 있는 것들조차 무분별한 개발 경쟁 속에 사라져 가고 있지요. 과거야 그렇다치고,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은 어떤가요. 여러분이 일상 속에서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 것들 중에, 조상이나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들이 있는지요. 혹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 중에 이건 자식들이나 후손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라고 다짐하면서 쓰고 있는 것들이 있는지요. 아니 그런거 다 떠나서 뭔가 소중한 것을 갖고 있기는 하신지요. 자동차는 5년만 지나면 똥차 취급을 받고 10년 넘기는 차를 보기가 힘들지요. 아파트를 비롯한 건물들은 20년 후에는 재건축을 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짓기 때문에 그 이상의 내구성이나 역사적 가치는 애시당초 고려할 이유도 필요도 없지요.

저 자신을 돌아봐도,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뭔가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아이가 나중에 커서 내가 쓰던 것을 물려 받아 쓸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려 합니다.

Posted by vincent

2010/01/06 19:42 2010/01/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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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undboy 2010/01/07 04:01 # M/D Reply Permalink

    용산 참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번에 종로에 명물거리였던 피마골도 불도저로 다 밀어버렸더군요. 외관이 보기 안좋다구요. 이명박, 오세훈으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서울시장들이 말하는 '디자인 서울'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만하네요.

    1. vincent 2010/01/07 12:57 # M/D Permalink

      이곳에 와서 바뀐 생각 중 하나는 문제가 좀더 근본적인데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거에요... 물론 이명박 오세훈은 문제지만 결국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 준건 다름아닌 우리거든요. (물론 저는 그들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정작 우리는 얼마나 피맛골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피맛골 상인들은 얼마나 그 거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결국 이명박이란 괴물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감춰져 있던 저열한 욕망의 총체가 권력자의 형태로 형상화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인 거죠.

  2. Sol 2010/01/07 15:39 # M/D Reply Permalink

    마음속 한켠을 뜨금하게 만드는 거네요. 자동차, 가구, 책, 전자제품, 옷 등 뭐든 새로운게 좋아져 버리는 제 자신.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렇구요. 반성 중...^^

    1. vincent 2010/01/08 10:54 # M/D Permalink

      네 잘못 아니니까 반성할 필요까지는 없다만, 지금부터라도 나중에 도아가 학교 졸업할 때 혹은 시집갈 때 '이건 엄마 아빠가 오래도록 유용하게 사용해온 건데 이제부턴 네가 써라'고 말하며 전해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그런 마음 가짐으로 사물을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유행이나 가격표 따위가 아닌 그 물건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지지 않을까 한다.

  3. Bloodlust 2010/01/09 02:31 # M/D Reply Permalink

    전 지금 타고 있는 두카티 몬스터를 그렇게 오래오래 아껴주고 싶습니다만...

    1. vincent 2010/01/09 11:12 # M/D Permalink

      아 그거 딱 좋네요. 2~30년 후에는 지금의 날렵한 디자인이 굉장히 클래식하게 받아들여질 거에요. 물론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굉장히 아껴줘야 하고, 웬만한 고장은 스스로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 둬야 할 거구요.

    2. Bloodlust 2010/01/10 00:19 # M/D Permalink

      사실 그 디자인은 15년이 넘은 디자인임미다. ㅎㅎ 지금은 모델 체인지가 돼서 같은 이름으로 다른 디자인의 몬스터가 나왔기에 벌써 클래식의 반열에 접어들었죠.

  4. kikig 2010/01/15 01:15 # M/D Reply Permalink

    제 영국인친구도 남편의 할머니가 손자(제친구의남편)에게 "프로포즈"할때 네 짝에게 주라고한 반지를 웨딩링으로 하고 다녔는데 얼마전에 잃어버렸다고 며칠째 울상입니다.

    제 아버지는 저 어렸을때만해도 10살? '황학동 풍물시장에 절 끌고가서 아빠가 어렸을때 쓰던거랑 똑같구나 하시면서 맨날 이것저것 사가지고 집에 오셨는데 집 한구석에 아직도 남아있네요. 그 황학동시장은 엠비의 정권이후에도 살아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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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짧은 방학을 이용해서 이탈리아의 피렌체까지 직접 운전해서 6박7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운전한 거리를 계산해보니 대략 3,000km 좀 못 미치겠더군요. 경유한 도시들과 경로를 구글맵스로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Versailles 출발 >> Auxerre(B) >> Semur-en-Auxois(C) >> Dijon(P) >> Lyon(E) >> Nice (F: 이상 프랑스) >> Genova (G) >> Portofino (H) >> Lucca (I) >> Firenze (J) >> Parma (K) >> Como (L) >> Mendrisio (M) >> Milan (N) >> Annecy (O) >> Dijon >> Versailles

여행의 주목적이었던 피렌체와 밀라노의 대성당(두오모) 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탈리아의 해안 절벽(007영화의 카 체이스 장면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라퓨타가 동시에 떠 오르는...)과 남프랑스의 드넓은 평원,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도시들(프랑스의 스뮈르 엉 오수와, 이탈리아의 루카...), 집안 구석구석 빈틈없이 아름다웠던 파르마의 민박집, 멋도 모르고 밤길에 넘어 온 몽블랑의 거대한 봉우리들...

자세한 얘기는 사진과 함께 차차 올리도록 하지요. 하여간 유럽 사람들 참 부럽더이다.

Posted by vincent

2010/01/03 21:54 2010/01/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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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군 2010/01/04 05:45 # M/D Reply Permalink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형님과 형수님 모두 건강하시구요~

    1. vincent 2010/01/04 13:00 # M/D Permalink

      우성이랑 기주랑 모두 건강해라 특히 너! 건강 신경써라 사랑하는 사람들 걱정시키지 말고

  2. 날다 2010/01/05 17:01 # M/D Reply Permalink

    오랫만에 블로그 들렀습니다.
    일단 새해 만수무강 인사 먼저 올립니다,
    님의 글들을 죄다 살펴 보다 프랑스로 간 걸 알고는 이 글 보고는 흐미....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네요....음모론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4대강예산이 통과되고 각종 정부편향적인 예산이 잘 진행 되는 현실을 인지 하다가 이 사안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자 유해진,김혜수 스캔들 보다 한마디로 떡실신입니다.
    아무래도 갈고 닦은 10년이 이 정부에겐 큰 경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빈센트님..기존에 글들을 보면서 이 글이 그리 부담스런 글이 아니길 바라면서..

    1. vincent 2010/01/06 22:35 # M/D Permalink

      저야 MB 치하 대한민국에서 제정신 갖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떠나온 사람인데, 님 댓글이 부담스러울 이유가 무에 있겠습니까. 날다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구요, 어쨌거나 어떻게든 살아남으시길 빕니다.

  3. ㄱㄱㅇ 2010/01/05 21:41 # M/D Reply Permalink

    하여간 유럽(에 사는)사람 참 부럽다... 날씨는 좋았는지 모르겠다. 보스턴은 요즘 너무 추워서 회사 다니기도 힘든데. 그러고보면 낭만적인 삶은 자신이 만들어 내기 나름인 것 같다. 흠흠.

    1. vincent 2010/01/06 22:37 # M/D Permalink

      유럽 사람들 부러워... 그들이 나고 자라면서 누려온 것들을 생각하면. 근데 그게 하루 아침에 이뤄진게 아니라는 거지.

  4. CHP 2010/01/07 07:10 # M/D Reply Permalink

    여행기 시리즈 기다리마.

    나도 1달전에 한 2500km정도 운전하는 여행을 다녀왔는데 생각나는 건 라스베가스 사막과 양/말/소가 풀 뜯어먹는 넓은 벌판 뿐. 유럽이랑 너무 비교되는 군.


    그나저나 너답지 않게 너무 부러워 하는 거 아니냐? ^^ 비판의식도 좀 발휘에 보라구.

    1. vincent 2010/01/07 13:01 # M/D Permalink

      글쎄 나도 미국은 부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유럽은 정말 부럽더라구. 3000km를 운전하는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새가 없었으니... 근데 그게 단순히 풍광이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라는게 부럽다기보다는, 저런 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해 나가는 그들의 정신이나 태도 같은 것들이 부러웠다고 할까. 비판의식은... 뭐 아직까지는, 지난 번에 "프랑스 통신"이라고 제목 붙인 글에 적은 것처럼, 당분간은 좋은 것들 위주로 적게 되지 않을까 싶다. 비판의식을 발휘하기에는 내가 아직 이 사회에 대해 아는게 너무 적어서 :)

  5. ㄱㄱㅇ 2010/01/08 03:41 # M/D Reply Permalink

    유럽(에 사는) 사람은 자네 이야기였는데...그런데 남가주(에 사는) 사람은 나도 별로 안부럽다.

    1. vincent 2010/01/08 11:01 # M/D Permalink

      이보게 갑자기 '자네'라는 호칭을 쓰니 어색하구먼 이제 우리도 내일모레 마흔 바라보는 나이이긴 하지만... 쿨럭.
      나도 내 얘기라는 건 알지만 나야 뭐 여기 언제까지 있을 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가급적이면 오래 있고 싶다 정말로. 그리고 혹 내가 여기서 뼈를 묻을 때까지 산다고 해도,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하고는 다르겠지. 부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고 자란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물론 이명박 정권과 대한민국은 확실히 구별하고 싶다만)
      남가주는 최소한 날씨는 보스턴보다 낫지 않나?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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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통신 ... C'est partie!

프랑스에 건너온지 아직 반년도 채 안되었지만, 그동안 나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북적대는 파리가 아니라 베르사유에 자리를 잡은 덕에 좀더 차분하게 (상대적으로 전통적 의미에서의) 프랑스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구요. 아내랑 같이 생활하다보니 학생의 시각보다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프랑스를 바라보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혼자 왔다면 멋진 박물관이나 화려한 건축물 같은 프랑스의 외적인 부분에 먼저 눈길이 갔겠지만, 아내와 한께 길을 걷다보면 그보다는 유모차에 쌍동이를 태우고 (조금 큰 첫째는 뒤에서 따라오고) 산책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나 3대가 함께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가족의 모습 같은 것들에 좀더 관심이 가게 되거든요. (물론 프랑스의 외적인 부분도... 그냥 간과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 사실이지요)

한동안 이래저래 정신 없다보니 블로그 포스팅이 뜸했었는데, 앞으로는 틈날 때마다 제가 프랑스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좀 적어 보려고 합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프랑스적인 가치"가 좋아서 이곳에 건너온 만큼 아무래도 좋은 것들 위주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기는 할 겁니다. 즉 편견이 작용할 여지가 항상 있다는 거지요. 하긴 프랑스라도 사람 사는 사회인 만큼 어두운 부분이 있겠지요. 있습니다. (특히 사르코지 집권 이후 그런 부분이 좀 많아졌다고도 하고....)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여기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고, 우리가 신경쓸 일은 아니잖아요. 우리로서는 이 사람들이 어떤 면에서 우리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고, 이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정말로 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면 그게 남는 것 아닐까요.

한편 걱정이 되는 것은, 말한 대로 아직 얼마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쉽게 말해서 프랑스의 단맛 쓴맛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서) 내가 얼마나 프랑스를 안다고 이 사회에 대해, 그것도 한국 사회와 비교해 가면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근데 이건 사실 뭐 살아 온 기간이랑 크게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해요. 1년을 살건 10년을 살건 각자의 시각이 있는 거니까요. 특히 저로서는 아직 한국에서의 습관이 남아 있는 지금이 오히려 한국과 프랑스를 비교할 수 있는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닐까 하거든요. 이곳에서 10년 이상 살아 오신 교포 분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건데, 너무 오래 살다 보면 또 이 사회에 완전히 적응 및 동화가 돼서 한국과의 차이란 것 자체가 가물 가물해지니까요.

마지막 변명은 제가 앞으로 적을 내용들은 물론 프랑스 전반에 관련된 것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주로 제가 사는 지역 즉 베르사유 일대에 한정된 것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프랑스는 각 지방의 지방색이 강하고, 베르사유의 경우 파리 인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성향이나 분위기 같은 것들이 전혀 다르거든요. 더구나 저는 (당분간은) 거시적인 얘기보다는 제가 생활 주변에서 겪은 일들, 그리고 접하게 된 사람들 위주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니,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프랑스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혹시 프랑스를 저보다 많이 경험하신 분이 제 글을 읽으시면서 "어 내가 경험하기로는 이건 전혀 아니던데?" 싶으시더라도 아 이 자식 뭐 프랑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되도 않는 소리 늘어 놓네... 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아 저 동네 분위기는 저렇구나... 정도로 여겨 주시면 될 듯 합니다.

C'est partie!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르사유 시청 모습입니다. 파리 시청에 비하면 규모도 훨씬 작고 아담하지만 나름 소박하면서 아기자기하게 귀여운 맛이 있어요. 베르사유에는 궁전만 있는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아 그리고 사진을 확대해 보면 'Hotel de ville 오뗄 드 빌'이라고 적혀 있는데 프랑스어에서 hotel은 영어에서의 호텔이 아니라 관공서 건물 같은 걸 말합니다.제가 이 건물에서 특히 좋아 하는 부분은 창가에 자그마한 프랑스 국기들을 모아서 가운데 베르사유 시의 문양으로 고정해서 꽃처럼 꾸며 놓은 부분입니다. 예쁘지 않은가요? 출처:http://static.panoram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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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17:23 2009/12/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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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 2009/12/17 03:23 # M/D Reply Permalink

    한국이 발전을 하려면 서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야 한다고 공정회에서 주장하던 김문수의 충견.. 차명진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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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도착 4개월 만에 머리를 깎다

한동안 머리가 너무 길게 자라 답답했었는데 어제 드디어 머리를 깎았습니다. 집 앞 미장원에서요. 제가 8월 초에 프랑스에 왔으니까 이제 만 4개월이 조금 넘었네요.
베르사유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여기 저기 미장원(프랑스어로 coiffure 꾸와퓌르라고 합니다)이 굉장히 많습니다. 거의 골목마다 하나씩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프랑스인들이 집에서는 머리를 잘 안 감고 2 ~ 3주에 한번씩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감기 때문이라고... 그래서인지 남자의 경우 보통 "Shampooing + Coupe (꾸쁘: 자른다는 뜻) + Coiffure (이건 헤어스타일링을 말하는 듯)" 해서 €20 전후 정도 요금을 받는 것 같더군요.
그동안 답답하면서도 그리고 길거리의 수많은 미장원을 보면서도 선뜻 들어가기를 주저하게 했던 건 첫째로 뭐라고 말해야 머리를 깎아줄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고 (암만 생각해봐도 미장원에서 영어가 통할 것 같지는 않은데 설사 통한다고 해도 막상 영어로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것도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고) 둘째는 과연 프랑스인이 동양인인 내 머리를 제대로 깎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이건 어디선가 백인과 동양인 그리고 아프리칸이 각각 머리결이 전혀 달라서 백인 머리 잘 깎는 애들이 동양인 머리결에는 쩔쩔 맨다더라 이런 (근거가 의심스러운) 얘기를 누구한테인가 들어서이기도 하고. 하여간에 그래서 4개월 동안이나 머리를 방치해 뒀었는데 이젠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슬슬 머리가 뒤꽁지를 묶어도 될만큼 자라서 이왕 이렇게 된거 개성있는 외모로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으나 이제 첫학기 지나고 둘째 학기부터는 슬슬 본격적으로 job search를 시작해야 할 텐데 굳이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특이한 외모는상대로 하여금 뭔가 특별한 기대를 하게 만들기 때문에... 내가 굳이 특별히 튀고 싶지 않은 다음에야 피하는게 낫겠죠 아무래도) 파리에 가면 한인 미장원이 두어 군데 있기는 한데 머리 깎으러 거기까지 나가려니 차비랑 시간도 아깝고.
그래서 어제(화요일) 오후 수업이 비는 틈을 타서, 집 앞에 있는 가장 가까운 미장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스타일의 예쁜 아가씨인 미용사가 머리를 깎아주는데, (근데 프랑스 여자치고는 좀 뚱뚱하더군요) 어 생각보다 굉장히 잘 하더라구요. 설렁설렁 깎는 것 같아 좀 불안했는데, 깎고 나니까 꽤나 자연스럽고 마음에 듭니다. 우리나라 미장원에서는 일단 깎고 나서 드라이로 모양을 만드는데 공을 많이 들이는데 비해, 여기서는 드라이 이전에 커트 단계에서 최대한 완성을 보는 걸 목표로 하는 듯합니다. 하긴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잘 나간다는 미용사들 전부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자랑하는데 그들이 비싼 돈내고 미용 기술 배워 온 프랑스에서 직접 머리를 깎으면서 너무 걱정이 심했던 것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리고 정작 머리 깎는데는 별로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더군요... 그냥 많이 짧게 할거냐 조금 짧게 할거냐 (un peu court? 엉뿌 꾸?) 정도, 귀가 드러나게 할거냐 말거냐는 oreilles 오헤이 어쩌구 하면서 손짓으로 조금 표시해 주면 되고, 머리 깎는 도중 간간히 눈이 마주치면 쎄봉(C'est bon: 좋아요)이나 트헤비엉(très bien: 아주 좋아요) 정도 추임새 넣어주고. 게다가 어제는 화요일이라 원래 €19인 요금을 €17로 할인까지! 머리도 만족스럽고 기분도 좋고 해서, 돈내고 나오면서 나 여기 바로 건너 편에 사는데 프랑스 온지 4개월 됐는데 지금 처음 머리 깎는 거다, 라고 더듬더듬 프랑스어로 얘기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뭐 상대방이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는...)
외국 생활에 적응한다는 게, 조금씩 장막을 걷어 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에요.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깎는다든지 은행에서 돈을 찾는 다든지 하는, 아주 일상적인 것조차 직접 경헙해 보기 전에는 왠지 두렵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하는데,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고 한번 해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편해지거든요. 결국 용기를 내어 직접 부딪혀서 체험해 보는 게 최선의 방책이 아닐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베르사유에서 머리를 깎았다고 해서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출처: http://a21.idata.over-blog.com/

제 글이 읽을 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되시면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게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필요 없더라구요. 굽신굽신...

Posted by vincent

2009/12/09 23:19 2009/12/0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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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군 2009/12/10 05:19 # M/D Reply Permalink

    미용하신 모습 사진이라도 올려주시죠~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1. vincent 2009/12/10 17:32 # M/D Permalink

      사진은 나중에 ^^

  2. 홍서방 2009/12/10 06:31 # M/D Reply Permalink

    그르게요...형님의 빈자리가 참 많이 느껴지기도 하고...^^
    보고 시포요!!! ^^

    1. vincent 2009/12/10 17:32 # M/D Permalink

      나도 홍서방이 보고 싶어. 안 놀러 오냐?

  3. CHP 2009/12/10 08:08 # M/D Reply Permalink

    제대로 적응 잘 하고 있구나. 그나마 말이 좀 통하는 미국에서도 첨으로 뭔가 시도할땐 굉장히 노곤한데, 프랑스는 오죽하겠냐. 특유의 배짱으로 많이 부딪쳐보길.

    1. vincent 2009/12/10 17:33 # M/D Permalink

      특유의 배짱이라니... 나 그런거 없는데. :)

  4. CW Park 2009/12/11 00:57 # M/D Reply Permalink

    난 스위스에 있을 때 1년 내내 짱게 머리스타일로 다녔었는데, 가격은 한국 파마가격이고, 정말 죽겠더라구..걔네들은 "뒷머리 짧게" 라고 하면 아랫 부분을 주로 쳐 주는게 아니라 뒷머리 전체를 잔디깎이 해 버리더군..-_-

  5. ㄱㄱㅇ 2009/12/11 23:32 # M/D Reply Permalink

    이럴 때면 완전 직모가 아닌 사람이 너무 부럽더라.
    대충 쳐내도 스타일이 사는...

  6. 태정 2010/01/25 01:29 # M/D Reply Permalink

    여전히 멋쟁이로 사시는군요. 많이 웃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일상을 잘 정리하고 계시네요. 다음에 이런 글을 엮으면 자전수필이 한 권 나오겠군요~ 이종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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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도착 열흘 째

대충 프랑스에 도착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났네요.

어제는 은행 구좌를 트기 위해 베르사이유 시내에 있는 끄레디뜨 리요네(LCL) 지점에 찾아 갔습니다. 동네 지점이라 뭐 허름하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역시나 지은지 백년은 되어 보이는 고풍스러운 건물에 쿨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데스크에 앉아 있는 새침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전형적인 프랑스 아가씨에게 입학 허가서를 보여 주면서 물어 보니,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네요. "즈 뷔 우브히흐 엉 방끄 어카운트..." 어쩌고 더듬대니까 어찌 어찌 해서 뜻은 통해서 일단 다음주 화요일에 담당자를 만날 수 있도록 헝데뷰(약속)를 잡았습니다. "즈 쉬 데졸레 끄... 어... 몽 프헝세 네 빠 트헤 봉" 어쩌고, 프랑스어 못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했더니 뭐라 뭐라 하는데, 엉글레 어쩌고 들어 가고 또 눈빛과 표정을 보니 아마 괜찮다 나도 영어 못해 미안하다 뭐 이런 뜻인 것 같았습니다. 말이 잘 안통해서 그렇지 오히려 오전에 통화한 외환은행 빠리 지점보다 친절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길 건너 베르사이유 반대 편에 있는 아장스(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입주일을 8월 24일에서 9월 1일로 변경하기 위해서였는데, 부동산 아줌마는 아예 영어라고는 간단한 단어조차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찌 어찌 "즈 뷔 에샹제 르 다뜨..." 어쩌고 해 가면서 계약서류 초안 변경하고, 9월 1일 오전 10시에 만나서 에따 드 리유(입주 전에 집의 현재 상태를 체크하는 것) 하고 열쇠 받기로 약속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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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네모난 격자 모양으로 생긴 곳이 광장 겸 시장. 왼쪽 아래 노란 길이 한데 모이는 지점이 베르사이유 궁전 정문 쪽. 출처>> 구글맵스

베르사이유 궁전 왼편에는 조그마한 광장이 하나 있는데, 지나면서 보니까 오전에 장이 섰었던 모양이더군요. 프랑스 도착한 다다음 날에 W군과 Y양을 만나려고 이 근처를나갈 때 무척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기찬 시장으로 변모해 있더군요. 제가 지나갈 때는 폐장 직후라, 여기 저기서 착착 정리를 하면서 다시 멋진 광장으로 돌아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 시장이라고나 할까요. 프랑스에는 까르푸 뿐 아니라 오샹, 모노프리 등 대형 마트들도 많지만 이렇게 동네에서 가끔씩 서는 시장에서도 싸고 신선한 식재료 같은 것들을 살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었던지라, 다음 번에는 좀 일찍 와서 구경을 해 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으로 빠리 시내에 있는 영사관에서 가서 악떼 드 네상스(출생 증명서: 체류증을 받기 전에 기본적으로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역할을 함)를 신청해야 합니다. 보통 빠리에 나갈 때는 베르사이유 샹띠에 역을 이용해서 몽빠르나스로 가는 급행 열차를 탔지만, 오늘은 제가 앞으로 살 집에서 5분 거리인 베르사이유 리브 고쉬 (강의 왼편이라는 뜻) 역을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샹띠에 역은 프랑스 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일드 프랑스(빠리 근교 수도권을 말함) 전역을 향하는 기차들이 많이 지나가는 큰 역이지만 리브 고쉬 역은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더 가까운 데다 에펠탑, 엥발리드 등 파리 시내 명소를 지나가는 열차가 다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기차를 타니 예상대로 관광객들이 드글드글합니다. 아마 스페인에서 온 걸로 짐작되는, 마치 무슨 청춘 영화의 한 장면에서 금방 튀어 나온 듯 쉴 새없이 재잘 거리는 예쁜 아가씨들 무리를 지나, 보기 좋게 손을 꼭잡고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는 老부부 앞에 마주 앉아 빠리 시내로 향했습니다.

영사관에서도 일이 무리 없이 잘 끝나서, 필요한서류(한국에서 가져온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와 영사관에 비치되어 있는 몇가지 양식들)를 접수하고 나왔습니다. 화요일쯤 와서 찾으면 된다고 하는데, 봉투와 우표를 가져 가면 우편 발송을 해준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있지만 화요일 쯤이면 다시 빠리 들어올 일 있을 듯하고 또 우편물 찾는게 더 복잡해질 듯하여 그냥 찾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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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안 가져가서 웹에서 구한 사진을... 출처>> http://www.survol-paris.com/hotel-des-invalides-pari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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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9/96/Les_Invalides_Paris.jpg

주불 한국 영사/대사관 바로 옆은 나폴레옹 1세가 안장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엥발리드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프랑스 도착해서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은 한번도 안 가봤는데 온 김에 대충 구경이나 해볼까 싶어 들어가 봤습니다. 엥발리드는 원래 상이군인 (invalides)들을 위한 요양 시설로 루이14세때 만들어졌다고 하는 군요. 같이 붙어 있는 생루이 성당이 상당히 멋집니다. 지금도 상이군인들의 요양 시설로 일부 쓰이고 있다고는 하는데 대부분의 공간은 군사 박물관으로 개방되고 있습니다. 박물관에는 나폴레옹의 유품과 당시 프랑스의 전쟁 무기 등을 비롯해서 꽤 볼만한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시간도 없고 돈도 아까워서 그냥 건물만 구경하다 나왔습니다.

정문으로 나와 보니 어, 몽빠르나스 타워가 저 멀리 보이더군요. 그 바로 앞에는 제가 다시 베르사이유 쪽으로 들어갈 때 탈 열차가 떠나는 몽빠르나스 역이 있겠지요. 지도를 보니 지하철로 3정거장 정도 되는데 (빠리에는 지하철 역이 무척 촘촘하게 있어서, 서울로 치면 1.5 정거장 거리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구경도 할 겸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무려 3가지 일을 하루만에 무사히 치러냈던지라 시간 여유도 약간 있었구요.

적다보니 또 길어져서, 몽빠르나스 역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올려야 겠군요.

Posted by vincent

2009/08/15 15:31 2009/08/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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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P 2009/08/15 17:39 # M/D Reply Permalink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잘 도착했구나. :) 글을 읽어보니 낯선 곳에서의 허둥지둥 보다는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아 안심이다.

    1. vincent 2009/08/16 19:07 # M/D Permalink

      응 너도 잘 들어갔냐? 뭐 처음부터 여유만만이었던 건 아니고 한 일주일 헤매고나니 슬슬 분위기 파악이 되기 시작한다고나 할까 ㅎㅎ

  2. cwp 2009/08/16 07:09 # M/D Reply Permalink

    오. 집을 이미 구한 모양이로구나.. 중요한 고비를 넘긴 셈이네..화이팅이다~
    근데 정말 여유스러운 분위기로군..후달렸거나 고생스러운 무용담을 첫 포스팅으로 기대(?)했었는데 말이다..ㅎㅎ

    1. vincent 2009/08/16 19:09 # M/D Permalink

      프랑스 도착 후 첫 포스팅의 댓글 1, 2호가 CHP/CWP 형제로구만 ^^ 고생한 얘기는 나중에 올리도록 하지. 근데 집 구한 건 내가 상당히 운이 좋았어... 다들 이맘때 베르사유에서 집 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다, 최소한 10 ~ 20군데는 발품 팔면서 다녀야 구할 수 있을까 말까라고들 했었는데 말야. 내가 왕년에 덕을 많이 쌓아서...는 절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주고 기도해줘서 그런 것 같다.

  3. 홍서방 2009/08/16 07:47 # M/D Reply Permalink

    형님 잘 도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단시간에 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는 형님이 부럽네요...ㅋㅋㅋ
    형님 글 읽으니 작년 여름에 파리 시내를 휘젓고 다니던 생각이 나네요...^^
    아아아아...부럽다아아아아~ ^^;;

    1. vincent 2009/08/16 19:11 # M/D Permalink

      어서빨리 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날이 왔으면 을매나 좋겠냐...^^ 후배들 중에 네가 댓글 1호로구나 그냥 미친 척하고 적금 깨서 프랑스 놀러와 베르사유 궁전에서 5분 거리 무료 민박이 대기하고 있으니

  4. kikig 2009/08/17 03:36 # M/D Reply Permalink

    집구하는게 힘들죠. 여기도 꽤 비싼지역이라 그쪽 렌트비 등등을 여쭤보고 싶지만ㅋㅋ 아참. 지난 금요일에 유럽축구시즌이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서빨리 영어를 '미친듯' 구사할 날이 왔음 좋겠습니다.

    1. vincent 2009/08/20 22:20 # M/D Permalink

      비싸... 아무리 여유 있는 척해도 축구에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아직은. 내년 월드컵은... 남아공에 가서 보지는 못해도, 최소한 비슷한 time zone에서 즐길 수는 있겠군.영어는 '미친듯' 구사하지 말고 세련되게 구사하거라.

  5. K군 2009/08/17 04:49 # M/D Reply Permalink

    영어나 불어따위는 못해도 프랑스에 가면 먹고자는데 문제 없는거죠?ㅋㅋ

    1. vincent 2009/08/20 22:25 # M/D Permalink

      물론이지. 우성이랑 기주랑 데리고 와라. 다만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담배 2보루 * 머릿수로 사들고 와야돼...(물론 돈은 내가 줄테고) 여기는 담배 값이 금값이라 ㅠㅠ

  6. Sol 2009/08/17 06:38 # M/D Reply Permalink

    유럽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포함한 몇개국어를 하는데 너희들은 뭐냐.. 라고 하시던 중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의 말씀은 다 구라군요...ㅋㅋ
    앞으로도 활발한 블로깅 기대하겠습니다.

    1. vincent 2009/08/20 22:25 # M/D Permalink

      아마 선생님께서 유럽에 가본 적이 없으셨던 모양이다.

  7. HanQ 2009/08/17 07:50 # M/D Reply Permalink

    아무리 빨라도 한 달 정도는 기다려야할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블로깅까지!!
    아직 정리가 다 끝나지는 않은 듯 싶지만 놀라운 페이스구나...^^;

    역시 기본이 된 블로거는 다르군... 관광지에서 아무나 쓱 집어올 수 있는 엽서같은 사진(아니라면 원작자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한 장에도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니 말야. 누구라고 이름 밝히기가 짜증나는 모모 인사들이 떠오르는구나.ㅎㅎ

    1. vincent 2009/08/20 22:27 # M/D Permalink

      내 손으로 셔터 눌러 찍은 사진이 아니라면 출처 밝히는게 당연한거지.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야.

  8. 해르미 2009/08/18 06:32 # M/D Reply Permalink

    잘 도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프랑스에서 돌아오고 나서 형님께 자잘한 팁이라도 전달해드릴려고 했으나, 형님께서 바로 출발하시는 날이라 아쉽게도 연락 못 드렸어요^^

    정말로 생각보다 영어가 안 통하는데 깜짝 놀랬어요.
    불어의 자부심이 강한게 아니라 그냥 영어를 못하는거더구만요^^

    그래도 멋진 파리 풍경들이 벌써 그리워져요^^
    형님 자리 잡고 계시면 담에 구경 갈께요~~
    힘내세요~~ 홧팅홧팅!!

    1. vincent 2009/08/20 22:29 # M/D Permalink

      응 그냥 영어를 못해 그럴 필요도 못 느끼는 것 같구... 담번에는 힘들게 여기 저기 구경 다닐 생각 말고 그냥 우리 집에 와서 뷁사유나 며칠 편히 즐기다 가렴

  9. SJ 2009/08/19 17:02 # M/D Reply Permalink

    잘 적응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여유와 낭만을 간직한 프랑스 사람들과도 아마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
    건강 유의해라.

    1. vincent 2009/08/20 22:28 # M/D Permalink

      아마 내가 알고 있는 SJ같은데 내 블로그에 댓글 처음 적으면서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내가 어떻게 알어 단서라도 좀 남겨 ㅎㅎ

  10. 해르미 2009/09/08 03:43 # M/D Reply Permalink

    형님~ 프랑스 생활 업데이트 해주세요~ 궁금해요 ㅋ

  11. montreal florist 2009/10/01 03:20 # M/D Reply Permalink

    좋은글 잘 읽었네여 댓글이 더 재밌었어여

  12. JWK 2009/10/07 14:05 # M/D Reply Permalink

    여기에 방문객이 댓글 남길 때는 이름을 이니셜로 써야하는 거로군. 앞으로 종종 방문해서 활성화에 일조하도록 하지. 프리챌보드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을 듯..조만간 의논하자구. Cheers - JW from Southam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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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行 최종 결정

이런 저런 시행 착오와 계속된 계획 변경 끝에, 결국 프랑스로 건너가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꽤 오랜 기간 (그래봐야 짧게는 석달 길게는 일년 정도지만) 도무지 반년 후에 내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을 지도 모르겠는 불확실함에 시달리다 보니,일단 결정만 되면 편한 마음으로 블로깅도 하고 자세한 계획 및 소식도 전하고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또 그렇지가 않아요. 

하여간 아직은 정리할 것들이 많아서 자세한 얘기는 좀더 시일이 지난 후에 적어야 할 모양입니다만, 근 한달 동안 포스팅을 한 개밖에 못하다보니 블로그가 거의 방치 수준이라 뭐라도 적고 넘어가려구요. 글이란게 (그리고 블로깅이란게) 또 한번 뭔가 끄적거리기 시작하다 보면 뭐라도 적게 되는 거니까요.

Posted by vincent

2009/06/10 19:48 2009/06/1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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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wp 2009/06/11 06:21 # M/D Reply Permalink

    Bon courage!!!

    1. vincent 2009/06/17 02:56 # M/D Permalink

      글구보니 로잔에서도 프랑스어를 쓰는군...^^

  2. Bloodlust 2009/06/11 13:54 # M/D Reply Permalink

    우리 류여사좀 잘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

    1. vincent 2009/06/17 02:56 # M/D Permalink

      제가 류여사께 잘 부탁해야죠~

  3. chp 2009/06/12 04:09 # M/D Reply Permalink

    When are you leaving? I will be visiting Korea from 7/4~7/27. Hopefully I can see you before you leave.

    1. vincent 2009/06/17 02:57 # M/D Permalink

      8월에나 떠날 거니까 걱정말고 오기나 해라

  4. rince 2009/06/24 01:47 # M/D Reply Permalink

    잘 다녀오십시요. (그냥 가시기만 하는건가요?)
    무언가 큰 포부와 꿈을 갖고 나가시는거겠죠. 웬지 모를 부러움이 생깁니다 ^^

    1. vincent 2009/07/01 06:11 # M/D Permalink

      언젠가는 돌아와야죠. 2년 후가 될지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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