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내던 옆 팀 팀장님이 어젯밤에 동료들과 몇사람에게 메일을 보냈더군요.
여러분,
갓태어난 우리의 □□씨의 소중한 아기가 무척 아픕니다.
방금 ○○ 실장님과 XX병원으로 문병을 다녀왔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제가 자세히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씨에게 개인적으로 병문하는 것은 삼가해 주셨으면합니다.ᇫᇫ 올림.
그러고보니 지난주 목요일엔가, 오후 5시쯤에 회사 앞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 오는 길에, 일찌감치 가방 싸서 사무실을 나서는 □□씨와 마주쳐서 잠깐 나눈 대화가 떠오르더군요.
"일찍 퇴근 하시네요? 이 시간에 고객사 방문하러 가는 건 아닐테고"**
"오늘쯤 우리 둘째가 나올 것 같아서 일찌감치 병원에 가보려구요 ^^"
**
"아 그래요? 정말 축하 드려요. 아유 너무 부럽네요..."
(전 □□씨와 비슷한 연배지만 아직 아기가 없거든요)
그때만해도 □□씨의 얼굴이 무척 환했던 걸 보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병원에서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괴사성 장염인가 뭔가로 신생아의 장을 대부분 들어낼 수밖에 없었나 봐요. 현재로서는 거의 가망이 없는 상태구요.
언젠가 헤밍웨이는, 6개의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아래와 같이 적어 줬다고 하더군요.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그 핏덩어리에 불과할 아기가 이 세상에 나와 힘겹게 몰아쉬고 있을 숨결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뜩하던 차에, 문득 저 얘기가 떠올라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고 말았습니다.
모쪼록 □□씨의 아기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만에 하나 정말로 만에 하나 어려워지더라도 짧은 이 세상 나들이가 그리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기의 부모들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힘내길 바라구요.
힘내세요 □□씨, 그리고 아기야.
Posted by vinc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