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과 삼성... 그리고 이명박

BizTalk 2007/12/07 18:34 posted by 빈센트

조중동 및 딴나라당 의원들이 현 정부를 씹을 때 단골로 써먹는 메뉴 중 하나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1년에 한번씩 발표하는 소위 '국가경쟁력 지수'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25~30위 사이를 오락가락 해서 세계 11~13위 정도를 오가는 경제 규모에 다소 미진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발표 내용을 보면 전체로는 29위(지난해 32위)지만 정부 행정 효율성은 31위(지난해 41위)로 소위 평균을 깎아 먹는다, 는 거다.

뭐 나름 권위는 있다고 하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개 경영대학원이 발표한 지수에 호들갑을 떠는 것도 웃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을 자기들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서 떠벌인다는 데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55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회계 부문이 51위라는 거다. 즉 우리나라 기업의 회계 보고서는 신뢰성 있는 자료로, 즉 올바른 투자의 기준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자본주의 및 시장 경제의 근간 중의 하나가 주식회사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시장경제 신봉자다. 시장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경제 주체 간의 신뢰이다. 주식회사 시스템이 신뢰 기반 위에서 운용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는 회계 보고서다. 회계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면 주식회사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는 거고, 주식회사를 신뢰할 수 없는 시장 경제는 마르크스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 몰락과 함께 더욱 위세를 떨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총아가 아니라, 그냥 아사리 투기판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짧게 줄여 말하자면, 회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경제가 아니라 그냥 아사리 투기판인 거다.

많은 (무지몽매한 혹은 누구의 표현대로라면 '노망난') 국민들이, 그래도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데...특검이라도 해서 삼성이 망하면 어쩌나...이명박 후보는 현대건설 CEO까지 지냈는데...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그래도 경제를 살려놨는데...대기업 CEO 지낸 사람이 우리를 이끌어 주면 좀 잘 살게 되지 않을까...? 하고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착각 속에 대명천지 21세기를 살아 가고 계시다. 학교에서 경제를 배우고 사회탐구를 배우면 뭐하나. 가장 기초적인 경제 지식조차 제대로 배우질 않았으니 혹은 배웠더라도 입과 손끝으로만 달달 외웠을 뿐 제대로 이해를 못했으니 이런 착각에 빠져 사는 거고, 나아가 혹시 집권이라도 하게 되면 나라를 국밥처럼 말아 드실게 뻔한 분을 자신들의 지도자로 세우겠다고, 황새를 왕으로 앉히고 박수치던 개구리들 마냥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사요나라 앉아 계시는 거다.

조중동과 딴나라당 의원 및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IMD 보고서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깎아 먹는 것은 바로 엉터리로 회계 처리하고 새는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재벌과, 그들의 일원이었으면서 몇만원부터 수백억까지 크고 작은 각종의 경제 비리를 국밥 말아 먹듯 저지르고도 뻔뻔하게도 경제를 살리는 국가지도자가 되겠다고 설쳐 대는 이명박 후보와, 그들에게 떡값을 받아 쳐먹고 그 대가로 면죄부를 주면서 꼬리를 살랑대고 아부하는 검찰과, 이런 너무나도 뻔한 사실을 마구 호도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국민들을 속이는 수구언론이다.

제발 정신들 좀 차리고 살자. 미몽에서 깨어나잔 말이다. 아직도 도덕이 밥먹여주냐, 경제만 살리면 됐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 도덕이 밥 먹여 주는 거 맞습니다, 맞고요, 삼성 오너 일가의 비리를 밝혀도 삼성 망하지 않습니다. 삼성이라는 법인체와 이건희라는 자연인은 분명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영향을 끼칠 수는 있어도, 분명 별개의 존재거든요. 한쪽이 젖된다고 다른 쪽도 젖되는 거 아니에요. 이걸 그냥 놔두는 건 약바르고 치료하면 분명 완치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상처를 당장 좀 쓰라리다고 덮어 둬서 썩어 문드러지게 내버려 두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오히려 회계가 투명해지면 외국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을 신뢰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더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가 있게 되는 거다. 비슷한 정도의 실적이나 경영 성과를 내는 해외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은 남북대치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55개 국가 중 51위를 달리는 기업 회계의 후진성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 때문에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도입 관련 내용을 잠깐 뒤져 보다가 갑자기 화가 나서 적었습니다.
2007/12/07 18:34 2007/12/0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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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노는 사람 Play In at 2008/01/30 10:26  삭제

    Subject: kabbala의 미투데이 - 2007년 12월 8일

    “무심코 내 자세를 보니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보고 있었던 것을 발견한 3759人” 2007-12-08 02:29:30 “‘위대한 나라, 위대한 국민을 지성으로 섬겨야 한다.’ 마음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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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가 될 것인가 2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점심을 먹는 중에 틀어 놓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서울대학교 교육학과문용린 교수라는 분이 나와서 도덕 지능(morality quotient)에 대한 얘기를 하는걸 유심히 들었다. 이분의 말씀인즉슨 사람이 성공하는 데 있어 그동안 지능지수(IQ: Intelligent Quotient) 즉 지적 능력이 중요시 되었지만 모든 사람이 다 똑똑한 현대 사회에서 그것만 갖고는 안되기 때문에 그동안 감성지수(EQ: Emotional Quotient)니 사회지수(SQ: Sociality Quotient)니 하는 것들이 얘기되어졌는데, 앞으로 중요한 것은 "도덕 지능"이라는 것이다. 방송사에서 요약해 놓은 내용은 아래와 같다. (8월 26일 방송분)


<뉴스초점 2>

: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경쟁 사회 속에서 경쟁력 있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덕적 능력, 즉 도덕 지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다. 도덕 지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등을 알아본다. * 문용린 교수 (서울대 교육학과)


내가 능동적으로 해석한 이 분의 철학은, 말하자면 '좀더 적극적인 도덕적 행위 판단 능력' 정도라고 보여진다. 즉 누구나 알 수 있는 도덕적 기준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지키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자신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판단을 내려 행위의 일관성 및 도덕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방송에서 예를 들어 설명되어진 것은 친구와 어디 놀러가기로 약속을 했는데(선약) 그 뒤에 선생님이나 부모님과의 중복된 약속이 잡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능동적으로 판단해서 행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인데, 이건 그닥 설득력 있는 예가 못된 것 같고, 나 같으면 반에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를 편들자니 자신도 따돌림 당할지 모르겠고 하는 상황에서 이 친구를 돕기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를 능동적으로 판단해서 행할 수 있다면 이 아이는 도덕 지능이 뛰어난 것이다, 라고 예를 들고 싶다.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돕고 싶었지만 상황논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따에 동참을 했거나 그냥 소극적으로 외면하는 걸로 그쳤다면, 이 아이는 적극적으로 도덕/윤리를 저버린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도덕 지능은 부족한 것이 되는 거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이


자고 나면 터지는 비리의 홍수 속에서도 꿋꿋이 지지율 1위를 지키고 계시는 모모 정당 대선 후보님을 지지하는 분들의 대가리머리 속에 박혀 있는 개념 중의 하나가, 대통령이 무슨 성인 군자 뽑는 거냐, 큰일 하다 보면 손도 좀 더럽힐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거다. 도대체 얼마나 큰일을 하셨길래 그렇게 냄새 나는 똥을 양손이 모자라 온몸에 묻히고도 나아가 일족들에게까지 묻히셨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간 이러한 경력에서 드러난 "능력"이 나라 경제를 살려 그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거라고 생각하는 사고는 언감생신, 잘못 생각 내지는 착각한 것도 아니고 아예 180도 반대로 생각하시는 거다.


누차 강조하지만 때는 바야흐로 21세기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이런저런 기준으로 살펴 봤을때 대략 10위권을 들락날락 하는 수준이다. 굳이 엔론 사태나 이로 인해 촉발된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이나 혹은 우리나라 금융권에서도 많이들 고민 중인 바젤II 같은 걸 들이댈 필요도 없다. 저 아래 끼니 걱정하는 나라들 사이에서 벗어나 치고 올라올 때에야 도덕이건 뭐건 일단 돈이나 벌어들이면 됐었고 윗동네에서도 그러고들 노나 보다 했었겠지만, 이제 우리가 오매불망 동경하던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는 도덕 윤리 이거 안 지키면 첨부터 아예 끼워주지도 않을 뿐더러, 혹 어거지로 비집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규칙 제대로 안 지킨 것이 들통나는 순간 독박 덤테기로 씌워서 엄동설한에 쪽박 차고 쫓겨 나게 되어 있는 거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분과 그분을 지지하는 분들이 내세우는 도덕이 밥먹여주냐? 라는 질문에 대해 응! 몰랐냐? 라고 대답해 주고 싶은 거다.


물론 이 글은 자칭 '무규칙 이종예술가'인 김형태 님이 쓰신 '예술이 밥먹여주냐? 응! 몰랐냐?'라는 희대의 명문에서 착안한 거다. 2003년에 씌인 글인데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고 노무현 정부 초기이니 요새 같이 빠르게 돌아 가는 인터넷 세상에서 약간 삭은 글일 수도 있으나, 지금 2007년,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를 돌아보며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아니 그때보다 훨씬 더 유효한 글이다. 이 글이 실린 책 "너, 외롭구나"는 내가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후배들이 있을 때마다 사주곤 하던 책인데, 구체적인 고민이 없으신 분들이라도, 20대건 30대건, (40대는  잘 모르겠음) 한번씩 읽어 보면 뜨끔!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볼만한 계기가 되니 일독을 권합니다. 돈이 아깝다거나 지금 당장 읽어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구요.

예술이 밥먹여주냐? 응! 몰랐냐?


그동안에야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맞는(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이라야 나라 살림을 잘 할 거라니 이 얼마나 단세포적인 발상인가) 후보가 없다보니 뜬금없이 마릴린 명박 형님이 '경제대통령 깜'이라는 몸에 맞지 않는 껍데기를 두르고 계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는데, 이제는 그동안 척박한 대한민국의 기업 환경에서도 적극적으로 도덕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면서 회사도 성장시킨, 그럼으로 해서 본인과 직원과 주주 등 회사와 관련된 모두를 (미국식 경영용어로는 'stakeholder'라는 말을 쓴다) 행복하게 만든 진짜 제대로 된 CEO 경력을 갖춘 사람이 후보로 나섰으니, 이제 껍데기는 벗어 두고 가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물며 이 새로운 얼굴이 내세우는 모토가 "재벌 중심의 껍데기 경제가 아닌 인간 중심의 진짜 경제"임에야. 그의 경쟁력은 단순히 평사원에서 출발해서 CEO까지 올라갔다는 게 아니라, 그가 갖고 있는 경제에 대한 올바른 철학인 것이다.

2007/08/27 12:25 2007/08/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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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ego + ing at 2007/10/22 17:50  삭제

    Subject: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부패와 무능의 함수관계

    얼마 전 한 종이 신문사에서 이런 설문조사를 했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중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압도적인 유권자들이 경제에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경제와 민주주의는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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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민들레 울 at 2007/08/28 09:59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동감입니다.

    -----------

    안녕하세요?
    덧글 수정 좀 할께요.
    어제 밤에 만취가 돼서 이상하게 덧글 달아놨네요.
    ㅠㅠ;;''
    어처구니 없군요.

    그래서 수정하는 것입니다.
    부끄럽네요^^

  2. Commented by croydon at 2007/08/28 11:17

    도덕이 밥먹여주고 예술이 밥먹여주고
    사실 밥보다 더 맛있는 것들을 가져다 주는데
    그걸 모르고
    "돈만 맛있다고 쫓아다니는 사회"가 된지 오래죠.
    잘 읽고 가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08/28 13:08

      그러게요 돈보다 밥보다 맛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돈, 돈, 하느라 어떻게 사는게 잘 먹고 잘 사는 건지 잊고들 있는 것 같습니다

  3. Commented by 미디어몹 at 2007/08/28 16:57

    빈스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4. Commented by 내멋대로 at 2007/08/28 22:53

    명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죠.. 이제 누가 '도덕이 밥 먹여주냐?'고 묻는다면 '응'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네요..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5. Commented by Sol at 2007/08/30 10:55

    100% 동의하는 바입니다. 어제 수업시간에도 전 학생들에게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파 했습니다. 정직. 도덕. 그게 밥먹여주는 시대입니다.

  6. Commented by 완두콩 at 2007/10/01 10:08

    오랜만에 블로그질을 하는 중..
    퍼가옵니다..^^

  7. Commented by egoing at 2007/10/22 17:54

    보내주신 트랙백과 댓글 잘 받았습니다. 암시적인 방법을 동원해 도덕과 능력의 반비례 관계를 유권자들에게 주입하려는 시도를 보니 참으로 갑갑합니다.

  8. Commented by 대네브 at 2007/12/06 17:40

    와우! 정말 귀에 머리에 쏙쏙 박히는 좋은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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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경선에서 모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시자마자 벌써 대통령 다 된 듯이 남북정상회담 지금하지 말고 연기해라 내년에 내가 하겠다, 하시는 분이 계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비리가 터져 나오는 속도가 연예인 학력 위조 건수 늘어나는 속도를 압도하고 계시는(올초부터 누적되어 왔으니 양으로야 비교의 대상도 될 수 없다) 이분을 많은 사람들이 경제 대통령 감이네, CEO 대통령 감이네 어쩌구 하면서 지지를 하신다고 한다.

지난번에도 적었지만 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재의 신봉자이고, 그 중에서도 주식회사는 정말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멋진 시스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주식회사 시스템의 기초는 투명한 회계다. 복식 부기에 근간한 정확한 회계 처리는 그 자체로 비리를 허용치 않는다. 원칙에 맞게 제대로 운영한다면 절대적으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용되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물론 매출 인식, 재고 자산 평가 등에서의 유연성은 허용될 수 있으나 역시 다른 전문가가 투명하게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다)

평사원에서 일약 대기업의 CEO까지 올라갔다는 그 분의 행보는 어떠했는가? 그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정착을 하기 이전의 혼란기에 미성숙한 자본 시장의 각종 빈틈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분이다. 그 경력과 재력을 바탕으로 공직에 올라선 이후에도,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더 많은 부를, 개인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가족 명의로 분산해서, 축적하는데 여념이 없으셨다. 그 능력의 뛰어남 - 엄청난 욕심과 그를 뒷받침한 추진력 및 교활함 -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분이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우리나라 권력의 최정점에 오르신다면 어떻게 될까? 단언컨데 지금 대선 후보로 떠 오르고 있는 분들 중에서, 엊그제 이 분에게 간발의 차로 고배를 드신 죽은 독재자의 따님을 포함해서, 만약 대통령이 될 경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해악을 끼칠 분은 바로 이 자칭 '경제 대통령 감'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굳이 대운하가 아니더라도, 이분의 경제살리기는 온통 땅파고 산깎는 얘기 뿐이다. 여러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21세기입니다.


그건 그렇고


문국현 사장이 오늘어제 드디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모양이다.

문국현, 친환경 CEO 접고 대권도전
문국현 평화시장서 첫 대선행보

나는 통신/IT 바닥에서 10년 정도 일하다가 작년에 잠깐 대기업 기획실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다시 솔잎 먹으러 돌아왔지만) 채 일년이 못되는 기간이었고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어서 차마 내 경력의 일부라고 말하기가 곤란하긴 하지만, 나름대로는 국내 대기업의 최상층 부에서 돌아가는 의사 결정 과정의 일부를 먼발치나마 볼 수 있었고,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의 기업 경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그전에는 외국기업 아니면 외국에서 사업하는 국내 기업에서만 일해 왔었다)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문국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현실 경영에서 정말로 독보적인 존재다. 평사원으로 출발하여 대기업 수장에 오른 것으로 모자라 글로벌 기업의 아/태 지역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그의 고속 승진도, 개인적인 능력의 차원에서, 놀랍지만, 그 기간 동안 - IMF 광풍이 불던 기간이다 -  매출 천억대 기업을 1조원 기업으로 키우면서도 직원을 자르지 않고 오히려 복지를 늘리고, 기업 경영과 별도로 활발하게 사회 사업을 하면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경제 모델에 대한 자신의 비젼을 설파하고 다닌 사람이다. (이 양반에 대한 칭찬은 여기서 길게 적을 필요 없다고 본다)

조금만 더 적자면...


문국현 사장은 어제 사표를 내고 (킴벌리 클라크 정도 되는 글로벌 기업의 아태 지역 총괄 사장이 사임을 하게 되면 SEC - 미국증권감독원 - 에 공시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MB를 "영혼이 부패한 경제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멋지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의 경제 발전"을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평화시장을 방문해서 전태일 열사의 누나를 만난다.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문국현 사장이 정말로 대통령이 될지, 아니 그전에 범여권 후보로서 대선 본선에 나설 수나 있을지, 아직으로선 미지수다. 그의 지지율은 1%도 안되고,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가 누군지조차 모르고 있다. 진대제 정도 되는 거물도 대선은 고사하고 지방 선거에서조차 (그것도 김문수 같은 저질에게 밀려서) 실패했는데 과연...? 하지만 나는 그가, 어떤 자리에서건 자칭 "경제대통령 감"을 만나 모두가 잘 살게 되는 경제라는 것이 결코 땅파고 건물 올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진정 사람을 위한 경제 발전이 어떤 것이라는 걸 한수 가르쳐 줬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그걸 보고, 진정 어떤 형태의 경제 발전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이게 얼마만인가 이게.
2007/08/24 14:09 2007/08/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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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at 2007/08/24 14:20  삭제

    Subject: 문국현은 누구인가?

    문국현이 누구인가? 문국현에게 어떠한 면이 있기에 대중적인 인지도도 적고 정치 경력도 없는 그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범여권에 인물이 없어서 일까? 참으로 오리무중이다. 내가 .....

  2. Tracked from 재능세공사의 아지트 - 열정재능연구소 at 2007/08/25 03:16  삭제

    Subject: 문국현 - 우승을 노리는 또 다른 페이스메이커

    드디어 정치영역에 뛰어든 문국현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또 다른 페이스메이커 문국현이 오랜 숙고와 준비끝에 어제 정치참여 및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오.....

  3. Tracked from icewall's iceworld at 2007/08/25 09:26  삭제

    Subject: 경제 회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현충원 참배뒤 “경제 회생” 적어 - 문화일보 한나라, 경제회생 방안 등 논의 - YTN 요즘 한나라 당에서 자기들의 정권교체 당위성을 위 기사들과 같이 "경제 회생"에서 찾는 것 같은데 한마디.....

  4. Tracked from Vincent's Blog at 2007/08/27 20:55  삭제

    Subject: 도덕이 밥먹여주냐? 응! 몰랐냐?

    누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가 될 것인가 2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점심을 먹는 중에 틀어 놓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의 문용린 교수라는 분이 나와서 .....

  5. Tracked from Blog for BLOGGERS by Caine Cynic at 2007/08/28 18:09  삭제

    Subject: [iThink] 명바기를 향한 완벽한 태클 - MBC 뉴스 '완전태클' 꼭 보세요.

    요즘 네이버가 문제가 많이 되었지만... 꼭 나쁘기만 한것은 아니네요... 네이버 정치관련 기사 덧글에 어떤분이 링크를 알려주셔서 보게 되었는데... 완전 대박영상입니다. 꼭 관람하시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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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alcoholism at 2007/08/24 17:09

    잘 읽었습니다. 동감입니다. 당선되도록 가능하면 제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만, 사실 당선되지 않아도 문국현 후보가 하고 다닐 얘기가 사람들 귀에 쏙쏙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어제 일해(?)공원에서 화려한 휴가 영화상연 때문에 기사와 동영상이 떴었죠. 6~70대 노인분들은 '우리 동네에서 대통령 났는데..'가 그 공원 명칭과 그 사람을 지지하는 이유더군요. mb를 지지하는 이유들도 단순하죠, 깨부수고 파고 쌓아올리면 이전처럼 잘될 것 같으니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요.
    그저 답답하기만 한 어떤 사람들이 분명히 주변에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08/27 20:57

      "사람 중심의 경제"라는 이 단순한 화두를 왜 그동안 아무도 꺼내지 못했는지 아쉽죠 - 문국현 후보의 얘기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야 이 지독한 배금주의 문화를 다들 좀 뒤돌아 볼 수 있지 않을가 합니다

  2. Commented by gomount at 2007/09/10 15:03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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