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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3 과학고등학교, 과학영재학교, 과학천재학교, ... (6)
  2. 2008/03/05 학부형이 된 친구 (7)

고교 동창인 H군은 우리의 모교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과학고등학교인 K과학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습니다. 과학고등학교라는게 설립 초기 그리고 우리가 다닐 때만 해도, 지금 같은 입시 학원이 아니었어요. 입시 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하고, 실험실과 천문대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기숙사에서 기타를 치고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며 놀다가 (설익은) 철학과 음악에 대해 입씨름을 하기도 하고... 물론 대한민국 교육 체계 하에서 입시라는 시스템의 억압을 벗어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한에서 만큼은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 환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그건 20년 전 얘기입니다. 작금의 21세기에 모교에서 자신의 후배들을 가르치고 진학 지도를 하는 H군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기가 받았던 교육의 좋았던 점들을 지금 학생들에게도 누리게 해주고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모양이에요.

친한 고교 동창 몇몇이 소식을 주고 받는 게시판에 며칠 전에 그가 올린 글입니다.

뭐 걱정을 안 했던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전격적이고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낼 줄은...  하긴 나만 몰랐겠냐.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인가 뭐시긴가를 들여다 보면 도대체 그놈의 '무능한' 정부의 대안으로 '국민'이 뽑아놓은 현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이나 하고 있는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하긴, 일관적이긴 하다.  그러니까 그나마 누더기가 된 사학법까지 다시 돌려놓자고 하지.  '알아서' '자율적으로' 잘 할거라고 믿으니까...

 참 답답해진다.

 대부분 친구들이 모르겠지만 오늘 학교의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있다.  부산과학고등학교가 몇년 전에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건 알지?  이메가가 임기 내에 3곳의 과학고등학교를 추가로 전환 지정한다고 했거든. 그래서 당장 내년에 한 곳이 전환되게 되어있는데 서울과학고가 거의 자기들이 되는 것처럼 떠들고 다녔는데 뭔가 미묘한 기류가 있나봐.  경기도 교육감이 지난주 급작스레 교감선생님을 불러 제안서를 '잘' 써내서 우리도 지원하라고 했다네.  그래서 오늘 서울, 경기, 대전의 세 과학고가 각각 영재학교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는 거지.  4월말이나 늦어도 5월 초에는 한 곳이 결정되겠는데... 이건 되도 문제, 안 되도 문제 참 골치아프다.

 도대체 '과학영재학교'라는 용어 자체가 기존의 과학고등학교를 부정하는 거 아니냐고...  거기가 과학영재학교면 과학고등학교는 과학 '수재' 학교 쯤이 되는 거 아냐?  와중에 영재학교로 전환되면 그 지역에는 과학고등학교를 또 하나 만든댄다....  이거야 말로 옥상옥인거지.  우후죽순으로 과학고등학교가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대학입학에 어려움이 있고, 영재교육보다는 입시 대비 교육 쪽으로 가는 것 같고, 양이 많아져 질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거고...  문제점이 있으면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제일 쉽고 표나는게 뭔가 새로운 거 만들어놓는거니...

 내 장담한다.  이대로라면 또 십수년 내에 지금처럼 전국에 '과학영재학교' 하나씩 다 지어지고, 과학고는 더 많아지겠지.  그럼 중학생들은 본인(내지 학부모)의 소신이나 희망과 관계없이 층층이 성적에 따라 영재학교, 떨어지면 과학고, 떨어지면 외고, 떨어지면 자립형 사립고...  아마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는 여기저기 다 떨어지고 심지어 전문계(옛 실업계) 고등학교 입시까지 모두 떨어진 '병신'들만 다니게 될 게 눈에 훤하다.  뭐 그 상태로 또 십년쯤 가면 제2, 제3의 이메가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하면서 과학영재학교 중 하나를 '과학 천재 학교'로 전환 지정하는 걸 생각해내지 않을까...

 차라리 그 돈으로 카이스트 급 대학을 더 만들라고 하지.  아무리 '과학 영재' 고삐리를 많이 만들면 뭐하냐고... 얘들을 키울 수 있어야지. 뭐 부모가 능력있으면 유학보내면 된다는 건가? '자율적'으로?

 하도 답답해서 그냥 주절대봤다.  우리 아이들 어찌 키워야 하는 거냐



뭐 그런데 정작 문제는 과학고등학교 건 과학영재학교 건 과학천재학교 건 간에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들은 의대로 진학하고, 의대로 진학한 아이들 중에 또 제일 공부 잘하는 애들은 성적 순대로 성형외과 -> 피부과 -> 안과... 등으로 간다는 사실...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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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7:43 2008/04/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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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dd at 2008/04/23 22:42

    치과도 있습니다 ㄳ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4/29 03:12

      치과도 있지요. 치대는 좀 다르게 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2. Commented by Bloodlust at 2008/04/24 00:25

    후우, 적극 동감입니다.

    근데 예비 돌팔이 동생넘 말에 의하면 성형외과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라 의외로 성적순 서열의 위쪽에 있지 않다고 그러더군요.

  3. Commented by 매디드 at 2008/04/24 15:54

    자기 아이들은 과학천재고,영재고,자사고 등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 분당,수지,목동 등에 가진 것이라고는 아파트 한채인데 부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이들이 문제겠지요.
    이들의 착각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이들이 무서울 따름입니다.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4/29 03:13

      자기가 착각에 빠져 있다는 걸 자각해도 이미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거 아닐까요? 갈데까지 가보는 수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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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형이 된 친구

분류없음 2008/03/05 13:16 posted by 빈센트

고교 동기 중 친한 친구들끼리 소식을 주고 받는 게시판에 (열명 남짓한 멤버 중 절반은 해외에, 나머지 절반 중 반은 서울/ 반은 대전에 있어 자주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한 친구가 학부형이 된 얘기를 올렸다.

이 친구는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고 스위스에서 포닥을 한 뒤 대전의 모모 국책연구소에서 연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의 아내도 또다른 대전의 국책연구소에서 행정직으로 일하고 있고. 나름 이 사회에서 엘리트라면 엘리트고 머리 좋은 걸로 따지면 그닥 아쉬울 것 없는 부모들인데도 불구하고, 작금의 이 미쳐 버린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에는 역시나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글쎄 나는 결혼을 늦게 한데다 아직 아이가 없어서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곧 이 땅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써 염려되지 않을 수는 없다. 제발이지 새 정부가 어떻게든 학부모들의 걱정을 좀 덜어 줄 수 있는 정책을 실행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언감생심이려나.


우리 2세 중에는 민혁이가 가장 나이가 많아서 몇년전에 유치원에 들어간 이야기도 글을 올렸다만 3월 3일부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녀석 덕분에 가장먼저 학부형이 된 이야기나 올려볼까한다.

(갈수록 소재가 부족해 져서 아이들 이야기 하는게 젤 쉬운 화재거리가 된것같다만...)

3년전에 앞으로 계속 살거라고 생각되는 공기좋고 나름대로 정이 가는 곳에 무리해서 집을 장만했었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집사람이 다시 복직을 할 것을 생각하니 아기보는 아주머니를 구하는 것도 그렇고 장모님이 오셔서 애기를 봐주는 것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걸리는게 많아서 처가댁과 같은 단지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민혁이 학교 문제 때문에 살고 있던 집이 팔리지도 않은 상태로 급하게 전세를 얻어 갔고 살던집은 비워놓은 상태다. 무리하게 옮기다 보니 금전적으로도 손실이 많았고 그다지 의도하지도 않았다만 그간 그쪽 동네에서 연결했던 사교육 모음을 다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다시 새 조직에 가담하다 보니 애 엄마도 스트레스가 쌓여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암튼 꾸역꾸역 일을 처리해 나가면서 애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보니 이제 12년 마라톤의 출발선을 막 떠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박수치며 격려하는 것과 동시에 기대 반 우려반의 마음이다. 

이나라 교육이 어디서 부터 이리 꼬인건지 밤늦게까지 하기 싫어하는 영어공부를 억지로 시키느라 애랑 실갱이 하고 윽박지르고, 때로는 매도 들고 하는 오늘의 내 모습에 벌써부터 한숨이 절로 난다.

하도 영어, 영어 하니까 좀 쉽게 가르쳐 볼려고 학원에라도 보내려니, 무슨 초등학교도 안들어 간 애들을 대상으로 레벨테스트를 하고 영어로 된 책은 기본으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하질 안나...

영어만 들어가면 다 금딱지를 다는지 금액을 왜이리 또 비싼건지..


우리가 자란 환경과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애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적절한 학부모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말 의문이다.

교육의 방침은 애가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할 수 있도록 해야 지치지 않는다는 기본적이고 매우 일반적인 철학을 나 또한 갖고 있다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다.

현재로선 내가 할 수 있는게 단어하나, 계산하나 더 가르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해주는 것, 돈 많이 벌어서 좋은 학원 다니게 해주는 것(? -_-;;)이 최선이라 그렇게 믿고 있다.

나이차이가 6년이나 나는 둘째 녀석이 학교에 들어갈때 좀 더 희망적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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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5 13:16 2008/03/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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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비밀방문자 at 2008/03/05 14:20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Commented by K군.. at 2008/03/06 20:01

    그래도 최대한 방치해놓고... 키울랍니다. 지엄마아빠의 끼를 물려받았으면, 연예인 시키고 아빠 머리 물려받았으면, 특별히 시키지 않아도 중간이상은 하겠죠.. 훗..ㅡㅜ

  3. Commented by rince at 2008/03/28 00:12

    일제 치하의 압박속에서도 버텨온...한글...
    이제와서 우리 민족 스스로 버리려고 하는가 봅니다...

    참 슬픈 현실이에요...

  4. Commented by 완두콩 at 2008/04/01 10:06

    확실히 힘들죠. 신념투철하던 직장상사님께서 와이프 임신하자마자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던데요.
    대략 8년간 과외를 하면서 아이들로 인해 마음고생하는,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확신있게 답하지 못하는 부모를 보면 가끔 우리 부모님이 존경스럽슴다. 난... 잘해야 할텐데.. 겁이 나거든요... 괜히 과외했나봐요.훗.

    사교육 시장에서 돈벌었던 저이지만 그래서 비정상적 사교육 시장의 폐해를 몸으로 느껴보니 몹쓸 짓인듯.. 싶네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4/05 02:57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양심의 문제로 치환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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