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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01 Oracle과 SAP이 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

전자신문의 "[SW코리아 2010]1부-강소기업 탄생 토양 만들자"라는 시리즈 기획 기사의 두번째 꼭지는 "법·제도 과감히 바꾸자"는 제하에 정부 지원과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SW 분리발주를 포함해서 좋은 얘기이긴 한데 관련 내용으로 한 SW 업체 사장이 기고한 내용의 일부분이 눈에 걸린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기업 키우기를 위해 업종 대표기업 중심으로 투자지원 및 M&A 펀드조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라는 말에도,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한다. 하지만 바로 다음 문단의 다음과 같은 인식은 매우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오라클을, 독일은 SAP를 나라의 ERP 대표기업으로 키움으로써 내수시장에서의 안정적 매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왔다."

오라클이나 SAP이 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인식 수준. 오라클을 비롯한 미국의 SW 회사들은 수십년에 걸쳐 누적된 산-학-연의 균형 발전이 기업에 경쟁력을 제공해왔고 그 결과 오랜 전통의 IBM이나 오라클, MicroSoft, 최근에는 Google과 같은 글로벌 SW업체가 계속 생기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오라클이 같은 코드 네임의 국방부 프로젝트를 계기로 창업한 회사라는 것은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RDBMS의 기초 연구에 대해 학교와 연구소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서 미국의 DBMS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찍어서 지원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아니 미국에 오라클 말고도 난다 긴다 했던 DBMS 업체들이 을매나 많은데 그 중에 특정 업체들을 지원을 해? 미국과 같은 고도 자본주의 경제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SAP도 마찬가지로, 내가 알기로는 독일의 우수한 생산시스템/관리역량/현장인력이 SAP을 비롯한 여러 ERP 회사들이 뛰어난 생산관리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었을 따름이지, 독일 정부가 SAP을 지원했다, 는 건 말도 안된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우리 나라에 초고속 네트웤 망이 잘 깔려 있고 오덕후들이 많다 보니 온라인 게임 시장이 경제/인구 규모에 비해 엄청 나게 컸고 => 이러다 보니 경쟁도 치열해서 해당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발전할 수 밖에 없고 => 이제는 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시작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물론 그 이전에 독일 정부가 (세계대전을 일으켜 기계 공업 발전에 박차를 가한 것을 포함해서 -.-) 제조업 육성에 장기적으로 힘을 쏟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한 것은 SW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대표기업으로 키우"거나 한 것은 아니다.

Captive market을 기반으로 기형적으로 성장한 국내 SW 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불공정한 시장을 방관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다. 또한 허약한 산업 기반과 기초 연구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지원을 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위들은 최소한 복수 개의 정권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산업 육성이라는 명목 하에 특정 업체를 찍어서 지원하는 것은 그 선발의 기준과 절차가 아무리 공명정대해도 너무 단기적인 처방이다. 당장의 통증 완화를 위해 독한 약을 써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무력화시키게 된다.

정부는 SW 분리발주나 제대로 정착시키길 바란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미라콤이라는 회사는 생산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제법 한다 하는 회사인 모양인데 사장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니 실망이다. 그리고 오라클은 ERP로 성장한 회사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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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1 14:05 2007/02/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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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박찬홍 at 2007/02/04 04:11

    좀 다른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자국 내에서의 경쟁이 굉장히 심하지만, 일단 그 경쟁에서 이긴 업체들에게 "국가적으로" 몰아줘서 다른 나라 업체들까지 평정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처럼 보일때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 처럼 직접 돈을 티나게 퍼주는게 아니라 "암묵적으로" 도와주는 거지. 그렇게 키운 공룡들이 미국 경제를 받쳐주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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