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몰입교육 과연 필요한가

Culture Club 2008/10/13 03:52 posted by 빈센트

인수위 시절에 (생각해보면 불과 8개월 전인데 그동안에 대한민국 경제가 딱 10년 전 - 정치와 인권은 20년 전 -으로 후퇴하는 바람에 굉장히 아득한 먼 옛날의 얘기로 느껴진다) 갑자기 뜬금없이 영어 몰입 교육 어쩌고 어륀지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나와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나만 그렇게 벙쪄 했던 게 아니었던지 각계 각층의 비난과 조롱이 빗발쳤던 관계로, 그 얘기는 슬그머니 들어 가 버렸고, 이제는 그냥 이 정권이 얼마나 아무 철학도 비젼도 없이 그저 탐욕으로만 똘똘 뭉친 집단인지를 보여 주는 예고편 정도로만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 이후로 워낙에 골 때리는 퍼포먼스가 많았던 관계로, 하루 하루 살아 남는게 피곤한 2008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런 세세한 해프닝조차 기억할 여력이 남아 있겠는가.

최근

한나라당 그러니까 영어로는 GNP(Grand National Party)가 이번 경제 위기를 맞아 대한민국 정당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기셨는데, 그러니까 한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 내서 한국 경제를 흔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외신들과 그 배후 세력에게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그것도 영어로, 발표하셨다는 거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지 않는 나라의 집권 여당이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이라는 양반부터가 남의 나라 기업인들 모아 놓은 자리에서 "유아 썩쎄쓰, 아와 썩쎄쓰!!" 어쩌고 하는 듣는 사람 낯 뜨거워지는 콩글리쉬를 남발하는 세상이니, 뭐 그런가 보다 했다. (콩글리쉬 쓴다고 뭐라 하는게 아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왜 통역을 안쓰냐 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남의 나라 가서 영어 잘한다고 뻐길 일이라도 있나?)

처음에는 다들 이건 또 뭥미? 하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캐무시 들어가 줬었는데, 부지런한 블로거 한 분이 수고롭게도 이 논평을 읽어 보고 이 말도 안되는 내용에 경악을 하셨나보다. 

한나라당 영문 논평, 알고 보니 오류투성이

각 단원과 문장 하나 하나가 어느 것 하나 빠질세라 주옥 같은(빨리 읽으면 발음이 아주 좆같아 진다) 콩글리쉬로 도배가 되어 있는지라 일일이 씹어 대기도 귀찮은데, 네티즌들을 대신하야 이런 수고를 대신해 주는 분들이 계시니 참으로 알흠다운 집단 지성의 발현이로다.

어쨌거나 마지막 문장의 "You know the saying that ~ "은 압권이라 보면 볼 수록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이건 뭐 협박도 아니고... 내 경우 직속 상사가 외국인이고 외국에서 근무하는지라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업무 보고나 상의를 할 일이 많은데, 이메일에 저런 문장을 썼다간 단박에 이상한 넘 취급 받고 인사팀에서 요새 뭐 문제 있냐고 전화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쓰던 FYI(For your information)도 요새는 예의 없는 표현이니 쓰지 않는게 좋다고 권하는 분위긴데 말야. 하긴 한나라당과 현 정권은 언론과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 정도로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예의 따위는 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국내 언론이건 외신이건 상관없이.

결론은 생각을 고쳐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건데, 아무래도 영어 몰입 교육이 필요할 것만 같다는 거다. 다만 정재환 님이 최근 포스팅에서 지적한 것처럼, 영어가 필요 없는 사람들까지 온통 영어 광풍에 미쳐 돌아가게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받으면 되는 거다. 그리고 그 대상에는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의 보좌진을 포함시켜야 하는 거고.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자 172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그랜드 내쇼날 퐈리의 보좌진 중에, 영작문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얘기냐 말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영작문을 잘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영어로 논평을 발표하려면 제대로 할 줄 아는 보좌진에게 맡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정말 동네 (지구촌) 창피해서 원...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RSS 구독해 주세요!! (클릭->>) 
2008/10/13 03:52 2008/10/13 03:52

Trackbas address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226

의견을 남겨 주세요.
  1. Commented by 리카르도 at 2008/10/13 07:39

    블로거들이 영어 블로고 스피어를 만들어서 영어 광풍을 흡수하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
    하시는것같은데.. 정작 일치된 움직임이 없으니 그게 아쉬울 뿐이네요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10/17 12:57

      영어 블로고스피어라... 멋지긴 한데 좀 후덜덜하긴 하네요 :)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잉글리시 해져드...

Culture Club 2008/01/28 15:35 posted by 빈센트

나도 영어가 공식 언어인 외국인 회사 다니면서 밥 벌어 먹고 살고 있고 의사 소통 능력이 업무 수행에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되고 있지만 참 인수위가 요새 영어 교육 어쩌고 하면서 내놓는 정책들을 보면... 오늘의 결정타는

영어 잘하면 군대 안간다 <- 클릭

인수위 사람들은 정말 뇌가 있으신 분들인지 의심스럽네요. 스티븐 유(유승준)랑 싸이(박재상)만 불쌍한 거지 뭐. 오늘 주가가 또 곤두박질 쳐서 이젠 1600도 불안...어쩌고 하던데, 혹시 저 정책 때문에 한반도 위기 조장될까봐 외인들이 팔아 치우는 건 아닐까요? 말하자면

영어 잘하면 군대 면제 -> 군인들 사기 급전 직하 -> 방위력 심각하게 저하 ->
한편 미국은 민주당 정권 교체로 부시 강경 외교에서 유화적인 외교로 정책 선회 -> 해외 주둔군 감축 -> 남북 군사력 불균형 -> 한반도 위기 고조

... 뭐 이런 생각은 너무 극단적이고 유치한 생각이겠죠. 나도 알아 찬홍아.

어쨌거나 하여간 인수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뱉어 내는 미친년 널뛰듯하는 (그러다가 반대 의견 심하다 싶으면 바로 "오해가 있었다" 해명 변명 말뒤집기) 정책들이 주가에 최소한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 하는 것중 하나는 불확실성이거든요.

아래 만화는 네이버만화에서 불펌했습니다. 출처는 요기(<-클릭)
제가 즐겨보는 웹툰이에요. 캐릭터를 이해하면 정말 웃기는데 첨보는 분들은 이게 뭐야~ 하실지도. 그러니 앞서 연재된 대목들도 많이 클릭해서 봐주고 해주세요~ (이렇게 열심히 광고해줬으니 설마 불펌했다고 뭔가 날라오진 않겠지)

참 이글은 정치에 관한 글이 아니고...웹툰에 관한 글입니다. 저 이제 정치 포스팅 안한다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가)
이건 다음 아고라에서 펌... 뭐 설마 이렇게까지 되기야 하겠냐마는, 우리 국민이 정신줄 놓고 아무런 비판의식없이 정치권이 하라는 대로만 살면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비판합시다. 그리고 그게 민주주의의 기본인 거구요. 국보위 시절에는 그런거 필요없었겠지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RSS 구독해 주세요!! (클릭->>) 
2008/01/28 15:35 2008/01/28 15:35

Trackbas address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62

의견을 남겨 주세요.
  1. Commented by 빨간여우 at 2008/01/28 16:12

    국방의 의무보다 중요한게 영어라니 말이 됩니까? 돌대가리 병역기피자 2mb...ㅡㅡ;;;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1/29 11:34

      자신들이 자식을 군대 보내본 적이 없으니... 성실히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무슨 2류 시민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병장 제대한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무시한 것도 이해가 되죠.

  2. Commented by dd at 2008/01/28 19:31

    우왕 영어 잘하면 군대도 안가고 2년동안 교직경험도 쌓으니 교직선발 우선권도 주겠군효. 영어잘하는 우등시민에게 안정된 생활기반을 마련해주려는 멋진계획이네효.

    이제 내년부터 토익 900이하는 사범대 지원불가 될지도 모른다능..
    나라가 완전 골로 가는근영

    •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1/29 11:36

      그러잖아도 차별이 심한 사회생활 출발선끼리의 갭을 더 벌려 놓아서 자기들이 보기에 이류인 인간들에게 추격의 여지를 아예 안 주겠다는 발상이 아닐까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오늘의 위키백과: Protection Racket

BizTalk 2007/09/04 20:12 posted by 빈센트

요새 가끔씩 시간을 보내곤 하는 오락(?) 중 하나는 위키백과 서핑입니다. 이건 뭐 그냥 내가 붙인 말인데... 위키백과(wikepedia)를 뒤지다 보면 참으로 세상에는 벼라별 지식이 다 있구나 싶어요. 게다가 그 '지식'들이 서로 얼기설기 엮여 있어서, 한 단어(내지는 개념 내지는 지식... whatever)를 찾다가 중간에 링크 걸려 있는 항목을 뒤지고 찾고...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거죠. 요새 뉴스라고 들여다 봐야 별 재미도 없고, 여러분들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번에 뽀르뜨망뜨에 대한 글을 적고 난 이후로, 아 위키에서 찾은 단어나 개념들을 갖고 가끔씩 포스팅을 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후로 별 진전이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 또 재밌는 단어를 찾아서, 간단히 적어 봅니다.

Racket protection은, 아 이걸 우리말로 뭐라 그러나 자릿세라 그러나 그냥 삥이라 그러나? 하여간 우리식으로 설명하면 조폭이(일본이라면 야쿠자가 중국이라면 트라이어즈가 서양이라면 마피아가) 자기 나와바리에 있는 업소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는 걸 말합니다. 주로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혹은 별로 미치길 원하지 않는 (밤에 영업하는) 업소들이 그 대상이 되죠. 길거리 노점상들도 자릿세를 내야 한다는 소리를 예전에 들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설마 대명천지에 경찰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여하간 만약 이걸 거부하면 "보호"를 못받는 건 물론이거니와 그 "보호자"로부터 당장 해꼬지를 당할 가능성이 농후한 관계로, 울며 겨자 먹기로 달라는 대로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사업 모델이 가능한 메카니즘. 아니 테니스 라켓에 왜 이런 살벌한 뜻이 들어 있나 해서 네이버 영어사전을 뒤져 보니 두번째 뜻에 이런 의미가 있군요.

racket2 n.
1 [
종종 a racket] 떠드는 소리, 소음(noise), 소동about, with
2
법석, 유흥
3구어》 (공갈·협박·사기 등에 한) 부정, 부정돈벌이;밀매매, 암거래, 밀수, 공갈;[the rackets] 조직적인 비합법 활동
4익살·경멸직업
5 괴로운 경험, 고난, 시련
be in on a racket 부정돈벌이 패거리끼어 있다
be[go] on the racket 유흥[도락] 하다
It isn't my racket. ·속어 아니다.
make[kick up, raise] a racket 소동일으키다
stand the racket 시련견디다;책임지다;계산치르다
What's the racket? ·구어 일이야?
vi.
1
난봉피우다, 흥청망청 살아가다, 방탕하다 《about
2
떠들다
3·속어사기치다, 공갈치다

수금하는 사람은 bagman이라고 합니다. Bagman은 이외에도 삥뜯는 경찰, 정치자금 모집책 등등도 칭한다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하세계의 비즈니스 모델은 거기서 거기라니까.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세계범죄조직총회" 뭐 이런거라도 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걸까나. 만약 이걸 온라인으로 한다면 개방, 공유, 참여를 모토로 하는 Crime2.0 쯤 되겠군요.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RSS 구독해 주세요!! (클릭->>) 
2007/09/04 20:12 2007/09/04 20:12

Trackbas address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127

의견을 남겨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따따따 혹은 더비더비더비?

BizTalk 2007/01/22 09:45 posted by 빈센트

www 즉 world wide web의 약자로 시작하는 인터넷 주소가 일반화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우리말로 발음하면 '더블유더블유더블유', 9자에 달하지만 실제 전달되는 정보량은 거의 없는 이 부분을, 사람들은 '따따따'라고 줄여 부르곤 했다. 즉 더블유더블유더블유닷구글닷컴(헥헥)이 아니라 따따따쩜구글쩜컴,이다. 매우 편하긴 한데, 인터넷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아해들은 방송 등 공적인 자리에서는 물론이고 (나의 좁은 경험으로는) 사석에서도 항상 '더블유더블유더블유'라고, 아주 빠른 발음으로 다 말을 하더라구. 그래서 아 미국 애들한테는 이게 그렇게 어렵고 귀찮은 발음이 아니구나 혹은 (단어의 첫글자를 딴 약어 표현은 많이 써도) 발음을 줄이는 건 별로 안좋아 하는 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다.

요새 출퇴근 길에 PodCast로 다운 받은 IT 관련 대화나 인터뷰 내용들을 영어 공부 겸 해서 듣고 있는데, 예전과는 달리 미국인들도 이 부분을 다 발음하지 않고 덥덥덥 혹은 더비더비더비, 라고 말하더군. 예전 생각도 나고, 역시 대한민국 네티즌들이 앞서 가긴 앞서 가는구나 하는 가당찮은 생각도 들었다.

90년대 초중반에 C++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할때 사람들이 이걸 항상 씨쁠쁠이라고 읽었는데, 잠시 적을 두고 있던 회사의 사장님이 정부 돈으로 미국에 견학을 한번 갖다 오더니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두 씨플러스플러스라고 제대로 발음하더라, 그러니 너희들도 꼭 그렇게 해라며 회의 중에도 누가 씨쁠쁠이라고 말하면 꼭 쫑코를 주곤 했다. 왠지 된장스러운 느낌이 들어 마뜩찮아 했던 기억인데(물론 그때는 된장녀 어쩌고 하는 개념은 없었다), 지금 미국 애들은 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겠다. C++은 그때 당시만 해도 차세대 프로그래밍 언어의 대세가 될 것처럼 기세 등등했었는데 Java의 등장으로 많이 밀려서... 물론 꾸준히 사용되고는 있지만 확연한 관심이나 논쟁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RSS 구독해 주세요!! (클릭->>) 
2007/01/22 09:45 2007/01/22 09:45

Trackbas address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30

의견을 남겨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