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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9 하루키 & Bill Evans (2)

하루키 & Bill Evans

Culture Club 2007/01/29 14:40 posted by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중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가 끼어 있었다. 필경 나를 염두에 둔 대출일 터인데... 일단 내가 오래된 하루키 팬이고 덧붙여 음악을 무척 좋아하고 또 즐겨 연주한다, 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나온지 꽤 오래된 책이고 (비슷한 형식의 후속작이 두권이나 더 나와 있다), 하루키의 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의 사보는 편인 나도 당연히 이 책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라고까지 하기는 좀 뭐하고 하여간 읽지 않았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1. 나는 스탠다드 재즈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나름대로는 음악을 들을만큼 들었다고 자부하지만, 그리고 그 목록에는 스탠다드 재즈도 제법 포함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오바해서 표현하듯 전율 씩이나 느껴 가면서 재즈를 들어본 기억은 많지 않다. (다른 장르의 음악 예를 들어 펑키나 컨템포라리 재즈 혹은 프로그레시브록 등을 들으면서는 여러번 그런 경험을 했다) 뭐 내 취향이 얄팍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으나 하여간 여러가지 이유를 댈 수 있는데 그냥 넘어가자.

2. 음악에 관련된 개인적인 감상평을 적은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 싫어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봐야겠군.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떤 문화적인 체험에 대해 추상적인 감상을 갖다 붙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어차피 그런 감상은 어디까지나 내면적인 것일 뿐이고 그걸 안으로 체화하면 될 일이다. 근데 이런 경험을 무리해서 타인에게 전달하려다 보니 어거지스러운 비유들이 난무하게 마련이다. 잘은 모르겠으나 미식가들이 음식평을 하면서 그런 식의 표현을 한 것이 다른 분야로 퍼져 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조악한 예를 들자면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모짜르트의 음악을 듣는 듯한 맛" 어쩌구 하는 식으로 표현해 놓은 글 같은 걸 읽고 있자면 이게 원...하는 생각밖에 안든다는 말이다. 나도 음악 감상을 가끔 적는 편이지만 대부분 그 음악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거나 그 음악의 기술적인 면에 대한 평가/감상 정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잘 알려진 재즈광이면서 그 감상의 편협함도 정평이 나 있다. 일설에 의하면 작가 데뷔 전에 재즈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우리 가게는 1960년 이전의 재즈는 일절 틀지 않습니다'라고 고집스럽게 써 붙였을 정도라고 하니. 요새는 1960년 이후의 음악도 들을 거라고 생각이 되나 하여간 그의 소설/수필 등에서 꽤나 자주 등장하는 재즈/클래식에 대한 그의 순혈/회귀주의는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더랬다. (또한 록이나 기타의 뮤지션들을 폄하하는 문구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이유로 건너 뛴 책이지만 어쨌거나 이번 기회에 (못 이기는 척) 읽어 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언어적인 개념들을 절묘하게 엮어 내는 그의 상상력과 솜씨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런 표현.

이 앨범들 속에서 에반스의 연주는 너무나 훌륭하다. 우리들은 인간의 자아가 (그것도 상당한 문제를 껴안고 있는 자아가) 재능이란 여과장치를 통과하면서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땅으로 톡톡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빌 에반스는 오스카 피터슨, 타미 플래나간 등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정통 재즈 뮤지션이기는 하다.

아래는 기타리스트 Earl Klugh의 연주인데 Bill Evans의 오리지날과는 또 다른 편안한 느낌이다.

* 아래 내용들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어 있으며 박스 안의 내용은 제가 적은 것이 아니라 해당 서점의 기본 소개 내용들입니다.
재즈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와다 마코토 그림
듀크 엘링턴, 쳇 베이커, 스탄 겟츠, 루이 암스트롱, 셀로니우스 몽크 등 그 이름이 곧 재즈로 통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하루키의 글과, 각각의 뮤지션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살리고 있는 와다 마코토의 그림이 만난 작품. 재즈에 대한 하루키의 애정과 그 음악에 얽힌 하루키의 기억을 엿볼 수 있다.
또하나의 재즈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와다 마카코 그림, 김난주 옮김
와다 마코토가 그린 26장의 그림에, 하루키가 글을 썼다. 한 뮤지션당 한 장의 그림이 있고, 한 장의 글이 덧붙는다. 남은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은 앨범 재킷과 간단한 설명.
재즈의 초상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와다 마코토 그림, 윤성원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와 삽화가 와도 마코트가 함께 작업한 재즈 에세이. 어린 시절부터 재즈와 조우한 이래, 수많은 명연주를 들어온 두 사람이 총 스물여섯 명의 재즈 뮤지션을 글과 그림으로 소개한다. 와다 마코토가 그린 초상화와 하루키가 고른 해당 뮤지션의 대표 앨범, 그 음반에 얽힌 하루키의 개인적 감상이 곁들여 있다.

[수입] Waltz For Debby [Digipack]  Bill Evans T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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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316 at 2007/02/04 01:19

    저도 빌 에반스와 오스카 피터슨 무척 좋아합니다.
    음악 잘 듣고가요 형. :D

  2. Commented by S군 at 2007/02/05 10:58

    전 이중에서 2권을 가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