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Oracle

기업용 SW 업체인 Oracle은 아무래도 사업의 특성 상 SW 기업치고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갖게 되기 쉬운데, 가끔씩 (약간은 어색한) 유머 감각을 보여 주(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Oracle 관련 제품을 다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Oracle의 corporate color는 빨간색이에요. 로고만 빨간 색이 아니라 내부 문서도 그렇고 하여간 모든 부분에서 흰색바탕에 검은색 글씨(서체는 무조건 Arial - 가장 단순한 font죠), 그 외에는 빨강, 을 일관적으로 고수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전문적으로 보이는, 신뢰감을 유도하기 위한 CI (Corporate Image) 정책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상위 20개 통신사 중 20개 사가 오라클을 사용합니다. 오라클로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하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광고하면서, Oracle로서는 금기라고 할 수 있는 녹색을 사용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하드 디스크의 절반은 갖다 버리세요.
새로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
절반의 디스크 용량
절반의 전력 소모
절반의 비용으로
더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Advanced Data Compression (고급 데이터 압축) 기능이 지구를 조금더 푸르게 만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쎄 뭐 10년 이상을 안팎으로 오라클과 관계를 지속해 온 저한테야 어잌후 눈을 다시 뜨게 될 정도로 신선한 발상입니다만(저 광고를 입안한 오라클 내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죠), 광고의 대상이 되는 고객들한테도 그렇게 받아 들여질지는 좀 미지수네요. 혹여 광고의 소구 대상자인 고객이나 개발자보다는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눈에 더 확 들어 오는 광고는 아닐런지 ...?

여하튼 세계적인 SW 업체들마저 자사의 핵심 제품에 그린 컨셉을 넣는 추세일 정도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은 선진국으로 갈 수록 점점 필요불가결한 사회적 의제가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전국민이 오렌지를 '어륀지'로 발음하도록 교육시키겠다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선진국 진입을 오매불망한다는 나라에서, 그나마 어렵게 어렵게 보존하고 있는 한뼘 남은 자연마저 파괴하는 물길을 파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건, 분명 거꾸로 가고 있는 것 맞죠? (사막에 운하를 파는 두바이를 본받자고 하는 소리는 하도 말 같잖아서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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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incent

2008/02/22 14:16 2008/02/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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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 2008/02/22 15:29 # M/D Reply Permalink

    2메가 정부 : '그린' 아니죠~. '그륀' 맞습니다~.

    2메가의 한계는 저기까지 뿐......멍......

    1. 빈센트 2008/02/22 15:49 # M/D Permalink

      어잌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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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갑골문

금요일에 오라클 차이나 직원을 만났는데, 명함을 보니 오라클 특유의 붉은색 로고 아래에 "甲骨文"이라고 씌어 있다.

그러니까 이런 로고인거다...


오라클


Oracle corporation의 중국 내 법인명이 "갑골문"이란건 이번에 처음 안건 아니고, 예전에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내렸을 때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건데...  이번 기회에 자세히 물어봤다. Information technology 회사인 오라클이 사명을 "神託"이라고 붙인 건 참 절묘하다고 이전부터 생각해 왔었는데, "갑골문"도 의미 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좀 웃기잖아.

중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징을 살려 뜻과 발음이 절묘하게 매치되는 사명을 짓는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얘기. 코카콜라:可口可樂은 너무나 유명하고, 이마트:易買得(쉽게 사고 이득을 얻는다), 까르푸:家樂富(가정이 즐겁고 부유해진다) 등등,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사용의 양태는 틀린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우스운 것들이 많다. 예전에 LG경제연구원에서 이에 관련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는데 지금 다시 찾아 보니 로그인이 필요한 내용이라 패스.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 참조.

내가 궁금했던 건 '갑골문'을 중국어 발음으로 읽으면 '오라클'과 비슷하게 되느냐는 건데... 그렇진 않단다. '짜끄-원'이라고 읽는다고. (성조가 중요) 어쨌거나 중국에서는 반드시 한자로만 회사명을 적게 되어 있어서, 사소한 영수증 처리하나도 'Oracle'이라고 적혀 있으면 안되고 반드시 '갑골문'이라고 적혀 있어야 한다고. 하긴 우리나라도 내가 알기론 반드시 법인명을 한글로 적어야 하는데, 우리말은 표음문자라 그냥 영어발음을 그대로 옮기면 되니까 간단한 거지.  감사합니다 세종대왕님. 만원짜리를 꺼내 인사라도 올리고 싶은데 마침 주머니가 탈탈 비었네.

Posted by vincent

2007/03/05 18:40 2007/03/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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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싸인펜 2007/03/05 19:24 # M/D Reply Permalink

    오라클은 발음이 아니라 의미에 맞춰서 한자 이름을 지었군요.
    재미있는 이야기네요^^ㅋ

    1. 빈센트 2007/03/06 00:41 # M/D Permalink

      적절한 발음에 맞는 한자어를 찾지 못한 걸까요... 어차피 발음이 안 맞으면 그냥 神託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두 글자면 시각적으로 발란스가 안 맞았으려나... 하여간 '신탁'이라는 말과 '갑골문'이라는 말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과 중국사람들이 느끼는 뉘앙스가 서로 다르겠죠

  2. H.K.KIM 2007/03/05 20:18 # M/D Reply Permalink

    또 한번 한글의 우수성을 느끼게 해주네요.^^

    1. 빈센트 2007/03/06 00:41 # M/D Permalink

      두 말하면 잔소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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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의 "[SW코리아 2010]1부-강소기업 탄생 토양 만들자"라는 시리즈 기획 기사의 두번째 꼭지는 "법·제도 과감히 바꾸자"는 제하에 정부 지원과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SW 분리발주를 포함해서 좋은 얘기이긴 한데 관련 내용으로 한 SW 업체 사장이 기고한 내용의 일부분이 눈에 걸린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기업 키우기를 위해 업종 대표기업 중심으로 투자지원 및 M&A 펀드조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라는 말에도,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한다. 하지만 바로 다음 문단의 다음과 같은 인식은 매우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오라클을, 독일은 SAP를 나라의 ERP 대표기업으로 키움으로써 내수시장에서의 안정적 매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왔다."

오라클이나 SAP이 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인식 수준. 오라클을 비롯한 미국의 SW 회사들은 수십년에 걸쳐 누적된 산-학-연의 균형 발전이 기업에 경쟁력을 제공해왔고 그 결과 오랜 전통의 IBM이나 오라클, MicroSoft, 최근에는 Google과 같은 글로벌 SW업체가 계속 생기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오라클이 같은 코드 네임의 국방부 프로젝트를 계기로 창업한 회사라는 것은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RDBMS의 기초 연구에 대해 학교와 연구소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서 미국의 DBMS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찍어서 지원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아니 미국에 오라클 말고도 난다 긴다 했던 DBMS 업체들이 을매나 많은데 그 중에 특정 업체들을 지원을 해? 미국과 같은 고도 자본주의 경제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SAP도 마찬가지로, 내가 알기로는 독일의 우수한 생산시스템/관리역량/현장인력이 SAP을 비롯한 여러 ERP 회사들이 뛰어난 생산관리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었을 따름이지, 독일 정부가 SAP을 지원했다, 는 건 말도 안된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우리 나라에 초고속 네트웤 망이 잘 깔려 있고 오덕후들이 많다 보니 온라인 게임 시장이 경제/인구 규모에 비해 엄청 나게 컸고 => 이러다 보니 경쟁도 치열해서 해당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발전할 수 밖에 없고 => 이제는 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시작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물론 그 이전에 독일 정부가 (세계대전을 일으켜 기계 공업 발전에 박차를 가한 것을 포함해서 -.-) 제조업 육성에 장기적으로 힘을 쏟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한 것은 SW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대표기업으로 키우"거나 한 것은 아니다.

Captive market을 기반으로 기형적으로 성장한 국내 SW 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불공정한 시장을 방관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다. 또한 허약한 산업 기반과 기초 연구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지원을 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위들은 최소한 복수 개의 정권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산업 육성이라는 명목 하에 특정 업체를 찍어서 지원하는 것은 그 선발의 기준과 절차가 아무리 공명정대해도 너무 단기적인 처방이다. 당장의 통증 완화를 위해 독한 약을 써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무력화시키게 된다.

정부는 SW 분리발주나 제대로 정착시키길 바란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미라콤이라는 회사는 생산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제법 한다 하는 회사인 모양인데 사장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니 실망이다. 그리고 오라클은 ERP로 성장한 회사가 아니잖아.

Posted by vincent

2007/02/01 14:05 2007/02/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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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찬홍 2007/02/04 04:11 # M/D Reply Permalink

    좀 다른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자국 내에서의 경쟁이 굉장히 심하지만, 일단 그 경쟁에서 이긴 업체들에게 "국가적으로" 몰아줘서 다른 나라 업체들까지 평정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처럼 보일때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 처럼 직접 돈을 티나게 퍼주는게 아니라 "암묵적으로" 도와주는 거지. 그렇게 키운 공룡들이 미국 경제를 받쳐주는 거고.

    1. 빈센트 2007/02/08 17:38 # M/D Permalink

      나는 그 자체가 시장 논리라고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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